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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Author: 은지아
물결이 일렁이듯, 사랑의 파도 역시 강변에 부딪히는 물결처럼 넘실거렸다.

메남강의 야경은 눈부시게 찬란했고 북적이는 거리는 서로의 눈에 박힌 반짝이는 별들로 변했다.

격정적인 순간, 하정훈은 송남지의 귓불을 가볍게 깨물며 나지막이 사랑을 속삭였다.

“남지야, 정말 너무 사랑해.”

그 낮고 감미로운 음성에 송남지의 심장은 속절없이 달콤하게 흔들렸다.

송남지는 문득 생각했다. 사람의 삶에는 수많은 하이라이트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이를테면 재스민 겨울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오늘처럼, 혹은 오늘 밤 하정훈과 함께 유람선에 앉아 불꽃놀이가 터지는 그 황홀한 순간처럼...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아주 먼 훗날까지도 결코 잊을 수 없는 1초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슴 벅찬 감동과 사랑의 물결이 뒤섞인 그 애틋함은 오랫동안 그녀의 마음속에서 진정되지 않았다.

하정훈의 동남아 일정은 폭풍 전야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곳의 일을 단기간에 매듭짓기 위해 모든 화력을 이번 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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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744화

    수화기 너머로 기나긴 정적이 맴돌았다.그 침묵은 은지영에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기묘한 불안을 안겨주었다.천남현이 이런 식으로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그의 침묵 앞에 은지영은 문득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나 싶어 짧은 회의감이 들었다.다행히 곧이어 들려온 대답은 평소보다 훨씬 쉰 목소리였고 지독한 독감에 걸린 듯했다.“독감에 걸렸어.”천남현의 목구멍에는 가시가 박힌 듯 단 몇 마디를 뱉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보였다.은지영은 가슴 깊이 숨을 들이켰다. 오늘 서경의 날씨는 그녀의 심기만큼이나 찌푸려져 있었고 방금 전 민지현에게 당한 모욕은 아직도 목구멍을 턱 막고 있었다.은씨 가문이 서경을 떠나 십여 년을 비운 사이, 이제는 발에 치이는 것들까지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울화가 치밀었다. 고작 갤러리 아트 디렉터 따위가 감히 누구 앞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단 말인가.은지영은 차가운 냉소를 뱉어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림을 직접 가져오라는 것도 아니고, 독감 걸린 게 뭐 대수라고? 어제 아침 일찍 그림을 갤러리로 보내겠다고 약속한 건 너잖아!”천남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인내심을 갖고 설명했다.“독감이 심해서 몸이 너무 안 좋아... 그래서 좀 늦게 일어났고, 전달하는 것도 늦어진 거야...”“네가 독감 걸린 게 내 탓이야? 그러니까 네 독감 때문에 내가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냐고! 지금 당장 사람 시켜서 그림 보내. 그리고 내 갤러리에서 일할 아트 디렉터도 새로 구해와. 아니, 그냥 내가 신경 쓸 필요 없게 팀 전체를 새로 꾸려.”천남현은 잠시 멍하니 멈춰 섰다. 그는 가늘게 눈을 뜨며 담담하게 물었다.“내가 독감에 걸린 게 네 탓은 아니지. 네가 내 상태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필요도 없고. 하지만 넌 생각해 본 적 있니? 네가 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내가 너한테 맹목적으로 퍼주고 도와야 하는 건지 말이야.”그의 질문에 은지영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그의 태도는 너무나 생소했고 은지영은 당혹감을 감출

  • 가면을 쓴 남편   제743화

    민지현은 그제야 전시회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은지영이 그토록 여유를 부릴 수 있었던 이유를 깨달았다.진작부터 피날레를 장식할 비장의 무기를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그녀가 고개를 저었다.“아침부터 온 사람도 없었고 관장님이 말한 그 그림도 못 봤어요.”은지영은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그럴 리가 없는데? 딴생각하느라 못 본 거 아니야?”그렇게 말하며 은지영은 민지현을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쏟아냈다.“너 이번 시즌에 신인 화가 계약도 한 건 못 따냈고 박재용 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 했잖아. 내가 백 화백 그림을 구해오지 않았으면 이번 재스민 전시회가 얼마나 망신거리가 됐을 줄 알아? 내가 이렇게 큰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넌 최소한 신경이라도 써야지, 감히 딴청을 피워? 애초에 송남지가 부탁하지만 않았어도 넌 진작에 해고였어!”박재용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민지현의 기분은 또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았다.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은지영을 마주 보았고 마침내 무언가 결심한 듯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계약하려던 화가들, 넌 신인이라 가치가 없다며 전부 무시했지. 하지만 우린 갤러리를 운영하는 거지, 이미 다 큰 스타들만 모아놓고 장사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아니야. 신인을 발굴해야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그리고 박재용 건은 재스민에 남겨진 고질적인 문제였어. 네가 대표 자리에 앉았으면 당연히 네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이지, 아트 디렉터인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고. 난 또 이번 전시회에 네가 무슨 대단한 안목이라도 준비한 줄 알았더니, 결국 남자 인맥에 기댄 것뿐이었네. 애당초 남지 씨가 너한테 날 부탁하는 게 아니었어. 이 아트 디렉터 자리, 나 더 이상 안 해. 내 팀원들도 전부 데리고 나갈 거야.”은지영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자신이 아침 일찍 일어난 탓에 헛것을 들은 것이라 생각하며 되물었다.“너 지금 뭐라 그랬어?”민지현이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방금 길게 설명했는데, 시간 낭비하면서 두 번 반복할 생각

  • 가면을 쓴 남편   제742화

    제멋대로에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은지영은 철저히 온실 속 화초처럼 길러진 부잣집 영애의 전형이었다.천남현은 가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이 살아있었다면 아마 은지영처럼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지금 그가 은지영의 모든 갑질과 투정을 다 받아주는 건, 일찍 죽은 동생을 향한 일종의 맹목적인 보상 심리였다.잡생각이 걷힐 무렵, 운전기사가 도심의 화려한 별장 앞에 차를 멈춰 세웠다.집 안은 대낮같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천남현은 집사로부터 은지영이 이미 잠자리에 들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하지만 대문 너머로 2층을 바쁘게 오가는 은지영의 실루엣이 훤히 보였다.그는 눈썹을 까딱거리며 여유롭게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절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거 다 아니까요. 제가 직접 전화해 보죠.”휴대폰 발신음이 울리자마자 2층에서 전화를 받는 은지영의 모습이 보였다.“화났어? 나 보기 싫어?”은지영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럼 보고 싶겠어? 나 바람맞힌 주제에. 천남현, 네가 언제부터 감히 나를 기다리게 만들었어? 나 요새 기분 안 좋은 거 뻔히 알면서.”그녀의 심기가 왜 그토록 꼬여 있는지 천남현이 모를 리 만무했다.결국은 그 하정훈과 얽힌 지긋지긋한 문제 때문이리라.천남현은 끈기 있게 그녀를 달랬다.“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널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했으니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근데 내 얼굴은 꼴 보기 싫더라도 그림은 봐야 할 거 아냐. 백 화백의 절필작인데...”은지영은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지금은 그림 따위 볼 기분 아니야. 내일 아침에 사람 시켜서 재스민으로 보내.”천남현은 2층의 실루엣을 올려다보며 살짝 미간을 좁혔다.“정말 그림 안 볼 거야?”“확실해! 그놈의 그림 끌어안고 당장 내 집 앞에서 꺼져!”천남현은 몇 초간 침묵하다 시선을 거두며 대답했다.“알았어.”뚝 끊긴 전화를 내려다보며 은지영 역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별일이네. 예전

  • 가면을 쓴 남편   제741화

    눈물로 얼룩진 시야 너머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풍경이 아스라한 안개처럼 일렁였다.그 흐릿한 장막을 뚫고 누군가의 실루엣이 다가와 손수건을 쓱 내밀었다.“눈물 좀 닦아요.”천남현이었다.그가 아직 안 가고 있었던 것이다.송남지는 처참하게 무너져 우는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푹 숙였다.시선을 떨군 채 손수건을 받아 들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자, 그제야 흐릿했던 시야가 맑아졌다.그녀가 코를 훌쩍이며 물었다.“아직 안 가셨어요?”천남현은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가려고 했는데, 하도 서럽게 울길래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옆에서 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죄송해요...”“미안할 거 없습니다. 마침 제 비행기도 지연됐으니 송남지 씨가 비행기 타는 것까지 보고 가죠.”천남현은 송남지의 곁에 조용히 앉아 그녀의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이 울릴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방송이 나오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탑승 시간입니다.”송남지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아, 네.”살짝 휘청이는 그녀를 보며 천남현이 주의를 주듯 말했다.“친구 보러 가는 길인 건 알겠는데, 일단 본인 멘탈부터 챙기시죠. 지금 그 컨디션으로는 수리스 땅 밟기도 전에 쓰러질까 봐 걱정되네요.”수리스까지는 확실히 길고 고단한 비행이 될 터였다.송남지는 억지로 기운을 쥐어짜 냈다.“알아요. 제가 알아서 잘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그녀의 차가운 눈동자에 순간 지독한 오기가 번뜩였다.박재용을 만나기 전까지는 결코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그 단단한 의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천남현은 비로소 안도의 기색을 내비쳤다.그녀가 탑승구 안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천남현은 마음을 놓고 발길을 돌렸다.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은지영이었다.“이제 한 시간만 있으면 내 그림 볼 수 있는 거지? 네 비행기도 거의 다 도착했지?”천남현이 침착하게 변명을 늘어놓았다.“1시간 안에는 무리일 것 같아. 비행기가

  • 가면을 쓴 남편   제740화

    화동 공항.송남지는 옆에 놓인 초고가 명품 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가방 안의 과자 부스러기는 이미 그녀가 말끔히 털어낸 뒤였다.그날 가장 잘한 결정이 있다면 바로 이 가방을 챙겨 나온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가방 안에는 여권을 비롯한 각종 신분증이 들어 있었고 덕분에 박재용이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있는 병원으로 곧장 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항에 앉아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 인파를 바라보며, 송남지는 문득 이 모든 것이 그저 기나긴 악몽은 아닐까 생각했다.하정훈과 연락이 끊긴 일부터 지금 박재용의 끔찍한 상태를 알게 된 것까지.만약 이 모든 게 그저 깨어날 수 있는 악몽일 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곁에 있던 천남현은 그런 송남지를 몇 초간 지켜보더니 입을 열었다.“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으니 안 그래도 차가운 분위기가 더 얼어붙네요. 저조차 섣불리 다가가지 못할 만큼요.”자신이 평정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은 송남지는 황급히 옅은 미소로 표정을 꾸며냈다.그러자 천남현이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그렇게 웃으니 훨씬 낫군요.”말을 마친 그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제 비행기도 곧 이륙할 시간입니다...”송남지가 지체 없이 대답했다.“네, 얼른 가보세요. 비행기 놓치지 마시고요.”천남현이 떠나고 곁의 빈자리가 남겨지자, 송남지는 그제야 억눌렀던 감정이 무너지며 민지현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지현은 그녀와 박재용 사이를 이어준 일종의 연결 고리였고 그들 세 사람은 모두 예전에 재스민에서 한솥밥을 먹던 직장 동료이자 친구였다.민지현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송남지의 전화에 적잖이 당황했다.그녀가 아는 송남지의 근황이라곤 남쪽 도시로 떠났다는 사실이 전부였다. 평소 송남지는 SNS도 업데이트하지 않은 채 카톡 답장도 거의 하지 않고 지냈기 때문에 민지현은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고 지내던 참이었다.그래서 뜬금없이 걸려 온 전화에 덜컥 긴장부터 솟구쳤다.“남지 씨, 무슨 일 생겼어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 가면을 쓴 남편   제739화

    죄책감에 휩싸인 송남지의 낯빛을 응시하던 천남현의 입술 사이로 불쑥 의문이 새어 나왔다.“송남지 씨에게 박재용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입니까?”스스로를 냉혈한이라 여기는 천남현은 가족이나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타인의 생사 따위엔 도통 관심이 없었다.그렇기에 박재용 같은 인물이 송남지의 마음속에 이토록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할 뿐이었다.“재용 씨는 제 친구인데 당연히 저한테 중요한 사람이죠!”송남지가 천남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천남현 역시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송남지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휴대폰을 쥐고 허둥지둥 누군가의 번호를 찾았지만, 정작 통화 버튼을 누를 대상을 찾지 못한 채 방황했다.짧은 침묵 끝에 그녀의 손끝이 향한 곳은 여 관장의 번호였다.“오빠, 며칠 휴가를 좀 써야 할 것 같아요.”여준휘는 긴말을 덧붙이거나 무슨 일인지 캐묻지도 않고 흔쾌히 대답했다.“그래. 괜찮아. 서면으로 휴가계만 올리고 며칠 쉴 건지만 적어둬.”휴가 허락을 받아낸 송남지는 다시 천남현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 그녀는 자신의 뜻을 단호히 밝혔다.“천 대표님, 저 베리히에 가서 재용 씨를 직접 만나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재용 씨와 연락이 닿지 않으니, 막상 베리히에 도착해도 만날 방법이 묘연하잖아요. 그래서 묻고 싶은데, 혹시 재용 씨가 어느 병원에 있는지 아시나요?”천남현은 그녀의 이런 돌발 행동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고작 친구일 뿐인데 굳이 베리히까지 날아가는 수고로움을 감내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송남지에게 그 최고급 사립 병원의 이름을 알려주었다.“수리스의 성루이아 병원입니다. 베리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수준 높은 최고급 사립 병원이자 그가 있는 곳이죠.”송남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휴대폰 잠금을 풀었다.그리고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곧장 수리스로 향하는 항공권을 결제했다.다행히 예전에 윤해진과 인타리 여행을 가려고 ETIAS를 받아둔 덕분에 추가로 승

  • 가면을 쓴 남편   제189화

    송남지는 시선을 식탁 위의 아침 식사에 둔 채 천천히 위로 올리며 하정훈의 진지하고 농담기 없는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의심했다.“뭐라고요?”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하정훈은 웃으며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송남지에게 건넸다.“임소훈 전화인데, 받을래?”송남지는 아직 머릿속이 하얘진 상태였지만, 손은 이미 휴대폰을 향해 뻗어 있었다.하정훈의 휴대폰을 받아 귓가에 가져다 대고 상대방의 인사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하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놀리듯 말했다.

  • 가면을 쓴 남편   제195화

    하정훈의 눈동자에 먹구름이 몰아쳤다.“남지는 내 아내인데, 내가 감싸지 않으면 누굴 감싸겠어?”하슬기는 더 이상 하정훈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발을 쾅쾅 구르며 뛰쳐나갔다.신미정은 쫓아나가기 전에 어색하게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아유, 정훈아, 쟤 좀 봐.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철이 없어. 말을 함부로 내뱉고 삐져서 뛰쳐나가다니. 정말 철딱서니가 없다니까. 나정이 쟤도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 내가 가서 좀 달래고 와야겠다!”하정훈은 애써 감정을 가라앉혔지만 여전히 차가운 표정이었다.“숙모님, 슬기가 철없는 건 사실입

  • 가면을 쓴 남편   제206화

    송남지가 결정을 못 내리고 머뭇거리는 순간, 스위트룸 문이 갑자기 열렸다.송남지의 시야에 양나정의 얼굴이 불쑥 들어왔다.송남지는 양나정의 눈가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붉게 젖어 있는 것을 가장 먼저 포착했다.양나정의 뒤에는 하정훈이 서 있었는데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송남지는 어색함을 느끼며 문 쪽으로 몸을 약간 틀었다.“제가 방해했나요? 괜찮아요, 두 분 마저 이야기 나누세요.”송남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정훈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스쳤다.송남지는 얼른 방에서 나가 문을 닫으려 했지만 하정훈이 성큼 다가

  • 가면을 쓴 남편   제183화

    송남지는 하정훈이 올린 게시물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최보라에게 캡처 사진을 보냈다.최보라는 땀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보내며 핀잔을 줬다.[이렇게 티 나는 애정 과시를 이해 못 해? 너 도대체 지능이 얼마나 되는 거야?]송남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답장을 보냈다.[내가 눈치가 좀 없을 뿐이지, 지능은 꽤 괜찮아.]최보라는 캡처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푸념했고 그 이야기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윤씨 가문까지 흘러 들어갔다.허상미는 미래 타워에서 저녁을 먹지 못했지만 윤해진이 특별히 풍성한 가족 식사를 준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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