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며 하정훈과 임승아의 다정한 모습은 시야에서 완전히 차단되었다.유리 벽 너머, 임승아는 바닥에 고꾸라지려는 하정훈을 필사적으로 붙들었다. 그녀는 하정훈의 허리를 버겁게 지탱한 채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걸어 다급히 외쳤다.“빨리 내려와요! 당장 와서 하정훈 씨 모셔 가란 말이에요!”하지만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정훈은 임승아의 휴대폰을 뺏어 들었다.“내려올 것 없어. 혼자 올라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최상층 소식은 철저히 보안 유지해. 참, 성루이야 병원에서 마주친 모든 사람을 포함해서 의사들 비상 소집하고 비밀 유지 서약서 작성하게 해.”하정훈의 육중한 무게에 짓눌린 임승아는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그를 부축하며 나직하게 원망을 쏟아냈다.“오래 서 계시면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그러셨어요?”죽고 싶어 환장한 거냐는 뒷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만 삼켰다.파도처럼 밀려오는 심계항진과 어지러움 탓에 하정훈은 지시를 마친 뒤 더는 입을 떼기조차 힘겨워 보였다.그는 온 힘을 다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며 쇳소리 섞인 목소리로 간신히 내뱉었다.“스프레이...”임승아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서둘러 주머니에서 보라색 스프레이를 꺼냈다.몇 초 뒤, 하정훈은 억지로 평정을 되찾으며 초조하게 유리 벽 안쪽을 살폈다.그곳에 송남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안도한 기색을 내비쳤다.그는 곧바로 임승아를 밀어내며 다시금 정중하고 신사적인 태도로 돌아와 짧게 답했다.“고마워요.”임승아는 여전히 못마땅한 기색으로 나직하게 원망을 쏟아냈다.“다음부터는 절대 혼자 오래 서 계시면 안 됩니다. 여기서 쓰러지기라도 하셨으면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거예요.”하정훈은 굳은 얼굴로 아무 대답 없이 성루이야 병원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방금 겪은 현기증과 심계항진의 후유증 탓에 발걸음이 예전처럼 가볍지 못했다. 임승아는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계속해서
사건이 터진 이후 하정훈이 벌인 일들은 하나같이 비겁하고 치졸했다.송남지는 생각했다. 차라리 하정훈이 좀 더 신사적이고 깔끔하게 뒤처리를 했더라면, 자신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격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그녀는 하정훈의 처사에 대한 불만을 감정의 전부로 이해하려 애썼다.그간 하정훈에게 품어온 깊은 의존심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떤 면에서 송남지는 자신이 하정훈을 사랑했었다는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었다.사람은 누구나 잘못 사랑할 수 있지만 매번 틀릴 수는 없는 법이니까. 때로는 구질구질한 모습이 상실감보다 더 견디기 힘든 법이다.그녀는 차라리 상실을 택했다. 어차피 머물게 할 수 없고 잃어버리는 것이 확정된 미래라면 말이다.다만 존엄성만큼은 스스로 지켜내야 했다.하정훈은 그 자리에 박힌 듯 서 있었다.송남지가 그를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그 자리에 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밤바람이 그의 단정했던 머리카락을 다시금 헝클어뜨리자 늘 범접할 수 없던 위압감이 조금은 옅어진 듯했다.그는 이번에는 머리를 다듬지 않은 채, 미간을 좁히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난 변명할 것도, 해명할 것도 없어. 네가 보상을 원한다면...”‘보상?’송남지는 그 단어만 들어도 속이 뒤틀렸다.보상을 받는다는 건 곧 누군가에게 빚을 졌거나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꼴이니까.“그만 해요. 당신의 보상 따위 필요 없으니까, 그 가엾게 여기는 마음도 집어치우라고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정훈이 말을 잘랐다.“만약 네가 재스민을 원한다면, 내가 도울 수 있어.”송남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이내 차가운 비소를 머금었다.“내가 재스민이 필요했을 땐 내가 서경에 있는 게 눈엣가시라더니, 이제 와서 내가 떠나니까 필요하냐고 묻는 거죠? 지금 날 가지고 노는 거예요?”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증오를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송남지의 눈가엔 자신도 모르게 서린 원망이 배어 나왔다.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하
“어디 안 좋은 거예요?”질문이 떨어지자마자 하정훈의 미간이 거칠게 좁혀졌다.송남지가 아는 하정훈이라면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리 없었다.그는 이 질문에 대해 몹시 두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몇 초의 정적이 흐른 뒤 하정훈이 답했다.“아니, 승아가 몸이 좀 안 좋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허, 승아라니? 참 다정하게도 부르네.’송남지는 그제야 하정훈의 얼굴에 왜 그토록 거부감이 가득했는지 이해했다.하긴, 누가 아프냐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겠는가. 특히 하정훈처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터였다.송남지는 그동안 윤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자유롭게 지냈던 생활 탓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 하정훈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했다.“너는? 성루이야 병원엔... 무슨 일로 온 거야?”하정훈의 검은 눈동자에는 남들은 눈치채지 못할 미세한 조심스러움이 서려 있었다.밤은 점점 더 깊어갔고 호수 한복판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한층 싸늘해지자 송남지는 하정훈의 기침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기침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신체 반응을 제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정훈은 지금껏 타인 앞에서 이토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그는 자신의 신체 컨트롤 능력을 잃어버린 듯했다.송남지가 놀라 고개를 들자 그는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서야 겨우 기침을 진정시켰다.하정훈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붉어진 눈으로 설명했다.“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미안해.”그는 여전히 기침 몇 번에도 사과를 건네는 신사였다.하지만 그런 신사가 정작 그 일들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사실이 송남지에게는 지독한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입술을 싸늘하게 끌어올렸다.“하 대표님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신다면, 다른 죄송할 일은 없는지 좀 더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요?”분위기는 그 순간 얼어붙었다.밤바람에 코트 자락이 거칠게 일렁이는 가운데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그는 고개를
담배를 다시 담배꽁초 수거함에 던져 넣으며 송남지의 감정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았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은 그저 철든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인간관계의 저변에 깔린 그 암묵적인 규칙들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하정훈과의 관계는 이미 완벽하게 마침표가 찍혔다는 것도, 그 마침표가 너무나도 깔끔해 더 이상 아무런 파란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하지만 하정훈을 올려다보는 찰나의 순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들이 삽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그녀는 트렌치코트 자락을 움켜쥐고 일 미터 앞의 그를 향해 돌진했다.단 1초 만에 하정훈의 코앞까지 닿은 송남지는 깊은숨을 몰아쉬며 있는 힘껏 그의 가슴팍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주먹질 하나하나에 지난날의 분노와 서러움이 실려 있었다.하지만 하정훈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주먹을 꽉 쥔 채,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고 몸조차 뒤로 기울이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송남지는 힘이 빠진 듯 팔을 떨구며 동작을 멈췄다.정말이지 온 힘을 다해 때리느라 지쳐버린 탓이었다.손에는 아무런 감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럼에도 하정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서 있었다. 방금 전 그렇게 많은 매를 맞은 사람이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인 것처럼 말이다.호숫가의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가슴 속 울분을 식혀주었다.호흡을 가다듬자 비로소 송남지는 냉정을 되찾았고 정신이 돌아왔을 때, 방금 전까지 격앙되어 이성을 잃었던 송남지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그녀는 다시 평소의 차갑고 속 깊은 송남지로 돌아와 있었다.눈을 들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송남지는 하정훈을 응시하며 사과를 건넸다.“미안해요...”송남지는 자신의 추태를 감추기 위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담배를 너무 많이 피웠더니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요. 하정훈 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지금 두 사람 사이의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신한 송남지는 천천히 눈앞의 남자를 훑어보았다.하정훈이었다.의심할 여지 없는 하정훈이었다.가슴 깊은 곳이 요동치며 그녀의 눈가엔 애틋한 온기가 배어 나왔다.그의 머리카락은 단정하게 뒤로 넘겨져 있었고 정교한 가르마 사이로 훤칠한 이마와 뚜렷한 눈썹 뼈가 드러나 있었다.하정훈의 아우라는 여전했다. 압도적이었고 형언할 수 없는 지배력이 느껴졌다.그때 갑자기 호숫가 바람이 거세게 불어 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장난스러운 머리카락 한 올이 이마 위로 내려앉자, 그는 가늘고 마디가 굵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다시 뒤로 넘겼다.몸에 딱 붙는 검은색 목폴라 니트 사이로 탄탄한 가슴 근육의 굴곡이 언뜻 비쳤고 그 위에 걸친 검은색 트렌치코트 자락이 바람에 흩날렸다.송남지는 이곳에서 하정훈을 마주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어떻게 여기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마음이 변했다며 이혼 서류조차 현 여자친구의 손에 들려 보냈던 그 전남편을 말이다.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다고 해도 그와 여기서 마주칠 확률 따위는 계산에 없었다.혹시 하정훈이 자신의 동선을 파악해 여기까지 쫓아온 것일까?하지만 그 허무맹랑한 추측은 불과 몇 초 뒤 송남지에 의해 부정당했다.그토록 잔인한 배신을 당하고도 아직 하정훈의 마음속 자신의 비중을 가늠하지 못하다니.그가 자신을 위해 성루이아 병원까지 따라올 위인이라 착각한 스스로가 한심했다.송남지는 입가에 차가운 냉소를 머금은 채, 불과 일 미터 거리에 서 있는 하정훈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송남지는 입술을 뗐으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갈라져 있었다.“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혼 서류조차 직접 건네지 않고 현 여자친구를 시켜 처리하던 그 남자를 여기서 마주치게 될 줄은.”가끔 생각해보면 하늘도 참 짓궂다 싶었다. 하정훈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날카로운 입술을 열었다. 그는 송남지의 원망이나 비아냥 따위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옆에 놓인 담배꽁초 수거함을 힐끗 보며 물었다.“언제부터 배운 거
자동 유리문이 송남지를 인식하고 소리 없이 열렸다.도어맨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배웅했다.성루이야 병원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밤이면 호숫가 조명이 물결 위에 은빛으로 부서지곤 했다.송남지는 전화를 걸기 위해 탁 트인 한적한 곳을 찾았다. 민지현에게 바로 전화를 거는 대신 가방 속 담뱃갑부터 찾아냈다. 손끝에 닿는 매끄러운 감촉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이내 난처한 상황이 닥쳤다. 비행기를 탈 때 라이터를 버렸던 것이다.그녀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도어맨에게 돌아가 담뱃갑을 보여주었다. 도어맨은 긴 설명 없이도 그녀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정장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건넸다.“여사님, 다 쓰시고 나중에 돌려주셔도 됩니다.”송남지는 은회색 라이터를 받아 쥐고 살짝 미소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고마워요.”라이터를 손에 넣은 그녀는 다시 한적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민지현에게 전화를 걸기 전 일단 담배부터 한 대 물었다.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 끝에서 피어오른 옅은 연기가 밤 조명을 받아 환하게 일렁였다.송남지는 다른 한 손으로 민지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야외임에도 신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녀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통화가 어려울 것 같자 그녀는 차선책으로 카톡을 보내 상황을 묻기로 했다. 차가운 밤바람 속에서 그녀의 하얀 피부가 조명을 받아 한층 창백하게 빛났다.음성 메시지 버튼을 누르고 막 말을 꺼내려던 찰나, 어떤 그림자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개를 번쩍 든 그녀의 눈동자에 불과 1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실루엣이 박혀 들었다.정원의 부드러운 조명이 비춘 그 얼굴은 송남지의 기억 속에 각인된 다정하고 기품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그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검은 눈동자에 아주 잠깐 당혹감이 스쳤으나 이내 휘발되었고 특유의 초연함과 여유로운 공기가 다시금 그를 감싸 안았다.반면 그의 앞에 선 송남지는 숲길을 잃고 헤매는 작은 짐승 같았다. 심장은 요동치
온혜정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창문을 열고 밖을 향해 말했다.“얻어 타는 주제에 뭘 그렇게 튕겨요? 탈 거면 빨리 타고, 안 탈 거면 우리 가요.”송남지는 계속해서 재잘거리는 온혜정을 힐끗 쳐다보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내가 너랑 친한 사이야? 아까부터 계속 혼자 떠들고 있는데 내가 대꾸라도 했어? 아니면 내가 뭔가 착각할 만한 행동이라도 했었나?”“네?”온혜정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송남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송남지의 거침없는 말과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온혜정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과 같았다.
가엾고 안쓰러운 절친의 모습에 하슬기는 즉시 행동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그래도 네가 선배잖아.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말 몇 마디 나누는 게 뭐가 어때서 기분 나빠해? 내가 자리를 마련해 줄게.”양나정은 오랜 시간 공들인 계획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순간을 맞이했다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송남지는 여러 가게를 돌아다녔지만, 물감 파는 곳을 찾지 못해 번거롭다는 생각에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했다.그러고는 맨발로 해변가를 한 바퀴 돌아 호텔로 돌아왔다.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는 오늘의 신랑인 서정우와 우연히 마주쳤다.서정우와 마
송남지는 갑자기 이 넓은 가족 대기실이 숨 막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창밖의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결혼식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잠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싶었다.호텔 옆문으로 나온 송남지는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하지만 고개를 드는 순간, 하정훈이 담배를 입에 물고 근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정훈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이전에는 그가 흡연하는 것을 본 적도 없었고 그의 몸에서 담배 냄새를 맡은 적도 없었다
그의 숨겨진 뜻은 하정훈이 그 먼 길을 바쁜 와중에 온 것은 결국 양나정 때문이라는 것이었다.양나정은 애교 섞인 눈빛으로 서정우를 흘겨보며 말했다.“슬기야, 너 빨리 쟤 좀 말려 봐. 송남지 씨도 있는데 입만 열면 헛소리야.”하슬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정우 말이 틀린 것도 없는데 뭘. 헛소리는 무슨.”송남지는 조용히 하정훈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 여러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누군가는 그녀가 화를 내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모양이었다.하정훈은 손을 뻗어 송남지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