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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밥벌이요정
“여보, 무슨 일이야?”

고영훈은 의아해하면서도 송서윤의 말이라면 일단 따랐다.

“파나메라에 두고 온 게 있어.”

송서윤은 차가운 눈빛을 순식간에 감췄다.

“그래.”

고영훈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연녀 허연수를 내쫓을 때는 세상 누구보다 차가운 얼굴로 외면하더니, 송서윤 앞에만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다정한 남편 행세를 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조금의 흔들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송서윤은 이 남자가 점점 낯설게만 느껴졌다.

차는 금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보, 내가 다녀올게.”

고영훈이 먼저 차 문을 열었다.

“응. 짙은 그레이색 머리핀, 꼭 찾아줘.”

송서윤이 덤덤히 말했다.

고영훈이 자리를 비우자, 송서윤은 눈물에 젖어 잠든 고하준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

정원 쪽 문 앞, 커튼 뒤에 숨어서 거실을 바라봤다.

커튼 사이로 비치는 거실, 허연수가 주희영의 어깨를 다정하게 주무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정말 친 모녀처럼 다정해 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송서윤의 머릿속에는 여러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주희영이 아픈 어머니 곁을 밤새워 지키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혼자 남게 될 송서윤을 위해 세상의 모든 시련을 대신 짊어지겠다고 약속했었다.

송서윤에게 주희영은 지금까지 엄마와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랬기에 주희영이 이렇게 등을 돌릴 리 없다고, 분명 어떤 사정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송서윤은 손에 쥔 커튼이 떨릴 만큼, 마음 깊은 곳에서 참을 수 없는 서러움이 차올랐다.

그때 허연수의 손이 잠시 멈췄다. 커튼 뒤에 누군가 있다는 걸 눈치챈 듯, 그녀는 보란 듯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큰 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큰 사모님 말씀이라면 뭐든 들을게요. 영훈 오빠를 닮은 토끼 같은 자식도 더 많이 낳을게요.”

“그래, 애는 많이 낳을수록 좋지. 우리 고씨 가문이 너한테 손해 보게 할 일은 없을 거야.”

“서윤 언니는 정말 안됐죠. 둘째 갖겠다고 한약에 침까지 맞고 하느라 몸만 더 망가졌으니... 큰 사모님이 그만하라고 한 번 설득해 보시지 그래요?”

“고씨 집안에 시집왔으면, 자식 낳고 기르는 건 당연한 도리지.”

허연수의 갑작스러운 말에 주희영이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걔는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없으니, 네가 이렇게 고생하는 거잖아. 신경 쓰지 마.”

송서윤은 오랜 시간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주희영을 친엄마처럼 믿어왔는데, 이렇게 뒤에서 자신을 철저히 이용하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엄마가 어머님의 진짜 모습을 알았다면, 하늘에서 편히 눈 감으실 수 있었을까...’

바로 그때, 주희영이 문 쪽을 돌아봤다. 조금 전 잠깐 슬픈 시선이 느껴진 듯해서 돌아봤지만, 그 커튼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희영은 허연수의 손을 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도 미리 경고하는데, 케이원 그룹 대표이사 사모님 자리는 무조건 송서윤이야. 네가 몇 명을 더 낳든, 이 사실은 변하지 않아.”

허연수는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

“네, 큰 사모님...”

주희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덧붙였다.

“이번에 하준이 앞에서 실수한 건 넘어갈 테니, 내일부터 별채로 옮겨. 특별한 일 아니면 절대 나오지 마.”

“큰 사모님, 그럼 보육원에 있는 그 아이의 입양 문제는요?”

“이 일은 서윤이가 진정한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송서윤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너무 괴로워서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여기서 더 머물렀다가는 참지 못하고 주희영을 붙잡고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따져 물을 것 같았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고영훈이 차 옆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는 그녀가 찾던 짙은 그레이색 머리핀이 들려 있었다.

“여보, 어디 갔다 왔어?”

“속이 좀 안 좋아서 화장실 다녀왔어.”

송서윤은 고영훈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어쩐지 얼굴이 안 좋더라. 우리 그냥 집에 가서 쉬자.”

고영훈은 조심스럽게 송서윤을 부축해 뒷좌석에 태웠다.

차에 앉은 송서윤은, 잠시나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어머님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를 배신한 건 아닐까?’

고영훈은 원래부터 효심이 지극했다.

‘아니야, 만약 정말 내 편이었다면 허연수가 아무리 유혹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는 이미 오랜 시간 허연수와 관계를 이어왔다.

서글픈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더 이상 이 약한 모습을 고영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송서윤은 앞좌석 뒤의 수납함에서 휴지를 꺼내려다, 안에 있던 여러 물건이 쏟아졌다. 그중에 빨간색 레이스로 된 여성용 T팬티가 눈에 띄었다.

송서윤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뭐라고 할 새도 없이, 옆에서 자고 있던 고하준이 어느새 깨어나 그 팬티를 집어 들었다.

“아빠, 이거 뭐야?”

고하준의 손에는 빨간색 레이스 T팬티가 들려 있었다.

송서윤도 고영훈을 똑바로 바라봤다.

“여보, 당신 차에 왜 여자 팬티가 있어?”

“아...”

고하준은 빨간색 T팬티가 무엇을 의미인지는 모르는 듯, 바로 그걸 고영훈에게 던져주었다.

“아빠, 이거 연수 이모 거예요?.”

송서윤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뭐라고? 허연수 팬티가 왜 당신 차에 있는 거야? 나 몰래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고영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갑자기 액셀을 힘껏 밟았다.

차는 클럽으로 향해 질주했다.

도착하자마자 고영훈은 곧장 VIP룸의 문을 밀치고 들어가, 정지욱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야, 어제 내 차 빌려서 뭐 한 거야? 내 차에서 여자 팬티가 왜 나와?”

정지욱은 놀란 눈으로 송서윤과 눈이 마주쳤고 이내 당황한 듯 얼굴을 감싸며 사정했다.

“형님, 죄송합니다! 어제 술 좀 마시고 분위기가 달아올라서 그만... 그냥 차 안에서...”

고영훈은 그제야 그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정지욱은 바닥에 거의 기어가듯이 송서윤 앞에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정말 오해하지 마세요. 다시는 형님 차 빌리지 않겠습니다.”

룸 안에 있던 남녀 모두가 시선을 송서윤에게 집중했다.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정지욱은 다급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재생했다.

룸 안에선 야릇한 숨소리가 흘러나왔고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코웃음을 쳤다.

“야, 제정신이야? 감히 형님 차에서 그딴 짓을 해? 형수님께 실례인 거 몰라? 얼마나 깔끔하신 성격인데!”

“형수님, 이참에 지욱이 혼 좀 내주세요. 형님이 알아서 처리하실 거예요.”

송서윤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됐어요, 그 영상부터 중단해 주세요.”

“형수님, 용서하신 거죠?”

정지욱이 흥분해서 송서윤의 손을 덥석 잡았다가, 고영훈과 시선을 마주치자 황급히 손을 놓았다.

송서윤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지욱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바닥에는 ‘고영훈을 건드리면 송서윤이 말리고 송서윤을 건드리면 고영훈이 끝까지 가만두지 않는다’는 말이 돌았다.

그래서 정지욱 역시, 아무리 고영훈과 가까운 사이라 해도 송서윤만큼은 절대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형수님, 진짜 대인배시네요.”

“얼굴도 예쁜데 마음까지 넓으셔. 천사가 따로 없다니까!”

여기저기서 너나없이 추켜세웠고 송서윤은 어쩔 수 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영훈과 함께한 10년, 그의 친구들은 언제나 그녀를 예우했다.

문득 케이원 그룹의 스마트 파킹 솔루션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여러 회사가 협력 의사를 밝혔고 사실 조건만 보면 제이 그룹이 압도적으로 좋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간의 의리와 정지욱의 성의를 생각해 이번만큼은 선물처럼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그게 그녀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베푸는 호의였다.

송서윤은 고영훈을 흘끗 바라보고 말했다.

“하준이가 밖에서 기다리니까, 먼저 나갈게.”

고영훈이 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

밖으로 나가니, 김태원이 차를 준비하고 대기 중이었다.

“저희가 타고 왔던 차는요?”

“아까 대표님의 지시에 따라 바로 폐차장에 넘겼습니다.”

“엄마, 내 장난감 아직 차에 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트랜스포머란 말이에요.”

고하준이 떼를 쓰기 시작했다.

“엄마, 제 트랜스포머 돌려줘요.”

송서윤은 다시 룸으로 향했다.

고영훈이 차를 폐차장에 넘기기 전에, 장난감이라도 찾아달라고 전화해달라 부탁하려고 했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손이 문고리에 닿는 순간 안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대체 무슨 영상이야, 우리도 좀 보자.”

“지욱이 형, 살짝만 보여줘!”

“에이, 뭘 그걸 가지고... 야한 동영상 처음 봐?”

정지욱이 태연하게 핸드폰을 들고 아까와 같은 영상을 틀었다.

“다들 한 번쯤은 본 거 아니야?”

“아, 이 영상 유명한 거잖아? 형수님, 진짜 잘 속으시네.”

“이렇게 답답하니까, 침대에서도 별로 재미가 없었겠지. 우리 형님만 불쌍하지.”

누군가 말했다.

그러자 정지욱이 또 말을 이었다.

“얼굴, 몸매, 학벌까지 뭐 하나 작은 형수님보다 나은 게 없잖아요?”

정지욱의 말은 송서윤의 뺨을 세게 후려친 듯 아프게 다가왔다.

그들은 이미 고영훈의 배신을 알고 있었다.

모두가 짜고 그녀를 속이며 우스꽝스럽게 ‘형수님’이라 불렀고, 허연수에게는 ‘작은 형수님’이라 부르며, 그녀를 바보로 만들고 뒤에서 조롱해 왔다.

룸 한가운데, 고영훈은 다리를 꼬고 앉아 정지욱이 송서윤을 조롱하는 말을 듣고도 그저 묵묵히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를 모욕하는 걸 묵인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송서윤은 문고리를 꽉 움켜쥐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고영훈의 곁에는 허연수가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녀는 나긋하게 입술을 가까이 댄 채,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영훈 오빠, 언니가 좋아? 아니면 내가 좋아?”

고영훈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고 허연수는 이미 답을 아는 듯, 기분 좋게 웃었다.

모니터로 보던 것과 달리, 눈앞에서 남편의 배신을 직접 확인하는 건 또 다른 고통이었다.

송서윤은 더는 견딜 수 없어 문을 밀치고 들어가 단호하게 물었다.

“여기서 다들 무슨 짓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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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12. 20. AM.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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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 요원은 송서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길을 비켜줄 기색 없이 차갑게 말했다. “심 국장님 아내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죠?”“제가요!” 송서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제훈 씨 어디 있어요?”“제 비서는 바빠요.”송서윤을 쏘아보는 남자의 시선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듯 번득였다. 각 잡힌 얼굴에 짧게 깎은 머리, 이마에 새겨진 위협적인 흉터까지. 보안 요원 유니폼이 터져나갈 듯한 근육질 몸매가 정말이지 위압적이었다.“사진이 있어요.” 송서윤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함께 찍은 사진을 찾으려 했다.화면을 넘기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하지만 온통 이리안의 사진이나 아이와 찍은 사진뿐, 심건모와 찍은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다.송서윤은 다급한 마음에 덥석 남자의 손을 붙잡았다. “저 정말 와이프 맞아요!”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라 한 걸음 물러나더니 송서윤이 붙잡았던 소매를 털어내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너도 봤지? 여자가 먼저 나 잡은 거다.”표정이 다소 과장되고 익살스러웠다. 그 험악한 근육질 몸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혁진아.”남자의 어깨에 달린 무전기에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심건모의 목소리였다.“알았어. 알았어. 네 보물 그만 괴롭힐게.” 혁진이라 불린 남자가 너스레를 떨자 무전기 너머에서 갑자기 사레들린 듯 쿨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송서윤은 심건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몰라 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돌진했다.병실 문 앞에 멈춰 선 송서윤은 숨을 죽였다. 가슴은 격렬하게 요동쳤고 눈물범벅이 된 심여진의 모습이 보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공포가 그녀의 심장을 옥죄어 왔다.송서윤은 심여진을 밀치고 병상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평온한 눈매로 병상에 앉아 있는 심건모가 있었다.“여보? 울지 마.” 심건모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하지만 송서윤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심건모를 끌어안으며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사람 놀라게... 죽는 줄 알았잖아요.”송서윤은 온몸을 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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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훈은 수없이 송서윤을 안으려 할 때마다 그녀가 발버둥 치며 혐오스러워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두려워진 그는 서둘러 그녀를 등 뒤로 끌어당긴 뒤 손을 놓아주었다.“사모님! 심 국장님이 중독으로 입원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마이크들이 앞다투어 송서윤을 향해 쏟아졌고 고영훈은 몸으로 그 공세를 막아냈다. 송서윤은 소스라치게 놀라 몸을 돌리더니 종업원의 손을 붙잡았다.“뒷문이 어디죠? 당장 나가게 해줘요!”송서윤은 여전히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극도로 초조해하며 외쳤다. “제훈 씨, 국장님은 좀 어떠세요?”“어느 병원이죠?”“지금 바로 갈게요!”“아버님 어머님께는 연락드렸나요?”기자들을 가로막고 선 고영훈은 복도 쪽을 바라보며 종업원을 따라 황급히 사라지는 송서윤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제야 기자들이 상황을 곱씹기 시작했다.“남편이 중독됐는데 전남편이랑 느긋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고?”“보아하니 이혼 합의서, 사모님이 원해서가 아니라 심 국장님이 안 놔주는 걸지도 모르겠네.”“심 국장님이 그렇게 좋은 분인데 어쩌면 전남편이랑 자꾸 얽히는 걸 못 견디신 거 아니야?”“안팎으로 전남편이랑 얽히는 게 찍힌 게 벌써 몇 번째야!”“닥쳐!” 고영훈은 군중 속으로 커다란 손을 뻗어 입을 놀리던 기자의 마이크를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마이크와 기자를 통째로 제 앞까지 끌어당겼다.“송 대표의 쉴드 체인 테크와 나의 운항 과학기술 회사는 프로젝트를 위해 곧 협력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고영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기자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입조심해요.”고영훈이 뿜어내는 차가운 기운에 기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꾹 다물었고 붙잡힌 기자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겁에 질렸다. 고영훈의 시선은 짙은 안갯속을 꿰뚫듯 식당 밖을 향했다. 그곳에서 차 한 대가 급히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송서윤의 모습은 보안 카메라에 남지 않았고 지난 두 번의 실시간 검색어에서도 흐릿한 옆모습만 노출되었을 뿐이다. 일반인들은 그녀가 심건모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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