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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밥벌이요정
갑자기 허연수가 그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서윤 언니, 제발 큰 사모님한테 저 좀 내쫓지 말라고 해주세요...”

뒤편에서 뒷좌석 창문이 내려가더니, 고하준이 얼굴을 내밀고 송서윤을 향해 소리쳤다.

“엄마, 왜 할머니 앞에서 연수 이모 흉을 봐요? 왜 이모를 나쁜 사람으로 오해하게 했냐고요!”

송서윤은 무릎이 흙투성이가 된 채 억울한 얼굴로 울먹이는 허연수를 바라봤다.

‘하준이까지 일부러 데리고 온 건가... 나와 내 아들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속셈이었어?’

“하준아, 엄마가 누구 욕하는 거 본 적 있니? 엄마는 그런 사람 아니야.”

고영훈이 옆에서 송서윤을 두둔하는 척 나섰다.

평소 같았으면 그런 남편의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겠지만, 이젠 모든 게 우스워 보일 뿐이었다.

“엄마가 그런 게 아니라면 할머니가 왜 갑자기 연수 이모를 내보내려고 하겠어요! 분명 엄마 때문일 거예요!”

고하준은 단단히 오해한 얼굴로 차에서 내리더니, 허연수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이모, 얼른 일어나요. 바지까지 다 젖었잖아요.”

고하준은 허연수만 걱정했다. 비에 젖어 손끝까지 시린 송서윤을 돌아봐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허연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또다시 불여우 연기를 시작했다.

“하준아, 이모는 괜찮아. 엄마가 이모를 쫓아내지만 않으면, 이모는 무릎이 닳아 없어져도 좋아.”

송서윤은 꾹 참고 아들에게 차분히 말했다.

“하준아, 엄마가 어떻게 가르쳤었지? 증거도 없이 남을 함부로 탓하면 안 된다고 안 했어?”

고하준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할머니한테 연수 이모 내쫓지 말라고 해줘요. 그럼 믿을게요.”

‘연수 이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아빠도 연수 이모를 좋아하잖아. 우리 집에서 엄마 말고 누가 연수 이모를 미워하겠어?’

아들이 조건을 내거는 모습을 보며 송서윤은 순간 그동안 하준이를 얼마나 버릇없이 키웠는지 깨달았다.

‘너무 오냐오냐, 사랑만 주다 보니,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했구나...’

“할머니가 내린 결정은 아무도 바꿀 수 없어. 그리고 엄마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고하준!”

고영훈은 또다시 송서윤을 두둔하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고하준에게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하준아, 그러지 말고 네가 직접 할머니께 말씀드려봐. 아빠랑 같이 본가에 가자.”

하준이는 기다렸다는 듯 허연수의 손을 잡고 뒷좌석으로 올라탔다.

허연수 역시 마지못해 따라가는 척하며 차에 따라 올랐다.

‘곧 이곳을 떠날 거야, 다 괜찮아질 거야.’

송서윤은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몇 번이고 자신에게 되뇌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아직도 아릿하게 저렸다.

그때, 고영훈이 차갑게 얼어붙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하준이가 말은 너무 신경 쓰지 마. 금방 지나갈 거야. 허연수 씨도 곧 집에서 나가게 될 테니까, 당신은 걱정하지 마.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올 거야.”

‘예전처럼? 이제는 절대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

그때 마침, 고영훈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본가에 잠깐 들르자고 하시네. 가까우니 젖은 옷부터 갈아입는 게 좋겠다.”

이 묘지가 이혜정의 마지막 안식처가 된 것도, 고영훈 어머니 주희영이 평소 절친이었던 이혜정 곁을 가까이하고 싶어 한 이유에서였다.

이혜정이 세상을 떠난 뒤, 주희영은 송서윤을 친딸처럼 챙기고 아껴주었다.

‘고영훈의 배신은 어머님과는 아무런 상관없어...’

문득 그런 생각이 스치자, 송서윤은 고영훈의 손을 뿌리쳤다.

“난 내 차로 갈게.”

그녀는 허연수가 앉았던 자리가 괜히 더럽게만 느껴졌다.

송서윤은 아무 말 없이 파나메라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고영훈은 끝까지 우산을 받쳐 주며 그녀를 배웅했다.

송서윤이 파나메라를 몰고 고씨 가문 본가 대저택에 도착하자, 주희영이 도우미들의 우산 아래에서 직접 마중을 나왔다.

“서윤아, 이게 웬일이니, 옷이 다 젖었잖아.”

시어머니의 따스한 품에 끌어안긴 송서윤은 순간 울컥했다.

주희영은 연신 도우미들에게 뜨거운 물과 생강차를 준비하라 지시하며 송서윤을 2층 방까지 부축해 갔다.

‘만약 어머님이 영훈 씨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까... 차마 그런 상처를 드릴 수 없어.’

눈시울이 뜨거워진 송서윤은 짧게 둘러댔다.

“하준이 아빠는 차로 뒤따라오고 있어요.”

주희영이 그녀의 손등을 다정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단 위로 올라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부터 해. 병들면 안 돼, 알았지?”

송서윤이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자, 주희영이 곧장 손을 잡았다.

“우리 서윤이, 속상한 거 다 알아. 무슨 일이 생겼든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혜정이를 대신해서 우리 서윤이를 지켜줄 거야.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무조건 네 편이야. 너는 우리 집 보물 같은 며느리니까, 난 끝까지 네 편 들어줄게.”

주희영의 다정하고도 단호한 눈빛에, 송서윤의 그동안 쌓여온 서러움이 눈물로 터져 나왔다.

그동안 시어머니는 늘 남편을 더 생각할 거라고, 그리고 집안의 평화와 체면 때문에 결국 자신을 희생시키게 될 거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진심으로 자신의 편이 되어 주겠다는 그 마음이 전해지자, 굳어 있던 송서윤의 가슴이 살짝 뭉클해졌다.

조심스럽게 떠나고 싶다는 결심을 꺼내려던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고하준이 뛰어 들어오더니 곧장 주희영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먹였다.

“할머니, 이제 연수 이모를 엄마라고 안 부를게요. 그러니까 연수 이모 내쫓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눈이 붉게 충혈된 고하준의 애원에 주희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하준, 네 엄마가 너 낳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바람 불고 비만 와도 허리가 쑤시는데, 그건 다 너 낳느라 몸이 상해서 그런 거야. 할머니는 절대로 네 엄마 마음 아프게 하는 사람, 그냥 못 넘긴다. 게다가 허연수 선생은 널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했어. 이 집에 있을 자격이 없는 거야.”

고영훈도 그때 집안으로 들어섰다.

“엄마, 하준이가 서윤이를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요. 이제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송서윤은 시선을 피한 채, 차갑게 돌아앉았다.

고영훈은 억지로 다가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지만, 이미 송서윤의 마음은 돌처럼 식어 있었다.

주희영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생각했다.

‘김 집사가 괜한 오해를 한 거였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니니 선뜻 믿기지 않네. 그 방이 어질러져 있었던 건 도우미들의 실수일 수 있고...’

그렇게 생각을 굳혀지자 엄하게 훈계하기 시작했다.

“하준아, 다시는 연수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르지 마라. 네 엄마는 서윤이 한 사람뿐이야. 연수 선생은 당장 떠나야 해. 네 엄마의 마음 아프게 했으니, 할머니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고하준의 눈에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속으로는 납득할 수 없었지만, 할머니와 아빠의 단호한 눈빛에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서윤아, 허연수가 아무리 내 외가 쪽 먼 친척이라도 하준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으니... 이번 일은 내가 직접 정리할 거야. 넌 신경 쓰지 마라.”

그제야 송서윤은 주희영이 허연수를 내보내려는 이유가 남편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오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때문임을 깨달았다.

‘이렇게도 나를 아껴주시는데... 만약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어머님은 얼마나 더 상처받으실까.’

그런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 순간 고하준이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송서윤의 손을 꼭 잡았다.

“엄마, 제발 할머니가 연수 이모 내쫓지 못하게 해주세요. 30일만 지나면 제 생일이잖아요. 무슨 선물 받고 싶냐고 물어봤잖아. 올해 생일에는 선물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연수 이모가 영원히 곁에 있어 주는 게 제 생일 소원이란 말이에요. 엄마, 꼭 들어주세요.”

어린 얼굴로 애원하면서도, 고하준의 태도에는 이상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이 모든 게 허연수가 시킨 것일지라도, 그를 움직인 건 스스로의 고집과 선택이었다.

‘훗날 네가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오늘 이 순간의 결정만큼은 네 책임이야.’

송서윤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아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고하준, 정말 네가 원하는 생일 선물이야?”

“네!”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어?”

고하준이 고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후회 안 해요.”

“그래, 그럼 엄마가 그 소원 들어줄게. 30일 뒤면 네가 원하던 선물을 얻게 될 거야, 고하준.”

‘그리고... 그날은 엄마가 네 곁을 떠나는 날이기도 하단다...’

오늘따라 엄마가 평소와 달리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하준이는 어리둥절했다. 엄마가 성까지 붙여 부른 날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으니까.

하지만 고하준은 애써 모른 척했다.

‘엄마는 항상 나한테 져주잖아. 금방 기분 풀릴 거야. 이번에도 분명...’

고하준이 주희영을 향해 다시 소리쳤다.

“할머니, 엄마가 약속했어요! 연수 이모 내쫓지 말라고 했으니까 할머니도 다시 생각해 주세요. 저도 이제 연수 이모한테 엄마라고 안 부를게요!”

주희영은 잠깐 송서윤의 얼굴을 살폈다. 하지만 송서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고영훈 역시 곁에서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이 정도면 별일 없는 거겠지...’

주희영은 그렇게 믿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네 엄마가 허락해도, 할머니는 절대 안 돼. 오늘부터 허연수 선생은 집에서 나가게 될 거야. 앞으로는 다른 선생님이 입주해서 하준이를 돌볼 거야. 결정은 끝났어.”

하준이가 아무리 매달려도 주희영은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나를 위해 누군가가 내 편을 들어줬다’는 따뜻함에 송서윤의 마음에는 작은 온기가 번졌다.

‘30일 뒤 내가 조용히 사라지면, 어머님은 얼마나 상처받으실까...

그래도 오늘부터 이 집에서 더는 허연수를 마주할 일이 없게 된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송서윤은 더 이상 주희정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영훈과 아들 고하준을 데리고 함께 본가를 나섰다.

차가 대저택을 벗어나 막 움직이기 시작할 때, 송서윤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에는 허연수의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했다.

[서윤 언니, 명문가 며느리가 애를 못 낳아서 시어머니가 직접 첩 들여보내는 이야기, 그런 거 들어본 적은 있어? 드라마만 있는 줄 알았지?]

[언니도 참 안됐다. 세상에서 제일 믿었던 사람들이 그렇게 짜고 속일 줄 누가 알았겠어?]

[나 지금 어딘지 한번 맞혀볼래? 상상도 못 할 곳일 테지만...]

곧이어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별장 뒤뜰, 생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가장 아꼈던 튤립꽃밭에서 허연수가 꽃 한 송이를 꺾어 바닥에 내던지고 짓밟고 있는 모습이었다.

송서윤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금 당장 별장으로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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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훈은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세게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소주원을 두들겨 패서 이빨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다.다만...그는 아내를 더 이상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소 교수 집 옆에 있는 별장을 사.”고영훈이 경호 팀장에게 지시했다.경호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따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심여진 씨가 따님과 아린 양을 경원시로 초대했다고 합니다. 하준이도 함께 데려오고 싶어 합니다.”고영훈은 고하준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음울하게 변하였다. 경호 팀장은 고영훈이 여전히 고하준 때문에 송서윤이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았다.삼 년 동안, 고하준은 줄곧 보육원에서 지냈다. 심장병 진단을 받았는데도 고영훈은 그를 데려오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너무 안타까웠다.경호 팀장은 고영훈의 미움을 살 위험을 감수하고 설득했다. “사모님께서 도련님을 보시면 혹시 마음을 돌리실지도 모릅니다.”“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사모님이 예전에 도련님을 얼마나 아끼셨습니까. 도련님 일은 뭐든 전부 직접 챙기셨습니다.”고영훈은 경호 팀장의 말과 함께 과거를 떠올렸다. 고하준의 유치원 숙제인 수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며칠 동안 고영훈을 냉대할 정도였다.그녀는 고하준을 더 아끼고 소중히 여겼다.고영훈은 덤덤하게 답했다.“응.”...군 병원, 입원실.이윤영은 수술을 마치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심건모는 병실 소파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도련님, 저희가 여기서 지키고 있겠습니다.” 비서가 그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하며 권유했다.심건모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손으로 미간을 가볍게 짚었다.이윤영이 기절하기 전에 자신에게 애원했던 모습, 그리고 이씨 가문의 행태를 떠올렸다.“조사는 어떻게 되었지?”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비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외삼촌입니다. 사냥 중 멧돼지에게 부딪히면서 손에 쥐고 있던 활이 느슨해져서 실수로 쏜 것이라고 합니다.”“어르신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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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서윤은 차창문을 닫았다.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주소를 알려주었다.고영훈은 송서윤의 말을 듣고 마치 바늘을 삼킨 듯 온몸이 저려왔다.사랑하는 아내가 그를 감옥에 보내려 하다니.그녀를 한 번 더 보려 했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창문을 닫아버렸다.송서윤이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이미 와 있었다.소주원과 소도윤은 다행히 무사했다. 그녀는 소도윤을 껴안았다.“미안해, 도윤아.”송서윤은 슬픔에 잠겨 소도윤을 안았다. “이모가 늦었어.”하지만 소도윤의 시선은 송서윤을 넘어섰다.“아저씨.”송서윤은 깜짝 놀라 몸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고영훈을 보았다. 그의 상처투성이 눈빛과 마주쳤지만 망설임 없이 경찰에게 그를 지목했다. “제 친구를 불법 감금한 사람입니다.”이 한마디는 고영훈의 심장을 단번에 찔렀다.그의 온몸에서 살기가 번졌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위해 자신을 신고하다니. 그가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화가 난다고 한들 어찌하겠는가, 자신의 아내인 것을.고영훈은 송서윤에게 다가갔다. 그녀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이 사람이 맞습니까?”경찰이 소주원에게 물었다.“네.”소주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 전에 우리 집에 온 후로 제 휴대폰과 차 열쇠를 압수하고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우리를 감금했습니다. 그때 도연 씨도 현장에 있었습니다.”진도연이 이때 송서윤 뒤에서 걸어 나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진도연입니다. 그때 고 대표님이 교수님의 휴대폰과 차 열쇠를 가져간 것은 맞지만 못 나가게 하지는 않았어요.”소주원은 진도연의 말에 약간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는 도윤이와 도연 씨를 보호하기 위해 충돌하지 않은 것뿐입니다.”“저희가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관련 인원들은 경찰서로 가셔야 합니다.” 경찰이 상황을 파악하고 말했다.송서윤은 당연히 진술을 위해 동행해야 했다. 소주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밖으로 걸어 나가는 내내 그녀는 죄책감 가득한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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