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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ผู้เขียน: 밥벌이요정
“허연수에게... 딸이 있다고요?”

송서윤은 안마의자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원주는 송서윤이 관심을 보이자, 조각난 사진들을 차분히 테이블 위에 맞춰가며 말했다.

“오늘 허연수 씨 짐을 정리하는데, 사진첩 하나가 있더라고요. 어린 여자아이 사진이었어요. 단발머리였는데, 처음엔 하준이인 줄 알았다니까요.”

이원주는 멋쩍은 듯 허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 모습이 오히려 송서윤의 얼굴을 더 창백하게 만들었다.

송서윤은 이원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 사진첩, 나한테 좀 가져다줘요.”

그때, 방문 밖에서 고영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뭐 찾고 있어?”

송서윤이 천천히 몸을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따스한 노란 조명 아래, 실크 파자마를 입은 고영훈의 차가운 인상도 한결 부드러워 보였다.

며칠 전, 그가 클럽에서 입었던 정장은 그녀 앞에서 직접 도우미들에게 버리라고 지시했고, 지금쯤이면 쓰레기 더미 속에 처박혀 있을 터였다.

송서윤은 여전히 그에게 단 한 마디도 건네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테이블 위에 흩어진 사진 조각들을 쓸어내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직접 사진첩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자 고영훈이 어디선가 사진첩을 들고 와 그녀 앞에 내밀었다.

“이거 찾는 거야?”

그는 사진첩을 천천히 한 장씩 넘겼다. 눈짓을 보고 이원주는 빠르게 조각난 사진을 치우고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사진 속, 한 여자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부터 자라온 모습이 차례차례 펼쳐졌다.

“보육원 원장님이 소개해 준 아이야. 며칠 전에 보내온 사진첩이거든. 하준이랑 많이 닮지 않았어?”

고영훈의 눈가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그 눈빛에는 자상한 아버지의 기운이 어렸다.

“아까 하준이가 친구를 사귀었다고 했는데, 바로 이 아이래. 지난번에 보육원 아이들도 킹더랜드에 같이 갔었잖아.”

사진첩을 받아 든 송서윤의 마음은 한결 누그러졌다.

허연수는 몸도 워낙 연약해서,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메시지 내역 어디에도 아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순간, 송서윤은 자신이 괜한 의심을 한 건 아닌지 머쓱해졌다.

더구나, 이 보육원은 원래 송서윤의 어머니가 남긴 재산이었고 지금은 재단에서 관리 중이라 고영훈이 내부 사정까지 알 리가 없었다.

원장이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고 그 사실에 송서윤도 안심했다.

고영훈은 송서윤이 다시 미소를 되찾는 것을 보며 조심스럽게 어깨를 감싸안았다.

“여보, 우리 이 아이 입양해서 하준이랑 같이 키우면 어떨까?”

사진 속 아이는 하준이와 닮은 구석이 분명히 있었고 또 하준이와 친구가 된 것도 신기한 인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곧, 송서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머지않아 이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는... 아이를 입양할 생각 없어.”

“정말? 갑자기 왜?”

고영훈은 금세 불안한 눈빛이 되더니, 양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애타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딸을 그렇게 갖고 싶어 했잖아.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뀐 거야?”

그가 가까이 다가와 송서윤을 빤히 들여다봤다.

그 검은 눈동자에는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집요함이 담겨 있었다.

“여보,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함께한 10년, 그는 송서윤의 모든 습관과 취향, 심지어 약점까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로는 그녀 자신보다도 그녀를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송서윤은 얼마 전 묘지에서 그가 자신을 너무 쉽게 찾아냈던 순간이 떠올랐다.

‘모건 쪽에서 보낸 사람이 도착하기 전까지, 고영훈의 의심을 사면 안 돼.’

“하준이는 너무 감당하기 힘든 아이야. 여기서 또 아이를 들이면... 내가 제대로 돌봐줄 자신이 없어서 그래.”

고하준이 몰래 숨겨놓았던 ‘그들 세 식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떠올라 송서윤은 고개를 떨구며 시선을 피했다.

고영훈의 눈동자가 순간 어두워지더니, 목소리가 한없이 낮아졌다.

“여보, 미안해. 내가 엄마 말만 듣고 허연수를 집에 들인 것도, 하준이 키우는 모든 부담을 혼자 지게 만든 것도, 다 내 잘못이야.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네가 딸을 얼마나 원했는지 나도 잘 알아. 우리 그냥 아이만 한번 만나보자. 직접 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잖아. 응?”

송서윤은 사진첩 속 여자아이의 얼굴을 손끝으로 쓰다듬었다. 마음 한구석이 아리게 저렸다.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고영훈이 그녀를 끌어안고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보, 앞으로는 몰래 병원 다니거나 약 먹는 일 없게 해. 알았지?”

그 한마디에 송서윤은 코끝이 시큰해졌다. 그동안 딸을 갖기 위해 5년을 넘게 병원을 전전하며 약을 먹고 별의별 노력을 다했던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런데 그 시간 동안, 그는 또 다른 여자와 함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결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

고영훈은 송서윤의 어깨가 떨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녀의 귀에 대고 낮게 달래듯 속삭였다.

“여보, 울지 마. 이제 곧 우리가 바랐던 딸을 찾게 될 거야. 곧 우리 가족은 네 식구가 되는 거야. 진짜 행복해질 거야.”

‘행복?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고씨 집안에 들어와 고영훈과 사랑에 빠졌을 때, 정말 행복할 줄 알았지. 내 꿈을 산산조각 낸 건 바로 너야!’

고영훈의 부드러운 말들은 이미 산산조각 난 그녀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찔렀다.

더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던 송서윤은 눈을 감고 잠든 척했다.

고영훈은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워 송서윤을 끌어안았다.

차가운 그녀의 두 발을 늘 하던 대로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 따뜻하게 덥혔다.

그의 보살핌과 다정함은 예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난 지금, 더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송서윤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방문이 조용히 닫히는 소리였다.

송서윤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아직 남아 있는 그의 체온이 서려 있는 자리를 손끝으로 쓸어봤지만 그 온기마저 허무하게 느껴졌다.

‘이젠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어..’

스스로 수십 번을 다짐해도 마음은 자꾸만 그의 뒤를 쫓았다.

송서윤의 발걸음은 어느새 지하 2층 차고까지 향했다.

가지런히 주차된 럭셔리카들 사이, 그녀의 파나메라가 보였다.

고영훈은 상반신에 실크 잠옷을 걸친 채, 허연수와 마주하고 있었다.

허연수는 송서윤의 시선을 느끼고도 태연하게 고영훈의 목을 감았다.

“오빠가 밖에서 욕먹을까 봐, 서윤 언니한테 뭐라고 못 한 거 다 알아. 나 오빠 원망하지 않아. 조심할게.”

‘겨우 몇 시간 떨어졌다고 참지도 못하고 또 불러들였어? 이제는 아예 내 눈앞에서 바람까지 피우네?’

송서윤은 무너져 내릴 듯한 가슴을 부여잡았다.

머릿속에서는 허연수가 별장에 들어온 뒤 두 사람이 밤마다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CCTV 속 장면과 귓가를 맴도는 신음까지 모두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순간, 고영훈이 불현듯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그 자리는 이미 텅 비어 있었다.

고영훈은 잠깐 착각한 것으로 생각하며 입술을 허연수의 귓가에 가져다 댔다.

그의 목소리는 서늘하고 냉담했다.

“조심하겠다고? 한밤중에 온몸 성한 데 없이 뛰어와 놓고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뻔하잖아.”

“난 오빠 없이 하루도 못 살아...”

그 말을 들은 고영훈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졌다. 그는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경고했다.

“다시는 서윤이 건드리지 마. 또 이 집에 기어들면, 널 진짜 아무 데나 갖다 버릴 수도 있어.”

허연수는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돌아봤다.

두려움이 깃든 얼굴이었지만, 곧 그녀의 머릿속에 지난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을 찾아와 애태웠던 고영훈의 모습이 떠올랐다.

‘설마 진짜 날 버리겠어? 오빠는 날 절대 포기 못 해.’

스스로를 그렇게 다독이며 아까 송서윤이 자신들을 목격했을 때의 그 참담한 얼굴을 떠올렸다. 그러자 몸 구석구석 아팠던 통증도 어느새 가라앉은 듯했다.

‘그렇게 자존심 강한 여자가 남편한테 저리도 처참하게 배신당했는데,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분명 집을 나갈 거야. 그때가 되면 나는 대표이사 사모님이 돼서, 그 여자를 밟고 올라설 수 있겠지.’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른 채, 송서윤은 밤새 침대에 앉아 밤을 꼬박 새웠다.

고영훈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두 사람은 마주쳤다.

고영훈은 깔끔하게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머리는 단정히 넘겼고 샤워 후의 청량한 샴푸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어젯밤, 갑자기 국제 화상회의가 잡혀서... 방해될까 봐, 회의 끝나고 그냥 서재에서 잤어. 여보, 오늘따라 얼굴이 왜 이렇게 안 좋아 보여?”

고영훈은 송서윤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하지만 송서윤은 그 손을 뿌리치지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손에 쥔 펜만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그녀는 달력 위 어제 날짜에 굵고 큰 X를 그었다.

그리고 곧 떠날 날짜를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이제 정말 29일 남았어.’

잠시 뒤, 그녀는 도우미들을 불렀다.

그리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

“별장 안에 있는 물건 전부, 다 부숴버리세요. 지하 차고에 있는 파나메라는 특히요.”

이제는 이 집의 모든 것이 역겨웠다. 더는 이 공간에서 단 1초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명령에 도우미들은 놀랐지만, 이 집에서 누가 진짜 ‘주인’인지 너무나 잘 알았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송서윤이 결정한 일이라면, 고영훈조차 절대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걸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그 침묵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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ความคิดเห็น (1)
goodnovel comment avatar
날잊지마
깜짝 놀랐네.아직도 29일 남았다고? 여긴 시간이 멈췄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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