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6화

ผู้เขียน: 밥벌이요정
고하준의 말은 보이지 않는 칼날처럼 송서윤의 가슴을 깊게 베었다.

사랑하는 아들이 남편을 유혹해 가정을 파탄 낸 여자를 위해 무릎까지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송서윤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준아, 방금 뭐라고 했니?”

고하준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투정 부리듯 말했다.

“엄마, 엄마는 예쁜 반지도 많잖아요. 그중에 하나쯤 연수 이모한테 준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엄마도 항상 연수 이모가 저를 잘 돌봐줬다고 고마워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엄마 대신 이모한테 선물한 거예요.”

고하준의 말에서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오히려 당당했다.

‘그날 학교 끝나고 집에 오니까, 연수 이모가 현관에서 반지를 보고 너무 좋아하는 거야. 이모는 평생 이런 반지 못 사본다면서 엄청나게 부러워했어. 그 모습이… 그냥 너무 안쓰러웠단 말이야. 엄마도 맨날 주변 사람들한테 인심 쓰라고 했잖아! 근데 왜 지금 와서 나만 뭐라고 해!’

송서윤은 세면대 가장자리를 꽉 잡고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그녀는 아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모한테 선물하기 전에 반지의 주인인 엄마한테 먼저 물어봤어야지. 엄마가 항상 말했잖아. 남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가는 건 도둑질이라고.”

그러자 고하준은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엄마 물건은 다 제 거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가져간 것도 결국 제 물건을 미리 선물한 것뿐이에요. 그게 왜 도둑질이죠?”

송서윤의 심장이 서늘하게 식어갔다.

“누가 그래? 내 물건이 네 거라는 말, 누가 했니?”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엄마가 항상 말했잖아. 사람은 결국 자기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고하준은 여전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몰랐고 뻔뻔하리만치 당연한 표정이었다.

송서윤은 가슴 한쪽에서 말로 다 못 할 서러움이 북받쳤다.

적어도 자신이 갑자기 떠나면 아들이 조금은 슬퍼하고 그리워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고하준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을뿐더러, 이미 엄마가 죽은 뒤 물려받을 것들만 생각하고 있었다.

송서윤에게 혼나자, 고하준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그 눈빛에는 억울함과 고집이 한데 섞여 있었다.

‘누구긴요, 할머니가 그랬죠. 나중에 제가 케이원 그룹이랑 부모님 거 다 물려받을 거라고요. 크면 케이원 그룹도 제 거고, 연수 이모한테 예쁜 보석도 마음껏 사줄 수 있다고요. 그때는 엄마가 뭐라고 해도 소용없을 거예요.’

“엄마, 어차피 반지는 다시 엄마한테 돌아왔잖아요. 그러니까 연수 이모도 그냥 용서해 줘요. 이모도 이제 우리 집에 안 올 거니까, 그냥 없던 일로 해요.”

‘없던 일로 해달라니...’

송서윤은 아직 앳된 고하준의 얼굴을 실망스럽게 바라봤다.

‘정작 이 일이 자기한테 닥친 게 아닌데, 어떻게 그 아픔을 알겠어.’

“너희 아빠가 고소하겠다고 한 거야. 나 말고 아빠한테 사정해 봐.”

그 말을 끝으로, 송서윤은 고하준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을 나섰다.

결국 허연수는 고소당하지 않았다.

경찰은 고하준이 미성년자인 데다, 고의로 그런 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송서윤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이 내용 역시 고영훈을 통해 전해 들은 말이었다.

늦은 밤 별장.

고영훈은 서재에서 여전히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며칠 전 송서윤이 산산조각 낸 결혼사진도, 어느새 말끔히 복원되어 있었다.

고영훈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평온한 서재에 있었다. 변한 걸 단 하나도 눈치채지 못했다.

송서윤은 김태원과 집안 도우미들에게 모두 월급을 더 얹어주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주 침실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그곳만큼은 고영훈과 허연수 누구도 침범하지 못한 공간이었기에, 그나마 잠시나마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밤중에 갑자기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들어왔다.

고하준이 곰 인형을 안은 채 송서윤에게 달려와 안겼다.

뒤따라 들어온 건 새로 고용된 입주 튜터 이원주였다.

“엄마, 새로 온 선생님 싫어요! 치약도 제대로 못 짜고 내가 어떤 잠옷 입는지도 모르고 어떤 장난감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내 곰돌이도 빨래통에 집어넣고 돌려서 다 망가졌단 말이에요. 그 선생님이랑 있기 싫어요. 정말 싫어요!”

송서윤은 고하준을 품에 안으며, 화난 아들의 표정과 한쪽에 멀뚱히 서 있는 이원주를 번갈아 봤다.

“원주 씨, 잠시 밖에서 기다려주세요.”

이원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나갔다.

송서윤은 문 너머로 사라지는 이원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깔끔하게 잠근 셔츠와 단정한 슬랙스, 꼿꼿이 세운 자세, 예의 바른 태도가 눈에 띄었다.

그와 동시에 문득 떠오른 건, 가슴팍이 다 드러나는 브이넥에, 주저앉으면 엉덩이 반쯤 보일 만큼 짧은 청 반바지를 입던 허연수의 모습이었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고 보니, 허연수는 처음부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도우미들도 그녀의 옷차림이 부적절하다며, 일할 땐 유니폼을 입으라고 여러 번 권했었지만 허연수는 끝끝내 거부했다.

그때만 해도 송서윤은 아직 어린 허연수가 자유분방하고 구속을 싫어하는 거로 생각하며, 도우미들에게 뒷말 삼가라고 타일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게 참 우스웠다.

그때, 고하준이 송서윤의 팔을 흔들며 시선을 돌렸다.

송서윤은 그의 맑은 눈망울과 마주했다.

“아무도 원주 이모에게 네 취향이나 습관을 알려주지 않았으니, 처음부터 네가 원하는 대로 잘해주기 어렵겠지. 하지만 너도 벌써 다섯 살이잖아. 치약 정도는 스스로 짤 수 있어야 해. 모르는 건 직접 물어보면 돼.”

고하준은 입을 삐죽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아빠가 엄마 앞에서 연수 이모 얘기 꺼내지 말랬지만, 연수 이모가 제일 좋은데. 하루만 떨어져도 벌써 보고 싶단 말이야.’

“연수 이모는 처음 왔을 때부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다 알고 있었어요. 내가 말 안 해도 다 해줬잖아. 원주 이모는 너무 답답해!”

송서윤의 눈에 순간 당혹감이 스쳤다.

‘허연수가 하준이의 취향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았던 거지? 혹시 고영훈이 다 알려준 건가?’

“남 얘기 함부로 하지 마. 그리고 이제 잘 시간이야.”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고하준은 그녀의 품에 안긴 채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엄마, 오늘 밤에는 나랑 같이 자줘요. 이야기 들려줘요.”

허연수가 집에 있을 땐, 아무리 송서윤이 같이 자자고 해도 고하준이 고집을 피우며 거부했었다.

이제 와서야 엄마를 찾는 모습에, 송서윤은 단호히 말했다.

“이제 다 컸으니까, 혼자 자는 연습도 해야지.”

그 말을 듣자, 고하준은 세상이 무너진 듯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의 팔을 꼭 잡고 흔들었다.

고영훈이 소란을 듣고 방으로 들어와, 고하준을 번쩍 안아 올렸다.

그 순간, 하준이 품에서 곰 인형이 떨어졌다.

곰 인형의 투명한 배 주머니에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세탁기에 넣고 돌려서 색이 바래버렸지만, 사진 속 모습은 선명했다.

유치원 소풍 날, 부모 동반 없이 떠난 첫 여행 날이었다.

주희영이 혹시나 걱정돼서 허연수를 자원봉사자로 따라가게 했었다.

‘그날 영훈 씨는 출장 중이었는데... 거짓말이었나 보네. 내가 없는 사이에 이미 한 가족이나 다름없게 되었네?’

사진에는 고하준과 허연수, 그리고 고영훈이 다정하게 기대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행복해 보이는 그 미소가, 오히려 송서윤의 가슴을 깊게 찔렀다.

고영훈은 곰 인형을 집어 고하준에게 돌려줬다.

송서윤은 더는 이들 부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여보, 그날 막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엄마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하준이가 소풍 도중에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지. 당신이 걱정할까 봐, 일부러 알리지 않았어. 다행히 무사히 찾았고...”

고영훈은 괜히 변명이라도 하듯,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고하준도 덩달아 말했다.

“엄마, 그날 새 친구도 사귀었어요!”

하준이는 인형 배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뒷면을 보여줬다.

사진에는 서로 어깨동무한 또래 아이 두 명이 있었다.

송서윤이 사진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고영훈이 그것을 빼앗았다. 그리고 송서윤 앞에서 사진을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 여자는 널 제대로 케어도 못하고 네 엄마 반지까지 훔쳐 갔어. 그러니까 앞으로 그 여자 사진 따윈 집에 들이지 마. 알겠어, 고하준?”

고영훈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고하준은 입술을 꾹 깨문 채 속상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송서윤은 더는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고영훈은 언제나 송서윤 앞에선 그녀의 감정을 먼저 살피는 척했다.

무엇이든 그녀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남편인 양 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다정함은 송서윤에게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았다.

그저 냉랭한 시선으로 찢긴 사진을 보며 꾸중을 듣고 울면서 방을 뛰쳐나가는 고하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영훈의 위로와 다짐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었다.

모두가 방을 나가고 난 뒤, 송서윤은 조용히 문밖을 향해 말했다.

“쓰레기통 좀 비워줘요.”

다 찢긴 그 사진 조각들조차, 곁에 두기조차 역겨웠다.

'이제 딱 29일만 버티면 돼. 곧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이원주가 복도에서 조심스레 들어와, 바닥에 흩어진 사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다 문득, 손에 쥔 작은 사진 조각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거... 허연수 씨 딸 아니에요?”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ล่าสุด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4화

    심건모 역시 송서윤 옆에 앉았고 그의 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벅지 바깥쪽에 늘어져 있었다. 어미 새가 새끼를 감추듯 꼭 품에 숨겼다. 그 앞의 남자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서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는 고영훈을 힐끗 보았다.심여진이 즉시 설명했다. “오빠, 새언니, 영훈 오빠가 사과하러 왔어요.”“새언니가 오빠 걱정하는 걸 보고 영훈 오빠가 헬기를 태워 병원에 데려다주려다가, 도중에 새언니를 추락하게 만든 것 같아요.” 심여진은 고영훈 옆에 서서 말했다.“고 대표님이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분일 줄은 몰랐네요.” 이정희는 고영훈의 설명을 듣고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엄마, 제가 아진시에서 대학 다닐 때 희영 이모의 많은 보살핌을 받았어요. 영훈 오빠가 이번에 온 김에 우리 집에서 머물게 하고 싶어요.”이 말을 듣자 송서윤의 몸은 미세하게 심건모 쪽으로 가까워졌다. 마치 추위를 느끼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따뜻한 곳에 기대는 것 같았다.송서윤의 허벅지 바깥쪽에 늘어뜨린 심건모의 손이 그녀의 다리를 살짝 감쌌다. 얇고 부드러운 옷감을 통해 따뜻한 감각이 송서윤의 몸으로 전해졌고 그녀는 거부감 없이 오히려 매우 안심했다.이런 행동이 고영훈의 눈에는 바늘처럼 박혔다.고영훈은 주먹을 쥐었고 눈동자 속에 살기가 소용돌이쳤다.그는 자신과 송서윤의 관계를 밝힌다면 심씨 가문이 자신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녀에게 다시는 접근하기 어려울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심씨 가문 사람들은 송서윤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분명히 모르고 있었다.이정희가 말했다.“당연히 고 대표님을 잘 대접해야죠. 마침 저희 심씨 가문에 경사가 났어요. 우리 건모와 서윤이 결혼식을 올릴 겁니다. 고 대표님, 술 한잔하고 가세요.”이정희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그런데 심건모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걸까?그녀는 더 이상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고영훈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심건모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제가 고 대표님을 배웅하고 올게요.”심여진는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3화

    심건모는 송서윤의 두 다리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신발을 벗겼다. 발바닥은 너무 오래 바닷물에 불어서 하얗게 부어 있었고 나뭇가지에 긁힌 상처들이 그의 눈에 확 들어왔다.“건, 건모 씨?”송서윤은 당황하여 심건모의 손을 붙잡고 다리를 내리려 했지만 발목을 잡은 심건모의 손에는 힘이 단단히 들어가 있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꽤나 압박감이 느껴졌다.심건모는 비서가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구급상자를 건네받아 열고 소독약을 꺼냈다.“제가 할게요.”심건모에게 발바닥에 약을 발라달라고 하는 것이 송서윤은 너무나 민망했다.“넌 안 보이잖아.” 심건모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하고 담담했다.송서윤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 심건모가 소독약을 묻힌 거즈를 송서윤의 발바닥에 대자 차가운 느낌과 함께 약간의 통증이 몸으로 스며들어 머리까지 솟구쳤다. 그녀는 미세한 신음소리를 냈다.“아파?”송서윤은 고개를 저었다.심건모의 동작은 느려졌다. 거즈로 그녀의 하얀 발을 조금씩 감싸주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 “외할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셔. 외할아버지께서는 내가 가정을 이루는 것을 보고 싶어 하셨지만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 어머니는 외할머니도 그런 아쉬움을 안고 떠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계셔.”“우리 결혼식을 하면 안될까?”심건모는 송서윤의 발에 나비 모양 매듭을 묶었다. 긴 손을 거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발등에 멈춘 채 송서윤을 바라보았다.송서윤의 아름다운 동그란 눈이 살짝 커진 채 그를 마주 보았고 표정은 약간 의외라는 듯했다.“결혼식을 원치 않는 건 이해해.” 심건모는 송서윤의 긴 드레스를 끌어모아 그녀의 하얀 두 다리를 완벽하게 가려주었다.송서윤은 이씨 집안사람들이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외할머니를 위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그녀 역시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이정희와 심경욱은 그녀를 매우 좋아했다.이 결혼에서 그녀가 덕을 본 것은 사실이었다.심건모가 이리안에게 보이는 애정, 게다가 심건모가 방금 자신을 구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2화

    대문이 열리자 송서윤의 온화했던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고 매서워졌다. 고영훈의 심장은 세게 찢기는 듯했다.그가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문은 고영훈의 얼굴 앞에서 세차게 닫혔다.“여보, 나 사과하러 왔어.” 고영훈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지만 마음은 어둑하게 가라앉고 있었다.“내가 좀 조급했던 건 맞지만 소 교수님이나 소도윤 군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었어.”고영훈의 길쭉한 손이 문짝을 조심스레 건드렸다. 마치 사랑하는 물건을 만지듯 했다.송서윤의 쇠약해진 모습, 추락 사고로 인해 얼굴이 창백한 것을 보니 뼛속까지 스며든 그리움이 그의 검은 눈동자에 가득 고였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끌어안고 싶었다.방문이 갑자기 열렸고 고영훈의 속눈썹이 떨렸다. 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순간 그는 소주원의 의기양양한 눈빛과 마주쳤다.“이건 도윤이에게 주는 변신 로봇이고, 이건 소 교수에게 주는 협력 의향서입니다.”고영훈의 검은 눈동자가 아래로 가라앉았고 말투는 다소 딱딱했다. 시선이 안을 향했지만 소주원이 직접 걸어 나와 문을 닫아버렸다.“필요 없습니다!”소주원은 경호원이 내민 물건을 차갑게 훑어보았다.“고 대표님은 자중하시고 더 이상 저와 아이 엄마를 귀찮게 하지 말아주세요.”소주원은 ‘아이 엄마’ 네 글자에 특히 힘을 주어 짓밟듯이 말했다.고영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울컥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지만 억지로 견뎌야 했다. “도윤이에게 주는 선물은 마음대로 결정할 권리가 없어요.”그는 변신 로봇을 직접 건네주었다.아이의 자율성을 길러주기 위해 본인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본 뒤 결정하는 터라, 소주원은 빌라 안으로 들어가 소도윤에게 물어본 후 다시 나와 선물을 받았다.“가보셔도 좋습니다!”내쫓듯 차갑게 뱉어낸 소주원의 말에 고영훈도 하는 수 없이 빌라로 돌아갔다.“대표님, 화면이 아주 선명합니다.” 경호팀장이 손에 든 태블릿 PC를 고영훈에게 건넸고 디스플레이에는 동기화된 감시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시야가 가끔 가려지기도 하고 가끔 선명해지기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1화

    비서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장님, 저희 국장님께는 이미 약혼녀가 계십니다.”심건모는 비서의 말을 막지 않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이민호를 바라보았다.비서의 뜻이 곧 그의 뜻이었다.이민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윤영이는 가슴에 상처를 입었어요. 완치된다 해도 흉터가 남을 거예요. 몸에 상처가 났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겠어요?”“윤영이의 마음은 온통 심 국장님에게만 묶여 있어요.”“두 사람 분명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잖아요.”“윤영이는 줄곧 심 국장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중에 임신을 했었어요.”“발견했을 때는 대출혈이 있었고 자궁 외 임신이었죠. 하마터면 산모랑 태아 모두 위험할 뻔했어요. 얼마나 끔찍했는지 아십니까?”비서는 놀라서 심건모를 쳐다보았다.심건모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하였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려워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윤영이가 그렇게 말했습니까?”심건모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냉기가 서려 있었다.“왜요? 아직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까? 윤영이는 순진해서 심 국장님 외에는 다른 남자가 없어요. 심 국장님의 명예를 위해 줄곧 숨겨왔고요. 당시 출혈 사건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무것도 몰랐을 거예요.” 이민호는 자기 말이 옳다고 느끼며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결혼 인정하든 안 하든 해야 합니다!”“저는 심씨 가문을 위해 얘기하는 겁니다. 심 국장님의 부모님도 심씨 가문의 명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들 하나 때문에 심씨 가문의 청렴한 명성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을 겁니다.”심건모의 온몸에서 뿜어내는 냉기를 깨닫고 이민호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윤영이는 제가 직접 키운 귀한 아이에요. 윤영이는 심씨 가문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줄 수 있고 이씨 가문도 심 국장님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심건모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일 다시 윤영이를 보러 오겠습니다.”이민호는 심건모가 이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20화

    고영훈은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세게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소주원을 두들겨 패서 이빨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다.다만...그는 아내를 더 이상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소 교수 집 옆에 있는 별장을 사.”고영훈이 경호 팀장에게 지시했다.경호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따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심여진 씨가 따님과 아린 양을 경원시로 초대했다고 합니다. 하준이도 함께 데려오고 싶어 합니다.”고영훈은 고하준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음울하게 변하였다. 경호 팀장은 고영훈이 여전히 고하준 때문에 송서윤이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았다.삼 년 동안, 고하준은 줄곧 보육원에서 지냈다. 심장병 진단을 받았는데도 고영훈은 그를 데려오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너무 안타까웠다.경호 팀장은 고영훈의 미움을 살 위험을 감수하고 설득했다. “사모님께서 도련님을 보시면 혹시 마음을 돌리실지도 모릅니다.”“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사모님이 예전에 도련님을 얼마나 아끼셨습니까. 도련님 일은 뭐든 전부 직접 챙기셨습니다.”고영훈은 경호 팀장의 말과 함께 과거를 떠올렸다. 고하준의 유치원 숙제인 수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며칠 동안 고영훈을 냉대할 정도였다.그녀는 고하준을 더 아끼고 소중히 여겼다.고영훈은 덤덤하게 답했다.“응.”...군 병원, 입원실.이윤영은 수술을 마치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심건모는 병실 소파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도련님, 저희가 여기서 지키고 있겠습니다.” 비서가 그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하며 권유했다.심건모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손으로 미간을 가볍게 짚었다.이윤영이 기절하기 전에 자신에게 애원했던 모습, 그리고 이씨 가문의 행태를 떠올렸다.“조사는 어떻게 되었지?”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비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외삼촌입니다. 사냥 중 멧돼지에게 부딪히면서 손에 쥐고 있던 활이 느슨해져서 실수로 쏜 것이라고 합니다.”“어르신들께

  • 가장 가까운 배신   제219화

    송서윤은 차창문을 닫았다.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주소를 알려주었다.고영훈은 송서윤의 말을 듣고 마치 바늘을 삼킨 듯 온몸이 저려왔다.사랑하는 아내가 그를 감옥에 보내려 하다니.그녀를 한 번 더 보려 했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창문을 닫아버렸다.송서윤이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이미 와 있었다.소주원과 소도윤은 다행히 무사했다. 그녀는 소도윤을 껴안았다.“미안해, 도윤아.”송서윤은 슬픔에 잠겨 소도윤을 안았다. “이모가 늦었어.”하지만 소도윤의 시선은 송서윤을 넘어섰다.“아저씨.”송서윤은 깜짝 놀라 몸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고영훈을 보았다. 그의 상처투성이 눈빛과 마주쳤지만 망설임 없이 경찰에게 그를 지목했다. “제 친구를 불법 감금한 사람입니다.”이 한마디는 고영훈의 심장을 단번에 찔렀다.그의 온몸에서 살기가 번졌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위해 자신을 신고하다니. 그가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화가 난다고 한들 어찌하겠는가, 자신의 아내인 것을.고영훈은 송서윤에게 다가갔다. 그녀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었다.“이 사람이 맞습니까?”경찰이 소주원에게 물었다.“네.”소주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 전에 우리 집에 온 후로 제 휴대폰과 차 열쇠를 압수하고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우리를 감금했습니다. 그때 도연 씨도 현장에 있었습니다.”진도연이 이때 송서윤 뒤에서 걸어 나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진도연입니다. 그때 고 대표님이 교수님의 휴대폰과 차 열쇠를 가져간 것은 맞지만 못 나가게 하지는 않았어요.”소주원은 진도연의 말에 약간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는 도윤이와 도연 씨를 보호하기 위해 충돌하지 않은 것뿐입니다.”“저희가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관련 인원들은 경찰서로 가셔야 합니다.” 경찰이 상황을 파악하고 말했다.송서윤은 당연히 진술을 위해 동행해야 했다. 소주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밖으로 걸어 나가는 내내 그녀는 죄책감 가득한 사과를 했다.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