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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되찾을 수 없는 것

Penulis: 릴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6-29 17:01:11

도진은 며칠 동안 폐인처럼 사무실에 박혀 있었다. 김인식 장인에게 당했던 수모도 수모였지만, 그날 공방에서 본 지수의 당당하고 고결한 태도가 도진의 자존심을 끈질기게 갉아먹고 있었다.

그때, 비서 태준이 조심스럽게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대표님, 장인 김인식 씨에 대해 알아본 보고서입니다."

"……그래, 읽어봐."

도진은 마른세수를 하며 의자에 몸을 묻었다. 보고서의 내용은 흥미로웠다. 김인식 장인은 은퇴 후 제자를 단 한 명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과거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재능을 눈여겨본 제자가 둘 있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나는 이미 주얼리 업계의 전설이 된 'Z',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지수는 'Z'를 통해 김인식 장인을 알게 된 건가? 도대체 그 여자는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속이고 있었지?'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지만,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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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241화 불길 속의 유령

    어두컴컴한 디스팩트 편집국 취재실.성창규는 담배 연기를 깊게 집어삼켰다가 뱉어냈다. 화이트보드 중앙, 강도진의 사진 옆에 붙은 메모지 위로 붉은 줄이 굳게 그어져 있었다.‘문성태 증언: 수진이 출산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강도진이 아이를 직접 데리고 나감.’문성태의 입을 통해 강도진이 병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사라졌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었다. 하지만 그 뒤 입양기관이든, 아동 보호 시설이든 어디를 뒤져도 그 아이의 이름이나 기록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세상에서 존재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비어 있는 기록.‘강도진이 국가 전산망을 주무르는 신이라도 된다는 뜻인가? 아니면 문성태가 거짓말을 한 걸까?’“……잠깐만.”성창규의 손에 들려 있던 붉은 펜이 공중에서 멈췄다. 머릿속을 답답하게 짓누르던 이질감의 정체가 순식간에 선명해졌다.“기록을 지운 게 아니라…… 처음부터 출생신고조차 안 된 애였던 거야.”성창규의 눈빛이 광기로 매섭게 빛났다. 강도진과 한수진 사이에서 태어난 치부. 세상에 알려지면 안 될 그 아이를, 강도진은 병원에서 데리고 나오자마자 유령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출생신고도 안 된 아이였으니 공식 입양기관이나 시설 서류에 남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문성태 말이 맞았어. 강도진이 병원에서 데려간 게 맞아.”그렇다면 답은 다시 문성태였다. 문성태가 CB 그룹에서 쫓겨난 이후, 아이를 낳고 강도진에게 버려지다시피 한 한수진과 문성태는 좋든 싫든 서로 가장 가까운 처지였다. 억울함과 원망에 휩싸인 한수진이 문성태에게 분통을 터뜨리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강도진이 그 유령 같은 아이를 어디로 빼돌렸는지,

  • 가장 잔인한 축복   240화 드러나는 칼날

    CB 그룹 본사 대회의실의 공기는 뼛속까지 시릴 만큼 서늘하게 내려앉아 있었다.중앙의 긴 대리석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갈라져 앉은 이사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마스크 너머로 새어 나오는 얕은 숨소리조차 거칠게 느껴질 만큼, 회의실 내부에는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그 침묵의 팽팽한 줄을 먼저 끊어낸 것은 박 이사였다.쾅!“그래서, 이 사태를 대체 어떻게 해결할 뻔했습니까!”요란한 소리와 함께 박 이사가 던져놓은 보고서 위에는 [CB 그룹 VVIP 전용 DB 유출 및 피해 예측 보고서]라는 붉은 제목이 또렷하게 찍혀 있었다.“일반 고객도 아니고 VVIP 고객 명단입니다! 정재계 인사들에 해외 바이어들 정보까지 다크웹에 돌고 있어요. 지금 각계에서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는데, 대표라는 사람이 고작 변호사나 붙여주고 앉아 있습니까?”“맞습니다! 한수진 전 팀장이 형사들을 피해서 도망치는 장면까지 뉴스 속보로 생중계됐습니다. 기업 이미지가 바닥을 뚫고 지하실로 떨어졌어요!”연이어 터져 나오는 이사들의 사나운 고성에 회의실 내부의 서늘했던 공기가 순식간에 과열되었다.도진은 정장 상의의 단추를 채운 채 차분하게 찻잔을 만지작거렸다. 표정은 놀라울 만큼 온화하고 여유로웠지만, 찻잔을 받친 손가락 마디에는 흰 핏줄이 서 서늘하게 굳어 있었다.“이사진 여러분. 심려가 크신 점, 대표로서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도진이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한수진 건은 개인의 일탈일 뿐입니다. 현재 회사는 사이버수사대와 적극 협조하여 추가 피해를 막고 있으며, 이번 주 내로 미주 지역 대형 바이어와의 굵직한 수출 계약을 성사시켜 시장의 불안감을

  • 가장 잔인한 축복   239화 수면 아래의 지각변동

    도진은 자신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처 통제하지 못한 것은 ‘대중의 자연스러운 의구심’이었다.누군가 음해 기사를 쓰거나 폭로를 하지 않았음에도, 게시판과 SNS를 중심으로 의혹의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근데 잠시만. 처음 고객 정보 빼돌린 건 문성태(전 직원)였고, 이번에 또 빼돌린 건 한수진(현 직원+도진 연인)이잖아?”— “둘 다 강도진이랑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었는데, 강도진이 고객 정보 유출을 진짜 까맣게 몰랐을 수가 있음?”— “알면서 묵인했으면 공범이고, 진짜 몰랐으면 대표로서 보안 관리 능력이 아예 없는 거 아닌가?”처음 문성태 사건이 터졌을 때, 도진이 즉각적인 대처로 발 빠르게 수습한 덕분에 주가 폭락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었다. 하지만 연이어 수진의 고객 정보 유출까지 터지자, ‘발 빠른 대처’로 포장되었던 도진의 리더십은 순식간에 ‘허술한 보안 체계와 연속된 내부 비리’라는 상처로 돌아왔다.수진 개인에 대한 동정과 비판의 싸움은, 자연스럽게 “강도진 대표의 경영 자질과 고객 정보 유출 방조 의혹”이라는 질문으로 번져나갔다.CB 그룹 본사 복도와 이사 휴게실.연속된 고객 정보 유출 악재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신뢰도에 자국이 남기 시작하자 이사들 사이에서 은밀한 수군거림이 터져 나왔다.“문성태 때 깔끔하게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또 한수진 건으로 터지니까 모양새가 아주 안 좋습니다.”커피 잔을 들고 있던 한 이사가 찌푸린 얼굴로 혀를 찼다.“주주들 문의 전화가 계속 와요. 도대체 대표 가까운 사람들이 왜 자꾸 고객 정보를 빼돌리냐고. 시장에

  • 가장 잔인한 축복   238화 균열의 징후

    같은 시각, CB 그룹 대표이사실.도진은 지상이 들고 온 보고서를 서류함에 팽개치듯 던졌다. 서류 위에는 붉은색 글씨로 'VIP 전용 DB 유출 목록'이라는 글자가 찍혀 있었다.“……이게 사실이야?”“대표님, 당초 문성태가 넘긴 DB는 일반 고객 데이터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추가로 유포된 2차 유출분은 정재계 인사들과 해외 주요 바이어들이 포함된 VIP 전용 보안망 데이터입니다.”도진의 눈살이 차갑게 찌푸려졌다.“……뭐?”“게다가 다크웹에 이 VIP 정보가 2차분으로 최초 풀린 시점이, 한수진 팀장이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이사가던 시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도진의 얼굴이 차갑게 일그러졌다. 단순한 일반 고객 정보 유출이라면 적당한 합의와 꼬리 자르기로 덮을 수 있었지만, VIP 정보 유출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한수진이 어떻게 VIP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거지?”도진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낮게 일갈하자, 지상이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한수진 팀장이 총괄 디자이너로 있던 시기, '새로운 태양' 론칭쇼 메인 준비를 직접 총괄했던 점을 상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론칭쇼 초청 VIP 명단과 최고 등급 고객 정보가 한수진 팀장 손을 거쳤습니다.”도진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파쇄했어야 할 VIP 정보까지 몰래 빼돌려 쥐고 있다가, 자신의 거처를 옮기던 시점에 다크웹 브로커에게 팔아넘겼다는 뜻이었다. 도진의 턱근육이 불끈 솟아올랐다.“한수진 이 미친 년이…….”도진은 이빨을 마득 갈았다. 수진을 감싸 안고 갈 여유 따위는 없었다. 당장 회사를 살

  • 가장 잔인한 축복    237화 완벽한 고립

    새벽 5시 40분. 서재 책상 위에 올려진 강도진의 개인 핸드폰이 거칠게 진동했다. 화면에는 지상의 이름이 떠 있었다.출근 준비를 하던 도진이 무심하게 전화를 받아 들었다."말해."[대표님, 지금 당장 디스팩트 메인 기사를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수화기 넘어 지상의 목소리는 이례적으로 경직되어 있었다. 도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노트북을 켜 디스팩트 페이지에 접속했다. 붉은색 자막과 함께 뜬 헤드라인 기사가 도진의 눈을 스쳤다.[CB 그룹 DB 유출 파문, 구속된 브로커 문성태는 한수진의 내연남?]기사에는 최근 DB 유출 건으로 경찰에 구속된 문성태와 한수진의 밀회 정황, 그리고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를 파헤치는 자극적인 폭로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도진의 눈매가 순식간에 서늘하게 식어 내렸다."……정지상. 출처 파악해."[네, 대표님. 디스팩트 측 선을 타고 알아보는 중입니다만, 내부 제보 형태라 시간이 조금—]그때, 펜트하우스 현관 벨이 조용히 울렸다. 이 새벽에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잠깐 대기해."도진은 핸드폰을 쥔 채 거실로 나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 대리석 바닥 위에 묵직한 퀵 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발신인 이름은 비어 있었다.도진은 칼로 테이프를 찢어내고 상자 안의 단단한 서류 봉투를 꺼내 들었다. 봉투 속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수십 장의 고화질 사진들과 프린트된 거래 내역서들이었다.사진 속 장소는 강도진에게 너무나 익숙한 곳이었다. 과거 자신이 한수진에게 사주었던 포스트 빌리지의 옛 거처.어스름한 새벽, 주변을 집요하게 살피며 그 집 문을 열고 들어가는 한수진의 모습이 첫 번째 사진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 가장 잔인한 축복    236화 칼자루를 쥔 자

    CB 그룹 본사 최고층, 대표이사실.유리창 넘어 도심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묵직한 정적 속에서, 임원진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거칠게 열렸다. 마케팅 총괄 이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손에 든 브리핑 파일을 움켜쥔 채 대표이사실 문을 가볍게 두드리고는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대, 대표님! 증권가 찌라시 쪽에서 비상이 걸렸습니다."강도진은 서류에 서명하던 만년필을 멈추지 않은 채 무심하게 물었다."뭔가.""당사의 핵심 고객 데이터베이스 및 마케팅 전략 DB 일부가 암시장에 유출되었다는 소문이 찌라시 라인에 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정식 언론 보도가 터진 건 아닙니다만, 경제부 및 사회부 기자들 쪽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마케팅팀과 홍보실로 한두 건씩 들어가고 있습니다!"순간, 종이 위를 거침없이 지치던 강도진의 만년필 끝이 딱 멈췄다.천천히 그가 고개를 들자, 서늘하다 못해 얼어붙을 것 같은 안광이 이사의 얼굴을 직격했다. 데스크 위로 감도는 중압감에 이사는 절로 침을 꼴깍 삼켰다."유출?""예, 예…… 전산실과 보안팀에서 긴급 점검을 진행 중입니다만…….""기사 터져서 주가 폭락하고 주주들 동요하기 전에 선수를 친다."강도진이 만년필을 책상 위에 조용히 내려놓으며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고함을 치거나 책상을 내리치는 동작 하나 없었지만, 낮게 깔린 그의 목소리에는 거역할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이 담겨 있었다."어떻게든 유출 경로를 1시간 내로 찾아내. 내부 서버 로그 기록 모조리 털어서 누가, 언제, 어떤 권한으로 접근해 외부 백업을 받았는지 1초 단위로 추적해. 그리고 보안팀, 법무팀, 언론홍보팀 전원 지금 당장 대표이사실 옆 회의실로 비상 소집해.""예! 즉시 조치하겠습니다!""

  • 가장 잔인한 축복   11화 D-6

    진우가 근무하는 HN은행 근처의 조용한 카페. 진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은 슬비를 바라보았다. 슬비는 지현의 비서답게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갑작스러운 연락에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진우씨"진우는 서류를 열어보려다가 멈칫하며 슬비를 응시했다."저를 어떻게 아시는지, 그리고 이지현태표님의 비서께서 왜 저를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은행은 GS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슬비는 차갑지만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으며 서류봉투를 눈짓했다. 거기에는 슬비가 미리 준비한

  • 가장 잔인한 축복   10화 아빠 강도진만 필요해

    지수는 사무실 문 앞에서도 도진과 수진의 적나라한 대화를 듣고 있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수진은 기다렸다는 듯 도진의 목에 팔을 감으며 지수를 반히 쳐다봤다. 도진은 그런 수진을 보며 한 번 씩 웃고는, 손으로 수진의 허리를 쓸며 차갑게 지수를 쳐다봤다" 왜 왔어? 여기가 니가 오고 싶으면 오는 놀이터야?"지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진이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지수는 도진의 물음에 대답대신 들고 온 서류봉투를 책상 위에 툭 던져두고 차갑게 돌아서려했다. 그런 지수

  • 가장 잔인한 축복   9화 D-7

    A국에 도착한 슬비는 K국과 다른 차갑고 축축한 공기를 마시며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박진우씨 맞으신가요? 저는 GS그룹의 박슬비라고 합니다. 제안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런데 만날수 있을까요?"갑작스러운 전화에 진우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 GS? 내가 아는 그 GS 맞아? 그 큰 회사에서 나를 왜?'라는 생각을 하며 대답했다."피싱 아닌가요? 요즘도 이런 사기에 걸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하며 거칠게 전화를 끊어 버렸다.슬비는 황당한 표정으로 끊어진 전화를 한참 보다가 진우에게 메세지와 자신의 명함을 전송

  • 가장 잔인한 축복   8화 D-8

    이지현은 비서 슬비가 가져온 서류를 검토하다거 결국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서류 봉토 안에는 동생 지수의 처절한 결혼 생활과 강도진의 외도 증거들이 빠곡히 담겨 있었다. "하, 이지수,, 이딴 남자 때문에 그렇게 속상해하고 있었던 거야?" 지현은 화가나고 속상한듯 서류를 구기며 슬비를 봤다."박비서님은 지수의 친구이기도 하니 당분간 A국에서 가서 지수 옆에 있어 주실수 있다요? 이건 상사로서 명령이라기 보다는 지수 오빠로서의 부탁입니다. 아 그리고 지수가 부탁한 사람은 이 이사람이 좋겠군요""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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