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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

작가: 릴리
last update 게시일: 2026-04-13 10:43:40

이지현은 비서 슬비가 가져온 서류를 검토하다거 결국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서류 봉토 안에는 동생 지수의 처절한 결혼 생활과 강도진의 외도 증거들이 빠곡히 담겨 있었다. 

"하, 이지수,, 이딴 남자 때문에 그렇게 속상해하고 있었던 거야?" 지현은 화가나고 속상한듯 서류를 구기며 슬비를 봤다.

"박비서님은 지수의 친구이기도 하니  당분간 A국에서 가서 지수 옆에 있어 주실수 있다요? 이건 상사로서 명령이라기 보다는 지수 오빠로서의 부탁입니다. 아 그리고 지수가 부탁한 사람은 이 이사람이 좋겠군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 조용한 대답과 함께 한 사람의 이력이 담긴 종이를 받아들고  슬비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대표님 저도 지수 친구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지수 옆에서 잘 챙기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말을 남기고 슬비는 결연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나선 뒤  A국으로 갈 준비를 했다.

 같은 시간 수진의 집에서 한 남자가 주방에서 정신없이 토스트와 우유를 준비했다. 그는 아이들이 잠든 작은 방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 현수야, 현지야 유치원갈 준비하자" 사랑스럽게 자고 있는 아이들 뺨에 키스하며 조용히 이야기했다.

눈도 뜨지 못하는 아들 현수와 현지를 잠에서 깰수 있게 조용히 달래며 안아들고 욕실로 가 씻기고 옷을 입히는 진우의 손길은 능숙했다, 아이들을 챙겨 식탁에 앉히자, 현수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물었다.

" 아빠 엄마는요? 엄마는 왜 맨날 집에 없어요? 나 엄마 보고 싶어요."

진우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으나, 아이가 보고 있다는 사실에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즘 엄마 일이 많아서 바쁘데 오늘 아침에 통화했어. 지금 출장 중이고 곧 돌아온다고 했어. 그리고 너희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전해달래."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진우를 거짓말을 하며 아이들을 차에 태워 등원 시킨 뒤, 자신의 근무지은 HN은행으로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수진에게 메세지를 남렸다. ' 애들이 보고싶어해. 이젠 집에 들어올때 되지 았았어?'

수진은 메세지를 힐끔보고 일주일만에 돌아온 집에는 아이들의 옷과 장난감이 어질러진 작은 거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거지같아. 이러니 내가 집에 오기 싫지" 

수진은 신경질적으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통 닫아버렸다. 아이들을 향한 본능적인 애정보다 도진이 주는 화려한 일탈이 더 달콤했기에, 그녀는 애써 모성애를 외면하며 방 안으로 자신을 가두었다.

 비슷하 시각, 도진 역시 일주일간의 외박을 마치고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섰다. 이미 그의 외박에 익숙해진 지수는 묵묵히 자신만을 위한 1인분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 여보 미안해. 요즘 RV랑 투자계약 마무리 조절 중이라 바빠서 집에 들어오지 못했어. 화난거 아니지?"

도진이 지수의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으며 능청스럽게 물었다. 지수는 대답 대신 그의 팔을 차갑게 뿌리쳤다. 지난 일주일간  하수진의 SNS에 지난 일주일의 둘만의 밀월을 자랑하는 피드가 매일 올라왔다.

도진이 수진과의 8년의 공백을 메운다며 쏟아부은 금액은 무려 50억원, 지수에게 8년 동안 쓴 돈의 두 배가 넘는 액수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동안 지수가 받았던 선물들조차 도진의 지심이 아닌 그의 비서 한실장의 업무 리스트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었다.

"지수야 내 밥은 어디 있어? 나도 배고파. " 

" 없어. 당신이 언제온다고 나한테 연락한 통 없었잖아"

지수의 말에 도진은 자신이 지수의 연락처를 차단했었고 그 이후 단 한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수는 자신을 위해 준비한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 무슨 말을 그렇게 차갑게 해? 나 밖에서 고생하고 온거 알면서 "

"고생? 그래 고생했어. 50억 쓴다고 많이 힘들었겠네."

도진은 자신의 무관심을 짜증으로 승화하며 차갑게 말을 내뱉었지만 지수의 낮은 읊조림에 도진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무슨 소리야 50억은 RV투자금액이야. 연락 못해서 미안해. 다음엔 내것도 부탁해" 도진은 옷을 갈아입기위해 주방을 나갔다.

지수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사랑만 가득했던 연애 5년의 시절과 아이를 갖기위해 몸과 마음이 죽어가던 3년의 결혼생활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우리에게 아이가 없다면 다음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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