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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화 미끼와 덫

Penulis: 릴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26 17:00:39

아침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순간, 강도진은 옆자리에서 느껴지는 낯선 체온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옆에 누워 자는 척 숨을 죽이고 있는 여자, 한수진이었다.

순간 강도진의 머릿속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김미자의 폭로 이후 지수를 향한 죄책감 속에서 술에 취했던 어젯밤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을 속이고 여기까지 굴러들어온 한수진에 대한 분노와, 이따위 여자에게 휘둘린 지독한 자괴감이 그를 덮쳤다.

강도진은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비서 정지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비서. 지금 당장 사후피임약 사서 집으로 들어와."

20분 뒤, 차가운 표정의 정지상이 약과 물을 들고 들어왔다. 상황을 파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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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235화 수면 위의 진실

    디스팩트 편집국. 사방에 쌓인 서류 더미 사이로 성창규 기자가 붉어진 눈을 비비며 컴퓨터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었다.화면에는 한수진이 출산했던 산부인과 기록과, 이후 아동복지기관 및 위탁부모 데이터베이스 조회 결과창이 여러 개 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전부 '권한 없음' 혹은 '보안 접근 제한'."하, 미치겠네. 핏덩이가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성창규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꼬물거리다 내던졌다. 수진에게서 "아이가 있다"는 반응까지 끌어냈지만, 그 아이가 퇴원 후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브로커나 흥신소를 아무리 털어도 단 하나의 흔적조차 나오지 않았다."아이가 버려진 거라면 최소한 미입양 아동 시설이나 해외 위탁 기록이라도 밟혀야 정상인데. 이 정도로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는 건……."성창규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개인이 아니다. 국가 기관급 보안을 동원하거나, 거대한 재력으로 기록 자체를 매입해 삭제할 수 있는 인물.'강도진.'강도진 급의 재벌이 작정하고 손을 써서 은폐해 버렸다면, 자신이 아무리 족보를 털어도 아이의 행방이 안 밟히는 게 당연했다."아이 쪽은 벽에 막혔고…… 그럼 남은 건 그 '직원'놈인가."성창규는 와인바에서 수진이 뱉었던 문장을 떠올렸다. '그 사람이 지금 남편 회사 직원이었거든요.'수진의 계좌로 거액의 돈을 송금받았던 전 CB 그룹 마케팅 팀장, 문성태.성창규는 즉시 흥신소 쪽에 연락을 취해 문성태의 현재 거주지와 동선을 추적시켰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흥신소 실장에게서 의외의 연락이 돌아왔다.― 기자님, 그 문성태라는 친구 지금 집에 없습니다. 어젯밤 불법 하우스 도박장 단속 때 현장에서 잡혀가지고 경찰서 유치장에 처박혀 있어요. 아주 빈털터리가 돼서 징징대고 난리도 아닙니다.

  • 가장 잔인한 축복   234화 미끼와 덫

    아침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순간, 강도진은 옆자리에서 느껴지는 낯선 체온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옆에 누워 자는 척 숨을 죽이고 있는 여자, 한수진이었다.순간 강도진의 머릿속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김미자의 폭로 이후 지수를 향한 죄책감 속에서 술에 취했던 어젯밤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을 속이고 여기까지 굴러들어온 한수진에 대한 분노와, 이따위 여자에게 휘둘린 지독한 자괴감이 그를 덮쳤다.강도진은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비서 정지상에게 전화를 걸었다."정 비서. 지금 당장 사후피임약 사서 집으로 들어와."20분 뒤, 차가운 표정의 정지상이 약과 물을 들고 들어왔다. 상황을 파악한 한수진은 침대 구석으로 물러서며 악을 썼다."이거 놓으라고! 내가 왜 이 약을 먹어! 싫어, 안 먹어!""먹어. 내 참을성을 시험하지 마라, 한수진."성인 남성 둘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정지상이 수진의 팔을 강하게 결박하고, 강도진이 턱을 틀어쥐어 약과 물을 강제로 목구멍 너머로 밀어 넣었다.약물이 넘어가자마자 한수진은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었다. 붉어진 눈으로 강도진을 노려보는 그녀의 얼굴은 악에 받쳐 있었다."너 진짜 악마야……! 내 아이 빼앗아간 거 너잖아! 당신이 내 애 치워버렸잖아! 돌려줘! 내 아이 돌려내라고!"

  • 가장 잔인한 축복   233화 단단해지는 울타리

    모니터의 파란 빛 아래, '디스팩트' 성창규 기자는 놋쇠 라이터를 달각거리며 수첩을 펼쳤다. 수첩 한쪽에는 '제3의 남자', 그리고 그 바로 옆에는 '강도진'이라는 이름이 굵게 적혀 있었다.강도진의 행보는 기자의 눈에 지독하게 모순되어 보였다. 얼마 전 성대한 기자회견까지 열어 한수진을 보호하는 듯 행동했고, 그녀를 회사 핵심 직책으로 복귀시킨 것도 모자라 자신의 집으로 들였던 남자였다. 그런데 정작 세간에서 한수진을 '아동 유기범'으로 몰아가며 사지가 찢기도록 물어뜯는 이 상황에는 단 한 줄의 해명 기사나 법적 대응조차 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었다.'이상하잖아. 정말로 한수진을 보호하려는 거라면 왜 이 타이밍에 손을 놓고 있지? 도덕적 타격이나 치부가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한수진이 모든 비난을 뒤집어쓰도록 방치하는 건가? 아니면…… 한수진이 아이를 버린 건 맞는데, 강도진이 그걸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공모한 건 아닌가?'이 모순된 태도에서 기자의 정교한 가설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성창규는 일단 모든 의문의 중심인 한수진부터 철저히 파헤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정재계 큰 건을 취재할 때마다 비밀리에 도움을 받던 흥신소 실장과 해커에게 연락을 넣어 한수진의 금융 거래 내역과 과거 동선을 샅샅이 뒤지라고 지시했다.며칠 뒤, 성창규의 손에 결정적인 자료들이 쥐어졌다.한수진의 계좌 내역에는 기이한 흐름이 존재했다. 강도진을 만나기 전에는 마케팅 팀장 문성태에게 매달 용돈 식으로 돈을 입금받았던 기록이 있었고, 강도진과 본격적으로 얽히면서 잠시 멈췄다가, 문성태가 회사에서 해고당한 직후부터는 역으로 한수진이 문성태에게 매달 큰돈을 송금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여기에 흥신소가 확보한 호텔 로비 CCTV 복원 화면에는 한수진이 문성태와 밀회를 즐기는 모습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강도진 몰래 뒤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는 건데…….

  • 가장 잔인한 축복   232화 탐욕의 덫

    CB 그룹 본사 14층, 쥬얼리 디자인 사업부의 분위기는 사막의 밤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화려한 디자인 3팀장실에 홀로 앉아 있던 한수진은 연신 손톱을 뜯으며 창밖을 노려보았다. 복도를 지나치는 직원들은 짐짓 모른 척하며 지나쳤지만, 유리에 비친 그들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비웃음과 경멸이 서려 있었다.점심시간 사내 식당에서의 굴욕은 시작에 불과했다. 복도 중앙 휴게실을 지나칠 때마다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수군거림이 수진의 귓가를 환청처럼 파고들었다."이사회 승인받고 들어왔다고 어깨에 힘주는 것 좀 봐. 그래봤자 실적 하나 못 내면 끝 아니야?""소문 들었어? 한수진이 진짜로 아이를 유기한 게 맞나 봐. 그러니까 대표님이 예전과 다르게 사택에 밀어 넣기만 하고 쳐다보지도 않으시지.""어쩐지, 대표님이 요새 사내 행사에 한수진 이름은 싹 빼라고 지시하셨다던데? 조만간 또 쫓겨나는 거 아니야?"직원들의 노골적인 무시와 찌라시 같은 소문에 수진의 이가 부득부득 갈렸다. 본인이 꿈꾸던 복귀는 CB의 구원자이자 여왕이었지, 사내의 버려진 유령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한 이 비참한 왕따와 모멸감의 근원이 오직 강도진 대표의 서늘한 냉대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수진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늦은 밤, 포스트 빌리지 2층 서재.강도진 대표는 완전히 망가지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비워진 위스키 병들이 어지럽게 굴러다녔고, 고급 카펫 위에는 깨진 글라스 잔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독주를 물처럼 비워내도 가슴 깊은 곳을 짓누르는 죄책감과 허무함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김미자의 폭로로 진실이 밝혀진 후, 도진을 덮친 건 지수를 향한 뼈아픈 후회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형벌 같은 고통이었다."대표님…… 제발 그만 마시십시오. 속 다 뒤집어지십니다."비서가 안절부절못하며 말렸지만, 도진은 피로와 알코올로 붉

  • 가장 잔인한 축복   231화 찬란한 복귀는 없었다

    CB 그룹 본사 14층, 쥬얼리 디자인 사업부.복도를 지나가는 직원들의 시선에는 숨길 수 없는 서늘함과 거부감이 짙게 깔려 있었다. 화려한 스틸레토 힐 소리를 내며 걸어오는 한수진의 손에는 단출한 개인 소지품 박스가 들려 있었다.수진은 입술을 짓씹으며 강도진이 내어준 디자인 3팀장실 문을 열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앉아야 할 자리는 'CB 패션&쥬얼 총괄 디자이너' 직함이어야 했다. 김미자의 협박과 친자 조작 사건의 피해자로서 언론의 동정표를 얻어내며 CB에 재입성할 때만 해도, 수진은 자신이 CB의 구원자이자 여왕처럼 화려하게 복귀할 줄 알았다.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강도진은 수진에게 총괄 자리는커녕, 기존에 존재감조차 미미했던 쥬얼리 3팀장 자리를 던져주는 데 그쳤다."팀장님, 오셨습니까."사무실 안에 모여 있던 팀원 세 명이 건성으로 고개를 숙였다. 영혼이라곤 하나도 없는 뻣뻣한 인사였다.수진은 박스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특유의 도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과거 도진의 연인이자 브랜드의 중심이었던 시절의 오만함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었다."다들 모였네요. 내가 이번에 쥬얼 3팀을 총괄하게 된 한수진입니다. 세간의 오해 때문에 잡음이 좀 있었지만, 내 실력과 감각은 이미 검증된 거나 다름없으니 다들 날 믿고 따라오면 됩니다. 이번 시즌 메인 라인업부터 전면 수정할 테니까, 기존 안 전부 가져오세요."수진의 당당한 요구에 팀원들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가장 고참인 윤 대리가 지극히 차가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한 팀장님, 죄송하지만 이번 시즌 라인업은 이미 기획조정실과 이사회 승인까지 다 끝난 상태입니다. 찰스 총괄님 지시로 디자인 수정은 불가능합니다.""찰스? 그 양반은 패션 총괄이지 쥬얼리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할 권한은 없을 텐데요?""경영진 지시

  • 가장 잔인한 축복   230화 바람이 머무는 바다

    시즌 오프닝 패션쇼가 대성공으로 끝나고 연일 주문이 폭주하던 날, 성수동 THE MOON의 이지수 대표실은 여전히 불이 밝혀져 있었다. 지수는 다음 컬렉션의 러프 스케치를 펼쳐놓고 서류와 원단 샘플 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박진우가 들어왔다. 그는 지수의 손에 들린 만년필을 부드럽게 빼앗아 들었다. "쉬는 것도 엄연한 업무의 연장입니다, 이 대표님." "진우 씨? 하지만 아직 라인업 체크도 남았고……." "나머지는 팀원들과 내가 완벽하게 처리할 겁니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유일한 일은 군말 없이 날 따라오는 겁니다." 차에 올라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도착한 곳은, 에메랄드빛 남해 바다가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프라이빗한 별장이었다. "진우 씨, 여기가 어디예요? 회사 일도 그렇고…… 현수랑 현지, 우리 예인이까지 아이들만 두고 나만 이렇게 나와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지수가 아이들 걱정에 긴장을 풀지 못하자, 진우가 나지막하게 웃으며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화면 속에는 마당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는 진우의 두 아이 현수, 현지와 지수의 딸 예인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쥐여주며 온화하게 웃고 계신 지수의 부모님이 계셨다."이게…… 부모님이 왜 아이들과 계세요?""어머님과 아버님이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현수랑 현지, 예인이까지 할머니, 할아버지랑 놀이공원 가기로 했다며 신이 났더군요."지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진우를 바라보자, 진우가 지수의 볼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미소를 지었다."사실 이번 휴가, 어머님이 제게 먼저 부탁하신 겁니다. 그동안 너무 큰 풍파를 겪으며 제 자신을 깎아먹던 지수가 또 일에 파묻혀 지낼까 봐 걱정되신다면서요. 아이들은 당신들이 책임질 테니, 지수 데리고 어디 가서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다 오라고요.""엄마가……

  • 가장 잔인한 축복   7화 D-9

    전날 시어머니에게 수모를 당하고 돌아온 지수는 K국에 있는 오빠 이지현에게 연락을 했다. " 오빠~ 잘 지내? 너무 오랫만에 연락했지? 실은 나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 지금 K국은 아침 6시였다. 지현은 시차도 잊은 채 걸려온 동생의 목소리에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다정한 웃음을 지었다."우리 공주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 줘야지. 무슨 일인데. 말만해. 오빠가 다 처리해 줄께."여전히 자신을 아껴주는 오빠의 음성이 지수는 목이 메었지만, 간신히 감정을 억눌렀다. " 오빠 나 아이가 생기면 혼자서 회사를 운영하기

  • 가장 잔인한 축복   6화 D-10

    3일간 안정을 취한 지수는 외출준비를 서둘렀다.거울 앞에 선 지수의 차림새는 단조로웠다. 연한 하슬색 원피스에 검은색 C사의 핸드백이 전부였다. 초췌해진 얼굴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ㅇ낳았고 푸석해진 머릿결과 여전희 볼록하게 남아있는 복부는 지수를 실제보다 훨씬 지쳐보이게 했다.누가 이모습을 보고 스물여덟의 꽃다운 나이라 할까. K국의 공주님으로 불리던 지수는 이제 A국의 가정부보다 못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지수는 거울 속 낯선 여자를 뒤로 한채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집을 나섰다.그녀의 차는 도진이 3년전 결혼 기념으로 사준

  • 가장 잔인한 축복   5화 D-14

    7일간 입원 치료를 마치고 영양제로 간신히 기력을 회복한 지수는 배아 이식을 끝내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도진에게서는 단 한통의 연락도 없었다.지숙 역시 먼저 손을 내밀 기운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적막하고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거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지수의 귓가에 가정부의 은밀한 전화 통화 소리가 드려왔다."네 사모님 진짜라니까요. 그 여자가 일주일이나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분명 다른 남자가 생긴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사장님은 방치할수는 없는 거죠 . 네 ,맞아요 제가 어떻게 사모님께 거짓말을 할

  • 가장 잔인한 축복   4화 안녕 나의 8년의 시간 4

    도진과 전화를 마친 지수는 떨리는 숨을 몰아쉬며 휴대폰을 조작했다. 익숙한 번호가 아닌, 철저히 숨겨두었던 가른 번호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실장인 혹시 오늘 CB 그룹과 투자 회의가 잡혀 있나요? "라고 물었다. " 네 사장님. 오늘 오후에 미팅이예정되어 있습니다. 혹시 변동사랑이 있으신가요?지수의 입가에 서늘안 미소가 번졌다. 도진이 그토록 화를 내며 중요하도고 외쳤던 미팅은 역시나 지수의 RV인벤스먼트와의 미팅이었다. " 네 변동 사항이 있습니다. 미팅은 그대로 진행해 주세요. 대신 계약서에 싸인은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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