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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

작가: 릴리
last update 게시일: 2026-04-11 18:04:06

3일간 안정을 취한 지수는 외출준비를 서둘렀다.

거울 앞에 선 지수의 차림새는 단조로웠다. 연한 하슬색 원피스에 검은색 C사의 핸드백이 전부였다. 초췌해진 얼굴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ㅇ낳았고 푸석해진 머릿결과 여전희 볼록하게 남아있는 복부는 지수를 실제보다 훨씬 지쳐보이게 했다.

누가 이모습을 보고 스물여덟의 꽃다운 나이라 할까. K국의 공주님으로 불리던 지수는 이제 A국의 가정부보다 못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지수는 거울 속 낯선 여자를 뒤로 한채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집을 나섰다.

그녀의 차는 도진이 3년전 결혼 기념으로 사준 아우디 A4였다. 

"지수야 지금인 작은 차지만 나중엔 너에게 어울리는 블랙페라리 꼭 사줄께" 그가 다짐했던 드림카는 이제 도진의 소유가 되었고, 그 차의 옆자라는 더 이상 지수의 자리가 아니었다. 운전대를 잡은 지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RV인벤스먼트의 김실장이었다.

"사장님 CB그룹에서 계약건으로 지속적으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3일간 지수는 이 투자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예전이었으면 그냥 계약을 진행했을테지만 자신을 떠날지도 모르는 남자에게 자신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내연녀에게 바칠 선물을 사주게 할 수는 없었다.

" 김실장님 계약은 진행하세요 하지만 투자금은 현재 100억에서 절반 50억으로 내리고 계약서에 조항하나를 반드시 추가하세요"

"CB드룹 대표이사의 스캔들 및 이미지 손상시 투자 계약은 모효가 되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금은 투자금의 3배를 RV에 지급한다."

지수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네 사장님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지수의 요구에 김실장은 잠시 멈짓 했으나 이내 지수의 결단을 그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30분 뒤 지수는 도진의 본가에 도착을 했다.

지수의 도착을 알면서도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수를 유령 취급하며 지나쳤다. 도진과 연애를 하고 결혼한 초반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지수가 시댁에 도착하면 사용인들은 정중히 인사를 했도 그녀의 시모 김미자와 시부 강수한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결혼 첫해 가진 첫 아이를 유산하면서 시댁의 냉대게 시작되었다. 핏줄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진 시댁에서 지수는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인'이었다.

" 어머니 저 왔어요."

지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찻잔 하나가 날아왔다. 찻잔은 지수의 얼굴을 간ㅁ발의 차로 지나쳐 벽에 부딪히며 요란하게 깨졌다. 파편 하나가 지수의 뺨을 스쳤고, 붉은 핏발울이 배어 나왔다. 시어머니는 김미자는 상청 입은 지수를 보며 오히려 더 큰소리로 악을 썼다.

"니가 얼마나 잘났길래 우리 귀한 도진이를 방치해. 너 일주일동안 어디 갔었어! 그 더러운 몸둥이 아무대나 굴리고 다닌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부른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 분노로 일그러진 시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지수는 잠시 숨을 골랐다. 뺨의 통증 보다 더 선명하게 떠로르는 것은 마음속의 카운트다운이었다,

"내 아들이 좋다고 하니까 받아줬지, 네가 이뻐서 이 집 며느리고 들인 줄 알아?"

쏟아지는 교성을 무시하며 지수는 생각했다.

'이제 10일 남았어' 

기약 없는 기다림은 지수를 지치게 했지만 끝이 보이는 기다림이었기에 지수는 지금 이 수모를 견뎌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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