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진석이 못 봤을 줄 알았다면 오산이었다. 정재는 심씨 집안 총수를 상징하는 반지를 검지에서 중지로 옮겼다. P국에서는 연인이 있다는 뜻이었다.아파트에서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정재는 일부러 그런 건지 몰라도 진석의 눈앞에서 손을 수없이 움직였다.‘어젯밤 회장님이랑 임주예 씨 사이에 꽤 진전이 있었나 보네.’정재가 그제야 주예에게 설명했다.“나랑 P국에 가는 거야. 어때?”이미 심건훈의 사람들을 안팎으로 모두 정리해 둔 뒤였다. 그러고 나서야 안심하고 주예를 데려갈 수 있었다.“하지만 나 출근해야 하는데...”주예가 작게 중얼거렸다.“일주일만 있다가 올 거야. 휴가는 내가 얘기해 놨어.”정재가 주예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도해산도 아는 사이였다. 어릴 때부터 주예를 그림 수업에 데려다줬기에, 도해산도 남다른 분위기의 젊은이를 기억했다.정재가 메시지를 보내자 도해산은 바로 알겠다고 했다.‘P국에 가는 거야.’이번에는 정재가 자신을 혼자 두고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주예의 눈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숨길 수가 없었다.기쁘면서도 조금 긴장됐다.‘나를 자신이 사는 곳으로 데려간다는 건, 가족도 만난다는 뜻 아닐까?’주예는 입술을 깨물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야?”어머니 백정란을 떠올린 정재의 눈이 차가워지면서 주예에게 말했다.“중요하지 않아. 신경 안 써도 돼.”‘중요하지 않다고? 내가?’“응.”주예는 입술을 깨물고 다른 곳을 봤다. 우유도 더 마시지 않았다.살짝 처진 입꼬리를 보자, 정재는 주예가 엉뚱하게 받아들였다는 걸 알아차렸다. 난감한 듯 한숨을 쉬면서 긴 팔을 뻗었다. 곧바로 주예를 끌어안아서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무슨 생각을 한 거야?”얼굴을 바짝 가까이해 눈을 맞췄다.“네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야. 우리 집안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거지. 긴장할 필요 없어.”‘그러면 나는 중요하다는 뜻이네.’주예는 핵심을 잘 짚었다고 생각했다.전용기 내부는 호화롭고 편안했다.
대답은 없었다.정재의 목소리가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검은 눈이 밤의 어둠과 하나가 됐다.한참 뒤, 주예가 코끝에서 흐릿한 소리를 냈다.“응...”정재가 비로소 웃었다. 왼손 검지에 낀 금반지를 천천히 빼서 중지에 옮겼다. 그러고는 흡족하게 눈을 감았다.다음 날 동이 트기 전에 정재는 눈을 떴다.4시간도 채 자지 못했지만 마음은 이상할 만큼 충만했다.오늘은 반드시 P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예약해 둔 출발 시각은 아침 6시였다.정재는 아쉬운 마음에 주예를 한 번 더 안고 볼에 입을 맞췄다. 조용히 일어나려는데 뭔가가 옷자락을 붙들고 있었다.내려다보니 주예의 하얀 손이 상의 끝을 꽉 쥐고 있었다.어젯밤 헤어지기 싫어하던 눈길이 떠올랐다. 정재는 아예 몸을 숙여서 주예의 볼을 가볍게 두드렸다.“일어나.”주예는 막 잠든 것 같은데 깨운 듯한 기분이었다. 흐릿하게 눈을 뜨며 정재를 봤다.“응? 다 씻었어?”아직도 어젯밤인 줄 알았다.정재가 웃음을 흘렸다.“옷 입어. 데려갈 데가 있어.”그러고는 덧붙였다.“한참 차를 타야 하니까 가면서 더 자.”“응.”잠이 덜 깬 주예는 뜻밖에도 고분고분했다. 시키는 대로 하고, 더 묻지도 않았다. 정재가 마음을 바꿔서 고씨 본가로 데려다주려나 싶었다.사실 머리가 아직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앞서 겪은 일도 많았고 감정도 크게 요동쳤다.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서 몸은 긴 수면을 요구했다. 충분히 자야 기운을 되찾을 수 있으니.정재는 눈을 반쯤 감고 옷을 입는 주예를 봤다. 어릴 때 이불 속에서 버티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정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 쉬면서도 옷을 하나하나 입혀 줬다. 그대로 안아서 차에 태우고 학교 앞에 도착할 때까지 자게 했다.주예는 서둘러 씻고 옷을 입은 뒤 정재를 따라 차에 올랐다.초봄이라 이른 아침은 아직 조금 추웠다. 차 안에는 난방이 충분히 따뜻하게 켜져 있었다. 주예는 다시 눈을 감고 곧바로 잠들었다.목적지에 도착하자 정재는 주예를 깨워서 차에
정재의 미간이 깊게 일그러졌다.“어쩌다 다쳤어?”“차가 뒤집힐 때 깨진 유리에 긁혔어.”주예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정재 앞에서는 자꾸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었다.낮에 의사가 이미 처치한 상처였다. 하지만 나중에 하늘빌에서 진후와 실랑이를 하며 격하게 몸부림치는 바람에,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면봉으로 약만 바르면 되는 상처가 아니었다.정재는 얇고 투명한 멸균 장갑을 꼈다. 라텍스 너머 손끝으로 상처 주변을 눌렀다. 동작 하나하나가 능숙하고 조심스러웠다.그런데 오히려 그 반듯한 손길 때문에 주예는 공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장갑을 끼고 있는데도 정재의 체온이 조금씩 피부에 스며드는 듯했다. 전기가 흐르듯 온몸이 떨렸다.주예는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온통 붉어져서 손바닥을 세게 꼬집으며 신경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했다. 몸은 통증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늘게 떨렸다.정재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약을 바르는 과정은 무척 느렸다. 주예가 더는 참지 못하고 막 밀어내려던 때, 드디어 기다리던 말이 들렸다.“됐어.”주예가 고개를 들었다.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이번에는 정말 끝난 거야? 다 발랐어?”또 한 번 이 과정을 겪을 자신은 없었다.“응.”“그, 그럼 나는 갈게.”주예는 곧바로 일어나서 도망치려고 했다.“간다고? 어디로?”정재가 손목을 붙들었다. 웃는 듯한 얼굴로 눈썹을 올렸다.“나한테 약속한 거, 모르는 척하려는 건 아니지?”주예는 말문이 막혔다. 함께 자겠다는 얘기를 정재는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얼굴에서 목까지 붉게 물들면서 주예가 더듬거렸다.“안, 안 잊었어.”“그럼 침대에서 기다려. 씻고 올게.”말을 마친 정재는 주예를 더 보지도 않은 채 욕실로 들어갔다.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지금 그 물은 정재의 몸 위로 흐르고 있을 터였다.주예는 침대에 멍하니 앉은 채 그 물소리를 들었다. 머릿속에서 기억들이 하나씩 떠올랐다.그날 밤은 약에 취해서 정신이 흐렸다.
“뭐 하려고?”주예는 놀란 토끼처럼 움츠러들었다. 정재가 다가오자, 두 손으로 바지 허리춤을 꽉 움켜쥐었다.“무릎이랑 다리에도 발라야지.”정재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내, 내가 할게. 거긴 손이 닿아.”주예가 얼굴을 돌렸다.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정재는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주예는 어릴 때부터 이런 눈길을 무서워했다. 주예가 사고를 칠 때마다 정재는 늘 그렇게 봤으니까. 혼내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면 얼마 못 가서 찔린 주예가 먼저 잘못을 인정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잘못한 게 없었다.‘절대 넘어가면 안 돼.’주예는 속으로 자신을 다잡았다.몇 분 동안 버티다가 결국 정재가 먼저 물러섰다. 목소리도 부드러워졌다.“알았어. 네가 해. 할 줄은 알아?”주예는 할 줄 아는 정도가 아니었다. 아주 익숙했다. 지난 3년 동안 아프거나 다치면 늘 혼자 약을 발랐다. 더 오래전, 아버지가 아팠을 때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돌봤다. 이런 일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주예는 새 면봉을 집어들고 능숙하게 약을 묻혔다.너무 익숙한 손놀림에 정재의 가슴이 아팠다.‘얼마나 자주 다쳤으면 저렇게 익숙해졌을까?’그런데 주예의 손이 멈추더니 고개를 들고 정재를 봤다.“당신... 얼굴 좀 돌려.”이번에는 정재도 놀리지 않았다. 그 말대로 몸을 돌리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남자가 멀어지는 걸 보고나서야, 주예는 비로소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짓단을 걷어서 무릎에 난 멍과 상처에 조심스럽게 약을 발랐다. 그러고는 허리춤을 벌리고 곁눈질로 내려다봤다. 다른 손에 약을 묻힌 면봉을 허리 쪽으로 넣고 허벅지를 따라서 조금씩 닦았다.허벅지 안쪽 윗부분의 상처는 화끈거렸다. 정재가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 끝내고 싶어서 손을 빨리 움직였다.“읏.”위치가 잘 보이지 않아서 면봉이 상처를 세게 찔렀다. 주예는 훅 숨을 들이마셨다. 아파서 눈물마저 고였다.그때 정재가 연분홍 잠옷 한 벌을 들고 침실에서 나왔다.“
임신해서 그런지 몸이 유난히 예민했다. 감정도 마찬가지였다. 주예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주예는 정재의 품에 파고들면서 한껏 기대고 있었다. 자세가 약간 불편한 듯해서 조금 움직이자, 정재가 낮게 신음을 흘렸다.“다쳤어?”주예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디 다쳤는데? 보여줘.”“안 다쳤어.”정재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가만히 앉아 있어. 움직이지 말고.”“응.”주예가 얌전히 멈췄다.“어? 고 회장님 댁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누가 그 집으로 간다고 그랬어?”정재가 되물었다.“나랑 하룻밤 지내면 단서 알아봐 주기로 했잖아. 벌써 잊었어?”‘누가 그쪽이랑 그런 약속을 했는데?’주예가 눈을 굴렸다. 그래도 반박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빨리 정재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기에.고개를 숙인 채 얌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에 정재의 마음이 더 부드러워졌다.검은 벤틀리가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 전에 머물던 아파트였다.차 문이 열리자, 정재는 주예의 손을 잡고서 성큼성큼 걸었다.엘리베이터가 18층으로 올라갈수록 주예의 심장이 점점 빨라졌다.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정재는 주예를 1801호로 데려갔다. 바로 정재의 집이었다.집에 들어가자마자 정재가 주예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겉옷이 벗겨지자 안에 입은 얇은 끈 민소매가 드러났다.“이, 이렇게 바로? 샤워... 안 해?”주예는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았다. 말이 자꾸 꼬였다.차에서 정재가 같이 하룻밤 자자고 했던 말을 잊지 않았다.“머릿속에 대체 무슨 생각이 들어 있는 거야?”정재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주예를 봤다.“임주예, 좀 순수해지면 안 돼? 왜 그렇게 욕심이 많아?”그러면서 구급함을 가져왔다.“어디 다쳤는지 보자.”정재는 면봉에 소독약을 묻혀서 상처를 조심스럽게 닦고 약을 새로 발랐다.하얀 피부에 면봉이 스쳤다.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피부에는 금방 붉은 흔적이 생겼다.정재는 남몰래 숨을 들이마셨다.‘너무 예민하네. 그날도 이랬을까?’지난번에는 서둘러 떠나느라 주예의 몸에
주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정재가 이렇게 대놓고 짓궂은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 주예가 부끄러움과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목소리 좀 낮춰. 차 안에 다른 사람도 있잖아.”운전하던 진석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재빨리 오디오 볼륨을 높였다. 낮고 거칠게 갈라지는 남자 가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내 자리는 차 안이 아니라 차 밑인가 봐...”주예는 말문이 막혔다.정재도 아무 말이 없었다.진석마저 조용해졌다.어차피 분위기는 깨졌다. 진석은 결국 한마디를 더 보탤 수밖에 없었다.“두 분, 안전벨트 매 주세요.”달리는 차 안에서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위험했다.주예는 바로 정재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정재가 멀리 가는 건 허락하지 않아서 바로 옆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허벅지가 빈틈없이 맞닿았다.잠시 조용히 있던 주예가 사뭇 진지하게 해명했다.“한진후도 그냥 하룻밤 지내라는 거였어. 침대는 따로 쓰는 거지, 같이 자는 게 아니라고.”“나도 침대는 따로 쓰자는 말이었는데? 너는 무슨 생각을 한 거야?”정재가 웃는 듯 마는 듯 주예를 바라봤다.주예는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 창밖으로 얼굴을 돌렸다.“당신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줄 알았으면 한진후 말대로 남을걸!”웃음기를 머금고 있던 정재의 검은 눈이 대번에 착 가라앉았다. 주예를 감싼 왼손이 등을 타고 천천히 올라갔다.“너 많이 컸다? 이혼한 거 후회해? 다시 만나고 싶어?”주예가 대답하기도 전에 손끝이 도드라진 견갑골에 닿았다. 정재가 미간을 찌푸렸다.“살 빠졌네. 검진은 받았어? 결과는?”“괜찮아. 큰 문제는 없어.”주예는 눈길을 피했다. 뭔가 감추고 있는 게 분명했다.정재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검은 눈이 조금 가늘어졌다. 주예의 말을 전부 다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차 안이 조용해졌다. 진석이 룸미러를 확인하면서 때맞춰 말했다.“회장님, 주예 씨. 납치한 사람들에 대해 단서를 조금 찾았습니다
주예는 가슴이 답답하게 막혀 왔다.그리고 숨을 깊게 들이쉰 뒤, 진후의 SNS 계정을 다시 열었다.화면이 넘어가자 진후가 기록해 둔 일정들이 줄줄이 떠올랐다.[규나 건강검진][규나 항공권, 호텔 예약][규나 생일][규나...]주예와 관련된 기록은 맨 아래까지 내려가서야 하나 나왔다. 3년 전,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주예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손끝이 조금씩 식어 갔다.‘정말 끝까지 이랬네.’주예는 올라오려는 감정을 꾹 눌러 삼킨 채 다른 폴더를 열고 나서, 진후가 최근에 사들인 부동산, 주식 거래 내역
밤, 7시 반.주방 안에는 뜨거운 김이 가득 차 있었다.도미찜은 찜기 위에서 김을 올리고 있었고, 갈비찜은 자작하게 졸아들고 있었으며, 두부는 반듯한 모양으로 가지런히 썰려 있었다. 냄비에 담긴 육수는 불 위에서 천천히 끓고 있었다.진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짙은 색 코트 안에는 날렵하게 재단한 수트를 받쳐 입고 있었고, 넥타이는 느슨하게 조금 풀어져 있었다.주예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진후의 매서운 눈매가 조금 누그러졌다.주예는 주방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기척이 들렸는데도 주예는 돌아보지 않
진후의 말투는 부드러웠다. 마치 어디까지나 주예를 배려하는 사람처럼 들렸다.하지만 주예는 진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말들은 결국 진후 자신이 품고 있는 보잘것없는 죄책감을 덜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진후는 주예가 늘 그랬듯 알아서 사양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그래.” 주예가 받아들였다.“응? 뭐라고 했어?” 진후가 멈칫했다. 뜻밖이라는 기색이 스쳤다.“좋다고. 이제 몸도 거의 다 나았고, 당신 친구들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주예는 가볍게 웃었다.‘어차피 앞으로는 만날 일도 없을 테니까.’...다음
“사모님?”여주댁이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봤다.“아직 안 주무셨어요?”“응...”주예는 대답하려 했지만 목이 잔뜩 잠겨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겨우 숨 섞인 소리만 흘러나왔다.여주댁은 급히 안으로 들어와 주예의 이마에 손을 대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어머, 이게 무슨 일이에요? 열이 너무 심하잖아요.”“비를 좀 맞아서 그런가 봐요.”주예는 힘겹게 웃어 보였다.“약은 먹었어요.”“이렇게 있으면 안 되죠.”여주댁 목소리에 다급함이 묻어났다.“이대로 열이 더 오르면 큰일 나요.”여주댁은 곧장 핸드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