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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Autor: 노에빌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16 18:52:18

“…윤태하, 그 손 치워. 내 아내한테 허락도 없이 손대지 마.”

기내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서윤은 자신을 향해 뻗어 있던 태하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태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정확히는, 비행기가 이륙하며 기체가 흔들리는 순간 서윤이 중심을 잃을까 봐 손을 잡아 준 것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강도윤은 마치 현장에서 범죄라도 적발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서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뭐라고요?”

도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못 들었습니까?”

“들었어요.”

서윤은 태하의 손을 가볍게 놓고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도윤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요.”

“한서윤 씨.”

“강도윤 씨가 지금 제 남편이라고 하신 거예요?”

도윤은 입을 다물었다.

“아니면 계약 상대인 제가 다른 남자와 손을 잡는 게 계약 위반이라고 하신 건가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럼 무슨 뜻인데요?”

서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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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30화. 내가 허락 못 해

    서윤이 식당 안으로 돌아왔을 때 태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의자를 빼 주었다.“괜찮아?”“응.”서윤은 자리에 앉았다.“미안해. 괜히 분위기 망쳤네.”“그런 말 하지 마.”태하는 그녀의 앞에 물을 놓아 주었다.“오늘은 나랑 밥 먹으러 온 거잖아. 그럼 나랑 즐겁게 보내면 돼.”서윤은 태하를 바라보았다.“너는 정말….”“응?”“너무 좋은 사람이야.”태하의 표정이 잠깐 멈췄다. 그 말이 기쁘면서도 아팠다.좋은 사람. 서윤이 자신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말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다.그는 웃으며 물었다.“그럼 좋은 사람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줄래?”서윤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당장 대답하라는 뜻은 아니야.”태하가 덧붙였다.“다만 나는 네가 누군가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나한테 오는 건 원하지 않아. 네가 정말로 나를 선택하고 싶어졌을 때, 그때 내 손을 잡아 줬으면 좋겠어.”서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태하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잡지 않았다. 그저 미소 지었다.“자, 음식 식겠다. 먹자.”서윤은 웃으며 포크를 들었다.그때였다. 식당 직원이 다가왔다.“실례합니다. 혹시 한서윤 고객님이실까요?”서윤이 고개를 들었다.“네?”“옆 테이블 고객님께서 와인을 보내셨습니다.”직원이 테이블 위에 와인 한 병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작은 카드를 건넸다. 서윤은 카드를 받아 들었다. 익숙한 필체였다.[식사는 편하게 하세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서윤은 카드를 내려놓았다.“…진짜 어이가 없네.”태하가 물었다.“누가 보냈어?”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돌렸다. 식당 한쪽 구석. 강도윤이 혼자 앉아 있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메뉴를 보고 있었다.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멈췄다.'방해하지 않겠다고? 그럼 왜 여기 있는 건데?'서윤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29화. 우연치고는 지나치게 집요한 남자

    다음 날 오후 일곱 시.서윤은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고쳐 걸었다. 검은색 원피스에 작은 진주 귀걸이. 평소보다 조금 신경 쓴 차림이었다.오늘은 태하와의 저녁 약속이 있었다.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 날이었으니까.휴대전화가 울렸다.[나 먼저 도착했어. 천천히 와.]태하의 메시지였다. 서윤은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금방 갈게!]그리고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이번에는 강도윤이었다.[어디입니까?]서윤은 화면을 바라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왜요?]답장은 바로 도착했다.[할 이야기가 있습니다.][무슨 이야기요?][만나서 하죠.]서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제부터 대체 왜 저러는 걸까.업무 이야기가 있다더니, 정작 무슨 일인지는 말해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시하자니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신경이 쓰였다.결국 서윤은 짧게 답장을 보냈다.[내일 업무 시간에 이야기하세요. 오늘은 약속이 있습니다.]전송 버튼을 누르자마자 답장이 왔다.[알겠습니다.]…정말? 서윤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순순히 물러난다고? 평소 같았으면 한마디쯤 더 덧붙였을 사람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뭐, 잘된 일이었다. 오늘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보내고 싶었다. 그 상대가 강도윤이 아니라 윤태하라는 사실이, 이제는 조금도 미안하지 않았다.식당에 도착한 서윤은 입구에서 걸음을 멈췄다. 예약자 이름을 확인한 직원이 웃으며 안내했다.“윤태하 고객님께서 예약하신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태하는 창가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윤이 다가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빼 주었다.“왔어?”“응. 오래 기다렸어?”“아니. 나도 방금 왔어.”태하는 서윤을 바라보다가 웃었다.“오늘 예쁘네.”서윤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어색하게 웃었다.“갑자기?”“갑자기가 아니라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인데.”“너 요즘 진짜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28화. 업무 이야기가 먼저입니다

    도윤이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친 순간, 프런트 직원이 말했다.“고객님, 요청하신 대로 같은 층에 객실을 준비했습니다.”도윤은 잠시 침묵했다.요청? 자신이 그런 요청을 했던가? 아. 비서에게 호텔 정보를 확인하라고 했을 때, 비서가 알아서 조정한 모양이었다.도윤은 그 사실을 굳이 바로잡지 않았다.“알겠습니다.”객실 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복도 끝에서 서윤이 태하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서윤은 웃으며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태하가 그녀의 캐리어를 끌고 있었고, 서윤의 손에는 작은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두 사람이 도윤을 발견했다. 서윤의 웃음이 사라졌다.“…설마.”도윤은 태연하게 객실 키를 들어 보였다.“여기서 뵙네요.”서윤은 그의 손에 든 키를 확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객실 번호를 확인했다. 도윤의 객실은 바로 옆이었다.“강도윤 씨.”“네.”“이것도 우연이에요?”도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물론입니다.”태하가 작게 웃었다.“정말 우연일까요?”도윤의 시선이 태하에게 향했다.“무슨 뜻입니까?”“아니요. 그냥 신기해서요.”태하는 서윤의 캐리어를 객실 앞에 세워 두었다.“세상 참 좁네요.”“그러게요.”서윤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도윤을 향해 말했다.“그럼 내일 뵐게요. 오늘은 좀 쉬고 싶어서요.”“잠깐.”도윤이 그녀를 불렀다. 서윤이 돌아보았다.“내일 저녁, 업무 관련해서 논의할 게 있습니다.”“내일 미팅 끝나고요?”“아니요. 저녁에 따로.”서윤은 잠깐 고민했다.“태하랑 저녁 약속이 있는데요.”그 순간. 도윤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취소하세요.”말이 떨어지자마자 복도가 조용해졌다. 서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요?”도윤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이었다.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업무 이야기가 먼저입니다.”서윤은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물었다.“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27화.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윤태하, 그 손 치워. 내 아내한테 허락도 없이 손대지 마.”기내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서윤은 자신을 향해 뻗어 있던 태하의 손을 내려다보았다.태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정확히는, 비행기가 이륙하며 기체가 흔들리는 순간 서윤이 중심을 잃을까 봐 손을 잡아 준 것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그런데 강도윤은 마치 현장에서 범죄라도 적발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서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뭐라고요?”도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못 들었습니까?”“들었어요.”서윤은 태하의 손을 가볍게 놓고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도윤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그런데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요.”“한서윤 씨.”“강도윤 씨가 지금 제 남편이라고 하신 거예요?”도윤은 입을 다물었다.“아니면 계약 상대인 제가 다른 남자와 손을 잡는 게 계약 위반이라고 하신 건가요?”“그런 뜻이 아닙니다.”“그럼 무슨 뜻인데요?”서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말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게 도윤을 더 신경 쓰이게 했다. 차라리 화를 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따졌으면, 그저 남편으로서 한 말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서윤은 그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우리는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어요.”서윤이 말했다.“기억하시죠?”“기억합니다.”“그런데 왜 이러세요?”“…….”“제가 누구를 만나든 상관없다고 하셨잖아요. 누구를 좋아하게 되든 상관없다고도 하셨고요.”도윤의 미간이 좁아졌다.“그건 그렇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다른 사람들 앞에서요?”서윤이 짧게 웃었다.“지금 태하랑 저밖에 없는데요.”“…….”“아니면 강도윤 씨가 보고 계셔서요?”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윤은 그 침묵을 보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그 한마디에 도윤의 속이 뒤틀렸다. 무엇을 이해했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26화. 윤태하, 그 손 치워

    탑승 안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윤은 비행기에 올랐다. 그의 좌석은 비즈니스석 앞쪽이었다. 그리고 그가 좌석에 도착했을 때. “…….” 두 좌석 앞에 한서윤과 윤태하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서윤이 창가 쪽, 태하가 그 옆이었다. 태하는 서윤의 가방을 선반에 올려 주고 있었고, 서윤은 무언가를 설명하며 웃고 있었다. 도윤은 자신의 좌석 번호를 확인했다. 다시 확인했다. 틀림없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비서가 옆에서 조용히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뭐가요?” “……아닙니다.” 도윤은 안전벨트를 매며 낮게 말했다. “저쪽은 신경 쓰지 마세요.” “네.” “내가 신경 쓰는 것처럼 보입니까?” 비서는 입을 다물었다. 도윤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혀 아니잖아요.” “…네.” 그런데 이륙하기도 전에 태하가 서윤에게 담요를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추우면 덮어.” “너는?” “나는 괜찮아.” “또 그러네. 너도 추우면서.” 서윤은 담요를 반으로 나누어 태하 쪽으로 밀었다. “그럼 같이 덮어.” 태하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웃었다. “그래. 같이 덮자.” 도윤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정말 별것도 아닌 일이었다. 담요 하나를 같이 덮든, 두 개를 덮든.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저 남자는 매번 저렇게 자연스럽게 서윤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걸까. 왜 서윤은 저 남자 앞에서만 경계심을 풀고 웃는 걸까. 그리고 왜…… 자신과 있을 때보다 더 편안해 보이는 걸까. 도윤은 눈을 떴다. 그 순간, 앞좌석의 서윤이 몸을 돌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아.” 서윤이 작게 웃었다. “강도윤 씨도 이 비행기였죠.” 도윤은 어이가 없었다. 이제야 기억났다는 듯한 말투라니. “네. 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러네요. 제가 깜빡했어요.” 서윤은 다시 앞을 향했다. 그리고 태하에게 물었다. “우리 도착하면 바로 호텔로 갈 거지?” “응. 체크인하고 저녁 먹으러 가자.” “뭐

  • 결혼과 동시에 이혼을 약속했습니다.    25화. 우연히. 정말 우연히

    다음 날 아침. 서윤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식탁 위에는 도윤이 좋아하는 커피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짧은 메모가 있었다. [오늘 아침 회의 있다고 했죠? 커피 내려놨어요.]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덧붙어 있었다. [계약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오해 금지.] 도윤은 메모를 읽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끝까지 사람을 열받게 하네.” 그는 커피를 들었다. 따뜻했다. 분명 조금 전에 내린 것이었다. 도윤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메모를 버리려다 멈췄다. 한참을 들고 있던 그는 결국 메모를 반듯하게 접어 서랍 안에 넣었다. 버릴 필요는 없었다. 그냥 종이니까. 별다른 의미도 없었다. 그런데 그날 오전 열한 시. 도윤은 서윤의 회사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한서윤 대표님께서 방금 외부 미팅을 나가셨습니다.” “그래서요?” “미팅 상대가 윤태하 씨라고 합니다. 그리고….” 비서가 잠시 말을 멈췄다. “이번 주말에 두 분이 함께 해외 출장을 갈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윤의 손이 멈췄다. “해외 출장?” “네. 공동 프로젝트 관련해서요. 일정은 금요일 출국, 일요일 귀국으로 확인 중입니다.” 도윤은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댔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 한서윤과 윤태하가 함께 해외에 나간다. 업무 때문이라면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입에서 먼저 나온 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 일정, 누가 승인했습니까?” “네?” 도윤은 자신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차갑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니, 됐습니다. 업무 일정이면 알아서 하겠죠.” “네.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도윤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계약서를 꺼냈다. 익숙한 조항이 눈에 들어왔다. 제7조. 양 당사자는 계약 기간 중 상대방의 사생활 및 대외적 관계에 관여하지 않는다. 도윤은 그 문장을 읽었다. 한 번. 두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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