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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체를 본 순간 난 무너졌다(1)

Author: 서예롱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8-28 19:52:16

월 25일…이레의 모든것을 바꾼 날이었다.

그래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꼭 마주쳐야 하는 날이었다… .

AM 6:00 이레의 안방 침실

눈을 희미하게 뜨고 보니 저 위에 있는 흰 천장만이 이레를 반겼다.

오늘도…왼팔로 옆자리를 더듬었다. 역시, 비어 있었다.

이레는 눈을 똑바로 떠서 천장 정면을 계속 바라보며 옆쪽을 계속 쓸고 있었다.

싸아아악-!

밤새 설친 탓에, 이레의 두 눈엔 벌겋게 핏발이 서 있었다.

겨우 4시간이나 잤을까… .

계속해서 집에 거의 오지 않는 남편으로 인해 마음이 메마른 강물처럼

거친 자갈돌만 남고 있었다.

30분 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이불을 털고 일어났다.

“하아….”

이제는 물어봐야만 했다.

자신이 잘못을 해서 그토록 실망한 건지, 그래서 집에 들어오지 않는 건지.

이레의 여리고 말간 가슴 속에 시퍼런 멍 한줄기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발을 바닥에 딛고나서야 깨달았다.

이레 자신은 이 차가운 집에서 묵묵히 버티고 살아가야만 한다는것을.

갑자기 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이레는 희미하게 미소를 띄며 남편일것이라고 생각해 후다닥 폰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미소가 사그라지며 그 알람은 오늘이 친구의 생일 이란것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아…맞다.오늘이 혜주 생일이었지.

큰일이네…뭐라도 사고 가야되는데.”

다행히 친구 혜주의 생일 파티 모임은 오후1시.

근처 00백화점에 들려 친구가 좋아하는 목걸이 하나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레는 주방쪽으로 걸어가 스위치를 켜 어둠 속에 잠식해 있던 공간을 깨웠다.

“…그냥 간단하게 먹자.”

대충 반찬통을 꺼내 접시에 덜지도 않고 쓸쓸하게 아침 식사를 챙기는 이레.

깨작거리며 먹는것은 이미 2주 넘게 지나며 손톱 아래 굳어진 살 처럼

박힌 습관이었다.

옆에 놓여진 폰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다 먹은 밥그릇 과 국그릇은 대충 싱크대 안에 집어 넣고 다시

소파 쪽으로 걸어와 주저 앉았다.

“휴우…뭐하지?오늘은 운동 가는 날도 아니구만.”

최근에 다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미싱기 돌리기는 아침보다는 저녁타임이 더 좋았다.

“음…잡지 산거 봐야겠다.”

패션 잡지를 3권 정도 꼼꼼히 보니 이미 1시간은 훌쩍 지나있었다.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했다.

이레는 옷장을 열어 수 많은 옷들을 헤쳐보았다.

이상하게 근래 들어 컬러풀한 옷보다는 무채색이 더 끌렸다.

특히 검정색.

무슨 장례식 가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이상하게 검은색 옷들에 관심이 들었다.

“그래 이 단벌 원피스 입고 가자.”

화장도 평소와 달리 굉장히 수수한 색으로 발랐다.

연베이지와 브라운 음영을 얹고 라인을 연하게 그렸다.

마지막 마무리로는 연핑크의 투명한 립스틱.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이레.

“그래…내가 주인공도 아닌데,오늘은 그냥 이게 맞는것 같아.”

아파트 전용 카드키를 들고 문 밖으로 나서는 이레.

그녀는 지하 5층을 누르고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남편 강우가 사준 고급 세단 차를 몰고 백화점으로 나서는 이레.

20분 후 근처 백화점에 도착했다.

이레는 ‘000’ 외국 브랜드 샵에 들어가 혜주에게 어울릴만한 목걸이를 골랐다.

“이걸로 주시겠어요?아!포장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이쁘게 상자를 포장한 뒤 쇼핑백에 담은 뒤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카드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일시불로 끊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여기 있습니다!감사합니다 고객님!”

친절한 여직원들의 인사 뒤로 이레는 남은 시간을 활용 해 백화점을 돌기 시작했다.

평일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인해 붐볐고, 이레는 늘 고요한 집만 지키는게

싫어서 그랬는지 그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하! 그래도 기분 전환은 이게 짱이다.

나도 하나 살껄 그랬나?”

천천히 3층부터 시작하여 구경을 하기 시작하는 이레.

그때 4층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왼편,천장 그리고 오른쪽을 살피다 갑자기

이상한것을 발견했다.

오른 편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순간 남편 유강우의 뒷통수로 의심되는 사람이

보였기 때문이다.옆에는 어떤 사람도 같이 있는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순식간에 내려가서 자세히 살피지는 못했다.

“뭐지…?강우 씨?...내려가봐야하나?”

이미 이레는 4층이었고 그 사람들은 계속해서 내려가는듯 했다.

하지만 이레는 최근에 자기가 잠을 계속 자지 못하는 탓에 헛것을 본것이라

판단을 했다.

이레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아니야…지금 이 시간에 무슨…휴가를 받지 않은 이상…에잇!이상한 생각하지 말자!”

이레는 계속해서 구경을 하다 맨 윗층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후1시의 모임을 기다렸다.

그리고 해당 모임을 가지는 장소인 ‘코쿠다’일식가게가 있는 빌딩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지하 2층에서 주차권을 발권하고 내려가는 이레.

“어…어!저기에 주차하자!”

이레는 지하2층의 ‘ D ‘가 적혀있는 기둥 근처에 주차를 한 뒤 10층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모임이라 설레기도 했지만 최근에 강우 때문에 힘들어

했던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느낌인것 같았다.

“10층입니다.”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고급 일식레스토랑에서 직원이 나와 안내를 해주었다.

“아,이혜주 이름으로 예약된 곳으로 가야해서요.”

“네,안내 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멀리서 이미 6명의 친구들이 모여있는것을 확인한 이레.

그녀는 헛기침을 하고 그녀들에게 소리쳤다.

“얘들아~!나야 한이레!”

그녀들은 환하게 웃으며 수다를 떨다 이레가 오니 더욱 반가워했다.

“어머!유부녀!이 지지배야!이게 얼마만이니!

무슨 시집살이 하는것도 아니고,자주 좀 보자 얘!”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레에 대한 칭찬.

“어머 얘는 무슨 결혼하고 더 날씬해졌네.

너 요새 무슨 운동해?정보 좀 주라!”

이레는 감춰진 슬픔을 뒤로 한채 친구들에게는 순수한 웃음만 보이기로 했다.

“아니 무슨!나 그냥 필라테스만 한다구요~딴거 안합니다!”

짖궂은 친구들이 한 술 더 떠서 말한다.

“설마…너 밤마다 요새 신혼 티 내는거 아니야?!

너무 붙어다니지 마라~그러다 큰일난다!”

그리고 혜주의 급한 성격대로 미리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나서야

한가운데 놓여진 케이크를 박스 위로 올리고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생일 축하합니다!”

“혜주야!얼른 촛불 불어!”

후우우-!

친구들의 축하 아래 선물 개봉식이 이뤄졌다.

친구들 모두 혜주의 화려한 스타일을 알고 제대로 선물을 사온듯 했다.

그때 깜빡하고 주차장에서 선물을 들고오지 못한 이레.

“어!어떡해… .”

혜주가 궁금하듯 물었다.

“왜?문제있어?”

“야!나…밑에 놔두고 왔어…나 지금 들고 오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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