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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장. 고대 마녀

Author: 라이사
더 이상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성스러운 수호자들은 하나둘씩 고개를 숙이며 아무런 이견 없이 그 명령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이 늙은 사제는 단순한 종교 지도자가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아직 살아 있는 유일한 인물일지도 몰랐다.

오래전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

잊혀져야 할 이름들을 기억하는 사람.

그리고 대지의 심장부에서 울려오는 저 굉음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

수도원 아래에서는 지금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는 인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세상을 뒤흔들 그것이 아직은 자신들을 집어삼킬 생각이 아니기를 바라며, 다가올 순간에 대비해 준비하고 기도하는 것.

그 아래.

대지의 깊은 심장부.

기도보다도, 용서보다도 더 깊은 곳에 갇혀 있는 모든 죄수들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순수하고, 적나라하며, 거부할 수조차 없는 공포를.

그것은 어둠 때문도, 추위 때문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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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81장. 정말 멍청하구나

    마침내 검이 뽑혀 나왔다.디리안의 움직임에는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지만 확고했고, 꿰뚫었던 몸에서 검날을 부드럽게 끌어내는 그 움직임은 오히려 더욱 잔혹하게 느껴졌다. 검이 빠져나가 압박이 사라지는 순간 피가 더욱 거세게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은 방 안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피가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소리를 냈다.방패가 되었던 남자의 몸이 먼저 휘청거렸다. 초점이 흐려진 눈동자와 함께 무릎에서 힘이 풀렸고, 그는 더 이상 버틸 힘도 없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바닥에 무겁게 쓰러졌다. 짧은 울림이 방 안에 퍼졌다.그 뒤에 있던 렉산은 1초 정도 더 버텼다.몸이 떨리고 호흡은 끊어질 듯 거칠어졌으며, 방금 꿰뚫린 상처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어떻게든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자존심만이라도 지키려 했지만, 이제는 몸이 더 이상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러다 곧 휘청거렸고, 그리고 마침내 쓰러졌다.그의 몸이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이어진 기침과 함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손을 뻗어 몸을 지탱하려 했지만, 이제는 다시 제대로 일어설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디리안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손에는 여전히 검이 들려 있었고, 검끝에서는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눈앞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에게 내려갔지만,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만족감도, 망설임도 없었다.그저 차가운 침착함만이 남아 있었다. 마치 이 모든 일이… 원래 그렇게 일어나야 했던 일인 것처럼.……성 밖에서는 마침내 전투가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제이는 여전히 서 있었지만 호흡은 이미 고르지 못했다.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더 이상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거친 느낌이 들었다. 그 앞의 카엘 역시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몸이 살짝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한쪽 팔은 더 이상 제대로 움직이지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80장. 넌 살아야 해

    충돌은 한 치의 틈도 없이 이어졌다.제이는 전투의 중심에서 멀리 튕겨 나가 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쳐졌고, 그의 등이 짓누른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졌다. 충격으로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잠시 숨이 멎었고, 허공으로 솟아오른 먼지가 천천히 가라앉자 그 아래로는 여전히 몸을 움직이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몇몇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서려 했지만 곧바로 제지당했다. 루시언의 병사들이 재빠르게 움직여 전투가 벌어지는 구역과 다른 사람들을 갈라놓는 선을 만들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든 그저 가까이에서 지켜보려는 사람이든 다가오려는 이들을 모조리 막아섰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이와 카엘의 주변은 텅 비었고, 마치 두 사람이 자신들만의 세계에 들어간 것처럼 고립된 공간이 만들어졌다.그 대열 가까이에서 알렉스가 루시언을 돌아보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몸을 일으키려 애쓰는 제이에게 향해 있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전하… 장군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루시언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앞쪽에 고정된 채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그 태도에는 불안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차가울 만큼 침착한 기색만이 어려 있었다. 마치 이 싸움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그럴 필요 없다.”마침내 나온 대답은 짧았지만 단호했고, 그 한마디만으로도 개입하려던 모든 가능성을 단숨에 끊어버리기에 충분했다.알렉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는 셀렌이 여전히 말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녀는 꼿꼿하게 몸을 세운 채 손으로 안장을 움켜쥐고 있었지만 표정은 평온했고, 단 한순간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눈은 제이의 모든 움직임을 쫓고 있었으며, 제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고통을 견뎌낸 뒤 마치 앞으로 나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듯 다시 일어서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그 앞에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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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78장. 그들이 저지른 일의 결말

    성 밖의 밤공기는 훨씬 더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숨을 무겁게 만드는 것은 차가운 공기가 아니라, 그들이 방금 성 안에 남겨두고 나온 것이었다.제이는 거의 한순간도 쉬지 않고 빠르게 걸어갔고, 한 손으로 셀렌의 팔을 단단히 붙잡아 아직까지 성 외곽의 정원까지 번지고 있는 혼란 속에서 그녀가 뒤처지지 않도록 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 곳곳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일부는 묶인 채였고 일부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그 모든 모습이 이제 이 성이 더 이상 누구의 통제 아래에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멈춰 설 시간도 없었고,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었다.“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제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걸음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도 그의 호흡은 여전히 안정되어 있었다.셀렌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었다. 단호한 발걸음에는 마치 스스로 짐이 되기를 거부하기라도 하듯 망설임이 없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성의 높은 벽이 드리운 그림자 아래, 바깥 정원에는 이미 몇 마리의 말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곳에는 아까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루시언이었다.제이가 돌로 된 통로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루시언의 시선이 곧바로 그들에게 향했다. 그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없었고, 그저 상황을 확인하고 판단하며 이해하려는 듯 날카로운 관찰만이 담겨 있었다.제이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공작 부인을 데려가십시오.”짧은 말과 동시에 루시언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섰다.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셀렌에게 다가갔다. 거칠지도, 서두르지도 않은 동작으로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그녀를 말 위에 태웠다.“꽉 잡으십시오.”셀렌은 그의 말에 따랐다. 하지만 그녀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도 전에, 제이는 마치 자신의 임무는 끝났다는 듯이 이미 몸을 돌리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아직 모든 것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그리고 바로 그 순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77장. 공작을 돕다

    두 사람은 단 한 번의 호흡만큼 짧은 순간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 짧은 틈만으로도 흐름은 달라졌고, 알덴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하지만 이번에는 그 미소에 조롱이 담겨 있었다.“책임?” 알덴이 낮게 되물었다. “마치 자신이 그것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군.”그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형은 그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지.”다음 충돌은 더욱 거셌고, 두 사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두 사람의 검이 서로 맞물린 채 버티고 있었고,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는 불과 몇 센티미터에 지나지 않았다. 서로의 시선이 맞부딪쳤지만, 이제 그들은 단순한 적이 아니었다. 같은 과거를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사람이었다.“그럼 너는?” 알리저가 받아쳤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그 안에는 강한 압박감이 실려 있었다. “네게는 증오 말고 무엇이 남아 있지?”알덴이 낮게 웃었다.“나?” 그가 말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릴 이유가 있지.”그가 강하게 밀어붙이자 맞물려 있던 두 사람의 검이 깨지듯 떨어져 나갔고, 알덴은 곧바로 연속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에는 움직임이 더욱 거칠고 예측하기 어려웠기에 알리저는 빠르게 흐름에 맞춰 대응해야 했다.주변에서는 병사들이 끊임없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검과 검이 부딪치고 몸과 몸이 충돌했으며, 명령을 외치는 목소리 사이로 고통에 찬 신음이 뒤섞여 울려 퍼졌다.“놈들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전하를 지켜라!”그러나 사방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감히 두 사람의 싸움 한가운데까지 깊숙이 개입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싸움은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다.다시 대연회장 중앙으로 시선을 돌리면, 어느새 피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알리저의 팔에는 가느다란 상처가 생겨 있었고, 알덴의 어깨에도 얕은 상처가 남았다. 치명상은 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76장. 이해하지 못한 책임

    눈 깜짝할 사이, 웅장하던 대연회장은 살아 있는 지옥으로 변해 버렸다.더 이상 질서도, 우아함도 없었다. 남은 것은 오직 공포와 혼란뿐이었다.기둥 근처에 서 있던 한 여인의 입에서 첫 번째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곧이어 또 다른 비명이 뒤따랐다. 불과 몇 초 만에 비명소리가 대연회장 전체를 가득 메웠으며, 사방에서 정신없이 달아나는 발소리와 무기들이 부딪히는 요란한 금속음이 뒤엉켜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무… 무슨 일이야!”“문을 열어! 빨리 문을 열라고!”“여기서 나가야 해!”조금 전까지만 해도 위엄을 잃지 않고 서 있던 귀족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잃은 듯 서로를 밀쳐 내며 문으로 달려갔다. 테이블에 부딪혀 넘어뜨리고 의자를 쓰러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을 밟는 것조차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검은 그림자들이 먼저 움직인 뒤였다.디리안의 부하들이 빠르게 흩어져 모든 출구를 틀어막았다. 그들은 별다른 말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려는 자들을 붙잡아 다시 끌어당겼고,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친 뒤 조금의 자비도 없이 제압했다.“놔줘!”“나는 귀족이야! 네가 감히 이럴 권리가 어디 있어!”“조용히 해라.”그 한마디면 충분했다.그 뒤로 들려온 것은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소리뿐이었고, 혼란이 휩쓸고 지나가는 가운데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비명은 흐느낌으로 변했고, 공포는 절망으로 변해 갔다. 그 와중에도 대연회장 한가운데에는 렉산이 여전히 서 있었다.그의 호흡은 이미 고르지 못했다. 잘려 나간 손목에서는 계속 피가 떨어졌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는 붉은 흔적이 남았다. 그럼에도 그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거칠게 살아 있었으며, 증오로 가득 찬 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그는 부하 중 한 명에게서 검을 빼앗아 들더니,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공격을 막아 내기 위해 거칠게 휘둘렀다.“나한테서 떨어져!”그러나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뵤른이 이미 먼저 움직이고 있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6장. 이혼 서류

    그날 아침, 공기는 유난히 차가웠다. 평소처럼, 셀렌은 디리안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제는 익숙했다. 그는 집에 머무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때의 셀렌은 그가 성의 업무로 바쁘다고 믿으려고도 했었지만, 진실을 알고 난 지금 남은 것은 혐오뿐이었다. 마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셀렌은 시간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 거라 스스로를 다독였다.그러나 그날 아침은 더 무거웠다.공작 저택에 그녀의 아버지, 모로 백작이 예고 없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도대체 비베니에에게 무슨 말을 한 거냐?”백작의 목소리는 압박적이었고 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5장. 계획 수립

    식당의 공기가 얼어붙었다.셀렌의 말은 한겨울의 칼바람처럼 떨어져 비베니에의 얼굴을 창백하게 만들었고, 디리안은 마치 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놀란 듯 굳어 있었다.“이건… 너답지 않아.”디리안이 낮게 중얼거렸다.셀렌은 옅은 미소를 띠었다.“나는 오히려 놀라운데? 이제야 당신이 날 보기 시작했다는 게.”비베니에가 급히 끼어들었다.“그런 말을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아?”셀렌은 무표정한 눈으로 그녀를 봤다.“나는 그냥 너희들의 방식에 맞추는 중인데? 왜 불편해하는 건데?”비베니에는 당황해 벌떡 일어나 도망치듯 방을 나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4장. 왜 나랑 이혼하지 않는 거지

    ‘방금 유산했다고?’‘헛소리라고?’비베니에는 굳어버린 표정으로 불쾌함을 억눌렀다. 디리안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떼어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비베니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입술이 억눌린 분노로 휘어졌지만, 곧 미묘한 미소가 올라왔다. 만약 셀렌이 아까 말한 게 진심이라면… 그녀에게는 공작 부인이 될 기회가 확실히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였다.“비베니에 공작 부인…”그녀는 그 칭호를 음미하듯 속삭였다. 교활한 미소가 꽃피듯 번졌고, 가볍게 웃으며 디리안을 뒤따랐다. ……새벽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3장. 난 반드시 이혼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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