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디리안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말이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았다. 고대의 독과 혈연으로 얽힌 결속, 그리고 이제는… 저주까지. 만약 이런 일이 다른 때에 벌어졌다면, 그는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설명을 요구하며 조금이라도 모호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없을 때까지 캐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더 이상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셀렌이 눈앞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그의 우선순위를 정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알덴이 준비한 제국의 의료 센터는 웅장하면서도 어딘가 차가운 모습으로 서 있었으며, 화려한 궁전의 대연회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하얀 돌벽은 기름등의 불빛을 희미하게 반사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내부에는 조용하면서도 사람을 짓누르는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약과 약초의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안으로 옮겨진 사람들의 몸에서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피 냄새까지 뒤섞여 있었다.셀렌은 방 한가운데 마련된 치료용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그녀의 몸은 지나치게 평온해 보였다.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마치 그저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이 단순한 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한편으로는 렉산 공작 역시 안으로 옮겨졌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그의 몸은 별다른 치료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돌바닥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는 아직 살아 있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아직 숨을 쉬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노인이 그렇게 요청했기 때문이었다.오스왈드.이제 유일한 희망이 되어 버린 이름이었다.디리안은 셀렌의 침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돌아갔다. 너무 오랫동안 눈을 돌리고 있으면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듯, 그는 셀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군.”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주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사람
“전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유를 원할 뿐입니다.”노인의 목소리는 쉰 듯했지만, 주변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또렷했다. 그는 애원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다. 그저 자유라는 것이 자신에게 아직 남아 있는 유일한 의미인 것처럼, 오랫동안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한 가지 바람을 담담하게 털어놓았을 뿐이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침묵이 내려앉았다.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공기 속에 감도는 긴장감만큼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몇몇 병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무기를 쥔 손에 힘을 주었고, 뵤른은 디리안 쪽으로 조금 더 다가서듯 한 걸음 앞으로 움직이며 노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리 역시 천천히 미간을 찌푸렸다. 대화가 이런 요구로 흘러가기 시작하는 것을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하지만 디리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눈앞의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 표정에서는 어떤 감정도 쉽게 읽어낼 수 없었다. 폭발하듯 드러나는 분노도 없었고, 당장 위협을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다. 그저 침묵만이 이어질 뿐이었다. 그 침묵은 지나치게 길고 깊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를 서서히 짓누르기 시작할 정도였다.그러다 디리안이 걸음을 옮겼다.단 한 걸음만으로도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거의 사라졌고, 노인의 몸이 긴장했다. 자신도 모르게 숨이 턱 막히고 몸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는 듯했지만,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네가 할 수 있다면.”마침내 디리안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렇게 될 거다.”그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지나친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말은 더욱 무겁게 느껴졌으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여지조차 없었다. “내가 무언가를 약속해서가 아니다.”그의 시선이 더욱 차갑게 굳었다.“지금 네가 아직 살아 있는 유일한 이유가 그것이기 때문이다.”그 말은 천천히 떨어졌지만, 그 여파는 곧바로 느껴
성의 광장은 거의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병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좁은 통로를 따라 내려가고, 숨겨진 문을 하나씩 열어젖혔으며, 그동안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길까지 억지로 뚫어가며 수색을 이어갔다.누구도 가만히 서 있지 않았고, 누구도 감히 수색을 늦추지 않았다. 디리안의 명령은 두 번 내려지는 법이 없었으며, 오늘 밤만큼은 실패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평소라면 지휘의 중심에 남아 있었을 루시언마저 이제는 직접 내려와 수색을 지휘하고 있었다.그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걸음은 빨랐다. 마치 최악의 가능성이 들어설 틈조차 자신이 직접 없애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제이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의 여유로운 말투도, 가벼운 농담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병사들과 함께 움직이며 평소에는 좀처럼 볼 수 없을 만큼 진지한 모습으로 성의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다.하지만 그 모든 움직임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완전한 침묵에 잠긴 곳이 하나 있었다.디리안이 있는 곳이었다.그는 힘없이 누워 있는 셀렌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몸은 너무나 가벼워 보였다. 마치 생명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조금씩 그녀를 떠나고 있는 것처럼, 얼굴은 지나치게 창백했고 숨결은 눈으로 확인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희미했다.목에 난 상처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본다면 작고 대수롭지 않아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 위험이 숨어 있었다. 디리안은 마치 이제 그의 앞에 누워 있는 그 모습만이 세상의 전부가 된 것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이 잠시 올라갔다.그녀에게 손을 대려는 듯했지만, 허공에서 멈추었다. 그를 붙잡은 것은 망설임이 아니었다. 지금껏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두려움이었다. 언제나 망설임 없이 움직였던 그가 이제는 그저 침묵을 선택하고 있었다. 언제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그에게, 지금은 아무런 답도 없었다.조심스럽고 느린 발걸음
“그러니까 결국…”그가 힘없이 중얼거렸지만 목소리는 분명했다.“위대한 디리안 레벤티스 공작도… 이제는 당황하기 시작했군.”디리안의 손아귀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대답해라.”짧은 한마디가 모든 것을 짓눌러 버리는 듯했다.그러나 렉산은 오히려 입꼬리를 더 크게 끌어올렸다.“네 눈을 보면 알 수 있어.”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만큼 자신을 옥죄고 있는 압박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렉산이 말을 이었다.“정말로 부인을 잃는 게 두려운 모양이군.”렉산은 디리안의 손아귀가 허락하는 만큼 몸을 조금 더 가까이 기울였다.“흥미롭군.”그가 속삭였다.디리안의 눈빛이 달라졌다.“어디지?”이번에는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지만, 오히려 그 목소리는 더욱 위협적으로 들렸다.렉산이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한층 약해졌지만, 그 안에 깃든 조롱만큼은 여전했다.“내가 죽는 순간까지…”렉산은 디리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그걸 알아내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다.”침묵이 내려앉았다.그러나 평범한 침묵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 팽팽하게 가득 찬 침묵이었다.주변에 있던 병사들의 몸이 굳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알덴조차 끼어들지 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었다.모두가 이것이 더 이상 단순한 심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건… 개인적인 일이었다.그리고 디리안은 곧바로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렉산을 몇 초 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조용하게. 그리고 오히려 그 침묵이 주변의 분위기를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그러다 천천히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그것은 미소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더 차가운 무언가였다.“그렇다면…”그가 낮게 말했다.손이 움직이며 상대를 움켜쥔 힘이 더욱 강해졌다.“네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보도록 하지.”디리안이 움직였을 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무슨 말
침묵은 곧바로 깨지지 않았다.그것은 무겁게 매달린 채 사람들을 짓눌렀고, 마치 주변의 공기마저 숨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게 내려앉아 있었다.라제는 셀렌의 몸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지만,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셀렌의 목에 난 상처와, 몇 번이나 갈아 끼웠음에도 끊임없이 스며 나오는 피로 다시 젖어 버린 천에 고정되어 있었다.그의 눈빛에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단순한 걱정만은 아니었다. 너무 빨리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인정이기도 했다.하지만 시간은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이런 종류의 독은…”마침내 라제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사람을 빠르게 죽이는 독이 아니야.”그 말에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굳었다.조금 전까지 다급하게 움직이던 의사들도 이제는 더욱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손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더 이상 확신에 차 있지 않았다.그들도 들었다.모두가 들었다.라제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천천히 작용하지. 혈액 속으로 들어간 뒤 퍼져 나가면서, 단순히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몸의 기능까지 조금씩 약화시킨다.”누구도 끼어들지 않았다.감히 그럴 수도 없었다.“막지 못한다면 신경이 반응을 잃기 시작할 거야. 근육은 약해지고, 몸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 자체를 멈추게 되지.”목소리가 높은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오히려 그랬기에 그 말이 가져오는 충격은 더욱 깊게 파고들었고,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그리고 설령 살아남는다고 해도…”라제가 잠시 말을 멈추며 무거운 숨을 들이켰다.“…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거다.”그제야 라제가 고개를 돌렸고, 그의 시선이 디리안과 마주쳤다.“몸이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메아리도 없었다.뒤따르는 소리조차 없었다.그런데 그 한마디가 모든 사람의 의식 한가운데 그대로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산산이 부서지는 듯했다
제이레스가 이끄는 일행이 성 바깥의 광장에 도착했다. 걸음은 더 이상 다급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평온한 것도 아니었다. 전투의 흔적은 여전히 공기 속에 남아 있었고, 금속과 피, 희미한 연기 냄새가 뒤섞인 채 떠돌고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모두의 시선을 붙잡은 것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었다.몇몇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제이.에릭.그리고 그들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셀렌이 있었다.그 주변에서는 여러 명의 의사들이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손으로 상처를 눌러 지혈하고, 피로 흠뻑 젖은 천을 갈아 끼우며, 점점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환자들의 상태를 어떻게든 붙잡아 두려 애쓰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확신이라고는 없었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기색만이 역력했다.시그와 피터는 다른 사람들보다 거의 달려가다시피 앞서 나갔다. 그리고 곧장 제이와 에릭의 곁에 쭈그리고 앉았고, 두 사람의 상태를 확인한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상태가 어때?”시그가 목소리를 억누른 채 물었지만, 그 말은 분명하게 전달되었다.의사 중 한 명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아직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탈진 상태이고, 출혈도 상당합니다.”그 대답은 전혀 마음을 놓게 해주지 못했다.피터가 길게 숨을 내쉰 뒤 셀렌 쪽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 순간 그의 표정이 단번에 달라졌다.그곳에는 루시언이 서 있었다.아무런 움직임도 없이.평소의 침착함과는 거리가 멀게 얼굴은 창백했고, 그의 시선은 셀렌의 몸에 고정되어 있었다. 마치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어떻게든 이해하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제이레스는 그런 루시언을 잠시 지켜보다가 마침내 그에게 다가갔다.“괜찮습니까?”높은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루시언이 자신의 생각에서 빠져나오기에 충분한 목소리였다.루시언이 살짝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셀렌을 바라보았다.“그래.”짧게 대답한 그가 말을 이었다.“그저… 긴장했을 뿐이야.”그리고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방금 유산했다고?’‘헛소리라고?’비베니에는 굳어버린 표정으로 불쾌함을 억눌렀다. 디리안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떼어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비베니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입술이 억눌린 분노로 휘어졌지만, 곧 미묘한 미소가 올라왔다. 만약 셀렌이 아까 말한 게 진심이라면… 그녀에게는 공작 부인이 될 기회가 확실히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였다.“비베니에 공작 부인…”그녀는 그 칭호를 음미하듯 속삭였다. 교활한 미소가 꽃피듯 번졌고, 가볍게 웃으며 디리안을 뒤따랐다. ……새벽
밖에서는 말발굽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안에서는, 셀렌이 방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 결심을 못으로 박아 고정한 듯했다.오늘부터 그녀에게 결혼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니었다. 전쟁터였다.셀렌은 차가운 침대 위에 몸을 내려놓았다.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고, 목소리는 가까스로 속삭임만 흘러나왔다.“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디리안 레벤티스 공작의 아내로 보낸 5년, 공작 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그녀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꼼꼼히 정리하고, 성
셀렌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디리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모든 사람들 앞에서 디리안의 체면을 짓밟는 말이었기 때문이다.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의사는 붕대를 감던 손을 멈췄고, 하인들은 숨을 삼켰으며, 심지어 시계의 초침 소리마저 긴장 속에 멎은 듯했다.디리안은 눈을 번뜩이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늘 차갑던 얼굴이 수치심과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한동안 말이 막혀 있던 그가 되물었다."당신… 뭐라고?" 질문은 곧 비웃음으로 바뀌었다.셀렌은 흔들리지 않았다. 고개를 들고 디리안을 똑바로 쳐다보며 차분하고
"부… 부인!" "부인!"아래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성의 가장 높은 탑 쪽으로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그곳에는 핏물에 젖은 하얀 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이 가장자리 끝에 서 있었다.셀렌 모로 레벤티스.공작 부인. 늘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그녀가 지금은 가장 위험한 곳에 서 있었다. 뒤에 있던 경비병들은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그녀가 정말로 뛰어내릴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움직였다.셀렌의 처절한 울음이 터졌다. 셀렌은 아픈 배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방금 다섯 번째 유산을 했다. 이번만큼은 확신했다. 그 모든 비극은 병 때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