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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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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 왕의 귀환 제2310화
“이걸 어떻게 해야 부술 수 있지? 왜 자꾸 내 머릿속에서 맴도는 거야!” 임홍연은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큐브가 그녀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신을 집중하면 부서진 큐브 조각들이 자동으로 다시 날아올라서 제자리로 돌아가 재조합되었다. 바로 그때, 윤구주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움직이지 마, 그냥 지금 상태로 큐브를 유지해!”윤구주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임홍연은 큐브 조각들을 공중에 고정시켰다.윤구주는 조각들 속으로 들어가 신념술을 사용해 조각들을 세밀히 관찰했다.신념술 속에서 흩어진 큐브 조각들은 하나하나가 부서진 부적처럼 보였다. 각 부적은 하나의 조각을 나타내고 수많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큐브를 이루고 있었다.“그러니까 부적이 손상되지 않으면 큐브는 몇 번이나 깨져도 금방 원래대로 복원돼. 이 핵심 부적은 아마도 이미 임홍연의 몸에 들어갔을 거야.”윤구주는 신념술을 중얼거리며 임홍연의 몸을 다시 살펴보았다. 보통 이런 부적의 흔적은 바로 몸속에 새겨지기 마련인데 간혹 고대 부적은 수련자의 뼛속에 새겨지기도 했다. 윤구주는 신념술을 써서 안팎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이상하네. 왜 몸속에 핵심 부적이 없지? 만약 인정을 받았다면 그로 인해 생긴 에너지 파장을 내가 감지해야 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어.”윤구주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너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이해가 하나도 안 돼!”임홍연이 소리쳤다.임홍연이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탓에 생각의 흐름이 끊기자 윤구주는 짜증이 나서 말했다.“조용히 해, 나중에 얘기해줄게.”그는 손을 휘두르며 성력으로 임홍연의 입을 막아버렸다.“읍읍!”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홍연은 여전히 불만을 표현하며 입을 다물지 않았다.“남은 가능성은 홍연이의 혈맥과 관련이 있어. 큐브가 홍연이랑 접촉했을 때 혈맥에서 전승된 힘이 바로 홍연이를 주인으로 인식하게 만든 거야.”“아니야, 임홍연은 본래 큐브의 주인이었어. 하지만 이 작은 큐브와 바깥의 큰 큐브는 모두 같은 사
구주, 왕의 귀환 제2309화
“구주야, 방금은 대체 뭐지? 왜 이게 내 뜻대로 움직이지?”그녀가 머릿속으로 큐브만 떠올리면 그 생각을 따라 큐브가 빠르게 회전했다. 마치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듯 움직였다.“큐브 이야기를 하기 전에 어떻게 독무에 면역을 가질 수 있는 건지 묻고 싶어.”윤구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소채은도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그러게 말이야. 나도 방금 상황에서 사부님이 전음으로 이끌어주시지 않았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그 안개 속에서 멀쩡했던 거야?”소채은은 분명히 보았다. 아까 그 독무가 가득한 곳에 갇혀 있던 순간, 임홍연은 독무를 모조리 들이마시고도 아무 이상 없었다는 걸 말이다.“나도 몰라. 어쩌면 그 안개는 너희 같은 수련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닐까?”임홍연은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그러다 문득, 구씨 일가 족장이 자신도 제물로 삼으려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윤구주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따졌다.“구주야! 솔직히 말해. 나도 제물이 되는 거야?”윤구주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뭘 그리 호들갑이야. 화진의 인황인 나조차도 지금 제물인데.”그 말을 듣자마자 임홍연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냥 눈물만 맺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속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해 통곡하듯 울어버렸다.윤구주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달랬다.“아니, 다 큰 애가 맨날 울기만 해서야 되겠어? 내가 있는데 너희 둘을 제물로 내줄 리가 없잖아. 내가 죽더라도 너희는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임홍연은 오히려 더 울상이 되었다.“그럴 거면 차라리 내가 대신 죽을래!”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말도 안 돼. 넌 아직 그럴 자격도 없어.”윤구주는 고개를 저었다.임홍연은 그가 감동하길 바랐건만 돌아온 대답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화를 냈다.“됐고, 어쨌든 여긴 통과했으니 다음으로 가자. 아마 곧 삼안 여황제와 마주치게 될 거야. 만나면 네가 직접 물어봐, 진짜 제물로 바쳐지는 거냐고.”윤구주는 농
구주, 왕의 귀환 제2308화
만약 성공한다면 소채은과 임홍연은 큐브에 의해 짓이겨져 죽을 것이 분명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저 고요히 구씨 일가의 선조가 펼치는 연극을 지켜보았다.큐브는 점차 수축하기 시작했다. 절망의 끝에 다다른 소채은의 분노는 오히려 두 배로 치솟았다. 심장 쪽에서 뜨거운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불꽃은 마치 오래된 기운처럼 그녀의 몸에서 솟구쳐 나왔고 그 기운이 큐브에 닿는 순간 큐브는 완전히 부서져 버렸다.그 옆의 임홍연은 어쩌다 보니 큐브를 깨뜨려 버린 상황이었다.그뿐만 아니라 큐브는 마치 그녀를 주인으로 인정한 듯, 크기가 줄어들어 손에 쥘 수 있는 3단 큐브로 변했다. 임홍연은 아무런 생각 없이 그 상황에 놀라며 어리둥절해했다.구씨 일가의 선조는 말문이 막힌 채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간단해요. 첫째, 나는 서요산의 선조를 믿어요. 엄밀히 말하면 그는 나의 사부님이나 마찬가지예요. 가장 능력 있는 분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강력한 사부님을 믿지 않고 누굴 믿겠습니까?”“스승은 제자를 해치지 않지요. 게다가 서요산의 선조는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제자를 아끼는 분입니다. 그러니 나는 그를 믿습니다.”“둘째, 그쪽은 내가 아직 너무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얕봤어요. 하지만 그런 실수를 저지른 자들이 이미 넘치게 많았습니다. 그들은 다 그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어요.”“검은 문을 통과할 때, 나는 그곳이 소채은과 임홍연에게 특별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눈치챘어요. 그곳은 분명히 두 사람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나는 이 둘에 대해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어요.”이 순간, 구씨 일가의 선조는 윤구주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감지했다.이렇게 어린 수련자가 어떻게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이 자식, 죽더라도 너를 그냥 놔두지 않겠어!”구씨 일가의 선조는 분노로 미쳐 자신의 영혼을 폭발시켜 윤구주와 함께 자결하려 했다.하지만 그 결심을 하려던
구주, 왕의 귀환 제2307화
부적 너머에서 곧장 들려온 건 노쇠한 목소리였다.“김도현 도주, 검도는 평안한가?”“염려 마십시오. 오늘 부적을 연 건 다름 아닌 선생님께 한 사람에 대해 여쭙고자 해서입니다.”김도현의 말투에는 극진한 존경이 묻어 있었다. 그는 이 노인을 대단히 높이 받들고 있었다.“혹시 윤구주에 관한 일인가?”“하하! 윤구주는 선생님의 제자이니 그자에 관해서는 제가 감히 묻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알고자 하는 건 임씨 일가의 선조가 과연 누구였는가 하는 겁니다.” 김도현은 다시 한번 정중히 물었다.반대편은 잠시 침묵했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를 꺼리는 듯한 기색이었다.“김도현 도주, 자네가 묻는 건 임씨 일가의 뿌리, 그 연원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말인가?”“그렇습니다. 임홍연, 그 아이가 심상치 않더군요. 평범한 육신을 지닌 인간일 뿐인데도 구씨 일가 선조가 뿜어낸 독무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김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본래 임씨의 출신에 관해서 내가 함부로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자네가 이렇게 물어오니 답은 해야겠지.”“임씨는 본래 염씨에서 갈라져 나온 집안일세. 염씨의 시조가 실종된 뒤, 그들이 세운 제국이 무너졌고 후손들은 이름을 감추고 성을 임씨로 바꿨지.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명맥은 이어져 오늘날에 이른 것이야.”“염씨요? 염황... 아니, 그게 아니라 황조라면 염인황의 후손이라는 말이군요! 어쩐지...” 김도현은 숨을 죽이며 말했다.그의 눈빛에 경외심이 피어올랐다. 서요산의 선조가 천계를 넘나드는 신통한 능력을 갖췄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김도현 도주, 이 일은 부디 윤구주에게 전하지 말게. 자칫 그 아이의 운명이 흐트러질 수도 있어. 그리고 이건 하늘의 비밀이니 더 이상 드러내선 안 돼. 괜한 고통을 또 짊어지게 하지 마.”노인의 말엔 진심 어린 당부가 실려 있었다.“알겠습니다. 그저 궁금했을 뿐입니다. 아무래도 윤구주가 걱정돼서요. 이번 고난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설령 넘긴다 해도 얼마나 큰
구주, 왕의 귀환 제2306화
소채은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윤구주였다.그녀는 그에게 너무 많은 걸 빚졌고 너무 많은 고통을 감당하게 만들었다.그 순간, 중요한 고비마다 무너져버리는 자신의 모습이 또다시 떠올랐다. 치밀어오르던 자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고 그녀는 이를 악물고 흑무와 치열하게 맞서기 시작했다.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도현은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상황이 자신의 예상과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자신의 검도를 수련해야 했다.솔직히 말하자면 김도현도 확신이 없었다. 그가 소채은에게 바란 건 지금을 어떻게든 버텨내는 것, 단 하나였다. 윤구주가 도착할 때까지만이라도 말이다.“뭐, 그래도 슬픔과 분노를 힘으로 바꿔 맞서 싸우는 게 절망에 빠지는 것보단 낫지.”“그나저나 임홍연은 평범한 육신을 가진 인간인데 어떻게 저 흑무를 버텨내고 있는 거지?”“견민기 말로는 청룡이 이건 서요산의 선조가 내린 뜻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면 임홍연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야.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 뒤에 있는 임씨 일가가 예사롭지 않다는 뜻이지.”김도현은 눈빛을 굳히며 그렇게 생각했다.그때였다. 곁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던 그의 수제자 견민기가 더는 참지 못하고 눈을 빛내며 외쳤다.“사부님! 그만 망설이시죠! 지금 윤구주가 위기에 처했고 곤륜 구역과 천상 구역이 손을 잡은 이 시점에 저희는 이미 충분한 명분을 얻었습니다! 명령만 내리십시오. 당장 제자들을 이끌고 곤륜 사방 신전을 짓밟아버리겠습니다!”그 말에 김도현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 그는 견민기를 노려보며 호통쳤다.“멍청한 놈! 그렇게 잘났으면 고신도부터 쓸어버리지 그랬냐?”“예? 그건 우리가 못 이겨서 그런 거잖아요.”견민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흥! 내가 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아? 곤륜 구역의 신전은 윤구주가 거의 다 박살 냈다. 이제 무도는 고신도의 위에 군림하고 우
구주, 왕의 귀환 제2305화
‘여황제를 감옥에서 구해내라고?’윤구주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그 여자를 구할 거라고 생각했나요?”“아니. 난 그녀를 죽이러 왔습니다!”“7만 년이나 기다렸다고요? 그 고통을 이젠 끝내줄 시간이 왔군요!”윤구주의 동력이 발동되었다. 순식간에 이화금안의 불꽃이 구씨 일가의 족장을 감싸며 그를 불타는 불덩이로 만들어버렸다.“하하하! 구주인황, 자넨 정말 완벽하군. 다만 한 가지 결점이 있다면 아직 너무 젊다는 거야! 자네처럼 세상을 단순하게 여기는 젊은 자들이 꼭 이런 착각을 하곤 해. 이까짓 기술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평온하던 노인의 몸에서 갑자기 음산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육체가 흉악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대한 흉마의 형상이 윤구주의 앞을 가로막았다.“윤구주! 우리의 주인을 만나려면 우선 날 이겨야 할 것이다!”“새 시대의 인황이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군!”거대한 살기가 폭풍처럼 몰아쳤고 방금 전 소채은과 임홍연을 가뒀던 큐브에서도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소채은은 검은 안개가 두 사람을 삼키기 전에 황급히 임홍연에게 기운을 차단하라는 뜻을 보냈다.임홍연은 지시대로 했지만 곧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이 검은 안개는 단순히 들이마시면 독이 되는 안개가 아니었다. 살아 있는 존재처럼 몸 위에 들러붙더니 피부를 통과해 몸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마찬가지로 그 안개는 윤구주를 향해 거침없이 덮쳐왔다.“하하하! 윤구주! 네가 멸혼술을 다룬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흑무는 혼을 제어하는 혼술이지!”“천관에서 전력을 다하지도 않은 주제에 육신을 천상 구역에 남겨두다니. 멍청하군! 죽고 싶은 셈이구나!”노인의 비웃음 섞인 웃음소리가 공기를 찢으며 고막에 박혔다.소채은 역시 흑무에 둘러싸였다. 황자급 경지에 근접한 내공으로도 이 안개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녀는 검도검의를 발동해 간신히 안개를 막아냈다.“임홍연은 수련자도 아니고 술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