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무도계의 무학 층차는 길거리에서 싸움하는 양아치들과 같았는데 기껏해야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센, 전혀 진정한 무자가 아니었다.많은 도시에 개설된 무관에서 그 초급 교육생들의 실력을 외심이라고 부른다.외심이란 '외련 근골피'를 속칭 한 것으로, 오랜 낙타를 연마하는 것을 거쳐 몸의 타격 저항력을 강화하고 자신의 순발력을 강화하는데, 이 단계 이후가 바로'내련의 숨'이었다!예를 들어, 공원에서 태극권을 연습하고 있는 늙은 노인들의 몸속에는 이미 초기의 "내심"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속심은 뚜렷하지 않다.단지 신체를 튼튼하게 하는 데만 사용할 수 있으며,보통 사람들보다 신체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었다.그 무관 제자들은 내력을 연마한 후 수행을 계속하는데 재능이 충분히 높으면 오십이 되기 전에 내심 대원만에 도달할 희망이 있으며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내심과 몸의 기혈과 힘이 합쳐지는데 그것이 바로 공포의 화진 강자이다!오늘날의 용하국은 화진 강자들이 적디적었는데 그들은 더욱 널리 알려진 또 다른 특별한 호칭을 갖고 있었다.종사!화진의 경지에 이른 무도의 강자라면 종사라고 할 수 있었다!"10년 전,내가 손을 씻은 것은 한편으로는 딸아이의 안위를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귀검이 폐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야."멀지 않은 대숲에서 홍 어르신은 돌 걸상에 앉아 멀리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가볍게 입을 열었다."10년 폐관하고 귀검이 마침내 종사의 자리에 이르렀네. 염씨 소동무, 실력은 나쁘지 않다고 들었는데, 어찌 감히 종사를 불경하는가?"예규슈는 담담하게 홍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또 시선을 거두어 귀검을 향해 말했다."제가 방금 말했잖아요, 당신 검을 거두라고.""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죽을 거야!"종사강자는 어느 나라에서나 소중한 재산이었다.현재의 용하국 사대 군단처럼, 북강 구준 군단의 유명한 '108 전장'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종사 실력으로 누구나 한 쪽을 진두지휘하기에 충분했다.그리고 용하국 전체에 종사
멀지 않은 곳에 홍 어르신, 손태산, 임진태...모두 조건반사처럼 눈을 크게 떴는데 특히 손태산은 두 손으로 휠체어 손잡이를 짚고 하마터면 휠체어에서 일어설 뻔했다.염구준의 무학 재능이 놀랍다 해도, 결국 20대 초반인데 겨우 북강 군단에서 5년 동안 군 복무를 한 것에 불과했다.어떻게 이 정도까지 대단할 수 있는가?한 수로 종사를 물리친다고?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우물 안 개구리군, 정말 우스워!"구준은 손가락을 거둬들여 홍 어르신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보았는데 얼굴은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한 마디만 할 테니 다 제대로 들어.""너희를 죽이지 않는 것은 너희가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만약 당신들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나 예씨는 살인 하는 것도 개의치 않아.""손씨 그룹의 사업은 곧 수도까지 확장될 것이니 누가 감히 끼어든다면 누가 내 적이다. 나는 적들을 오늘처럼 대하지 않아!"그는 말을 하고는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없이 돌아서서 성큼성큼 떠나갔다!"염구준......"구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태산은 얼굴이 죽었는데 몸은 참지 못하고 벌벌 떨렸다.홍 어르신은 제자리에 서서 얼굴이 온통 새하얗게 되었다가 마침내 돌 걸상에 천천히 앉았다. 마음속에는 마지막으로 한가지 생각만 남았다.손씨 그룹, 손씨 집안......건드려서는 안 된다!...청해시.진영주는 또 운해시에 실습을 가야 했다.겨우 이틀 동안 청해시에 머물렀는데 가을과 염구준은 그녀와 고양을 운해시로 바래다주고는 아쉬워하며 다시 청해시로 돌아왔다.최근 요 며칠, '생명 1호'는 이미 전면 출시되어 중장년 소비자들의 보건 효과에 대해 입방아를 뀌어서 불과 일주일도 안 되어 빠르게 국내 시장을 점령했고 제품의 공급이 부족해질 정도였으며 얻은 이윤은 더없이 많았다.보수적으로는 계산해서 원자재와 생산비용을 빼면 하루 순이익이 놀라운 4억여 원, 진짜 일진투금에 이르렀다!"구준 씨."청해시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은 조수석에 앉아 방금 받은 문자 한 통을
7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미모는 여전하였다. 캠퍼스 시절의 풋풋함 대신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녀는 아직도 꿈속 여신의 모습이었다!“미안, 일 때문에 늦었어.”손가을은 염구준과 팔짱을 끼고 동창들을 향해 열정적으로 인사하였다.“몇 년 만이지만 다들 안 변했네.”동창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심지어 일부 남자 동창들이 농담까지 하였다.“가을, 우리는 아직도 솔로야! 동창회에 오게 된 것도 너한테 구애하기 위해서였는데 네가 결혼했다니! 참, 이젠 포기해야겠네!”얼굴이 빨개진 손가을이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 누군가 연회장 문 쪽에서 걸어오면서 소리쳤다.“뭐라고? 가을이 결혼했다고?”목소리의 주인공은 손가을의 동창 박군이었다!베르사체 커스텀을 입고 로렌스 시계를 차며 산보르네오 악어가죽 구두를 신고 몽블랑 벨트와 다이아몬드 넥타이를 착용한 박군이었다… 그의 옷차림은 15억 원을 웃돌았다!“박군!”“군아!”“함부로 부르지 마. 박 사장님이라고 불러야지…”박군이 나타나자 동창들은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뒤질세라 박군을 맞이하러 갔다. 동창들 가운데서 가장 성공한 박군은 상장회사 회장의 딸과 결혼하면서 몸값이 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지금은 사장이라서 지위가 매우 높았다. 게다가 이번 동창 모임도 박군이 제기한 것이었다. 박군은 모든 회식 비용을 혼자서 부담하였다!“가을, 결혼 소식을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박군은 손가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옆에 있는 염구준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박군은 오른손을 내밀고 손가을의 눈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다.“가을, 오랜만이야!”손가을은 박군의 악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졸업한 지 2년 만에 결혼했었어. 우리 딸도 이젠 5살이 되었어. 애들한테 이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어.”“결혼한 지 그렇게 오래됐어?”박군은 멈칫하더니 그제야 옆에 있는 염구준을 발견하고 위아래로 스캔하였다. 그리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가을, 청해에서 꽤
염구준은 박군을 힐끗 쳐다보고 나서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손가을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긴 파리들이 많으니까 차에서 기다릴게.”말을 마치고 그는 손가을의 예쁜 얼굴에 뽀뽀하더니 연회장을 떠났다.“파리들이라니…”박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염구준이 뒤돌아서는 모습을 보더니 손가을의 몸매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뜨거워졌다. ‘데릴사위가 갔다고? 잘 갔어! 오늘 반드시 손가을을 취하게 하여 데릴사위한테 모욕 줘야지!’ 염구준이 떠났다. 하지만 손가을의 동창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서로 술잔을 부딪치며 즐겁게 놀았다. 특히 박군은 손가을에게 잘 보이려고 같은 기숙사에 사는 룸메이트와 함께 손가을에게 술을 먹였다.“못 마시겠어.”저녁 8시 무렵, 연회가 끝날 때쯤 손가을은 술 때문에 빨개진 얼굴로 박군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염구준이 아래에서 날 기다리니까 그만 가봐야겠어.”손가을이 말을 마치고 떠나려고 했다.“이봐, 오랜만에 동창들끼리 만났는데 그렇게 빨리 돌아갈 거야?”박군이 손가을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손가을의 몸을 뜨거운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았다.“가을아, 다른 것도 준비 많이 했으니까 이따가 크라운 노래방에 같이 가자. VIP룸을 예약했거든. 거기 음향 설비가 아주 좋대!”“크라운 노래방?”그 말에 놀란 동창들이 모여들었다.“박군, 그게 정말이야? 크라운 노래방 VIP룸을 예약했다고?!”박군은 동창들의 표정을 보며 거만하게 허허 웃었다! 그의 신분으로는 크라운 노래방의 VIP룸을 절대 예약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장인어른이 운해시 곽씨 가문의 어르신이었다. 그 어르신은 올해 막 상장한 회사의 회장인데 시가가 1조 원에 달했고 운해시 일류 상권에 겨우 포함되었다. 크라운 노래방에 VIP룸을 예약하게 된 것도 박군의 장인어른 덕분이었다!“크라운 노래방은 홍 어르신의 재산이야!”박군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엄지를 척 내보였다.“이번 동창회를 위
테이블 위에는 신선한 과일과 여러 가지 음료가 놓여있었다. 전부 크라운 노래방에서 무료로 제공한 것이었다. 특별히 젊고 예쁜 아가씨 6명을 안배해 주었다. 그 아가씨들은 문 앞에 서서 손님들을 향해 인사하였다.“다들 앉아만 있지 말고 얼른 노래해!”룸에 들어간 후 박군은 술을 마시며 동창들도 함께 노래하라고 재촉하였다. 그러면서 염구준과 손가을을 곁눈질로 보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대로라면 염구준이 오지 못하게 했을 텐데 호텔에서 떠날 때 손가을이 문 앞에 세워진 포르쉐에 들어가는 걸 보게 되었다. 그녀는 염구준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크라운 노래방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아주 자연스럽게 손가을의 곁에 앉았다.“남편을 데려왔다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 허허!”박군은 속으로 쓴웃음을 짓더니 일어나서 손가을에게 다가갔다. 그는 초대하려는 몸짓을 보이며 말했다.“가을아, 룸 안이 너무 시끄럽네. 너희 집안에서 수도권으로 진출할 예정이라며? 나가서 얘기 좀 나눌까?”손가을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러면 나가서 박군이랑 얘기하고 올게.”염구준이 박군의 얼굴을 잠깐 스캔하였다. 그리고 손가을과 눈을 맞추더니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알았어, 안전 조심하고 일 있으면 날 불러.”손가을이 낮은 소리로 “응”하고 대답한 뒤 룸에서 나갔다.박군은 손가을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재빠르게 손가을의 뒤를 따랐다.VIP룸 밖, 복도“가을!”박군은 손가을 앞에 재빨리 다가갔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눈으로 손가을을 빤히 쳐다보았다. “우리 둘만 있는 자리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너희 가문 말이야, 수도에서 발전하고 싶어? 수도는 경쟁이 치열해서 너희 가문 세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 내가 도와줄 수는 있지만 너도 알겠지. 공짜는 없다는 거!”박군은 말하는 한편 손가을에게 다가갔다. 그는 욕망이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손가을
이때 욕망에 불타오른 박군이 벌게진 두 눈으로 손가을을 쳐다보았다.“염구준? 퇴역병 주제에?! 잘 들어. 난 헬스를 많이 했어. 염구준 따위는 식은 죽 먹기지!”말하는 한편 힘을 써서 손가을을 벽에 몰아갔다. 그리고 입술을 내민 채 손가을의 하얀 목에 키스하기 시작했다.“싫어, 싫어!”그 순간 손가을은 박군의 힘을 못 이겨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먼 곳에 있는 VIP룸을 향해 울부짖었다.“구준, 살려줘!!”……VIP룸은 아직도 노랫소리로 떠들썩하였다. 손가을의 동창들은 술 마시고 웃고 떠들었다. 노래하는 사람들도 끊이지 않았으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염구준은 웃는 얼굴로 맥주잔을 들고 동창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구준, 살려줘……”룸 안은 음향 설비의 소리로 떠들썩했지만 염구준은 뛰어난 청력 때문에 손가을의 비명을 듣게 되었다!!“가을이 살려달라고 외친다고?!”그 순간 염구준의 낯빛이 변하더니 들고 있던 맥주병도 내려놓기 전에 두 발에 힘주어 쏜살같이 앞에 놓인 테이블을 건너뛰고 밖으로 사라졌다. 쿵! 그는 굳게 닫힌 나무 문을 부수고 복도를 따라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잽싸게 달려갔다! 이때 복도 맨 끝에 있는 손가을은 절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박군은 손가을을 벽에 몰아세웠고 손가을은 울부짖으며 반항하였다. 박군은 벌게진 눈을 하고 입술을 내민 채 손가을의 목에 키스하려고 하였다. 몇 번은 거의 손가을의 목에 박군의 입술이 닿을 듯하였다.“가을, 반항하지 마. 넌 이젠 그럴 힘이 없어!”손가을의 힘은 점점 빠져나가고 오히려 박군이 점점 더 흥분했다. 박군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 또 손가을의 목을 덮쳤다. 입가에 술 냄새가 풍겼고 손가을의 하얀 피부에 박군의 입술이 거의 닿을 듯하였다!그 찰나에.“꺼져!”누군가의 차갑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박군의 뒤에서 들려왔다!바로 염구준이었다! 박군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두 팔이 펜치에 의해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었다. 박군이 비명을
다행히도 죽지 않았다!“젠장… 날 때리다니!”바닥에서 한참 경련을 일으키던 박군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는 염구준과 손가을을 노려보았다.“여태껏 감히 나를 때리는 사람이 없었어! 오늘 너희를 가만두지 않겠어!”손가을은 겁에 질려 하얘진 얼굴로 염구준을 쳐다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구준, 우리…”손가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박군!”VIP룸에 있던 동창들이 드디어 복도의 상황을 눈치채고 달려 나왔다. 그들은 바닥에 넘어진 박군을 보더니 경악한 표정으로 달려갔다. 복도에서 일어난 상황을 본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바닥과 벽은 핏자국으로 물들었고 깨진 치아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박군은 누군가에게 맞아서 피투성이가 되었다! 얼마 뒤에 동창들은 바닥에 쓰러진 박군을 부축하였다.“박군, 괜찮아?”동창 한 명이 휴지를 꺼내 박군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그리고 다른 동창들을 향해 소리쳤다.“서 있지만 말고 얼른 구급차 불러! 경찰도 불러!”“됐어!”평소 헬스장에 자주 다니는 박군은 잠깐 원기 회복이 된 듯 염구준을 노려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동창인 걸 봐서라도, 손가을의 체면을 봐서라도! 염구준이 날 때린 거야. 가을과 상관없어!”“그건…”동창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끝내는 박군의 말대로 핸드폰을 도로 넣었다.후! 박군은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 동창들이 하도 착하니까 망정이지 경찰을 불렀으면 정말 골치 아파질 것이다! 복도에 CCTV가 설치되었고 경찰이 CCTV를 검사하면 박군은 성폭행 미수죄로 붙잡힐 것이다. 차라리 맞는 것이 더 나을 정도였다!“가을!”눈치 빠른 동창들이 기회를 봐서 박군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손가을을 욕했다.“대체 뭐 하는 거야? 박군이 돈 내서 동창회를 마련하고 함께 노래하면서 즐겁게 보내는 중인데 너희 남편이 박군을 때리다니? 이게 말이 돼?”“맞아, 박군에게 사과하라고 해!”복도에서 몇몇 여자 동창들이 박군을 부축해 주었다. 그러면서 박군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동창들의 표정을 본 손가을은 조급한 나머지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하였다. 그녀는 곁눈질로 복도 위에 설치한 CCTV를 발견했다.“증거 있어. 박군이 거짓말한 증거 말이야! 난…”손가을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갑자기 조용해졌다!복도 끝에서 경비원 2명이 소리를 듣고 봉을 들고 달려왔다. 두 경비원은 사람들을 쳐다보더니 차가운 말투로 꾸짖었다.“뭐 하세요? 다른 손님들께 민폐 끼치지 말아 주세요!”“몇번 방 손님이시죠? 노래 안 하면 당장 꺼져요! 크라운 노래방에서 이러시면 안 돼요!”손가을의 낯빛이 변했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크라운 노래방!이곳은 홍 어르신의 관리 범위였고 홍 어르신은 청해 어두운 세상의 황제였다! 오래전에 은퇴하기는 했지만 해동성에서 홍 어르신은 아직도 전설이었다!크라운 노래방에서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홍 어르신을 건드리는 것과 같았다!“두 분.”박군은 겨우 일어났고 치아가 빠져서 말할 때마다 바람이 샜다. 그는 아주 지독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힐끗 쳐다보고는 두 경비원한테 손짓했다.“난 박군이라고 해요. VIP룸은 제가 예약한 거고요! 조 매니저를 불러주세요!”VIP룸?두 경비원이 서로 쳐다보았다. 두 사람 다 가슴이 철렁했다!VIP룸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비록 홍 어르신의 부하지만 두 경비원은 경비원일 뿐이어서 함부로 태만할 수 없었다!“박 선생님.”한 경비원이 머뭇거리더니 애써 웃음을 지었다.“조 매니저랑 무슨 사이신지요? 오늘 조 매니저가 당직 서느라 바쁘셔서…”“잔소리하지 마!”화를 참고 참던 박군은 그제야 폭발했다. 그는 염구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조 매니저한테 내가 맞았다고 전달해 드려!”“조 매니저보고 와서 염구준을 죽여버리라고 해!”박군이 윽박지르자 두 경비원은 더는 거절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무전기를 꺼내 빠른 속도로 말했다.“조 사장님, 여긴 맨 위층인데요. VIP룸의 박군 씨가 엄청 맞아서 위급하세요…”“뭐라고? 누가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