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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2화

Author: 잔영
“선생께 꼭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혹시…”

백이원은 착잡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무리한 요구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웠다.

반면 염구준은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세요. 그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백이원은 기침을 쿨럭이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

“진수곡을 선생께 맡기고 싶어요.”

“그건 안 됩니다!”

방 안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이 반대를 표했다.

염구준이 진수곡을 도와준 것은 사실이나, 결국 그는 외부인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미 후보자가 셋이나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생각했다.

“들으셨죠? 그 부탁은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군요.”

염구준이 담담히 말했다.

진수곡은 지금도 내부가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더 이상 불필요한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다만 잠시 거주하는 동안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와줄 수 있었다.

“휴!”

백이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은 했지만 부하들이 이렇게 강하게 반대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결국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피를 토하며 침대로 쓰러졌다.

기운이 미약한 것이 당장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제발 할아버지를 살려주세요!”

백희안은 눈물범벅이 되어 옆 사람들에게 간절히 애원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진수곡에서 의술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다크인데!”

그런데 불과 조금전에 백이안이 다크를 쫓아낸 상황이었다.

“제가 가서 부탁드려 볼게요.”

백희아는 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때, 문밖에서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던 다크가 안으로 들어오며 야비한 웃음을 지었다.

“중요한 순간엔 내 도움을 필요로 할 거면서 외부인 따위를 감싸고 말이야.”

이 중요한 시기에 그는 자리를 비울 수 없었던 것이다.

백이원의 상태를 진찰한 그는 염구준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형님을 살려드릴 수는 있지만 조건이 있어. 저 인간이 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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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812화

    “선생께 꼭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혹시…”백이원은 착잡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무리한 요구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웠다.반면 염구준은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하세요. 그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백이원은 기침을 쿨럭이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진수곡을 선생께 맡기고 싶어요.”“그건 안 됩니다!”방 안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이 반대를 표했다.염구준이 진수곡을 도와준 것은 사실이나, 결국 그는 외부인에 불과했다.게다가 이미 후보자가 셋이나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생각했다.“들으셨죠? 그 부탁은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군요.”염구준이 담담히 말했다.진수곡은 지금도 내부가 굉장히 혼란스러워서 더 이상 불필요한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다만 잠시 거주하는 동안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와줄 수 있었다.“휴!”백이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예상은 했지만 부하들이 이렇게 강하게 반대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결국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피를 토하며 침대로 쓰러졌다.기운이 미약한 것이 당장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제발 할아버지를 살려주세요!”백희안은 눈물범벅이 되어 옆 사람들에게 간절히 애원했다.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진수곡에서 의술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다크인데!”그런데 불과 조금전에 백이안이 다크를 쫓아낸 상황이었다.“제가 가서 부탁드려 볼게요.”백희아는 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때, 문밖에서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던 다크가 안으로 들어오며 야비한 웃음을 지었다.“중요한 순간엔 내 도움을 필요로 할 거면서 외부인 따위를 감싸고 말이야.”이 중요한 시기에 그는 자리를 비울 수 없었던 것이다.백이원의 상태를 진찰한 그는 염구준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형님을 살려드릴 수는 있지만 조건이 있어. 저 인간이 내 앞

  • 군신의 귀환   제2811화

    방 안에 숨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다크의 제안은 꽤나 민감한 사안이었다.백이원은 곧 죽을 사람이지만 아직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넷째야, 그건 선을 넘었지!”노지수가 눈을 부릅뜨며 싸늘하게 말했다.“그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든 형님을 살려야 한다는 거야.”고스타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두 사람은 다크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미안해. 내가 말실수를 했어. 하지만 나도 진수곡을 위해서 한 말이었어.”다크는 이간질이 통하지 않자, 재빨리 사과했다.상황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그러나 조급할 건 없었다. 언젠가 천제와 지마가 공격해 오면 이들도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그렇게 진수자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백이원이 죽는다면 진수각은 큰 혼란이 찾아올 것이다.어쩌면 모든 시스템이 와해되어 진수각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큰일 났습니다!”“적룡 존주 휘하의 2대 호법, 천제와 지마가 밤중에 불의의 습격을 강행하여 지금은 외곽 방어선이 무너진 상태입니다!”피투성이 된 한 남자가 다급히 안으로 뛰어들어오며 소리쳤다.말을 마친 그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순간 방 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망할 놈들! 하필 이런 때에!”“가자! 가서 그놈들의 목을 베어 버려야겠어!”“안 돼. 큰형님이 아직 의식불명인데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세 진수자의 의견이 엇갈렸다.“임시 지휘자를 한 명 선발하는 게 좋겠어. 그러지 않으면 통일되게 움직일 수 없으니.”다크가 다시 제안했다.“저는 제4진수자님을 추천하겠습니다!”누군가가 먼저 손을 들고 말했다.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라인을 선택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저는 제2진수자를 추천합니다. 지략이 뛰어나신 분이니까요.”“저는 백희아 씨를 추천하겠습니다. 정통 혈육은 희아 씨니까요.”각자 자신이 따르는 사람들을 추천하며 방 안에 다시 혼란이 찾아왔다.의견이 통일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 군신의 귀환   제2810화

    염구준은 피곤한 기색으로 눈을 떴다.“혼자 조용히 있고 싶다는데, 왜 이리도 어려워?”쾅!염구준은 문을 열고 방에서 나갔다.어떻게든 진수곡에 이변이 생기는 것은 막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또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한편 제4진수자의 집.“할아버지, 저희 언제까지 기다리나요?”마리오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지금 그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백희아와 빨리 결혼하고 염구준을 짓밟는 것이었다.“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 조급해 말아.”다크가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날을 참으로 오래 기다려왔다.백이원의 병세는 진수곡의 가장 큰 이변이었다.“할아버지, 그럼 저희는 이제 뭐 할까요?”마리오가 물었다.성공이 코앞이니 자꾸만 마음이 급해졌다.다크는 문 앞으로 다가서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가서 형님을 지켜드려. 언제 눈을 감을지 지켜보고 있어.”어두운 밤, 무수히 많은 그림자가 어둠을 틈타 진수곡 안으로 잠입하고 있었다.오늘 밤 진수곡의 지휘 시스템에 혼돈이 찾아올 것이다.푸흡!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가운데 보초병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한참 후, 드디어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습격이다!”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고 방어 시스템은 그대로 함락되었다.등불을 비추자 이미 무수히 많은 적들이 보였다.“안으로 들어가서 진수곡을 습격하라!”“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모조리 죽여!”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하늘을 찌를 기세로 대문 입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쾅!대문 입구로 달려들던 그들은 강력한 기운에 의해 뒤로 밀려났다.입구에 염구준이 서 있었다.“선을 넘는 자는 모두 죽을 것이다!”위엄이 깃든 목소리가 현장에서 울려퍼졌다.염구준은 굳이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전투를 피할 생각은 없었다.“돌격!”신호를 받은 적들이 대문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염구준은 주먹을 휘둘러 몰려오는 놈들을 쳐냈더니 순식간에 반수 이상의 적들이 쓰러졌다.그 광경을 목격

  • 군신의 귀환   제2809화

    지금 응접실에 진수자 4명이 모이고, 나머지 2명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신비한 고수가 왔다는 소식에 그들은 내심 궁금했다.극악옥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그런지 매사마다 경계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었다.그런데 일분도 되지 않아 제4 진수자가 다시 불평을 늘어놓았다.“그 염씨 녀석은 실력이 약하지 않아. 무슨 음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밥만 먹이고 쫓아내!”“이따가 얘기하자니까!”제1 진수자도 물러서지 않고 가느다란 손을 흔들었다.“잠깐!”제2 진수자가 벌떡 일어서서 다급하게 물었다.“염씨라고 했어? 설마 염구준이야?”그 말에 네 사람은 침묵했다.지금까지 염구준은 공포스러운 존재라는 소문만 들었지, 정작 본인은 보지 못해서 단언할 수 없었다.극악노인을 살해하고, 적룡 존주에게 도전장을 내밀어서 필살령까지 받은 고수라니, 어떤 전적을 봐도 눈에 띄는 존재임이 틀림없었다.“그럴 리가 없어.”제4 진수자가 거부하며 설명을 덧붙였다.“방금 한판 붙었는데 실력 차이가 크지 않았어.”염구준은 악마 같은 존재라 이 정도 실력이라도 믿지 않았다.“귀찮게 됐네. 듣자니 외부인 앞에서 가면을 벗지 않는대.”제2 진수자가 머리를 긁적거렸다.“우리 넷이 공격해서 억지로 가면을 벗기자.”제4 진수자가 사심을 버리지 못하고 발언했다.그때 밖에서 염구준의 목소리가 들렸다.“내 가면을 벗기겠다는 건가?”그는 한마디로 네 사람을 제압했다.지금 기운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오로지 기세로 강한 존재임을 드러냈다.“하하하, 무슨 말씀입니까?”제1 진수자가 웃으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했다.뒤에서 남의 헐뜯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은 아니기에, 백희아가 눈치를 살피면서 다급하게 소개했다.“제 할아버지 백이원, 둘째 할아버지 노지수, 셋째 할아버지 고스타, 넷째 할아버지 다크예요.”네 진수자의 나이를 보아 몇 년 전의 대사건을 겪은 것 같았다.“안녕하세요.”염구준은 그들을 보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앞으로 한동안 이곳에 머물 텐데, 굳이 불편한 관계를 만들

  • 군신의 귀환   제2808화

    ”마리오, 말썽 피우지 마.”백희아의 둘째 삼촌은 두통이 밀려왔다.그가 나타나면 누가 나서도 말리지 못했다.“외부인 심사는 제 담당이에요. 그게 말썽을 피우는 겁니까?”마리오는 돼지 족발을 뜯어먹으며 되물었다.틀리지 않는 말이니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다.“이분은 희아가 데려온 친구야. 문제없을 거다.”백희아의 둘째 삼촌이 가슴을 탁 치며 장담했다.“그렇다고 해도 자세히 조사해야죠.”마리오는 어두운 표정으로 염구준에게 알 수 없는 적개심을 드러냈다.“묻고 싶은 게 있으면 빨리 해. 시간이 없어.”염구준은 짜증스럽게 말했다.마리오는 돼지 기름이 묻은 손으로 등록부를 펼치며 물었다.“이름은?”“염정룡.”“어디서 왔어?”“용하.”“실력은?”“반보천인.”“…”마리오가 질문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하하하.”주변 사람들은 뭐가 그리 웃기는지 배를 껴안고 껄껄 웃었다.그 정로도 강한 무술인이 꼬라지가 초라해서 믿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가면을 쓴 염구준은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았다.“더 질문할 거 없어?”“저기 실력 테스트 돌이 있어. 네 무기로 흔적을 남기면 통과야. 진수곡에 밥통인 반보천인 무술인은 받아주지 않거든.”마리오는 피식 웃으면서 한쪽을 가리켰다.그는 백희아와 가까이 지내는 남자들은 전부 라이벌이라 생각했다.펑!염구준은 무기를 꺼내지 않고 단번에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해 돌을 산산조각냈다.“이제 됐어?”“꿀꺽!”그 장면을 본 주변 사람들은 물론 둘째 삼촌도 웃음기가 싹 가셨다.이 정도로 할 수 있는 무술인은 반보천인이 아니라도 전신지상일 것이니, 확실히 실력이 강했다.위기를 느낀 마리오는 딴소리를 하며 인정하지 않았다.“정체가 불확실해서 더…”촤악!“기어오르지 마. 내가 성격이 더럽거든.”염구준은 바로 손바닥을 날려 상대방의 얼굴에 벌건 손자국을 남겼다.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시비를 거는 것이 틀림없었다.“도련님을 보호해!”뒤에 있던 100명의 수비대가 그를 포위하며 공격하려 들었다.“

  • 군신의 귀환   제2807화

    그렇게 두 사람은 말문을 트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염구준은 실명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사실대로 답했다.“선배님은 살벌해도 나쁜 사람은 같지 않아요.”백희아가 단호하게 말했다.첫 번째 무리부터 시작하여 불과 반나절에 염구준이 혼자서 네 무리를 살해했다.어쨌든 그의 가면을 벗기려는 놈들은 전부 죽었다.“적룡 존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요. 진수곡이 그놈을 상대한다면 전적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적룡 존주와 언젠가 싸우게 될 것이니, 진심으로 속마음을 전한 것이다.“너무 잘됐네요. 선배님 무공이 어느 경지에 도달했어요?”백희아는 큰 조력자를 찾은 것에 매우 기뻤다.방금 그가 폭발하는 힘을 모두가 목격했으니 거짓말일 리가 없었다.“극한 육신.”염구준은 간단하게 네 글자로 대답했다.“들어보지 못했지만 엄청 대단한 거죠?”백희아는 무슨 무공 초식을 말하는 줄 알았다.이제 단진무성에 도달한 그녀가 반보천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꼴깍!유일하게 벙어리 아저씨만 마른 침을 삼키며 충격과 두려움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항상 말이 없던 그였지만 진수곡에 일극 반보천인이 한 명 있기에, 지금은 도저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선배님 도와주셔셔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계획에 희망이 생겼네요.”벙어리 아저씨가 공수하며 감사를 표했다.“나중에 싸워서 이길 때 감사하단 말을 하세요.”염구준은 손사래를 치며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어쩌면 전쟁이 시작되면 진수곡은 그의 동맹이 될 것 같았다.서훈 일행은 진수곡에서도 순위가 높은 벙어리 아저씨가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백희아는 그 자리에서 진수곡에 초대했다.생각해 보면 지금 마땅히 머물 곳도 없어서 염구준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이제 삼일 정도 지나면 필살령도 주춤해질 테니, 그때면 다시 적룡 존주를 찾아가 결판을 낼 것이다.가는 길에 백희아는 염구준에게 붙어서 밖에서 발생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철이 들어서부터 그녀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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