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진정시켰다. “마마, 진정하십시오. 시간도 늦었거니와 밖에 비가 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위들이 밖을 지키고 있어 폐하의 명 없이는 나갈 수 없습니다.”기운이 빠진 강만여는 다시 침상에 기대어 앉았다. “호위에게 내 말을 폐하께 전해달라고 하거라. 함방전에서 했던 약속이 아직 유효한지 물어보거라.”자소는 망설였다. “시간이 늦어서 폐하의 휴식을 방해할까 봐 선뜻 가지 못할 겁니다.”“상관없다. 가서 시도해 보고 안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하자꾸나.” “알겠습니다!” 자소는 대답하고 밖으로 나가서
“그래, 알겠어.” 서청잔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불현듯 다시 입을 열었다. “아까 건청궁에서 만여가 폐하께서 황하를 잘 다스리기로 결심하셨다고 말했다. 내 사람을 투입할 좋은 기회라고 했어.” “좋은 기회이긴 하지.” 심장안이 말했다. “공부는 육부는 중 하나로, 이부나 호부만큼 실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될 곳이야. 중요한 순간에는 발언권이 있지.” “나도 알아. 다만 만여가 이런 일에까지 마음을 쓸 줄은 몰랐어.” 서청잔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상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속세의 때에 묻지 않게 해주려
숨 막히는 침묵이 흘렀고, 기양이 입을 열었다. “심 대장군이 이리 걱정해 주니 고맙구나. 정비는 무사하고, 용태도 무사하다. 네가 조금만 더 일찍 돌아왔다면, 정비를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심장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만여는 근신을 자청하지 않았나? 그런데 어떻게 건청궁에 왔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심장안이 기양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하여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염려되었던 서청잔이 먼저 나서서 설명했다. “폐하께서 이틀간 용체가 불편하여 정비 마마께서 병시중을 하셨습니다. 마마께서 대장군께
“하오면 소신도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의 눈에 피에 굶주린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폐하.”소복자가 문밖에서 불렀다.두 사람은 동시에 문밖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냐?”소복자가 안으로 들어와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심 대장군께서 돌아셨습니다. 지금 궁 문밖에서 알현을 청합니다. 하오나 폐문을 한 시간이라 어째야 할지 몰라 폐하께 여쭙니다.”기양은 살짝 놀라며 서청잔과 눈을 마주쳤다. “빨라도 모레나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더냐?”서청잔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개
“폐하.” 서청잔은 몸을 휘청거리는 기양에게 서둘러 다가가 부축했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태의를 부를까요?” “됐다.” 기양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는 차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서청잔에게 자신을 침상 머리맡에 기대게 하라고 했다. “계속 말해라.”기양은 숨을 고르고 말했다. 서청잔은 그가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 한 걸음 물러섰다. “비문의 내용이 너무 노골적입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정비 마마와 배 속의 용태를 겨냥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개봉 현지에서는 이미 두 분에 대한 헛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래.” 기양은 자세를 바꾸고 어두운 눈빛으로 소복자를 쳐다보았다. “서청잔이 너에게 뭐라고 말한 것 없느냐?” 소복자는 잠시 멍했다. 정비의 반응을 물을 줄 알았으나, 서청잔에 대해 물을 줄은 몰랐다. “폐하께서 주무시고 계실 때에 서 장인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정비 마마께서 몇 마디 나누시고는 돌려보내셨습니다. 서 장인께서 정비 마마께서 잠드신 후에 폐하와 알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폐하께서 동의하시면 사례감으로 사람을 보내 찾으라고 하셨습니다.”기양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