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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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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22 화
기양은 사실 그녀의 청이 그 두 사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그러나 짐작하는 것과 직접 귀로 듣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그의 마음이 시큰해졌다. 얼굴이 무의식적으로 굳어졌다.그는 방에 등불을 켜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굳이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다행히 강만여의 청은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질투는 났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었다.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최대한 목소리를 평온하게 하려 노력했다. “좋다, 허락하겠다. 그들이 짐을 배신하는 짓을 하지 않는 한, 당연히 그들을 잘 대하고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21 화
강만여는 이 질문에 답하기를 거부했다.후궁은 정치에 간섭할 수 없는 법.그녀는 반란에 가담한 진왕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태후조차 냉궁에 유폐되거나 황릉을 지키는 결과를 맞이할 판국에, 자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해도 신하들이 강만당을 무사히 놓아줄 리 없었다.“소첩은 그런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냥 말씀해 주십시오.” 기양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잠시 말없이 있다가, 갑자기 물었다. “오경에 자녕궁에 가서 너와 태후를 승천전으로 데려간 그 사람을 아느냐?”강만여는 잠시 생각하다가, 솔직하게 대답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20 화
기양은 침상 가장자리에 다시 앉아, 그녀의 한 손을 잡아 자기 손안에 넣었다. “태의가 아프다고 한 것이 마음에 쓰이기도 했고, 곤히 잠든 것 같아 깨우기가 미안했다.” “황송하옵니다, 폐하.” 강만여는 정중하게 말했다. “태의께서 소첩이 병에 걸린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밤샘으로 정신이 맑지 못한 것뿐이니, 약을 몇 첩 먹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요.”기양의 얼굴은 어둑한 불빛 속에서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말했다. “그래도 몸조리를 잘하거라.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강만여는 서청잔이 자신에게 해준 말들을 떠올리고, 입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19 화
가마가 영수궁 문밖에 멈추었다.기양은 가마에서 내려, 모든 사람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명하고, 손량언 한 사람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자소는 동별전의 복도에서 몇몇 내관과 궁녀들에게 일을 시키고 있었다가 멀리서 기양이 오는 것을 보고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려 했다.기양은 손을 들어 멈추라는 동작을 취했다.그러자 몇 사람만 무릎을 꿇고, 소리를 내지 않았다.기양은 문 앞으로 가서 계단을 밟고 올라서, 자소에게 조용히 물었다. “네 주인은 어디 있느냐?”자소가 말했다. “황송하옵니다, 마마께서는 약을 드시고 주무시고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18 화
“소신, 명을 받들겠습니다!”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 서청잔의 심장도 떨렸다.심장안은 예전에 강만여가 자신의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고 말했었다.그에게 강만여를 포기하라 한다면, 그것은 마치 그의 뼈를 발라내고 살을 도려내어,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모두 쏟아내는 고통과 같을 것으로 했다.심장안이 내뱉은 말은 그의 뼈를 발라내고 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었을 것이다.그리고 그 고통은 서청잔 또한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기양은 자신이 원했던 답을 얻었으나, 기쁘지 않았다. 승리자의 기쁨도 없었고, 오히려 말할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417 화
심장안과 서청잔은 다시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일제히 입을 닫았다.기양은 반쯤 감은 눈으로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노려보았다. 그 목소리에는 차갑고 엄숙한 경고의 기색이 더해졌다.“짐이 강미인을 총애하기 전에는, 너희들 사이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일들이 어찌 되었든, 강미인은 이제 짐의 비가 되었으니, 다시 궁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 이 점은 짐이 말하지 않아도 너희들도 잘 알 것이다! 이제부터 짐은 너희가 각자의 방식으로 그녀를 지키는 것은 허락하나, 결코 그녀에게 다른 마음을 품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