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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나는 그를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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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lis: 책 느낌 나는 소설작가

제 1화 눈밭 위에서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04 15:14:51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걸려 있던 눈더미가 털썩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하늘을 가득 메운 먹구름 사이로 굵은 눈송이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산길은 이미 발목이 잠길 만큼 눈으로 뒤덮였고,

멀리 보이는 나무들은 하얀 눈에 가려져 희미한 그림자처럼 보였다.

하세린은 두꺼운 외투의 깃을 여미며 말의 고삐를 단단히 쥐었다.

오늘 세린은 건너편 마을에 맡겨두었던 말을 데리러 가는 길이었다.

며칠 전부터 집에서 키우던 말 한 마리가 다리를 다쳐 건너편 마을의 마구간에 맡겨져 있었다. 오늘 아침,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세린이 직접 데려오기로 한 것이었다.

원래라면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돌아올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출발이 늦어졌고, 산길에 들어서자 갑자기 눈발까지 거세졌다. 세린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러다 정말 어두워지겠네.”

세린은 말의 목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조금만 서두르자, 밤아.”

말이 낮게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걸어갔다.

세린은 주변을 살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길의 흔적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익숙한 산길이었기에 세린은 고삐를 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때였다. 밤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

세린이 고삐를 당겼지만 말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귀를 바짝 세운 채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세린은 이상함을 느끼고 말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얀 눈발 사이로 검은 무언가가 보였다.

처음에는 쓰러진 나무인 줄 알았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 눈이 흩어지자 검은 형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났다. 사람이었다.

세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람?”

눈밭 위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세린은 순간 말의 고삐를 당겼다.

본능적으로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깊은 산속에서 혼자 쓰러져 있는 사람이라면 평범한 마을 사람일 가능성은 낮았다. 특히 남자의 옷차림은 일반인이 입는 옷과 달랐다. 군사일지도 몰랐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세린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냥 지나가자.’

괜히 엮였다가 자신뿐만 아니라 삼촌과 이모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세린은 말의 방향을 돌렸다.

그런데 몇 걸음 움직였을 때였다.

“……하아.” 아주 희미한 숨소리가 들렸다.

세린의 발걸음이 멈췄다.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분명히 숨을 쉬었다.

세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곤란하네.”

결국 세린은 말에서 내렸다.

눈이 발목까지 빠졌다.

세린은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긴 검은 머리카락이 눈밭 위에 흩어져 있었고,

옷은 여기저기 찢겨 있었다. 몸 곳곳에는 전투를 겪은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옷자락에는 붉은 흔적이 번져 있었다.

얼굴은 핏기가 없을 정도로 창백했다

그러나 의식을 잃은 와중에도 굳게 다문 입술과

날카로운 눈매에서는 쉽게 숨길 수 없는 강한 기세가 느껴졌다.

세린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이봐요.” 남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세린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들려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희미하게 숨이 이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살아 있었다.

세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두면 안 되겠네.”

세린은 남자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조금만 참아요.”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가 세린의 몸을 짓눌렀다.

“……무슨 사람이 이렇게 무거워.”

세린은 이를 악물고 힘을 줬다.

몇 번이나 눈 위에서 미끄러졌지만 끝내 남자를 일으켜 세웠다.

세린은 남자를 부축해 말이 있는 곳까지 옮긴 뒤,

힘겹게 그의 몸을 말 위에 올렸다.

남자의 몸이 옆으로 기울자 세린은 급히 붙잡았다.

“떨어지면 안 돼요.”

세린은 남자가 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했다.

그리고 고삐를 잡았다.

거센 눈보라가 얼굴을 때렸다.

세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가자 멀리 작은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이었다.

세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 왔어요.”

마을에 도착하자 세린은 곧장 집으로 향했다.

말발굽 소리를 들은 삼촌과 이모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세린아! 이 날씨에 왜 이렇게 늦었—”

삼촌의 말이 멈췄다.

말 위에 쓰러져 있는 낯선 남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누구냐?”

이모 역시 놀란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세린아, 대체 무슨 일이니?”

“산에서 발견했어요.”

세린은 급하게 대답했다.

“눈밭에 쓰러져 있었어요. 아직 살아 있어요.”

삼촌은 남자를 경계했다.

“정체도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면 어떡하느냐.

군사일 수도 있지 않느냐.” “알아요.”

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냥 두고 올 수는 없었어요.”

삼촌은 한동안 세린을 바라보다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안으로 옮기자.”

삼촌의 도움을 받아 남자를 방 안으로 옮겼다.

세린은 곧바로 따뜻한 물과 깨끗한 천을 준비했다.

남자의 상태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몸에 묻은 눈과 먼지를 닦아냈다.

그가 누구인지 세린은 알지 못했다.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세린은 조용히 남자의 곁에 앉았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깊어지는 겨울밤 속에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세린은 아직 알지 못했다

그 남자의 진짜 이름이 서천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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