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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Author: 서린화
서 황후는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

“제 곁에 있는 사람이라 하심은... 서지안 저 아이를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실수로 폐하를 불편하게 해 드린 모양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성정이 단순하다 보니, 일을 처리하는 데 미숙한 부분이 있습니다. 결례를 범했다면, 부디 신첩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너그러이 봐 주시옵소서.”

그러더니 문득 떠오른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 서지안이 춤을 제법 잘 추니, 폐하 앞에서 한 곡 추게 하여 사죄하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자 황제의 미간이 곧바로 찌푸려졌다. 하지만 이때, 안빈도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

“서지안 아가씨의 춤사위가 무척 빼어나다는 건 들었사온데, 폐하와 황후마마 덕분에 직접 볼 기회가 생기겠군요!”

모두가 기대에 찬 얼굴로 바라보자, 황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춘산 사냥은 본래 군신이 함께 즐기는 자리였다. 서지안이든 다른 누구든 재주가 있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서서 보여 줄 수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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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34화

    황제는 감동한 눈빛으로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은 너무나 사려 깊었다.그래서 오히려 더욱 마음이 아팠다.금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이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폐하께서 이미 태후마마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셨으니, 결국 새로운 비를 들이셔야 하는 것이옵니다.”황제가 그렇게 대답한 것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그저 모자간의 정 때문만은 아니었다.만약 황제가 계속 거절하고, 태후가 계속 병을 핑계 삼는다면 그 일이 문무백관과 온 세상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을 때 황제는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그 일로 인해 금영 역시 나라를 어지럽히는 요녀라는 오명을 쓰고, 태후를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녀라는 비난까지 받게 될지도 몰랐다.“폐하께서는 혹시 정해 두신 사람이 있으시옵니까?”금영이 물었다.하지만 황제에게 무슨 정해 둔 사람이 있겠는가.황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 이 일을 신첩에게 맡겨 주시는 것은 어떠하시옵니까?”황제가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아?”금영은 웃으며 말했다.“신첩이 폐하의 근심을 덜어 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사옵니다.”이번 일에 있어서 황제는 스스로 금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그녀가 억울하게 마음고생을 했다고 생각했다.그런 금영이 직접 말했으니, 황제로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황제는 곧 말했다.“좋다. 이 일은 금영이가 직접 사람을 정하도록 하거라.”금영은 눈앞의 황제를 바라보며 눈빛을 굴렸다.서 황후가 아무리 많은 계획을 세운들 어찌하겠는가.결국 이 일의 주도권은 자신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황제는 금영을 소녕전까지 데려다준 뒤 다시 정무를 보러 갔다.금영은 전각 안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해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마마, 이번 일 때문에 마음이 상하지 않으시옵니까?”모든 사람은 금영이 이 일로 마음이 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금영은 웃으며 말했다.“유빈이든, 가빈이든, 아니면 옥빈이든 결국 후궁의 신분을 등에 업고 권세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33화

    “요즘 들어 잠들 때마다 네 아바마마가 떠오르는구나. 네 아바마마께서는 늘 나를 꾸짖으셨지…… 이 어미가 태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이다.”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황제는 침상에 누워 있는 태후를 바라보았다.표정은 여전히 온화했지만, 금영은 황제가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황제는 총명한 사람이었다.어찌 태후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겠는가.하지만 황제에게 있어 태후의 존재감은 너무나 컸다.황제가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사람이 황제에게 말해 왔다.태후가 얼마나 목숨을 걸고 황제를 낳았는지.황제가 조금 더 자란 뒤 서 황후를 맞이했을 때에도, 태후는 황제가 태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태후는 황제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몇 분의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요즘 내 몸이 좋지 않으니, 궁 안에도 경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황제가 당장 선발을 원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비를 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한참이 지나서야 황제가 입을 열었다.“짐이 어마마마의 뜻을 따르겠사옵니다. 부디 어마마마께서는 반드시 몸을 돌보시옵소서.”말을 마친 황제는 다시 입을 열었다.“소자에게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황제는 말을 모두 끝내기도 전에 그대로 걸음을 옮겨 떠났다.금영은 서 황후와 태후를 바라본 뒤, 물러나겠다는 예를 올리고 밖으로 향했다.다행히 이때 서 황후와 태후 역시 금영과 이야기를 나눌 마음이 없었다.금영을 붙잡고 괴롭힐 생각도 없는 듯했다.황제가 떠나고, 전각 안에 외인이 사라지자 서 황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폐하께서 결국 허락하셨습니다.”새로운 비가 들어온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황제가 새 비의 전각에 들를 명분이 생길 테니.만약 금영과 총애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설령 총애를 나누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의 사람이 두 명 더 생긴다면 현비와 맞서 싸우게 하기에 충분했다.하지만 태후의 표정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32화

    취옥이 대답했다.“노비가 이미 산파를 구해 두었사옵니다. 마마께서 해산하실 때가 되면 반드시 단번에 아드님을 얻으실 수 있도록 하겠사옵니다.”산파라는 말을 입에 올릴 때, 취옥의 말투에는 어딘지 모르게 묘한 여운이 배어 있었다.배명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제 제법 볼록해지기 시작한 배를 가볍게 어루만졌다.“아주 잘했구나.”지금 태자가 자신을 냉대한다고 한들 무슨 상관인가.황장손을 낳고 나면 모든 것이 달라질 터였다.*금영과 황제는 영안후부를 떠나 궁으로 돌아왔다.아직 소녕전에 도착하기도 전이었다.수강궁에서 온 사람이 다급히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폐하! 태후마마께서 병환이 나셨사옵니다!”금영은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의 낯빛이 미세하게 변했다.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곧장 수강궁으로 향했다.금영도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태후가 병환이 났으니, 후궁의 비빈인 그녀로서도 문안을 드리러 가는 것이 마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금영과 황제는 수강궁에 들어섰다.전각 안에는 짙은 약 냄새가 가득했다.금영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끝이 간질거렸지만 가까스로 재채기를 참았다.태후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안색은 창백했고 기운도 몹시 쇠약해 보였다.그 곁에는 여러 태의가 서 있었다.황제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어찌 된 일인가?”태후는 황제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황제, 오셨군요.”말끝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금영은 전생부터 태후가 잔병치레가 많고 몸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줄곧 태후가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마치 자신의 조부처럼.아직 세상을 떠날 때가 아닌 나이에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하지만 태자가 황위에 오른 뒤 삼 년이 지나도록, 늘 병약하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하던 태후는 여전히 멀쩡히 살아 있었다.심지어 날이 갈수록 더욱 정정해졌다.하지만 어찌 되었든 태후는 황제의 어머니였다.그런 태후가 이렇게 침상에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31화

    “하지만 이제 신첩에게는 새로운 집이 생겼사옵니다. 예전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신첩은 지금이 더 좋사옵니다.”금영이 황제에게 말을 이었다.곁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심연희는 속으로 생각했다.‘밖에서는 모두 금영이 총애를 받는 것이 폐하께서 그녀의 뛰어난 미색에 마음을 빼앗기셨기 때문이라고 하지. 하긴 금영이 젊고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니까.하지만 지금 보니, 미색보다 더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금영의 총명함인 것 같아.이런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을 사내가 어디 있겠어? 아무리 존귀한 황제라 해도 결국 한 사람의 사내인 것을.’금영의 말을 들은 황제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그가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좋다! 짐이 자네를 집으로 데려가겠네!”심연희는 곧 사람들을 이끌고 황제와 금영에게 예를 올리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황제가 떠나려 하자 태자를 비롯한 이들도 나와 배웅했다.태자는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와 공손히 예를 올렸다.“소자가 아바마마와 원 귀비마마를 삼가 배웅하옵니다.”금영은 태자를 힐끗 바라본 뒤, 다시 배명월에게 시선을 옮겼다.배명월은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안색도 많이 상해 있었다.하지만 그 두 눈에는 조금도 굴복한 기색이 없었다.미안해하는 기색은 더더욱 없었다.배명월은 정말 굴복하지 않았다.태자비의 자리를 잃은 것이 대수인가?자신은 훗날 황후가 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다!아들만 낳고 훗날 태자가 황위에 오르면, 결국 흠천감의 예언대로 자신을 황후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지금 측비로 강등된 것쯤은 황후의 자리에 오르는 길에서 잠시 발을 헛디딘 것에 불과했다.하늘이 이미 정해 둔 운명은 누구도 바꿀 수 없었다!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금영은 손을 들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했다.손목에 찬 벽옥 팔찌가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났다.태자의 표정도 서서히 평온해졌다.금영이 지금은 자신에게 화가 나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았다.처음부터 지금까지 금영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기만 하면 그것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30화

    소인은 밖으로 나갔지만, 당연히 종이연의 주인을 찾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종이연을 들고 돌아와 아뢰었다.“마마, 밖에서는 이 연을 찾는 사람이 없사옵니다.”금영은 먼 곳을 바라보았다.붉은 옷을 입은 소년이 저 멀리 서 있었다.거리가 너무 멀었다.아니, 너무 멀어서 금영은 그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떠 있는지조차 볼 수 없었다.금영은 손에 든 종이연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그렇다면 주인 없는 물건으로 여기고 날려 보내도록 하게.”금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귀비였다.그녀의 말 한마디면 누군가는 지체할 틈도 없이 움직여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연에는 다시 줄이 묶였고, 금영에게 가져와졌다.금영은 종이연을 높이 들어 올린 뒤 줄을 감은 축을 천천히 돌렸다.초봄의 바람은 제법 거셌다.잠시 후.독수리 모양의 종이연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위.”금영이 소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조금 전 소인은 종이연에 줄을 묶기 위해 가위를 가지고 왔었다.금영은 가위를 받아 들었다.그리고 바람 속에서 흔들리는 종이연을 바라보았다.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이내 마음을 굳혔다.찰칵.가위가 내려갔다.종이연의 줄이 끊어지는 순간.종이연은 순식간에 바람을 타고 멀어졌다.그리고 어느새 아득한 하늘 너머로 사라졌다.맹운산은 줄을 놓고 멀어지는 종이연을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이 깃들어 있었다.금영과 맹운산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그녀는 알 수 있었다.자신의 마음이 무거워진 것인지.아니면 맹운산의 감정을 느낀 것인지.그녀의 가슴에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답답함과 쓸쓸함이 남았다.입궁한 뒤.금영이 맹운산을 만날 때마다 마치 늘 한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그의 마음을 끊어 내는 것.맹운산이 자신에게 품은 마음을 끊어 내는 것.금영도 알고 있었다.자신이 하는 일이 너무 잔인하다는 것을.하지만 맹운산이 품은 그 진심 어린 마음은 너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29화

    심연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마마, 괜찮으시옵니까?”금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별일 없네.”심연희의 집에도 오라버니가 있었다.영안후부에 들어온 뒤, 그녀는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어째서 금영이 자신의 지아비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가까운 사이였는지.그래서 금영과 배경천 사이에 있었던 지난 일들도 알게 되었다.심연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배경천 도련님께서는 군에 들어가시기로 하셨사옵니다. 내일 떠나신다고 하옵니다.”금영은 그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하지만 곧 생각해 보니, 그리 뜻밖의 일도 아니었다.배경천은 글공부에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예전에는 조부의 덕을 입어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제 황제가 그 길을 막아 버렸다.배경천이 그저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며 살아가고자 한다면, 영안후부에서 그에게 밥 한 끼 내어주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하지만 분명했다.한때 누구보다 자존심 강했던 그 도련님은 그런 삶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군에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다만 조상의 비호를 벗어나 직접 군문에 들어간다면, 신병부터 시작해 한 걸음씩 올라가야 했다.그저 편하게 지내고자 한다면 모르겠지만, 배경천처럼 다시 일어서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온 힘을 다해 위로 올라가려 할 것이다.군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그러니 배경천이 조금 전 그런 말을 했던 것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금영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좋은 환경에서만 살아온 도련님이 군영의 고생을 견딜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지.”“가세. 나와 함께 좀 둘러보도록 하게. 다음에 다시 올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니.”금영이 심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영안후부는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겉으로 보기에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조금만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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