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판타지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 제 23화 벽류진의 우리에서 유일한 꽃

Share

제 23화 벽류진의 우리에서 유일한 꽃

Author: 요정리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7 19:05:27
제 23화

새벽의 한기가 가시지 않은 계곡 정원, 옅은 안개 사이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었다. 야츠키는 길고 긴 악몽에서 깨어난 듯 천천히 눈을 떴다. 낯선 남자의 향 그리고 몸 위를 덮고 있는 짙은 색의 겉옷. 미츠키의 것이었다.

야츠키가 몸을 일으키자, 미츠키가 조용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늘 그림자처럼 자신을 감시하고, 관전만 하던 그는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몸은 …... 괜찮으십니까?"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은 벽류진에 끌려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야츠키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항상 차갑고 거리감 있는 태도만을 고수해왔기에 , 안색에 깃든 묘한 애정과 걱정은 그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츠키님..?"

"곧 총대장님께서 오실 겁니다. 그전까지는 여기 계시는 게 좋겠군요. 당신이... 추위에 떠는 것을 원하지않으니."

그 말 속에는 배려가 담겨 있었다. 야츠키는 요새의 붕괴가 머릿속을 스쳤다. 광기에 찬 비사의 손길, 그 끔
요정리더

야츠키는 도깨비 특유의 요기와 농도 짙은 스킨십이 인간 사내들의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고 생각해서, 일종의 생존본능으로 그 방식을 택해 돌아가려 했던 것 같네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야츠키 자체가 세계관 공식 절세미녀입니당...요기나 스킨십을 안 쓰더라도 그녀를 싫어하는 이성은 애초에 없었을 거예요. 얼굴이 이미 최고의 무기인데 말이죠! ㅎㅎ ​오늘도 작품에 큰 관심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당! 🌸✨

| Like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40화 흩어지는 생명과 맺히는 원한

    제 40화 흩어지는 생명과 맺히는 원한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짙은 안개는 마치 살아있는 괴물처럼 숲의 끝자락부터 거처의 마당까지 뱀처럼 똬리를 틀고, 모든 빛과 소리를 삼켜버렸다. 안개 속에서 튀어 오른 은빛 섬광만이 죽음의 궤적을 그리며 숲의 정적을 찢어놓고 있었다. 카기하가 날린 비녀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조차 없이 야츠키의 급소를 향해 뱀처럼 휘어 들어갔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선고와도 같았다.“미츠키!”야츠키의 절규가 터지기도 전, 미츠키가 야츠키의 앞을 가로막았다. 뱀처럼 휘어든 비녀는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미츠키의 등을 깊숙이 관통했다. 비릿한 쇠붙이 소리와 함께 미츠키의 몸이 야츠키의 품으로 안기듯 무너져 내렸다. 야츠키는 비현실적인 충격에 휩싸여 떨리는 손으로 미츠키의 상처를 움켜쥐었다.붉은 피가 야츠키의 손가락 사이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 마당의 흙을 검게 적셨다. 미츠키의 호흡은 눈에 띄게 가늘고 불규칙해졌다. 그녀는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도 야츠키를 향해 안쓰러울 만큼 희미하게 미소 지으려 애썼다.“이런…… 나 때문에 울렸네.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그것은 유언 같은 속삭임이었다. 야츠키는 미츠키의 뺨에 묻은 피를 닦아내려 했으나 닦아낼수록 더 붉게 번져 나갔다. 마치 자신의 인생 전체가 미츠키의 피로 물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왜 내가 막지 못했나' 수천 번의 자책이 야츠키의 심장을 칼로 찌르는 듯했다. 미츠키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이내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진 그녀의 몸에서 온기가 빠르게 빠져나갔다. 야츠키는 비명에 가까운 오열을 터뜨렸다. 그녀의 눈물은 미츠키의 뺨 위로 떨어져 핏물과 뒤섞였고, 마당은 순식간에 절망의 늪으로 변해갔다. 야츠키는 미츠키의 이름을 반복하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그 슬픔은 단순한 상실을 넘어, 무사로서의 이성마저 마비시킬 만큼 처절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가란조차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손끝은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고, 입술은 피가 맺힐 정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39화 흩어진 조각들 그리고 그림자들

    제 39화 흩어진 조각들 그리고 그림자들숲은 거친 숨소리만이 몰아쉬고 있었다. 썩은 잎과 눅눅한 이끼가 뒤섞인 비릿한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었고, 그 위로 짙게 깔린 안개는 일행의 시야를 끈질기게 붙잡았다. 신지로는 시온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 쥐고 부축했다. "조금만 참아라, 시온. 거의 다 왔으니 여기서 멈추면 대장님의 뜻도 우리가 여기까지 달려온 이유도 모두 헛수고가 된다."신지로의 다독임에도 시온의 걸음은 비틀거렸다. 그때 귓가를 날카롭게 찌르는 이명과 함께 몸을 휘청이더니, 그대로 숲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억지로 고통을 참아내려는 듯 입술을 잘게 떨었다. 렌과 신지로는 즉시 그의 곁을 지키며 주변의 기척을 살폈다. 렌이 든 검 끝이 떨리는 공기를 갈랐다. 숲속은 고요했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 언제든 덮쳐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서려 있었다."시온! 정신 차려! 상처가 더 벌어진 건가?"신지로는 망설임 없이 시온의 귓가를 살폈다. 그림자에 수리검이 박히던 그 찰나의 순간, 놈은 시온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저주를 걸어놓은 게 분명했다. 단순히 육체적인 상처를 넘어 정신까지 갉아먹는 교활한 술법이었다."윽… 렌, 신지로… 소리가… 한 쪽 귀소리가 안 들려."시온은 귓가를 움켜쥐며 괴롭게 몸을 비틀었다. 그의 눈에는 초점이 흐려져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그림자에 수리검이 박히던 순간부터 귀가 먹먹하고, 이명이… 멈추질 않아. 쇠를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뇌를 찌르고 있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신지로는 굳은 표정으로 시온의 귓가에 남은 상처를 빠르게 지혈했다. 흐르는 피를 닦아낸 뒤, 품에서 비상용 통증 완화 주사를 꺼내 그의 팔뚝에 찔러 넣었다. 차가운 약물이 혈관을 타고 퍼지자 시온의 경직되었던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앉았다. "렌, 상황은 어떤가?"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핏기 서린 눈으로 마당 쪽을 응시했다. 그의 손은 분노로 인해 떨리고 있었다."우리가 처음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38화 흩어지는 안개, 그리고 낙화(落花)

    제 38화 흩어지는 안개, 그리고 낙화(落花)유우와 신지로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짐승의 포효와 테츠잔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점차 멀어졌다. 유우의 입술이 피가 나도록 짓씹혀 있었다. 뱀처럼 가느다란 눈이 일순간 진지하게 빛났다. 신지로는 유우의 등 뒤에 서린 비장함을 꿰뚫어 보았다.“유우….”신지로의 낮은 부름에 유우가 짧게 대답했다.“알고 있다, 신지로. 대장이 목숨을 걸고 열어준 길이다. 여기서 멈추는 건 그분을 욕보이는 짓이야. 대장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마라. 우리는 반드시 영주 거처의 심장부로 가야 한다. 그게 대장이 우리에게 준 유일한 명령이니까.”두 사람은 안개로 자욱한 영주 거처의 정문을 향해 질주했다. 발밑은 구름 위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삐죽하게 솟은 부유 섬의 바위들은 딛고 설 자리를 위협했다. 대장의 마지막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지만, 그들은 그 슬픔마저 칼날에 담아 앞을 향해 달릴 뿐이었다.테츠잔이 올라탄 호랑이 요물은 대검이 꽂힌 아가리에서 검은 피를 뿜어내며 기괴한 비명을 질렀다. 놈의 등 뒤에 매달려 있던 쿠노이치 잔요가 짐승의 발톱을 테츠잔의 등짝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 파앗—! 살점이 뜯겨 나가며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테츠잔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척추를 긁어내리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호랑이의 머리를 지렛대 삼아 몸을 비틀었다.“네놈들은 오늘 여기서 끝이다!”테츠잔은 보조 단검을 낚아채듯 휘둘렀다. 짐승의 발톱을 박아 넣느라 무방비해진 잔요의 안면을 단검이 정확히 꿰뚫었다. 서걱! 잔요는 비명을 지르며 튕겨 나갔고, 세 존재는 안개 바닥을 뚫고 구름 아래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추락했다.-콰아앙!호랑이 요물은 뇌가 박살 난 채 비틀거리다 안개 너머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얼굴이 찢긴 채 피를 토하던 잔요가 발악했다.“어차피… 끝이다. 영주 놈들이나, 너희 무사 놈들이나…. 구름 위를 거닌다고 하늘에 닿는 게 아니야. 도깨비가 지상을 덮친 그 순간부터 이 세상은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37화 안개속으로 갈라지는 길

    제 37화 안개속으로 갈라지는 길안개는 여전히 자욱했으나 거처를 감싼 공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무겁고 살벌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렌의 칼날에 어깨와 손목을 깊숙이 베인 후사는 잠시 전선에서 물러나 거친 숨을 몰아쉬며 썩어가는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댔다. 후사는 다친 손목에서 욱신거리는 통증보다 더 깊은 것은, 예전에 동료들이 하나둘 쓰러져가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그 중심에서 무표정하게 이 모든 파멸을 관망하고 있을 카기하를 향한 맹목적인 마음이었다.그녀의 시선이 흐릿해지며, 뇌리 속에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영주들의 거처는 쿠노이치들에게 있어 화려한 새장이었다. 십 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실력 하나만을 인정받아 소집되었을 때, 그곳은 지옥의 입구였다. 영주들은 소녀들을 인간이 아닌 ‘장식품’이자 ‘도구’로 보았다. 영주의 비릿한 눈빛은 수집품을 감상하는 탐욕으로 가득 찼고, 훈련은 뼈가 깎이고 영혼이 짓눌리는 고통의 연속이었다.그 지옥 같은 규율 속에서 유일한 빛은 카기하였다. 가장 연상이었던 그녀는 고된 훈련을 견디며 후사와 잔요를 보듬었다. 카기하의 차가운 손길이 훈련 끝에 피투성이가 된 후사의 상처를 닦아줄 때마다, 후사는 그것을 동경을 넘어선, 이름 모를 갈망이라 믿었다.‘카기하 님, 당신의 그림자가 되어 평생을 바쳐도 좋을 만큼 당신은 아름답습니다.’후사는 밤마다 카기하의 곁에서 보초를 서며 그녀의 잠든 얼굴을 훔쳐보곤 했다. 카기하가 여닌자로서의 무미건조한 삶 속에서도 아주 가끔 보여주는 서늘한 미소는 후사의 심장을 거세게 뛰게 했다. 그것은 단순히 리더에 대한 복종이 아니었다.그녀에게 있어 카기하는 유일한 구원이었다.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영주들은 쿠노이치들을 밤의 보초로 세우고, 임무라는 미명 하에 죽음의 사지로 내몰았다. 부하가 죽어도 영주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차가운 마루 위에서 어린 시체가 치워질 때마다 카기하의 눈빛은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참화의 탄생 전, 카기하는 리더로서, 줄어드는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36화 붉은 실의 잔혹한 잎사귀의 춤

    제 36화 붉은 실의 잔혹한 잎사귀의 춤영주들의 거처 안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마루와 복도는 마치 주인이 방금 전까지 머물렀던 것처럼 말끔했지만, 그 속에는 생명체의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서늘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미츠키와 야츠키는 숨을 죽인 채 기와집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느껴지는 이질적인 공기는 이곳이 누군가를 위한 거대한 덫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나무 바닥을 딛는 발소리조차 삼키며 그들은 2층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가장 높은 곳의 창가의 어둠 속에서 등불 하나 없이 서 있는 여인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동백꽃 비녀를 꽂은 그녀, 참화의 리더 카기하(​鍵葉 )였다. 마치 손님을 기다렸다는 듯 기습도 없이 빤히 그들을 응시하는 그녀의 여유가 오히려 공포를 자극했다. 짧게 떨어진 붉은 닌자복은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 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드러냈고, 그 위로는 언제든 흉기가 튀어나올 듯한 무기 보관 백이 매여 있었다.미츠키는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야츠키를 뒤로 숨겼다. 카기하의 시선이 그 찰나의 보호 본능을 날카롭게 캐치했다.“역시, 내 예상대로 쥐새끼마냥 꼬여드는 군. 그토록 고지식하게 정면만 고집하던 이 나라의 무사들도, 결국은 비겁한 우회로를 찾는 법이지. ‘영주’라는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는 너희들이 불쌍해서 봐줄 수가 없구나.”카기하의 목소리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두 사람 사이로 살기가 파도처럼 일렁였다. 미츠키는 큰 창 너머 중앙 마당에서 들려오는 가란의 거친 기합 소리를 들었다. 시간을 지체할 순 없었다. 미츠키는 야츠키를 보호하는 척 창밖으로 밀쳐내는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쇠사슬 연결 단검을 카기하의 목을 향해 사납게 휘둘렀다.카기하는 가볍게 몸을 비틀며 비녀를 휘둘러 쇠사슬을 튕겨냈다. 챙-!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일반 무사들의 눈에는 잔상조차 보이지 않을 초고속의 격돌이 이어졌다. 카기하는 방어에만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비녀 끝

  • 그녀에게 죽어납니다: 하늘 위의 낙화(落花)   제 35화 붉은 비녀의 ‘관찰자’ 

    제 35화 붉은 비녀의 ‘관찰자’ 영주들의 거처는 본래 그들의 명예와 안온함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풍요로운 풀숲과 빽빽한 나무들이 외부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고, 높고 견고한 돌담이 고풍스러운 기와지붕을 감싸 안은 세상과 단절된 안식처. 그러나 지금 그곳은 기묘한 안개와 퀘퀘한 먹구름 같은 요기가 뒤섞여,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살육의 무대로 변해 있었다.불 꺼진 마루 안은 죽은 듯 고요했다. 그 침묵을 뚫고 가파른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 가장 높은 곳인 2층 창가에 붉은 꽃 비녀를 꽂은 여인이 서 있었다.참화의 리더, 카가야였다. 그녀는 창밖으로 펼쳐진 아수라장을 차가운 눈빛으로 관찰하고 있었다.“꽤나 오래 버티는군. 저들 사이에 수장이 없는 것 같아. 고작 정찰이 목표였던 건가?”그녀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마치 지루한 연극을 관람하는 평론가처럼 아래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진을 관망할 뿐이었다.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참혹한 실외 중앙이었다. 가란의 거대한 도끼가 허공을 가를 때마다 쿠로기리는 연기처럼 흩어지며 그를 농락했다. 쿠로기리는 공격을 멈추고 한쪽 처마 끝에 가볍게 착지하며, 마치 춤을 추듯 여유로운 태도로 가란을 내려다보았다.“말로만 듣던 무사의 기개구나. 왜 우리 안의 피만 보면 흥분하는 도깨비들이 너희를 상대로 이토록 고전했는지 이제 알겠어. 꽤나 눈꼴시린 투쟁심이군.”가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도끼 자루를 고쳐 쥐었다. 그의 근육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다. 도끼날에 묻은 안개가 뱀처럼 엉겨 붙어 쇠를 갉아먹는 소리가 들렸다. 치이익— 하는 불쾌한 부식음과 함께 도끼날 곳곳이 녹아내리고 있었다.“네놈은 무엇을 위해 영주를 사칭하며 이곳에 터를 잡았나? 왜 이런 참극을 벌이는 거지?”쿠로기리는 섬뜩할 정도로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이곳에 맺힌 원념과 증오가 도깨비들의 그것보다 더 깊고 진하거든. 뭐, 그렇게 만든 건 여기 주인 노릇 하던 영주 나부랭이들이지만. 걔네는 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