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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일이 커졌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1-01 16: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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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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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이현과의 식사는 다급하게 울리는 휴대폰 진동과 그 너머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에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가볍게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익숙한 길에는 익숙한 실루엣이 하나 더 있었다.

 하이담의 목소리에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리는 설태하가 저벅저벅 걸어오며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입을 꾹 닫고는 자연스럽게 하이담의 손에 들린 가방을 자연스레 자기 손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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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말이야!! 폰은 폼…! 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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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일인지 화를 꾹 눌러 담으며 할 말을 삼키는 설태하의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전에도 느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든든했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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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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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말자는 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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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려, 늑대   76. 갈 거야.

    ⁠⁠"야, 괜찮냐?"⁠설민재가 방에 갇혀 있는 설태하에 몰래 찾아와 집안에서 준비한 값비싼 간식을 건네자, 침대 밑에 쪼그려 앉아 기껏 가져온 값비싼 화과자가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그래도 이현이 형이 그렇게 말해서 이 정도로 끝난 거라고. 그러니까 애초에 왜 간 건데!?""가라고 준 거 아니었냐?""그, 그건 그런데! 그렇게 조심성 없이 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어."⁠아마 그 이유는 '하이담'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집안에 끌려온 뒤로 주인에게서 강제로 호텔에 맡겨진 개같이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도 아마 하이담과 연락을 할 수 없어서 그럴 것이다.그렇다고 윤채린에게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하며 대신 연락해 달라고 하면 아마 설태하를 혀를 깨물고 죽을 것이다. 그래서 대충 둘러대며 디저트를 잘 먹었다는 핑계 삼아 마지막으로 연락을 남겨 놓기는 했지만, 그 답이 어떤지는 윤채린만 알 수 있다.⁠"하아아… 나도 빨리 나가고 싶다."⁠그리고 집안에서 못 나가게 된 것은 설태하뿐만이 아니라 설민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밖에서는 익숙해지지 않는 또다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가주님! 옷이 젖으십니다! 그러다 몸이 상하면….""설 실장, 호들갑 떨지 말도록 하세요."⁠지구 내핵까지 뚫고 들어갈, 낡고 굵직한 목소리에 설민재와 설태하가 본능적으로 숨을 죽이며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집안의 가주인 설인범은 우직해 보이는 신체와 달리 몸이 좋지 않았다. 10년 전부터는 아예 해외에 자리 잡고 집안으로 올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무슨 변덕인지 며칠 전 불쑥 집

  • 기다려, 늑대   75. 그냥.

    ⁠⁠"태하가? 여태? 우주에게 연락해 보라고 할까?""아냐. 됐어."⁠손사래 치며 고개를 젓는 하이담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눈에는 걱정이 말투에는 서운함이 담겨있었다.⁠"그리고 보니 우주는?"⁠오늘 저녁에 함께 외식하기 위해, 그리고 하이철이 손수 만든 반찬들을 건네주기 위해 꽤 오랜만에 연하늘 집에 온 하이담은 마지막으로 왔을 때와 달리 엉망인 집을 보며 헛웃음을 짓고는 이 엉망의 주범일 연우주를 찾았다.⁠"음… 면접?""아직도?""마음이 뒤숭숭한가 봐."⁠연하늘이 떨어진 연우주의 옷가지를 집어 들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담아. 혹시 우주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걸까?""왜 그런 생각을 해?""거기 있을 땐… 재활 때문에 힘들어 보이긴 해도… 적어도 표정은 밝았는데. 이곳에서는 힘들어 보이고 표정도 밝지 않아.""하늘이 네가 너무 걱정해서 그런 거 아니야? 거기선 이렇게 걱정하는 걸 계속 본 건 아니잖아.""… 그런 걸까?"⁠아마 아닐 확률은 높지만, 이렇게라도 말해야지 연하늘의 밖에 멈출 줄 모르고 내리는 비처럼 뚝뚝 내리는 것이 그칠 것 같았다. 이런 부분은 은근히 하이철을 닮아 익숙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연하늘도 어쩔 수 없이 가족과 관련된 일에는 답지 않게 쿨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가끔 무모한 짓을 할 때의 연하늘을 보는 연우주와도 똑 닮아 있다고는 말하지 못했다.⁠"우주 오면 같이 갈까?""응, 연락 넣어놨어.""우주도 참, 뭐가 그렇게 우중충한 거야.""말하지도 않고."

  • 기다려, 늑대   74. 넌 항상 어린애야.

    ⁠⁠이제 곧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와중에 설태하는 그간 연락이 한 통 없었고 학교에 오지도 않았다. 그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었지만, 자신이 외근 나간 사이 또 학교에 왔었던 설이현과 맞닥뜨린 연하늘이 하는 말을 보면 설이현의 컨디션과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하는 것에 딱히 집안에 일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게다가….윤채린이 자신에게 보낸 사진은 분명 처음 보는 남자애와 그 뒤에 엎어져 자는 설태하를 보면 확실히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채린이랑 잘해 볼 마음이 생겼나?'⁠뭐, 첫사랑이 원래 그런 게 아닌가? 감정을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들쑥날쑥해지는 것.그런데 하이담의 기분은 왜 들쑥날쑥해지는지. 아니,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해야 하는 어른이기에 한숨을 푹 쉬며 오늘도 없는 설태하의 연락에 목매지 않기로 마음먹고 황금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 앞에서부터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음식 냄새에 금세 얼굴에 있던 고민과 근심이 싹 날아가 활짝 웃으며 문을 열었다.⁠"하이철이다―!!""오빠를 붙여야지."⁠그렇다. 황금연휴는 직장인에게도 있고 공무원에게도 있다. 휴가 때 못 챙겨 준 것이 영 마음에 걸려 하루 먼저 올라와 하이담이 어떻게 사는지 확인도 할 겸, 하이담이 가장 좋아하는 닭볶음탕을 하고 청소를 대충 하고 하며 혹시나 있을 남자의 흔적도 찾았지만 우습게도 하이담의 집에서는 빈 캔과 머리카락밖에 나오지 않았다.그것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내심 실망하기도 했다.⁠'보호자의 마음이란 복잡미묘하군.'⁠&n

  • 기다려, 늑대   73. 대체 뭔데?

    ⁠⁠"설태하와 가까이 지내지 않는 건? 생각 안 해 봤지?"⁠그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하던 하이담은 잘게 웃으며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표정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표정이라 마음 한구석이 저렸다.⁠"그럼 머리를 싸매고 찾는 수밖에 없네.""부탁해요. 우리 똑똑이.""하지만 의외로 이런 머리는 우주가 잘 돌아가는데.""그치? 나도 그 생각을 하긴 했는데… 요즘 괜히 심란해 보여서."⁠설이현이 하이담에게 설태하가 가진 모든 것을 뺏어 자신에게 달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이담을 그걸 이용해 설이현을 한 방 먹이고 싶다고 한다.솔직히 말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응?"⁠연하늘이 하이담을 빤히 바라보다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래,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겠지. 잘됐어. 나도 이현이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거든.""왜? 그때 봤을 때 또 귀찮게 한 거지?""아주 오래전에 묵혀놨던 유감스러운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야겠어.""헉…!"⁠⁠* * *⁠⁠하이담과 연하늘이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는 동안 설태하와 설민재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았다.⁠"그놈이….""무슨 의미겠냐고! 그 누님이 이중 첩자…우웁!!.""아니라고!!"⁠설민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칠게 자기 손으로 그 입을 틀어막았다. 정말로 가정이라도 듣기 싫은 말이기에 설태하의 눈빛이 살벌하게 변한 모습에 설민재가 순

  • 기다려, 늑대   72. 이 놈의 집구석!

    ⁠⁠한참 동안 설동만의 변명 아닌 변명과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듣던 설이현이 슬슬 지겨운 건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 일어서자, 집안사람들이 호들갑을 떨며 다가오는 것을 냉정하게 거절하고는 홀로 뒤 정원으로 나가는 것을 설민재가 슬쩍 따라가자 설이현은 아무렇지 않게 담배 연기를 달빛이 빛나는 연못에 '후-' 불며 설민재를 바라보는 것에 오히려 당사자가 놀라 움찔했다.⁠"너 말이지, 반쪽짜리와 가까이 지내더니… 뻔해졌군.""그거 욕인 거죠?""용건은.""그… 할아버지에게 했던 말, 말인데요…."⁠'아아.' 설이현이 낮게 소리를 내며 담배를 솟아오른 돌에 꾹 눌렀다.이미 탄 자국이 짙게 있는 것 보니 꽤 오래전부터 설이현의 전용 재떨이가 된 듯 보였다.⁠"정말이에요?"⁠혼란 그 자체였다.만약 설이현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였고 거짓이라면 그것 또한 문제였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설태하에게 말해야 할지 말지 더욱 혼란스러웠다.⁠'이 사람은 사실을 알고 있는 건가?'⁠설민재가 머리 굴리는 것이 설이현의 눈에는 뻔히 보였다.⁠"넌, 네 일을 해."⁠라고 말했지만 '골머리 좀 앓아 봐.'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에 설민재가 뒷머리를 긁적였다.되돌아가는 설이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하여간에 성격 나쁜 건 유전이 분명하다니까.'⁠어린 시절 아주 잠시지만, 설이현과 설태하의 아버지가 집 안에 있을 때를 떠올리자, 절로 몸이 파르르 떨렸다.어쩌다

  • 기다려, 늑대   71. 일이 커졌다.

    ⁠⁠"어? 태하?"⁠설이현과의 식사는 다급하게 울리는 휴대폰 진동과 그 너머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에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가볍게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익숙한 길에는 익숙한 실루엣이 하나 더 있었다.하이담의 목소리에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리는 설태하가 저벅저벅 걸어오며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입을 꾹 닫고는 자연스럽게 하이담의 손에 들린 가방을 자연스레 자기 손으로 옮겼다.⁠"넌 말이야!! 폰은 폼…! 하… 아냐."⁠웬일인지 화를 꾹 눌러 담으며 할 말을 삼키는 설태하의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전에도 느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든든했고 기뻤다.⁠"연락했었어?"⁠말을 말자는 식으로 한숨을 푹 내쉬는 설태하의 표정에 휴대폰을 확인하자,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가득 와 있었다. 괜히 머쓱하게 앞서 걷는 설태하의 옆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자, 설태하의 보폭은 자연스레 좁아져 하이담과 호흡을 맞췄다.⁠"오늘 뭐 하느라 바빴어?""연락 안 받는 너보다 바빴겠냐?""크흠."⁠설이현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지금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그래도 기일은 챙기라고 작은아버지가 그래서.""오늘 누구 기일이야!?""어. 뭐 어머니… 보다는, 아라 이모 기일이기도 해서.""…… 아라이모가 누구야? 채린이도 말했던 거 같은데.""작은아버지의 연인. 어쩌면 어머니가 될 뻔한 사람이지."⁠그 말에 하이담의 걸음이 멈췄다.⁠"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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