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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Auteur: 이소문

제1화

Auteur: 이소문
교통사고가 난 후 강하율의 남자 친구 배윤제는 기억을 잃었다.

좋은 소식은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이고, 나쁜 소식은 배윤제가 일부러 기억을 잃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강하율, 나는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 잊었어. 내가 그 일들을 잊었다는 건 그것들이 내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걸 의미해. 내 말 알아듣겠어?”

잘생긴 외모의 배윤제는 병상 위에 가만히 앉아서 언짢은 눈빛으로 강하율을 바라보며 짜증을 냈다.

확실히 얘기해 두지 않으면 강하율이 귀찮게 할까 봐서 걱정되는 듯이 말이다.

방 안으로 들어온 바람이 강하율의 창백한 얼굴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래, 알겠어.”

강하율은 의외로 평온하게 대꾸했다.

그녀는 기억을 잃었다는 배윤제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15분 전, 강하율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의사는 그녀에게 배윤제가 심하게 다쳐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강하율은 아픈 몸을 이끌고 곧장 그의 병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병실 밖에 도착하자마자 심하게 다쳤다던 배윤제가 나른한 자세로 창가에 기대어 있는 게 보였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서 강하율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또 선을 볼 거야? 그게 아니었으면 나도 강하율의 존재를 공개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을 거야.”

“미안하다니까요?”

여자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배윤제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게 다야?”

“오늘 밤에는 윤제 씨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줄게요...”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야릇해졌다.

강하율은 그 이후 이어진 말들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배윤제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통해 뒷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자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윤제 씨, 그럼 하율 씨는 어떻게 하려고요? 저는 바람 상대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만약 제가 다른 사람의 남자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고 소문이라도 난다면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어요?”

배윤제는 상관없다는 듯이 담뱃재를 털어낸 뒤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해 보였다.

“걱정하지 마. 이미 의사에게 부탁해 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보고서를 만들게 했으니까. 내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강하율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야.”

여자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건지 잠시 뜸을 들였다.

“만약 하율 씨가 윤제 씨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요? 제가 하율 씨라면 절대 윤제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강하율에게 나한테 들러붙을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배윤제는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거라는 듯이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지었다.

강하율은 벽에 기댄 채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으나 그녀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강하율과 배윤제는 어렸을 적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그러나 배윤제 가족들은 강하율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그 탓에 두 사람은 4년 동안 남몰래 연애를 해야 했다.

그러다 어젯밤 배윤제는 가족들 앞에서 그녀와의 관계를 밝히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본가로 향하는 길에 두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로 둘 다 다쳐서 정신을 잃었다.

강하율은 지난 4년 동안 둘이 연인 사이라는 걸 공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고 배윤제가 드디어 그 사실을 밝히는 것에 동의했는데, 그것이 실은 다른 여자와 싸워서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던 것이다.

배윤제는 이제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당시 배윤제가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휴대폰만 자꾸 들여다본 이유가 있었다.

강하율이 조심하라고 했을 때 배윤제는 업무 때문에 그런 거라고 변명했으나 사실은 다른 여자가 그 사실을 알고 질투해서 문자를 보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강하율은 의사의 발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방금 도착한 척하며 의사와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배윤제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서 누워있는 상태였다.

배윤제는 강하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의사와 함께 그녀의 앞에서 기억을 잃은 척 연기하다가 마지막에는 냉담하게 강하율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알겠으면 나가.”

그의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율은 그의 눈물 나는 노력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대단한 배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배윤제는 그녀와 헤어지고 싶어 연기까지 하면서 애를 썼다.

강하율은 몇 번이나 그의 거짓말을 까발리고 싶었지만 자꾸만 울분이 차올라서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의 얼굴에는 씁쓸함만 남았다.

강하율은 본인의 처지가 너무도 처량했다.

4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강하율이 배윤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배윤제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들도 전부 알고 있었다.

강하율은 그동안 배윤제와 연인이었임에도 그 사실을 밝히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마치 엄마처럼 옆에서 그를 살뜰히 챙겨주었다.

배윤제가 화를 낼 때면 그녀는 잠을 못 자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를 달랬다.

강하율의 세상은 온통 배윤제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배윤제는 아주 극단적인 방식으로 그녀에게 포기를 강요했다.

‘하, 정말 우습네.’

강하율은 마음이 무뎌졌고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강하율은 배윤제가 바라는 대로 해줄 생각이었다.

사랑이라는 건 강요한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또 강하율도 이런 관계에 지쳐버렸다.

강하율은 시선을 내려뜨린 채로 병실에서 나왔다.

배윤제는 강하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는 강하율이 이렇게 쉽게 이별을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배윤제는 비서를 불러와서 명령했다.

“사람을 시켜 강하율을 지켜보도록 해. 지금은 아닌 척해도 갑자기 찾아와서 나한테 제발 기억을 되찾아보라고 애원할지도 모르니까. 병원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혹시라도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골치 아파질 거야.”

배윤제는 강하율이 자신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상상한 것인지 그렇게 말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떴다.

...

강하율은 어떻게 병실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버림받은 아이처럼 그저 침대 위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서서히 눈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4년 동안 사귀었는데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결국 강하율은 피곤한 얼굴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가 마침 옆에 놓여있던 휴대폰에 손이 닿았다.

액정이 깨져 있는 게 느껴지자 강하율은 흠칫했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휴대폰은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상태였기에 사고 후에도 휴대폰은 멀쩡했었다.

그런데 왜 액정이 깨진 것일까?

문득 뭔가를 떠올린 강하율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었다.

휴대폰에는 뭔가 무거운 것에 짓눌린 것 같은 흔적이 남아있었고 액정은 산산이 조각났으며 휴대폰이 켜지지도 않았다.

휴대폰이 망가졌으니 휴대폰 속 그녀와 배윤제가 사귄 증거들 또한 전부 사라졌을 것이다.

누가 한 짓인지는 자명했다.

배윤제는 강하율이 성가시게 굴까 봐 상당히 걱정되었는지 치밀하게 그녀의 휴대폰까지 박살 냈다.

강하율은 헛웃음을 치면서 휴대폰 케이스를 바라봤다. 그녀의 휴대폰 케이스에는 그녀와 배윤제의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었다.

배윤제와 연애했을 때 행복했던 건 사실이었고 배윤제가 그녀를 매정하게 내친 것도 사실이었다.

배윤제가 원치 않는 건 강하율도 원치 않았다.

탁.

강하율은 휴대폰을 쓰레기통 안에 처박은 뒤 간호사에게 부탁해 퇴원 절차를 밟았다.

떠나기 전, 한 간호사가 그녀를 불러 세운 뒤 병실 안 구석 자리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강하율 씨, 여기 있는 짐들도 챙겨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강하율은 몸을 돌려 그것들을 힐끗 보았다. 그것들은 강하율이 배윤제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기 위해 준비한 선물들이었다.

배윤제는 버려도 선물들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것들을 사기 위해 돈도 꽤 많이 썼는데 가져가서 팔아버린다면 조금이라도 손해를 줄일 수 있었다.

강하율은 팔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챙겼고 팔 수 없는 간식 같은 것들은 간호사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거 가져가서 맛보실래요?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인사를 건넨 뒤 강하율은 병원을 떠났다.

...

강하율이 떠난 뒤 배윤제는 잠을 잤다.

정신을 차린 그는 침대맡에 놓인 죽을 보고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면서 혀를 찼다.

배윤제는 끈질긴 강하율을 떨쳐내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강하율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그의 환심을 사려고 벌이는 짓들에 배윤제는 진절머리가 났다.

배윤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죽은...”

버리라는 말은 미처 하지 못했다.

“도련님, 깨셨어요? 죽 드시게요? 제가 숟가락 챙겨드릴게요. 빨리 드실 수 있게 제가 사람을 시켜 사 오라고 한 거예요.”

비서가 숟가락을 건네며 말했다.

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시킨 거야?”

“네.”

비서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한마디 보탰다.

“의사 선생님이 말하길 강하율 씨는 병실로 돌아간 뒤 바로 퇴원하셨다고 해요. 기억을 잃은 도련님이 헤어지자고 한 걸 받아들인 것 같아요.”

배윤제는 무심한 얼굴로 죽을 먹으면서 코웃음을 쳤다.

“받아들였다고? 강하율은 그런 애가 아니야. 걔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애였으면 나도 굳이 이런 방식으로 헤어지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마도 내가 사람을 시켜 걔 휴대폰을 망가뜨린 걸 알고 화가 났는데 나한테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못해서 이런 식으로 자기가 화났다는 걸 보여주는 거겠지.”

“그러면 계속 사람을 시켜 지켜볼까요?”

비서가 물었다.

“됐어. 잠시 뒤에 알아서 핑계를 대며 나를 찾아올 테니까. 가서 퇴원 절차 밟아 줘.”

“네.”

...

강하율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간 게 아니라 배윤제의 별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헤어졌으니 관계를 깔끔히 정리해야 했다.

강하율은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4년 동안 연애하면서 그녀는 배윤제의 별장에 수백 번은 드나들었고 그를 위해 밥도 수백 번 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배윤제는 강하율을 끌어안으며 말했었다.

“하율아, 우리 둘이 결혼하게 되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거야.”

그러나 그녀와 결혼하겠다던 배윤제는 그녀에게 절대 별장의 키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문 인식 도어락으로 교체한 뒤 직원들조차 다 지문을 등록했는데 강하율은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외부인과 다름없었다.

이때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안쪽에서 가사도우미 진희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다인 씨, 혹시 또 지문 인식이 안 되는 건가요...”

‘정다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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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천만 원? 그걸 누구 코에 붙여?”안형신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면 마음대로 해. 오빠가 살해당해도 나는 상관없으니까.”안혜슬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안형신은 안혜슬의 단호한 모습을 보고 더 밀어붙여봤자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걸 직감했다.그는 손을 뻗으며 말했다.“그러면 2천만 원이라도 줘.”안혜슬은 휴대폰을 꺼내 안형신을 찍기 시작했다.“방금 내가 한 말 다시 한번 얘기해. 약속 어길 생각은 하지 마. 아까 우리가 나눈 대화도 다 녹음했으니까. 지금 영상을 찍고 있으니까 돈을 받고 싶으면 나랑 약속해.”“너... 너 진짜 치졸하다. 어떻게 가족한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안형신이 씩씩대며 화를 냈다.“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오빠가 어떤 인간인지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아.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하든지, 그냥 가든지 마음대로 해.”안혜슬이 카메라로 안형신을 찍었다.안형신은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조금 전 안혜슬이 한 말을 반복했다.“저는 안혜슬에게서 2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안혜슬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고 돈을 달란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영상을 남긴 뒤 안혜슬은 안형신에게 돈을 입금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휴대폰에 뜬 액수를 바라보는 안형신의 얼굴에 즐거움이라고는 전혀 없었다.그는 자신의 여동생을 잘 알고 있었다. 안혜슬이 앞으로 도와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정말 그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2천만 원은 그에게 너무 적은 돈이었다.안형신은 유리창 너머로 사라지는 안혜슬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는 수소문하여 강하율이 부잣집 딸이고 배윤호의 여자 친구라는 걸 알아냈다.게다가 강하율은 안혜슬의 절친한 친구였다. 안혜슬이 도와달라고 했다면 강하율은 틀림없이 돈을 빌려줬을 것이다.그렇다는 건 안혜슬이 그를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다는 걸 의미했다.‘이건 다 네 탓이야.’...안혜슬이 기숙사로 돌아가 짐을 정리하는데 룸메이트인 동료가 악의 가득한 말을 내뱉었다.“혜슬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92화

    룸으로 돌아갔을 때 세 남자는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나해준이 안혜슬을 보며 물었다.“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오래 안 걸렸는데요? 밥은 다 먹었어요? 사직서는 이미 내서 이제 돌아가서 짐 정리를 해야 해요.”“그럼 같이 가자.”나해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괜찮아요. 저 혼자 가도 돼요.”안혜슬은 거절했다. 사실 나해준이 그녀를 두 번 데려다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동료들이 연애하냐고 물어봤고, 안혜슬은 부끄러워서 대답할 수가 없었다.나해준도 굳이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나랑 민성운은 위층에서 손님을 맞이해야 해서 저녁에 강하율 집에 데려다줄게.”“알겠어요.”안혜슬이 대답했다.배윤호는 방해꾼이 생겼다는 생각에 혀를 찼다.강하율은 그를 툭 밀어낸 뒤 안혜슬을 배웅했다.“전화해.”“응.”...기숙사 앞.안형신은 길가에 쭈그려 앉아 콜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아주 초라해 보였다.“혜슬이는요? 왜 아직도 안 온 거예요?”“또 그쪽이에요? 그러니까 혜슬 씨가 퇴사를 하죠. 진짜 짜증 나 죽겠어요. 혜슬 씨가 나가면 우리 일만 늘어난다고요.”안형신이 물었다.“뭐라고요? 혜슬이가 퇴사했다고요? 말도 안 돼요!”“뭐가 말이 안 돼요. 제가 사직서를 내는 걸 똑똑히 봤는데.”여자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돌아섰다.안형신은 안혜슬이 퇴사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그녀가 도망치려 한다고 생각했다.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안형신은 겁에 질린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안형신, 3일 안에 돈을 못 갚으면 팔을 잘라낼 줄 알아.”“네, 네. 꼭 갚을게요.”전화를 끊은 순간, 안형신은 멀리서 걸어오는 안혜슬을 보고 곧바로 그녀에게로 달려갔다.“혜슬아, 오빠 좀 살려줘.”“왜 또 온 거야? 여기 여직원 기숙사라고 했잖아. 신고당해서 경찰서에 가고 싶은 거야?”안혜슬이 경고했다.그러자 안형신은 험악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이제 좀 잘나간다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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