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2화

작가: 이소문
강하율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왔다.

배윤호가 팔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왜 그래?”

강하율은 그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찾아와도 괜찮은 거예요?”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드디어 내가 꿈꾸던 걸 이뤘는데 당연히 사람들한테 알려야지.”

배윤호는 주변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표정을 보니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강하율은 한편으로는 감동을 받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게 당연한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배윤호를 향해 미소 지은 뒤 동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

그제야 동료들은 정신을 차렸다.

“네, 네. 들어가세요. 그러면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맞아요. 즐거운 데이트 되세요.”

강하율은 웃음을 거두고 배윤호의 팔에 팔짱을 끼고 사무실을 나섰다.

떠나기 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으나 잠깐 생각해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

“오빠, 이건 좀 과한 거 아니에요? 집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최신 챕터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52화

    강하율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왔다.배윤호가 팔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왜 그래?”강하율은 그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찾아와도 괜찮은 거예요?”“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드디어 내가 꿈꾸던 걸 이뤘는데 당연히 사람들한테 알려야지.”배윤호는 주변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의 표정을 보니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강하율은 한편으로는 감동을 받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게 당연한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그녀는 배윤호를 향해 미소 지은 뒤 동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그제야 동료들은 정신을 차렸다.“네, 네. 들어가세요. 그러면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맞아요. 즐거운 데이트 되세요.”강하율은 웃음을 거두고 배윤호의 팔에 팔짱을 끼고 사무실을 나섰다.떠나기 전,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으나 잠깐 생각해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오빠, 이건 좀 과한 거 아니에요? 집에서 뭐라고 하면 어쩌려고요.”“나한테 뭐라 할 사람이 있겠어? 나는 이날을 위해 여기까지 온 건데 말이야.”배윤호는 위험해 보일 만큼 날카로운 얼굴로 달콤한 말을 내뱉었다.강하율은 그제야 배윤호의 미래에 자신이 늘 존재했다는 걸 깨달았다.사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원하던 삶이었다.배윤호가 조윤서를 상대로 이길 수 있든 없든, 배윤호가 자신을 원한다면 그녀는 끝까지 그와 함께할 생각이었다.그러나 배윤제는 달랐다. 그는 애초에 강하율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숨기려고 했고, 그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려고 했다.강하율을 인간으로서 존중하지 않은 것이다.호텔에서 나온 뒤 강하율은 배윤호와 바로 떠나지는 않았다.“잠깐만요. 저 어디 좀 들르고 싶어요.”“어디?”“근처 농장이요. 거기 채소가 싸고 신선하거든요. 거기서 장을 좀 보려고요.”강하율은 그곳을 무척 좋아했다.배윤호는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와 함께 농장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강하율이 일부러 얘기를 꺼냈다.“그..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51화

    “그 사람은 내 아버지가 아니야.”배윤제가 강조했다.“그래요. 어쨌든 저랑은 상관없어요. 저는 제 삶이나 잘 살고 싶을 뿐이에요.”강하율이 말했다.“네 삶? 아니면 배윤호와의 삶?”배윤제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이미 오래전에 나한테 질렸구나. 그래서 나랑 다시 만나려고 하지 않았던 거네.”강하율은 한숨을 쉬었다.“제가 배윤제 씨랑 다시 만나려고 하지 않은 이유는 배윤제 씨가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하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는 그래도 우리 꽤 잘 지냈잖아요. 그거면 충분해요.”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자 배윤제의 표정이 달라졌다.“하율아, 나를 구해준 건 너였어. 나는 그동안 정다인한테 속았던 거야. 그래서 내가...”“배윤제 씨, 정다인 씨가 당신을 속인 건 맞아요. 하지만 저한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은 바로 배윤제 씨예요. 배윤제 씨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바람을 피웠고, 저를 상처 입혔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이가 틀어진 건 사실상 그것 때문이라고요.”강하율은 예전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배윤제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천천히 말했다.“미안해.”“그래요. 마음은 알겠어요. 저는 제가 구한 사람이 배윤제 씨인 것도 몰랐어요. 상대가 누구였든 저는 똑같이 구했을 거예요.”말을 마친 강하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 했다.배윤제가 그녀를 붙잡았다.“잠깐만. 나랑 조금만 더 얘기해. 오늘 얘기 끝나면 바로 떠날게.”강하율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배윤제가 씁쓸하게 웃었다.“하율아, 미안해.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지? 나는 우리가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어. 그래서 너보다 항상 내가 더 우선이었던 것 같아. 나는 진짜 이런 일들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하율아, 미안해. 나는 우리 어머니가 그런 짓까지 했을 줄은 몰랐어. 부디 나한테 속죄할 기회를 줬으면 해. 나는 네가 겨울 몇 달 만에 배윤호를 사랑하게 돼서 우리 사이의 모든 걸 지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50화

    오늘 강하율은 평소보다 일찍 호텔에 도착했다. 내일이면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의욕이 넘쳤다.강하율은 안혜슬과 구내식당에서 만나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그런데 안혜슬이 왠지 모르게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것 같았다.“왜 그래? 아침부터 기운이 없네.”“내가 제일 무서워하던 일이 터졌거든. 오빠가 결혼하겠대. 그래서 엄마가 나한테 오빠 차를 사주라고 하더라. 대출이라도 받아서 말이야.”안혜슬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미친 거 아니야? 너는 평소에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얼마 안 되는 월급까지 전부 가족들한테 바쳤어. 그런데 너한테 대출까지 받으라고 했다고? 대출을 받으면 무슨 수로 돈을 갚으라는 거야?”“그러니까 말이야. 그래서 거절했어. 나 잘했지?”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안혜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혜슬아, 무슨 문제 생기면 꼭 나한테 말해.”“응. 참,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배윤제가 아직 여기 묵고 있대. 그런데 결제 권한은 다 막았다고 하더라.”즉 외상은 불가능하고 배윤제가 직접 돈을 내야 한다는 의미였다.강하율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 나는 신경 안 써.”아침을 먹은 뒤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런데 강하율은 사무실 앞에서 배윤제를 마주쳤다.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기 때문에 여전히 배윤제를 공손히 대하고 있었다.배윤제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커피 한잔하자.”강하율은 거절했다.“지금은 근무 시간이라서요.”“그러면 너 쉴 때, 그래도 안 되면 퇴근 후에 같이 마시자. 언젠가는 나랑 커피 한잔하겠지.”배윤제의 의도는 분명했고 강하율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일단 나가 있으세요. 업무 처리하고 갈게요.”양지원이 치료 중이라서 강하율이 처리해야 일들이 산더미였다.배윤제는 정중히 말했다.“알지? 내가 계속 기다릴 거라는 거.”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사무실로 돌아온 뒤 강하율은 배윤호에게 문자를 보냈다.[배윤제가 커피를 마시자고 했어요.][내가 질투할까 봐 알려주는 거야?]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49화

    “우리 부모님이 자산을 숨겨놓지 않았다는 건 이미 증명됐어요. 그러면 이제 우리 아빠가 누명을 썼다는 건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사람들은 다들 너희 아버지의 비서가 너희 아버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발견해서 너희 아버지가 비서를 죽였다고 생각해. 그러나 애초에 너희 아버지는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어. 그러니까 비서를 살해할 이유도 없지. 그러니까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해.”배윤호가 분석했다.“사실 비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한동안 아저씨랑 저희 아버지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고민해 본 적도 있어요.”“너희 아버지는 아직 아프시니까 단서를 제공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비서의 가족부터 찾아야 해.”배윤호가 말했다.“그 탐정에게 아무런 증거가 없을 리가 없어요. 하지만 그동안 탐정이 저한테 알려준 정보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신이 안 서요.”강하율은 자리에서 일어난 뒤 방으로 가서 자신이 정리해 둔 증거들을 가져왔다.배윤호는 그것들을 보면서 말했다.“접근 방식을 바꿔야 하니 증거를 보는 관점도 바꿔야지. 탐정이 너한테 이 증거들을 준 이유가 뭘까?”“저를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동시에 저한테서 돈을 벌 생각이었겠죠.”강하율이 말했다.“그렇다면 네가 그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을까?”“그러니까 비서 아저씨 가족은 해외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큰돈을 받은 것도 아닌 거네요? 저는 탐정이 말한 것과 반대로 추적하면 그들을 찾을 수 있겠네요.”강하율은 의욕이 생겼다.배윤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이미 민성운을 통해 탐정에게서 그가 강하율에게 제공한 정보 모두 조윤서가 제공하라고 한 정보라는 점을 알아냈다.비서 가족의 행방에 대해서는 사실 배윤호도 아는 게 없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강진철의 누명을 벗기는 일이었다.강하율은 의욕이 생기자 풀이 죽어 있을 틈도 없이 얼른 식사를 마치고 조사를 해볼 생각이었다....호텔.배윤제는 예전에 쓰던 스위트룸에 있었다. 배씨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48화

    가볍게 스치듯 끝난 키스는 배윤호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그러나 그는 몹시 절제했고 또 조심스러웠다. 마치 강하율이 겁을 먹을까 봐 걱정되는 것처럼 말이다.예전과 똑같았다. 예전에도 배윤호는 처음에 칼로 강하율을 놀라게 하긴 했지만 그 뒤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굴었다.강하율은 온몸이 나른해져서 어느샌가 자기도 모르게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연인 사이에서나 나눌 법한 키스라 여전히 부끄럽긴 했지만 예전과는 달리 가슴이 두근거렸다.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다. 배윤호도 처음에는 절제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숨이 가빠졌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았다.강하율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듯한 배윤호의 모습을 보고 먼저 그에게 다가갔다.배윤호는 주먹을 움켜쥐며 몸을 지탱했다.“하율아, 이러지 않아도 돼.”강하율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억지로 하는 거 아니에요.”배윤호가 말했다.“그래도 안 돼. 너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그 말을 듣고 강하율은 웃음을 터뜨렸다.“오빠, 오빠는 안 먹어도 괜찮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예요?”“강하율, 너 요즘 장난기가 많아졌네. 가서 밥부터 먹자.”“네.”강하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니 순간 눈앞이 어지러웠다.배윤호가 강하율을 부축하며 그녀와 함께 식탁까지 걸어갔다.식탁 위 차려진 음식들을 본 강하율은 감동을 받았고 자리에 앉은 뒤 식사를 시작했다.이때 휴대폰이 울렸다.안혜슬의 번호인 걸 확인한 강하율은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하율아, 어떻게 됐어? 나쁜 사람들은 다 잡혀간 거야?”강하율은 배윤호를 힐끗 보고는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안혜슬이 소리쳤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너무 열받는다. 그런데 너 그거 알아? 나 아까 배윤제를 봤어. 너를 찾으러 호텔에 왔더라.”안혜슬은 며칠 전부터 다시 호텔에서 일하고 있었다.배윤제의 이름을 듣고도 강하율은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나는 배윤제 안 보고 싶어.”“배윤호 대표님이 계신 이상 배윤제는 너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447화

    살아 있어야만 희망이 있었다.그래서 경선희는 그 편지를 석가산 안에 숨겨 두었던 것이다.편지를 다 읽고 나서 강하율은 눈물을 흘렸다.당시 경선희는 자신이 증거를 지킬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나쁜 사람들이 그 증거를 다시 손에 넣는다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강하율은 가슴을 부여잡고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배윤호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강하율은 다시 증거들을 꺼냈다. 조윤서가 어떻게 호텔을 빼앗았는지, 임씨 가문과 기씨 가문이 어떻게 강씨 가문을 함정에 빠뜨렸는지 모두 그 안에 담겨 있었다.강하율은 두 손을 떨며 몸을 돌려 배윤호를 바라봤다.“오빠... 우리 아빠는 그동안 누명을 쓴 거예요. 우리 아빠는 죄가 없어요.”배윤호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응. 나도 알아.”강하율은 그의 품에 안겨 목 놓아 울었다.그녀는 증거를 제출하면 아버지가 곧 풀려날 줄 알았다.그런데 장경문이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썼다.그리고 강씨 가문을 함정에 빠뜨린 것도 자신이 조윤서를 협박해서 시킨 일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심지어 자신이 조윤서를 강제로 범해 아이까지 낳게 했다고 말했다.아이 둘을 강제로 낳게 했다니, 말이 될 리 없었다.조윤서는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처음부터 빠져나갈 준비를 해두었다.장경문이 그녀를 협박한 사진, 영상, 메시지까지... 그녀는 모든 증거를 갖고 있었다.조윤서는 그날 바로 풀려났다.그리고 강진철은 풀려나지 못했다. 비서의 죽음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그 일에 있어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강하율은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넋이 나갔다.그러나 배윤호는 예상했다는 듯이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그날 강하율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배윤호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와 이불을 걷어냈다.“그동안 쭉 버텨왔으면서 이제 와서 포기할 거야? 너답지 않게.”강하율은 배윤호가 자신을 다독이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 상황을 도저히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