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10 화

작가: 윤아
제나가 다시 물으려던 순간, 경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6시.]

제나는 안도하듯 숨을 내쉬었다.

“뭐 먹고 싶어? 내가 해줄게.”

경후의 대답은 무심했다.

[아무거나.]

제나가 더 말할 틈도 없이, 경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행이야. 화가 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일로 이혼까지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사실, 경후가 이혼을 요구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법적으로도 부부 사이에서 그 의무를 거부한다면, 상대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으니까.

‘나도 원해서 그런 게 아닌데... 하지만 지금은 준비가 안 됐어.’

.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최신 챕터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8 화

    경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원피스 입지 마. 난 싫어.”“괜찮아. 내가 좋으면 되잖아.”“안 돼.”제나는 깊은 못처럼 가라앉은 경후의 눈을 바라보았다.“내가 꼭 입겠다면?”경후는 눈도 떼지 않고 제나를 바라보았다.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오늘은 늦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못 갈 수도 있겠네.”제나는 멈칫했다.“무슨 뜻이야?”경후의 검은 눈이 가늘어졌다. 희미하게 위험한 기색이 어렸다.그리고 닿을 듯 말 듯 제나의 뺨에 입술을 스치며 낮게 속삭였다.“여보, 아직도 날 유혹하고 싶어?”이번에는 제나도 알아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7 화

    “안 돼... 읍!”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나의 목소리는 경후의 키스에 완전히 묻혔다.오늘 밤 가족 모임에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참석하려고, 제나는 메이크업에만 꼬박 두 시간을 들였다.그런데 지금 경후는 제나의 화장을 망가뜨리는 것도 모자라...찌익-옷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에 제나는 잠시 멍해졌다.곧이어 제나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렸다.“내 원피스!”하지만 경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키스가 빗발치듯 쏟아졌다.함께 지낸 시간이 이토록 긴데, 제나가 경후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안 돼...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6 화

    “아니.”하성의 눈매가 살짝 굳었다.“왜 말 안 했어?”“전에 네가 알아냈잖아. 내 기억상실, 차경후가 손댄 거라고. 아직은 차경후가 왜 내 기억을 잃게 했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당분간은 말하지 않으려고. 이유를 제대로 알게 되면, 그때 말할게.”제나가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더 있었다.경후의 태도가 달라진 건, 제나가 기억을 잃은 뒤부터였다.경후는 제나가 기억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제나와 경후의 지난 시간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었다.경후의 마음속 응어리는 아직 완전히 풀리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5 화

    은주는 제나를 바라보며 또렷하게 말했다.“사실 나는... 줄곧 네 대역이었어.”은주는 늘 자존심이 강했다. 뻔히 알고 있는 일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그런 은주가 이제 와서 이 일을 인정한다는 건, 마음이 완전히 꺾였다는 뜻이었다.“사실 이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어. 경후가 막 Z국으로 돌아와서 나한테 다가오던 때였지. 같이 밥 먹으러 나갈 때마다 경후는 늘 내 옆자리에 앉고 싶어 했고, 내 옆모습을 가만히 보곤 했어.”“경후가 나를 볼 때면 가끔 눈이 멀리 가 있었어. 마치 나를 지나... 다른 여자를 보는 것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4 화

    흑암처럼 어두운 경후의 눈은 달빛 아래 깊은 우물처럼 속을 헤아리기 어려웠다.그는 제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얇은 입술을 열었다.“계속 당신을 도와주던 그 남자... 대체 누구야?”경후가 묻는 건 그 일이었다.제나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맹세할 수 있어. 나도 정말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 심지어... 이름도 몰라.”“만난 적은 있어?”제나의 눈 밑으로 망설임이 스쳤다.지금은 모든 기억이 돌아왔지만, 그 정체 모를 사람의 신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 단서도 없었다.제나는 지난번에 나타났던 남자가 정말 그 정체 모를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93 화

    “네.”제나의 숨이 가볍게 멎었다.이어 고개를 들어 경후를 바라보았다.“진심이야?”경후의 짙은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설마 당신은 그냥 해 본 말이었어?”“아니.”제나는 경후를 올려다보며 망설이다가 물었다.“정말 이제 신경 쓰이지 않아?”“뭐가?”제나는 입술을 열었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경후는 제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듯, 제나를 품에 끌어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냥 묻어두자.”경후의 목소리는 물처럼 맑고 서늘했다.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391 화

    어두운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제나의 마음속에 묘한 위화감이 스쳤다.‘차경후가 오해해서 화를 내는 건 이해할 수 있어.’‘하지만... 이 남자도 마치 바람난 아내를 심문하는 남편 같잖아?’제나는 숨김없이 말했다.“전... 유재준이 당신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확인하려고 했어요.”가면남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어딘가 이상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옷을 벗겨가면서 확인한 거냐?”제나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가 자신과 재준이 만난 건 알고 있지만, 세부적인 상황까지는 알지 못하는 듯했다.‘그렇다면... 이 방 안엔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408 화

    제나의 얼굴에 순간적인 당혹감이 스쳤다.그건 마치 자기 잘못이 들킨 부끄러움보다 더 큰,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었다.“당신 전화가 울리길래... 소리가 나서 꺼내주려고 했을 뿐이야.”경후의 시선이 서서히 내려갔다.그가 바라본 것은 제나의 손안에 놓인, 그 낯선 핸드폰.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순식간에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경후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제나의 손에서 핸드폰을 거칠게 빼앗았다.냉랭한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단번에 얼려버렸다.“누가 내 물건을 마음대로 뒤져보라 했어?”“아니, 나는...”제나는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394 화

    제나는 조금의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오히려 온몸이 서늘하게 식어갔다.‘차경후와는 단 한 번뿐이었어. 그때도... 분명히 콘돔을 썼는데...’사실 경후와 함께할 때마다 그는 늘 준비했다.아이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었지만, 제나는 그 행동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경후는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그리고 제나 역시 아직은 생각이 없었기에, 둘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그런데 제나의 머릿속에 어제의 가면남이 겹쳤다.그리고 순간 눈빛이 확 변했다.매번 잠자리에 들면, 그는 어김없이 진한 향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358 화

    동영상 화면은 칠흑처럼 검었다.그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마치 전문적으로 증폭 처리된 것처럼 평소보다 훨씬 크게, 그리고 또렷하게 제나의 귀에 파고들었다.“복수하시려면, 제가 도울게요!”“저도 차경후가 싫어요. 그래서 차경후와 이혼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 만약... 만약 사장님이 저를 놓아주신다면, 저는 차경후 주변에 남아 잠입하듯 행동할 수 있어요.”“차경후의 행동을 보고, 사장님께 필요한 정보나 기회를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사장님이 원하시는 걸 손쉽게 얻을 수 있게요.”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흘렀다.“넌... 그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