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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화

Auteur: 윤아
제나는 고개를 들어, 깊게 가라앉은 듯한 남자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짙은 흑색의 눈빛에 삼켜질 것 같아, 그녀는 곧 시선을 피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경후는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으나, 더는 묻지 않았다.

“가자. 점심 먹어야지.”

“응.”

점심은 경후의 집무실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아직 제나는 바깥에 나가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한 발짝도 집 밖으로 나서고 싶지 않았다.

오후, 경후는 회의가 없어 사무실에서 밀린 일을 처리했다.

고준혁과 지예찬이 수시로 들어와 서류를 올리고, 결재를 받으며 보고를 이어갔다.

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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