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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화

Author: 윤아
“당신, 그렇게까지 날 감동하게 하고 싶어?”

“그럼. 그런 게 아니면, 굳이 당신 약속까지 써가면서 삼 개월이나 버텨보겠다고 했겠어?”

경후의 검은 눈동자가 서서히 깊어졌다.

마치 한겨울의 연못 밑, 차갑고 어두운 물처럼.

“그렇게까지 애쓰는 이유가... 그냥 나 좋아해서야?”

제나는 미소를 지었다.

“첫째, 이혼하고 나면 난 이혼녀가 되잖아. 우리나라에서 이혼녀가 좋은 사람 만나는 거, 생각보다 쉽지 않아.”

“둘째, 우리 집안은 이미 기울었고, 지금 내 위치에서 당신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확률은 거의 없을 거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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