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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 화

Author: 윤아
정오의 햇살이 투명한 통유리를 타고 대표실 안으로 흘러들었다.

공간 전체가 따뜻하고 선명한 빛으로 채워졌다.

의자에 기대앉은 남자의 인상은 눈에 띄게 단정했다.

선이 또렷한 얼굴,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느슨하게 긴장을 푼 것 같았지만, 잠든 것은 아니었다.

문이 열리는 기척이 들리자 경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앉아.”

제나는 대표실 안을 한 바퀴 훑어보았다. 생각했던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당신이 말한 사람은?”

경후는 시선을 옮겨 제나를 한 번 보고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런 걸 여기 두고 싶을 만큼 내가 한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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