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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8화

Author: 유진
임유진은 웃으며 얘기하다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그때 스승님 같은 사람을 변호사로 뒀다면 참 좋았을 텐데...”

만약 진애령 사건 당시 권건우가 변호사로 있어 줬다면 어쩌면 3년이라는 억울한 세월은 보내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다.

한편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심장이 철렁했다.

진애령 사건에 있어서는 늘 임유진에게 미안한 마음밖에 없으니까. 임유진은 그때 과거의 일은 다 용서해주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아주 잠시 닿아있는 것만으로도 못 견뎌 하며 괴로워했다.

“미안해...”

강지혁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중얼거렸다.

임유진은 ‘미안해’라는 그 말이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바로 눈치챘다.

“혁아, 진애령 씨 사건의 진실을 들었던 그날 나는 정말 많이 속상했고 또 슬펐어. 심지어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었어.”

임유진은 말을 잠시 멈춘 후 두 손으로 강지혁의 얼굴을 살포시 감쌌다.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그의 온기는 조금 차가웠다. 그리고 후회와 고통이 자리 잡은 예쁜 그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았다.

임유진은 괜스레 코끝이 찡해 나고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널 용서했어. 네가 그 일로 죄책감을 느끼고 수많은 후회를 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나랑 함께했을 때 네가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해줄 수 있겠냐며 계속해서 물어봤던 것도 다 나를 향한 죄책감이 계속해서 네 머릿속에 맴돌아서 그랬던 거였잖아.”

강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그녀의 얘기를 듣기만 했다.

“네가 했던 질문에 내가 번번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알아?”

임유진은 아직 강지혁이 대부분의 기억을 다 되찾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강지혁은 줄곧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라고... 대답했는데?”

“용서하겠다고 했어. 네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다 용서하겠다고 했어.”

강지혁의 눈빛이 다시금 흔들렸다.

“그 약속 때문에 날 용서한 거야?”

“아니. 그 약속뿐만이 아니라 널 사랑하니까.”

흔들리던 강지혁의 눈빛이 서서히 멎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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