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가 버킹엄 호텔을 떠날 때까지도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배유현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 한 통의 전화로 자신의 우상이자 실내 디자인 분야의 1인자 켈리 웨어슬러를 한국으로 불러들이고, 자신을 초대해 전체 일정에 동행하도록 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복권 당첨보다 더 큰 기쁨을 주었다.유나의 흥분과 기쁨은 하루 종일 지속되었고, 집에 돌아왔을 때까지도 얼굴에 참을 수 없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시후는 아내가 집에 들어올 때 계속해서 싱글벙글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참을 수 없어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기뻐해요? 웃음이 끊이질 않네요...?"유나는 급히 다가와서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오늘 정말 너무너무 기분 좋은 일이 있었어요!"시후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데요? 이렇게 흥분할 일이?"유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우상이자 실내 디자인 분야의 일인자, 켈리 웨어슬러가 내일 한국에 온대요!!"시후는 이전에 유나에게서 켈리 웨어슬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유나가 꿈에서도 보고 싶어 했던 그 우상이 갑자기 한국에 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조금 놀랐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떻게 그녀가 한국에 온다는 걸 알았어요? 혹시 행사에 참석하려고 오는 건가요?""아니요." 유나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매우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한국에 그냥 놀러 오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그 분의 전체 여정 동안 가이드가 되기로 했어요!”시후는 더욱 놀라서 물었다. "당신이 어떻게 그녀의 가이드가 된 거죠?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니잖아요."유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배유현 씨가 그녀를 초대했어요!!" 그리고 유나는 감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배유현 씨의 인맥은 정말 대단해요..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녀와 켈리 웨어슬러가 친구라니.. 전화 한 통에
한국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아, 배유현은 회춘단의 소유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그녀는 작은 이익으로 자신의 장인을 속여 넘어가게 만들었고, 이어서 아내가 디자인 분야에서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해 고민하는 점을 정확히 파악해 아내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이것은 정말 그녀가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시후는 배유현이 대단히 담력이 있다는 점을 느꼈다. 한국에 숨은 무술 고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한국에 머무르겠다는 그녀의 결단은, 그녀가 단순히 나이가 어린 것에 비해 상당한 능력과 계획도 뛰어난 인물임을 증명했다.이렇게 되자, 시후는 배유현이라는 여성이 점점 더 성가신 존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고, 아내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시후는 당분간 배유현을 쫓아내려는 생각을 접기로 했다. 게다가, 시후는 배유현이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전략을 자신의 앞에 펼칠지 궁금하기도 했다.......다음 날 아침, 유나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일어나 세수를 했다. 그녀는 조금 있으면 배유현이 차를 몰고 와서 자신을 태워 공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유나는 배유현의 전화를 받았다. 배유현이 이미 별장 앞에 도착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유나는 아침을 다 먹지도 못한 채 서둘러 나가려 했다. 이 모습을 본 윤우선은 참을 수 없어 물었다. "유나야, 너 오늘 아침부터 왜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니?"유나는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엄마, 내 우상이 한국에 온대요! 공항에 가서 그 사람을 마중 나가야 해요!"윤우선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 혜리가 온 거야? 얼마 전에 한국에서 콘서트를 하지 않았니?""엄마, 그 사람이 아니에요..." 유나는 급히 설명했다. "오늘 오는 사람은 내 직업에서 등대 같은 존재거든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여성
아침 9시, 인천 국제 공항.금발에 푸른 눈의 키 큰 중년 여성이 당찬 걸음으로 공항에서 걸어 나왔다. 이 여성은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눈가의 주름을 보면 그녀가 더 이상 젊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미 5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켈리 웨어슬러였다. 하지만 디자이너 출신 답게 그녀의 옷차림은 매우 세련되었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3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였다.켈리 웨어슬러가 공항에서 걸어 나올 때, 유나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봤지만 어제 자료를 검토하느라 머리가 아팠던 배유현은 잠시 동안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을 즉시 알아보고, 매우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제니퍼, 여기야!”배유현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알아본 뒤, 일부러 흥분한 척하며 말했다. “켈리 선생님! 드디어 오셨군요!”인사를 나누던 중, 켈리 웨어슬러는 이미 두 사람 앞에 도착해 있었다. 유나는 옆에서 마치 초등학생처럼 흥분해 말을 걸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배유현은 즉시 그녀를 앞으로 끌어당기며 켈리 웨어슬러에게 말했다. “켈리 선생님, 이 분이 제가 전화로 말했던 김유나 씨입니다. 그녀는 당신을 매우 존경해요!”'김유나'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켈리 웨어슬러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고, 자신이 맡은 임무를 기억하며 유나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호호 김유나 씨, 안녕하세요? 제니퍼가 당신도 디자이너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이렇게 같은 일을 하는 동료를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네요. 게다가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미녀라니 더욱 기뻐요!”유나는 자신이 감히 먼저 말을 걸지 못했던 켈리 웨어슬러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자신에게 인사해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말했다. “웨스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전부터 당신을 존경해 왔어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켈리 웨어슬러는 유나를 포옹하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제니퍼의 좋은 친구는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을 놀라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배유현이 이렇게 예리하게 핵심을 파악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켈리 웨어슬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는 30년 전 미국 상류사회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어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경의를 표할 정도죠."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더욱 궁금해져 물었다. "그렇다면, 저도 그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성함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켈리 웨어슬러는 잠시 고민한 뒤,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되었으니, 말해도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켈리 웨어슬러는 미소를 거두고, 회상과 경외, 약간의 슬픔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그 분의 이름은 안예선이라고 해요. 당시 그녀는 '실리콘 밸리의 투자 여왕'으로 불렸죠..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못 들어봤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20년 전쯤 세상을 떠났거든요.. 아마도 당신이 태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미국을 떠났을 거예요."'안예선'이라는 이름을 듣자, 배유현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안예선...이요? 제가 어떻게 그 분의 성함을 모를 수 있겠어요? 그녀는 우리..." 그러다 배유현은 말을 잠시 멈추고, 급히 말을 바꾸었다. "그녀는 우리 수많은 한국인 동포들에게 자랑이죠!" 사실, 배유현은 본능적으로 안예선이 자신들의 스탠퍼드 대학교 동문들에게 영웅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안예선은 한국인 스탠퍼드 동문들에게 우상이자, 그들을 열심히 노력하게 만드는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스탠퍼드에서 하나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스탠퍼드에서는 안예선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는 여전히 그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안예선은 스탠퍼드 명예의 전당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여성 동문이었으며, 스탠퍼드와 실리콘 밸리에서
켈리 웨어슬러는 배유현이 이렇게 나이가 어린데도 안예선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그녀의 모습을 보니 배유현은 안예선을 굉장히 존경하는 것 같았다. 이로 인해 켈리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물었다. "켈리 선생님, 그럼 안예선 씨와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켈리 웨어슬러는 얼굴에 추억이 깃든 채 말했다. "내가 막 디자인계에 들어섰을 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죠. 나는 고급 주택 디자인을 했지만, 고급 고객들은 신출내기 디자이너인 나를 매우 무시했죠.. 게다가 그 시절 미국 사회에서는 많은 직장에서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었는데, 디자인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여기까지 말하며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고, 얼굴에 감사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때 나는 돈을 아끼며 5000달러를 들여 브루클린에서 첫 개인 디자인 전시회를 열었지만, 그 전시회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어요. 간혹 들어오는 손님들도 대개 고개를 저으며 나갔지.. 그러던 중 우연히 지나가던 안예선 씨가 내 전시회에 들어왔어요...""그리고는요?" 배유현은 다급히 물었다. "그녀가 기회를 준 건가요?"켈리 웨어슬러는 진심으로 웃으며 계속 말했다. "내 생각엔 그녀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 같아요... 그 후 그녀는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최고급 주택을 나에게 맡겨 전체 디자인을 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맨해튼 상류사회로 데려가 그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를 추천했어요.. 그 이후로 나는 갑자기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 첫 번째 전체 디자인이 완성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맨해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택 디자이너가 되었고요..."배유현은 감탄하며 말했다. "이렇게 최고급 자원을 낯선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요. 그래서 실리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자마자, 유나는 온몸이 피곤하고 아파오는 것 같았다. 시후는 아내가 양말을 벗을 때, 발에 물집이 몇 개나 생겨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여보, 오늘 하루 종일 뭘 했길래 이렇게 발에 물집이 생겼어요?"유나는 부끄러워하며 웃음지었다. "오늘 내가 바보같이 운동화를 신는 걸 깜빡하고, 두 사람과 함께 여러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2만 보 이상 걸었거든요..." 그러면서 그녀는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내일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훨씬 나을 테니까요!"시후는 바로 물었다. "발이 이렇게 됐는데, 내일도 또 돌아다닌다고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당연히 가야죠! 여보, 당신은 모를 거예요... 제니퍼와 웨어슬러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걸요.. 두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은 내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이 많아요."시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여보, 지금은 정보 시대라서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퍼지잖아요. 돼지고기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도, 돼지가 뛰는 건 본 적 있지 않겠어요?"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여보.. 하지만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많은 미국 상류층에 관한 이야기들은 내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들이었어요.. 나는 예전부터 미국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이 빌 게이츠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부자들은 일반인들의 눈에는 전혀 띄지 않아서, 빌 게이츠의 자산이 미국에서 10위 안에도 못 들 수도 있대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예요? 상류층 부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큰아버님과 큰어머님도 자신들이 가지고 계신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할머니께 말하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재산을 숨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재산을 최대한 숨기려고 할 걸요. 포브스 순위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상장기업의 대표이거나, 심지어 여러 상장 회
어머니 이름이 아내 유나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들었을 때, 시후는 마치 몸이 바닥에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그 순간, 시후의 의식은 몸과 연결이 끊어진 듯했고,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가 일었으며, 감정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시후는 아내에게 급하게 물었다. "두 사람이 당신에게 뭐라고 했어요?!"유나는 시후가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자 놀라며 물었다. "여보,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예요... 혹시 당신도 안예선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요?"유나의 질문은 시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실 유나는 이전에 몇 번이나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시후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건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신이 여덟 살 때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시후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부 사실은 숨기고 있었는데, 예를 들어 부모님의 이름이나 생애에 대해 유나에게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유나는 시후가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부모님에 대한 많은 기억과 정보를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나는 배유현과 달랐다. 그녀는 배유현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그 정도의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려준 후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그 이상 깊이 묻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전 시후가 안예선이라는 이름에 보인 반응은 유나를 조금 놀라게 했다.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시후 씨가 안예선이라는 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일 리가 없어.. 그런데 이 이름은 인터넷에 검색해도 찾아볼 수 없는 정보인데, 시후 씨는 도대체 어떤 경로로 이 사람을 알게 된 거지?’시후는 그제야 자신이 조금 전 보인 반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유나에게 설명했다. "내가 이전에 Koreana 그룹의 풍수를 봐줄 때, 이 분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
시후는 부모님의 죽음이 분명 로스차일드 가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아직까지도 유의미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유나가 이야기해준 것들은 모두 시후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는 배유현의 할아버지를 만나 어떻게든 그의 입을 열게 할 수 있다면, 이 사건이 드디어 해결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속으로 결심했다. 배원중이 한국에 오게 되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의 입을 열게 만들어야 한다! 그의 정신을 빼앗거나 강력한 최면을 걸더라도, 반드시 그가 알고 있는 모든 내막을 말하게 할 것이다..! 동시에, 시후의 마음속에는 회춘단 경매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배유현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제 시후가 관심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시후가 오직 신경을 쓰는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이 빨리 한국에 입국하는 것뿐이었다!며칠 뒤.며칠 동안의 교류를 통해, 유나는 배유현과 켈리 웨어슬러와 점점 더 친해졌고, 세 사람 사이에는 우정이 싹트기 시작했다.배유현은 자신의 진짜 신분을 숨기고 유나를 이용한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경매가 끝나고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받게 된다면 바로 유나에게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고백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비록 참회를 하더라도, 시후까지 팔아 넘기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시후와의 관계는 끝장날 것이기 때문이다.그와 동시에, 회춘단 경매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버킹엄 호텔은 이제 모든 투숙객이 퇴실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오늘 정오 12시까지 모든 투숙객은 퇴실을 완료해야 하며, 이후로 버킹엄 호텔은 공식적으로 폐쇄되어 외부 손님을 받지 않을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버킹엄 호텔은 회춘단 경매와 관련된 준비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었다.이 시점이 되자, 안세진은 더욱 긴장감을 느꼈다. 이번 경매에 참석할 부호들의 자산을 합치면 수조 달러에 달할 것이며, 그들이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