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하지만 그때의 나나코와 시후는, 이 경지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경청 스님은 완전히 평정을 잃었다. 가사를 걸친 그는 이 순간 몹시 흥분한 듯 보였고, 참지 못하고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연신 말했다.“아가씨께서는 과연 천재십니다! 스스로 식해를 찾아내시다니! 저 또한 스승님의 인도가 없었다면, 평생 식해에 들어가는 방법조차 찾지 못했을 겁니다……”이때 놀란 것은 경청 스님뿐만이 아니었다. 모니터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안예선 또한 큰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단지 나나코가 무술 쪽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보기 드문 천재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나코야말로 시후 곁에서 무술의 도를 깨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 때문에 일부러 경청 스님을 불러 나나코를 이끌게 한 것이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나나코는 이미 스스로 절반이나 깨우친 상태였다는 것을!안예선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눈을 깜빡이지도 않은 채 모니터를 응시했다.한편 불당 안에서, 나나코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경청 스님이 자신이 식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왜 그렇게 놀라는지 말이다.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우연히 터득한 느낌이 있었지만, 한 번 성공하고 나서는 그 식해로 들어가는 방법을 완전히 익히게 되었다. 그 방법 덕분에 무술에서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빨라졌지만, 그 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나나코도 알지 못했다.그때 경청 스님은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 급히 나나코에게 물었다.“아가씨께서는 식해에 들어간 뒤, 그 바다 안으로 들어가 보려 한 적이 있으십니까?”나나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대로 말했다.“직접 식해로 들어가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식을 계속 위쪽으로 끌어올린 뒤, 그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식을 그 식해 속으로 떨어뜨렸어요……”“위쪽으로 끌어올린다……”경청 스님은 그 말을 중얼거렸다
경청 스님이 말했다.“그럼 제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매우 엄숙한 어조로 덧붙였다.“눈을 뜨고 있을 때, 아가씨는 단지 지구 위에 서서 눈앞의 하늘 한 조각을 바라볼 뿐입니다. 하지만 눈을 감고 무의식의 경지에 들어가면, 지구는 아가씨 앞에 놓인 하나의 지구본이 됩니다. 모든 것이 손안에 들어오고, 한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지요.”나나코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내관하는 방법은… 저도 조금은 감을 잡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눈을 감고 우주를 본다는 느낌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경청 스님이 놀란 듯 외쳤다.“내관법을 알고 계십니까?”나나코는 고개를 끄덕였다.“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게 정말 내관인지 확신은 없습니다.”경청 스님이 물었다.“어떻게 하신 것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나나코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무술을 수련하면서 진기를 온몸의 경맥으로 순환시켰습니다. 그러자 마치 온몸의 경맥이 전부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죠……”경청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그것은 진정한 내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단지 신체 내부에 대한 자각일 뿐입니다. 그 단계에서 보이는 것은 오장육부, 경맥과 단전, 그리고 니환궁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내관은, 반드시 눈을 감고 온 우주를 내려다보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의 진정한 자부(紫府)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곳이 바로 신식이 비롯되는 근원이기 때문입니다.”“자부요?”나나코가 의아하게 물었다.“자부가 무엇인가요?”경청 스님이 답했다.“제가 불법을 수련하긴 했지만, 자부를 내관하는 것은 도가에서 말하는 수련의 핵심입니다. 자부는 도가의 전적에서 수행자가 영기와 진원을 저장하는 곳을 말하지요. 다만 불법에서 말하는 식해(識海) 역시 그 자부 안에 존재합니다.”“식해요?”나나코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말했다.“그 개념은…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이토 나나코의 연이은 ‘스고이...’ 두 마디에, 경청 스님은 결국 마음이 무너질 뻔했다.그는 결코 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나코의 이 말이 곧 정중한 거절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는 이렇게 되뇌었다.‘이 여인은 분명 타고난 자질이 남다르다. 만약 불문에 들어와 경전을 깊이 연구한다면, 분명 누구보다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 결국 이건 나 혼자만의 바람이었구나…’그는 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이런... 용서하십시오..! 사모님께서는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라 하셨는데, 나는 오히려 출가를 권하고 있었구나…’잠시 마음을 다스린 뒤, 경청 스님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방금은 제가 말을 지나치게 했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이토 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습니다. 다만… 더 이상 출가를 권하시지만 않으면 될 것 같아요.”그녀는 주머니에서 비단 주머니를 꺼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이 부적에 축원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경청 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직접 『반야심경』을 옮겨 적으실 생각이신가요?”“네.”나나코는 아까 받았던 종이와 붓을 꺼내며 말했다.“여기서 써도 괜찮을까요?”“물론입니다.”경청 스님은 강단 아래 놓인 책상을 가리켰다.“저기에서 쓰시면 됩니다.”나나코는 감사 인사를 하고 책상 앞으로 가 앉았다. 손바닥만 한 종이를 펼친 뒤, 가느다란 붓으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는 글자를 또박또박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경청 스님은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그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이 젊은 일본 여인이 붓글씨를 이렇게 능숙하게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나나코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손으로 경전을 쓰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경청 스님은 그녀가 경전을 철저히 공부하고 내용을 암기했음을 알 수 있었다.나나코는 막힘없이 경전을 모두 써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집중력은 더 분산되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시대가 발전할수록 고대 사상가들의 철학이 얼마나 깊었는지가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게 바로, 세계 3대 종교의 신도들이 지금도 수천 년 전 경전을 인생의 기준으로 삼는 이유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옛 경전을 연구하는 것도,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고요.”이토 나나코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가, 발끝을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경청 스님을 바라봤다. 한참을 고민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조심스럽게 엄지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스… 스고이…”경청 스님은 출가 전부터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었고, 이미 깨달음을 얻은 데다 오랜 세월 여러 곳을 여행하며 수련해 온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이토 나나코의 일본어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자신이 이렇게 길게 설명했는데 돌아온 말이 ‘스고이’ 한마디라니. 아무리 깨달음을 얻은 승려라 해도, 순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그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속으로 되뇌었다.‘아미타불… 아미타불…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한편, 별채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안예선과 손금옥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안예선이 조용히 말했다.“저 아이, 진짜 영리하군. 한국에 온 지도 꽤 됐는데, 저 상황에서 일본어를 무심코 썼을 리가 없어. 일부러 한 거야.”“보세요, 경청 스님… 불심까지 흔들렸잖아요.”손금옥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이상하게… 점점 더 마음에 드네요.”안예선은 속눈썹을 살짝 떨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경청 스님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혹시 느껴보신 적 있습니까? 사회의 생산력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은 본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의 창의성도, 이미 옛사람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를 보십시오. 지금도 수많은 연주
이때, 산속 별채에서는 손금옥이 모니터를 통해 법당 안 상황을 지켜보다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모님, 저 경청 스님… 이토 나나코 씨한테 출가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건 완전히 방향이 틀어진 거 아닙니까?”안예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급해할 필요 없어. 경청 스님은 이미 깨달음을 얻은 이후로 불심이 확고해졌어요. 지금 그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부처와 불법, 그리고 모든 중생이지. 이토 나나코는 원래부터 통찰력과 자질이 뛰어난 아이예요. 경청이 아니라 다른 수행자였어도 제자로 삼고 싶어 했을 텐데. 내가 왜 굳이 그 아이를 깨닫게 하려고 했겠어? 저 정도 재능을 가진 사람이 끝내 문턱에서만 맴돌게 두는 건, 그야말로 재능을 썩히는 일이니까. 하지만 나나코 성격을 보면 알잖아요. 설령 경청이 전 세계 사람을 다 들먹이며 설득한다고 해도, 그 아이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야.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예상대로.이토 나나코는 본능적으로 반걸음 뒤로 물러서며, 미안한 듯 말했다.“저... 저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습니다. 출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모니터를 보던 안예선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손 실장, 방금 디테일 봤죠?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을 낮춰 말하던 아이가, 지금은 ‘저’라고 했어요. 바로 선을 긋는 거죠.”손금옥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경청 스님께 부탁할 일이 아니었다면, 벌써 나가버렸을 겁니다.”그 시각, 경청 스님 역시 나나코가 출가 제안에 강하게 거부감을 보인다는 걸 눈치챘다.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사랑이 소중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중생을 널리 구제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는 없지 않겠습니까? 부처께서는 작은 자아를 버려 큰 자아를 이루고, 작은 사랑을 내려놓아 더 큰 사랑을 이루라 하셨습니다. 고통받는 이를 구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것 이것이 수천 년 동안 수행자들이 추구해온 가장 높은 경지입니다. 게다가 스스로 불법을 믿는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세상을 위해 무언가
승려는 말을 마치고 덧붙였다.“『반야심경』은 전체가 260자 정도라, 직접 쓰시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이토 나나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혹시 종이와 필기도구를 조금 빌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경청 스님께서 잠시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다 쓴 뒤에 뵈어도 괜찮을지…”승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종이와 붓은 제가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스님을 찾아뵙고 난 뒤 그 자리에서 직접 경전을 옮겨 적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스님께서 동시에 경전을 읊어주시고 축원도 함께 해주실 테니, 그게 가장 효험이 좋습니다.”나나코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그리고 다시 깊이 허리를 숙였다.승려는 “아미타불”을 한 번 읊은 뒤, 법물 판매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노란 비단 주머니 하나와 종이, 붓, 먹을 들고 나왔다. 문을 조심스럽게 닫은 뒤, 나나코를 데리고 절 뒤쪽으로 향했다.“이쪽으로 오십시오.”나나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갔다.낡은 붉은 벽돌 담을 지나자, 일반 신도들은 거의 들어올 수 없는 사찰 뒤편 공간이 나타났다. 이곳은 평소 외부에 개방되지 않는 곳으로, 스님들과 절과 깊은 인연이 있는 신도들만 출입이 허락되는 곳이었다.그 안에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법문을 전하는 작은 법당이 하나 있었다. 독실하고 재능 있는 재가 신도들 중 일부는 머리카락을 기른 채 이곳에서 수행하다가 불교와의 인연이 닿으면 정식으로 출가하여 승려가 되기도 했다.그때, 경청 스님은 법당 강단 위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독경을 하고 있었다.젊은 승려가 문을 열고 들어가 공손하게 말했다.“스님, 한 분이 뵙기를 청하셨습니다.”경청 스님은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들여보내십시오.”젊은 승려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스님.”승려는 다시 밖으로 나와 길을 열어주며 말했다.“들어가시면 됩니다. 스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이토 나나코는 다시 한 번 합장하며 감사 인사를 전한
그 때 릴리의 모든 시선은 눈 앞의 어린 묘목에 쏠려 있었다. 땅에 무릎을 꿇고 묘목을 유심히 바라보는 릴리의 얼굴에는 감격이 가득했다.반면 옆에 서 있는 시후는 싱그러운 초록빛 새싹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시후는 그 옆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토록 쏟아졌던 비의 흔적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12년 간의 의무교육이 시후에 머릿속에 남긴 것은 단 한 줄의 문장이었다.‘이건 비과학적이야.’아니면 이렇게 요약할 수도 있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시후는 자신의 몸을 머리에
릴리의 질문을 들은 노비구니는 잠시 릴리를 바라보다가, 차분하게 설명했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곳에서 앞으로 20km를 더 가면, 릴리 시주님과 은 선생님께서 가려는 곳이 나옵니다. 다만 그곳은 릴리 시주님도 갈 수 있고, 오시연 또한 갈 수 있으나, 유독 은 선생님만은 가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스님께서는… 오시연을 알고 계십니까?!”노비구니의 입에서 오시연의 이름이 나오자, 릴리는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릴리는 이 노비구니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었고, 그녀가 어째서 이토록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도 이해할
과거 시후가 배호영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에게까지 배호영을 죽인 것에 불복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감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지금,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갱단 몇 명이 총을 들고 시후 앞에서 설치고 있으니, 시후가 이들을 가볍게 보내 줄 리가 없었다.바로 그 때 리더인 흑인 남자는 시후를 노려보고 있었고, 시후는 전혀 겁먹지 않은 채 오히려 창재를 바라보며 말했다.“한 그릇 더 부탁해요. 이 쓰레기가 음식을 버렸으니까, 조금 있다가 바닥에 무릎 꿇려서 개처럼 땅에 떨어진 쌀알
도훈은 우물쭈물 대며 답했다. "아.. 다름이 아니라.. 내가 오늘 서울 모빌리티쇼에 왔는데…"라고 말했다.시후는 그가 자동차 마니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대학에 다닐 때부터 늘 모터쇼 같은 자동차 관련 전시회를 보러 부산과 서울을 왔다 갔다 하던 걸 봐왔기 때문이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야아~ 또 차 보러 달려간 거야?"라고 물었다."응응.. 맞아!! 요즘에는 잘 안 오는데 올해 세계 탑급 한정판 스포츠카 몇 대가 전시를 하고 있어서 말이야.. 진짜 이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거든!”도훈은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