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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화. 사진을 자른 사람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5 09:02:25

5년 전 서연의 ‘다른 남자’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현수라는 프리랜서 사진가였다.

원본 기사를 쓴 매체에서는 외부 제보 사진이라고만 기록돼 있었다. 사진 파일의 촬영자 정보는 지워졌지만, 복원된 메타데이터에 카메라 일련번호가 남아 있었다.

이현수는 현재 지방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했다.

서연은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다.

사진관 벽에는 돌 사진과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현수는 서연을 보자 문을 닫으려 했다.

“취재하러 온 거 아닙니다.”

서경민이 명함을 내밀었다.

“5년 전 촬영 건 확인하러 왔습니다.”

이현수는 한참 서 있다가 둘을 안으로 들였다.

“난 불법 촬영 안 했어요. 공개 행사장에서 찍은 겁니다.”

“장소는 호텔 카페였습니다.”

서연이 말했다.

“제가 웨딩 플로리스트와 미팅하던 날이었죠.”

“누군지는 몰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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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정은은 예정된 조사에 나오지 않았다.조직위원회에는 건강 문제로 휴직계를 냈고, 집에도 없었다. 출국 기록은 없었지만 휴대전화 전원은 꺼져 있었다.그날 저녁 차성혁이 서연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묻지 않았다. 모든 통화는 녹음 중이었다.“한 대표, 만나서 끝냅시다.”“변호사를 통하세요.”“변호사끼리 말하면 서로 돈만 벌지.”“그게 필요한 비용입니다.”성혁이 낮게 웃었다.“내일 오후 3시, 라온호텔 라운지. 안 나오면 웨딩페어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막아줄 수 없어.”“협박으로 이해하겠습니다.”“제안이야. 당신이 원하는 원본을 다 줄 수 있다는.”서연은 바로 끊지 않았다.“조건은요?”“차도진이 수사기관에 넘긴 자료를 회수하고, 당신은 관련 고소를 취하해. 대신 5년 전 위조문서 원본과 아이 정보 수집 경로를 넘기지.”“당신 범죄 증거를 돌려달라는 말이네요.”“범죄인지 기업 방어인지 법원이 판단하겠지.”“만날 이유 없습니다.”“하나를 골라야 할 거야.”성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회사와 진실. 웨딩페어를 포기하면 아이 사진은 묻어두지. 행사를 강행하면 루미에르 고객들이 당신 가족사부터 보게 될 거고.”서연은 통화를 끝낸 뒤 녹음파일을 서경민에게 보냈다.수사관은 예정된 만남에 나가 추가 증거를 확보하자고 했다. 서연은 동의하되 자신이 미끼가 되는 방식은 거부했다.“제가 가는 목적은 협상 내용을 확인하는 겁니다.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바로 나옵니다.”다음 날 라온호텔 라운지에는 서연 혼자 들어갔다.인접 테이블에 수사관이 있었고, 호텔 보안팀도 대기했다. 하준은 사전에 모든 절차를 승인했지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084화. 사진을 자른 사람

    5년 전 서연의 ‘다른 남자’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현수라는 프리랜서 사진가였다.원본 기사를 쓴 매체에서는 외부 제보 사진이라고만 기록돼 있었다. 사진 파일의 촬영자 정보는 지워졌지만, 복원된 메타데이터에 카메라 일련번호가 남아 있었다.이현수는 현재 지방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했다.서연은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다.사진관 벽에는 돌 사진과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현수는 서연을 보자 문을 닫으려 했다.“취재하러 온 거 아닙니다.”서경민이 명함을 내밀었다.“5년 전 촬영 건 확인하러 왔습니다.”이현수는 한참 서 있다가 둘을 안으로 들였다.“난 불법 촬영 안 했어요. 공개 행사장에서 찍은 겁니다.”“장소는 호텔 카페였습니다.”서연이 말했다.“제가 웨딩 플로리스트와 미팅하던 날이었죠.”“누군지는 몰랐습니다.”“누가 촬영을 의뢰했습니까?”이현수는 손가락으로 카메라 끈을 만졌다.“문화재단 홍보팀이라고 했어요. 행사 관계자 동선 기록이 필요하다고.”“그런데 사진은 제가 남자와 밀회한 것처럼 기사에 나갔습니다.”“그건 내가 자른 게 아니에요.”서연은 노트북에 기사 사진을 띄웠다.사진에는 그녀와 남자 한 사람만 있었다. 테이블 위 계약서는 잘렸고, 옆에 앉아 있던 플라워팀 직원들도 보이지 않았다.이현수는 서랍에서 오래된 외장하드를 꺼냈다.“혹시 몰라서 원본은 갖고 있었습니다.”원본 사진에는 다섯 명이 함께 있었다.서연은 샘플 부케를 들고 있었고, 맞은편 남자는 거래처 대표였다. 기사에서 ‘손을 잡았다’고 설명된 장면은 계약서 위 꽃잎을 치우는 순간이었다.연속 촬영된 다음 사진에는 남자의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합류하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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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웨딩페어 조직위원회는 루미에르의 참가 취소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위약금도 없애주겠다는 조건이었다.“미성년자 신상 유출 위협을 받았다면 안 나오시는 게 맞습니다.”조직위원장이 말했다.“행사 이미지도 있고요.”민지수가 서연을 봤다. 직원들 가운데 절반은 취소를 원했다. 청림방직 결혼식을 무사히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다시 표적이 되는 행사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었다.서연은 직원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참가 여부는 오늘 투표하지 않겠습니다.”회의실 화면에 세 가지 선택지를 띄웠다.전면 취소.온라인 전시로 전환.현장 참가하되 부스와 무대 운영을 분리하고, 독립 보안감사를 붙인다.“각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익명으로 적어주세요. 담당 업무를 거부해도 불이익 없습니다.”최은채가 물었다.“대표님은 하고 싶으세요?”“네.”“왜요?”“상대가 노리는 건 제 사생활만이 아니라 루미에르가 고객 정보를 지킬 수 없다는 인상을 만드는 거예요. 안전하게 할 방법이 있다면 현장에서 우리 일을 보여주고 싶어요.”“증거 잡으려고 가는 건 아니고요?”“그건 수사팀 일입니다. 우리 목적은 행사를 하는 것.”서연은 선을 분명히 했다.“증거 때문에 직원 안전을 걸지는 않을 겁니다.”익명 의견을 모으니 가장 큰 우려는 대형 화면과 내부 네트워크였다. 그다음은 아이 사진이 실제로 노출될 가능성, 기자들의 사생활 질문이었다.다음 날에는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했다. 기자 역할을 맡은 외부 홍보 자문이 부스 직원에게 시우와 도진을 질문했고, 직원들은 준비한 한 문장만 답했다.“고객과 임직원의 가족 정보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082화. 신부였던 사람의 선택

    윤세아는 파혼 다섯 달 만에 마지막 예물을 돌려보냈다.다이아몬드 목걸이, 양가 합작법인 지분 약정서, 신우그룹 명의로 임대한 신혼집 열쇠.차도진이 받은 것은 없었다.모든 물건은 공증인을 통해 태강가와 신우가에 각각 반환됐다.세아의 아버지는 이사회에서 딸의 경영권을 제한하려 했다. 파혼으로 신우그룹이 입은 손해와 대외 신뢰 훼손을 책임져야 한다는 명분이었다.세아는 손해 내역을 직접 계산해 내놓았다.“결혼 추진을 위해 집행된 홍보비와 법무비는 양가 공동사업 예산이었습니다. 제 개인 비용으로 처리할 근거가 없습니다.”“네가 입장문만 안 냈어도 이렇게 커지지 않았어.”“제가 침묵했으면 한서연 대표가 불륜녀가 되고, 미성년자가 홍보에 쓰였겠죠.”“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야?”세아는 아버지를 똑바로 봤다.“제 결혼식으로 하려던 일이니까요.”그녀는 독립 사외이사에게 모멘텀PR 계약과 회의 녹음을 제출했다. 신우그룹이 파혼 뒤 허위 여론전에 참여하려 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결국 세아의 직무정지안은 부결됐다.대신 양가 합작법인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세아는 표결이 끝난 뒤에도 승리한 사람처럼 웃지 않았다. 합작법인에 배정됐던 임직원 열일곱 명의 전환 배치와 계약직 보상안이 남아 있었다. 파혼은 자신의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을 이유로 실무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둘 수는 없었다.그녀는 신우와 태강이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정리안을 냈다. 태강 측은 파혼 책임이 신우에도 있다며 버텼고, 세아는 모멘텀PR 비용부터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사흘 뒤에야 합의가 됐다.결혼은 취소 서명 한 번으로 끝났지만, 결혼을 사업으로 만든 사람들이 벌여놓은 일은 항목마다 정산해야 했다.그날 저녁 세아는 루미에르를 찾아왔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081화. 듣고도 모른 척

    서민석의 휴대전화에는 최근 통화기록이 지워져 있었다.복구된 음성메모는 하나뿐이었다.‘내가 다 말하면, 나만 죽는다.’문장은 8초 뒤 끊겼다.납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출국 기록도 없었다. 수사관은 스스로 숨었을 가능성과 누군가에게 위협받았을 가능성을 함께 봤다.도진은 차명희에게 다시 서면 질문을 보냈다.5년 전 서민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그가 서연의 서명을 복사한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차성혁이 다원컨설팅 계좌를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는지.명희의 답은 늦었다.‘서민석이 문서를 정리한다고 들었다.’‘서명 방식은 몰랐다.’‘계좌가 실제 한서연 명의인지 확인하지 않았다.’도진은 마지막 문장을 읽고 직접 찾아갔다.“의심했다고 쓰셨습니다.”명희는 피곤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때는 확실하지 않았어.”“확인할 수 있었습니까?”“은행에 물으면 알 수 있었겠지.”“왜 안 물었습니까?”명희가 창밖을 봤다.“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구나.”도진은 그 말에 손을 움켜쥐었다.“저도 그랬습니다.”“너와 나는 달라. 나는 처음부터 서연이를 내보내려고—”“그래서 더 다르지 않습니다.”도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원하는 결론이 있었고, 거기에 맞는 말만 들었습니다.”명희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차성혁이 그 애가 돈을 원한다고 했어. 서민석이 서류를 보여줬고. 나는… 사실이면 편하다고 생각했다.”“거짓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요.”“그래.”처음으로 명희는 이유를 붙이지 않았다.“알고도 모른 척했다.”

  • 나는 전 남편의 웨딩플래너   080화. 내일도 와요?

    서민석의 요구는 거절됐다.형사 책임을 없애줄 권한도 없었고, 진술 대가로 돈을 줄 생각도 없었다.서경민은 대신 신변보호 신청과 자진출석 절차를 안내했다. 제출한 자료의 가치에 따라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서민석은 하루 동안 답하지 않았다.그 사이 시우의 첫 단독 방문 일정이 다가왔다.완전한 단독은 아니었다.서연은 같은 건물 1층 카페에서 대기하고, 도진과 시우는 집에서 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동상담가의 조언에 따라 긴급연락 규칙과 방문 종료 신호도 정했다.냉장고에는 시우의 알레르기와 복용약, 서연과 상담센터 연락처가 붙었다. 현관 비밀번호는 방문 시간에만 쓰는 임시 번호로 바꿨고, 도진은 예정에 없던 손님을 부르지 않겠다는 확인란에 서명했다.무엇보다 둘만의 비밀을 만들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었다. 선물이나 외출을 약속하려면 서연에게 먼저 확인하고, 아이가 엄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도 위험과 관련된 일은 알리기로 했다.“싫으면 엄마한테 전화해.”서연이 시우 손목의 키즈폰을 확인했다.“아빠한테 먼저 말해도 돼?”“응.”도진은 거실에서 듣고 있었다.“시우가 그만하고 싶다고 하면 바로 연락하겠습니다.”“요리하지 마세요.”“왜?”“김 자르다가 손 베인 사람이니까.”시우가 웃었다.“라면은?”“라면도 안 돼.”결국 저녁 메뉴는 미리 준비한 카레를 데우는 것으로 정했다.서연이 문을 닫고 나가자 거실이 잠깐 조용해졌다.도진이 물었다.“뭐부터 할까?”“게임.”“어떤 게임?”“엄마 몰래 하는 거.”도진은 난감한 얼굴이 됐다.“엄마 몰래 하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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