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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이혼을 말하다

ผู้เขียน: 침서면
“누가 너더러 무릎 꿇으래?”

신주현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분노가 담겨 있었다.

어릴 적부터 집안의 골칫거리로 통했고 남성에서 그의 또래는 감히 덤비지 못했으며 어른들조차 피해 갈 정도였다. 최근 몇 년 사이 조금은 얌전해졌다지만 여전히 제멋대로인 기질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송아진은 쉰 목소리로 되받았다.

“그걸 정말 몰라서 물어?”

신주현은 잠시 눈길을 유성에게 던졌다.

“선물은 안으로 가져가. 그리고 장인어른께 전해. 항성 프로젝트는 이제 꿈도 꾸지 말라고.”

유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운전기사에게 우산을 건넨 뒤, 선물을 들고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송아진은 신주현의 품에 안긴 채 온몸을 떨고 있었다. 차가운 빗물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몸을 움츠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신주현은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가자. 집에.”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

차 안.

신주현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송아진을 조수석에 태웠다.

덜덜 떨고 있는 송아진을 보고는 뒷좌석에 있던 외투를 꺼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고 단단히 여며주었다. 익숙한 체온과 향기가 스며들며 송아진의 혼미한 정신을 파고들었다.

운전석에 앉은 신주현이 시동을 걸고 거칠게 가속페달을 밟자 차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송아진은 고개를 돌려 신주현을 바라봤다. 눈빛은 지쳐 있었지만 꺾이지 않았고 그 눈에는 늘 버티는 힘이 있었다.

“내가 무릎 꿇은 건데 네가 왜 화내? 벌받은 건 네가 아끼는 송지연이지 내가 아니잖아.”

신주현은 답답한 듯 느슨해진 넥타이를 거칠게 당기더니 특유의 불량스러운 기운이 퍼졌다.

“아끼는 사람이 너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송아진은 피식 웃으며 눈가를 훔쳤다.

“진짜 내가 너한테 소중한 사람이면 약속은 지켰겠지. 오늘 미대 서문에서 40분을 기다렸어.”

“급하게 회의가 잡혔어. 말할 시간도 없었다고.”

“시간이 없었던 건지, 관심이 없었던 건지 모르겠네.”

송아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비아냥거렸다.

“아니면 긴급회의가 아니라 긴급 데이트 아니야? 수술실 옆에서 본 게 딱 그거던데.”

송아진의 말투는 차가웠고 이미 눈치챘다는 듯했다.

잠시 후, 뜨거운 손이 송아진의 이마에 닿았다.

“열이 있네. 그래서 헛소리하는 거야.”

송아진은 신주현의 손길을 밀어내며 무릎 위에 놓인 외투만 내려다봤다.

“오늘 네 엄마가 미대에 왔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것도 어머니고.”

“우리 엄마?”

신주현의 표정에 긴장이 번졌다.

“혹시 뭐라고 하지는 않았어?”

송아진은 고개를 들어 신주현을 똑바로 보며 되물었다.

“왜 그렇게 불안해해?”

“불안한 게 아니라, 네가 상처받을까 걱정돼서 그런 거야.”

송아진은 비웃듯 웃었다.

“알고 있었네. 네 옆에 있는 순간순간이 다 상처라는 걸. 그러니까 우리 그냥 이혼하자. 그래야 더는 상처받을 일 없을 테니까.”

급브레이크가 밟히며 차가 길가에 멈춰 섰다. 신주현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숨결마저 무겁게 가라앉았다.

“송아진. 앞으로 그 두 글자는 입에 올리지 마.”

이를 악물고 내뱉은 신주현의 목소리에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송아진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신주현을 노려봤다.

“왜? 나랑 이혼하면 이제 당당하게 송지연이랑 살 수 있잖아. 내가 어디 있냐 묻지도 않을 거고 집에 언제 오냐 재촉하지도 않을 거야. 송지연이랑 붙어 있어도 불평할 일 없고. 신 대표님, 그게 훨씬 편하잖아.”

거친 숨소리만이 차 안을 채우던 순간, 신주현이 몸을 기울여 송아진의 입술을 거칠게 덮쳤다. 숨이 막힐 만큼 거센 키스였지만 송아진은 꼭두각시처럼 저항하지 않은 채 내맡겼다.

그러다 신주현의 손길이 점점 위험한 곳으로 향하자 송아진은 낮게 뱉어냈다.

“오늘 송지연 만지고 온 그 손, 나한테 대지 마.”

신주현의 손이 그녀의 몸 위에서 멈췄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입술을 떼었을 때, 두 사람의 호흡은 한데 얽혀 서로를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친 순간, 눈빛 속에는 의심과 경계만 가득했다.

“우리 엄마가 무슨 말 했어? 나 오늘 지연이 본 적 없어.”

송아진은 비웃듯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아니라도 며칠 전에는 내가 직접 봤어. 내가 납치돼 끌려간 날, 넌 지연이 옆에서 수술실까지 따라 들어갔잖아.”

신주현이 입을 열려는 순간, 송아진은 잘라냈다.

“듣고 싶지 않아. 변명도 이유도 다 필요 없어. 주현아, 나 아이 낳을 생각 없어. 그러니까 이혼하자. 제발 살길 좀 줘.”

신주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굳은 손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자 검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절망처럼 흔들렸다.

“살길? 나랑 있는 게 그렇게 지옥 같아?”

“너야말로 그렇잖아. 네가 원한 건 지연이었어. 내가 억지로 가로챈 거고. 그러니까 이제 물러날게. 내일 변호사 불러서 이혼 서류 준비할 거야. 넌 도장만 찍으면 돼.”

“헛소리하지 마!”

신주현의 손아귀가 송아진의 어깨를 으스러뜨릴 듯 조여왔다.

그의 눈빛은 붉게 타올랐고 송아진은 그 광경에 피로와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오더니 속으로는 비웃음이 흘렀다.

‘연기자 했으면 상도 휩쓸었겠다. 송지연은 내 아이의 신장을 원하고 넌 내 다른 신장을 원하고. 둘이 아주 잘 어울려.’

송아진의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리자 신주현이 황급히 손가락으로 눈가를 닦아냈다.

“미안해… 아프게 했어?”

신주현의 목소리가 떨렸다

“열나잖아. 병원 가자 진료받아야 해.”

송아진은 고개를 저었다.

“검사받고 또 아이 가지라는 소리 들으라고? 싫어. 나, 네 아이 절대 안 낳아.”

신주현의 얼굴에 깊은 고통이 스쳤다.

“왜? 내가 그렇게 싫어?”

송아진은 눈을 똑바로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싫고 혐오스러워. 그런데 어떻게 네 아이를 낳겠어?”

아기의 신장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녀를 끝까지 결심하게 만들었다. 송아진은 다시는 신주현이나 송지연이 자신을 넘어, 미래의 아이까지 해치게 두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신주현은 눈빛이 금세 흐려지고 입술이 떨렸다.

“일단 집에 가자. 우리 둘 다 진정하자.”

송아진은 차갑게 물었다.

“집? 지연이랑 살려고 꾸며놓은 그 집 말이야?”

그 별장은 원래 송지연과 신주현의 신혼집으로 준비된 곳이었다. 송지연이 직접 말했듯, 그 안의 넓은 화실도 원래 그녀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었다. 결국 자신은 그 남은 자리에 끼어든 존재였던 셈이다.

“그건 우리 집이야, 아진아. 제발 그만해.”

송아진은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봤다.

집에 도착하자 신주현은 고열로 몸이 뜨거워진 송아진의 젖은 옷을 벗겨내고 욕실로 데려갔다.

송아진은 반항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거부하는 건 더 거칠게 밀어붙이라는 신호에 불과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씻고 침대에 눕자 몸은 이미 힘이 빠져나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때, 침대맡에서 전화벨이 울렸고 화면에 뜬 발신자 이름은 ‘외할머니’였다.

마침 따뜻한 물을 들고 오던 신주현의 눈에 그 글자가 들어왔고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네 외할머니 살아 계셨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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