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카시안이 남운하 창고에 도착했을 때, 엘로이즈는 곡물 자루를 다시 내리고 있었다.
밤새 옮겨 놓은 자루들이 바닥이 아니라 새로 짠 목재 받침 위에 올라갔다. 인부들은 벽 아래 배수구를 넓히고, 창문 틈에는 마른 석회와 천을 채웠다.
단순히 비를 피하려는 작업이 아니었다.
물을 견디기 위한 준비였다.
“아래쪽 두 줄은 전부 비우세요.”
엘로이즈가 창고 안쪽의 돌계단을 가리켰다.
“곡물은 세 번째 계단보다 위에 쌓습니다.”
하렌이 장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높이면 보관량이 삼 할은 줄어듭니다.”
“그래도 올리세요.”
“이 정도 비로 운하가 넘치지는 않을 텐데요.”
엘로이즈의 시선이 계단 세 번째 칸에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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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르 대신전은 정오가 되기도 전에 면담을 받아들였다.세라피나는 대성당이 아니라 동쪽의 작은 기도실에서 엘로이즈를 기다리고 있었다.성화도, 수행 사제도 없었다.“황후궁 장부를 보셨군요.”인사보다 먼저 나온 말이었다.엘로이즈는 봉투에서 필사본 한 장만 꺼냈다.“74, 81, 87. 무슨 뜻입니까?”세라피나는 숫자를 내려다봤다.부정하지 않았다.“공명도입니다.”“그건 알고 있습니다.”엘로이즈가 다음 줄을 짚었다.“왜 황후궁의 구호비에 붙어 있죠?”잠시 침묵이 흘렀다.“대신전이 지원을 요청했으니까요.”“어떤 지원을요?”“살아 있게 만드는 지원입니다.”엘로이즈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세라피나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공명도가 높은 아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굶거나, 치료받지 못하거나, 겨울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그래서 살렸습니까?”“결계가 그 아이들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있다면, 최소한 그때까지는 살아 있어야 하니까요.”“그때까지.”엘로이즈가 낮게 되뇌었다.구호가 아니었다.선별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가 죽지 않도록 유지하는 비용.제물이 필요한 날까지 굶어 죽지 않게 먹이고, 병들어 사라지지 않게 치료하는 돈.도축 전까지 가축이 상하지 않도록 먹이는 사료값과 무엇이 다른가.아이들을 돌본 뒤
다음 날 아침, 봉인된 원본 장부가 독립 감사실에서 다시 열렸다.엘로이즈는 붉은 밀랍이 잘려 나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어젯밤 이후 카시안을 만나지 않았다.확인하러 가지도 않았다.그가 정말 황태자궁에 있었는지, 사람을 몰래 보내지는 않았는지 조사하지도 않았다.그 사실이 뒤늦게 마음에 걸렸다.나는 확인하지 않았다.그런데도 약속을 지켰다고 믿었다.엘로이즈의 손끝이 미세하게 굳었다.믿는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편안했다.그래서 더 위험했다.“영애?”감사관의 목소리에 그녀가 시선을 들었다.“시작하시죠.”황후궁 자선 장부는 예상보다 깨끗했다.고아원 식량비.빈민가 치료비.겨울 의복 구입비.신전 예배소 보수비.베아트리체가 바보일 리 없었다.자신의 이름이 남는 장부에 범죄를 적어 둘 사람도 아니었다.엘로이즈는 금액보다 기록 방식을 살폈다.철재가 반출된 날도 마찬가지였다.〈외곽 예배소 긴급 보수.〉그 아래에 오후 다섯 시의 승인.이미 밝혀낸 것뿐이었다.감사관이 한숨을 내쉬었다.“이것만으로 황후 폐하의 사전 개입을 입증하기는 어렵겠습니다.”“알고 있습니다.”엘로이즈는 장부를 덮지 않았다.한 장.두 장.세 장.지난 삼 년의 기록을 거꾸로 훑었다.그러다 손가락이 멈췄다.금액도, 날짜도 아니었다.기록 맨 끝.서기관이 보통 검수 표시를 적는 좁은 여백에 작은 숫자가 있었다.
황후궁 기록실의 봉인은 자정에 시작됐다.엘로이즈는 중립 감사관 둘과 공증관, 에버하르트의 호위 넷만 데리고 들어갔다.카시안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황태자궁에는 통보하지 않아도 되겠습니까?”감사관의 질문에 엘로이즈가 대답했다.“전하께서는 감사 기록에 접근할 권한이 없습니다.”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그리고 그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그래도 기록실로 오는 동안 엘로이즈는 두 번이나 뒤를 돌아봤다.검은 제복은 보이지 않았다.그 사실이 당연해야 하는데도 묘하게 낯설었다.기록실 안쪽에서 원본 승인 장부가 발견됐다.오후 다섯 시.베아트리체의 승인 인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공증관이 봉인 끈을 꺼낸 순간이었다.쨍그랑!복도 끝 창문이 깨졌다.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자 셋이 들이닥쳤다.첫 번째가 호위를 향해 달려들었고, 두 번째는 작은 유리병을 바닥에 내던졌다.기름 냄새가 번졌다.“불부터 막으세요!”호위 둘이 젖은 모포를 펼쳤다. 불붙은 심지가 바닥에 닿기 직전 모포 아래로 사라졌다.세 번째 침입자는 사람을 노리지 않았다.곧장 가장 안쪽 서가로 달려갔다.원본 장부가 있던 자리였다.엘로이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지금입니다.”서가 뒤에서 에버하르트의 호위 둘이 튀어나왔다.침입자가 방향을 틀었지만 늦었다. 무릎이 꺾였고 팔이 등 뒤로 비틀렸다.그가 노린 장부는 가짜였다.진짜 원본은 이미 공증관의 발밑 철제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다.두 번째
황후궁은 조사 명령서가 발부된 지 세 시간 만에 모르텐을 해임했다.이유는 자선 물자의 독단적 전용과 허위 보고.엘로이즈가 감사실에 도착했을 때, 모르텐은 이미 시종장 문장을 반납한 뒤였다. 베아트리체의 서명까지 찍힌 해임서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황후 폐하께서 직접 제출하셨습니다.”감사관이 말했다.“모르텐이 승인 범위를 벗어나 철재를 반출했다고 인정했습니다.”너무 빨랐다.잘못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잘라 낼 부분을 먼저 정한 것이다.모르텐은 고개를 숙였다.“모두 제 판단이었습니다.”“제4수문에 들어간 사슬도요?”“그 용도까지는 몰랐습니다. 대신전에서 긴급 보수용 철재를 요청했고, 통행을 위해 황태자 전하의 비상 통행증을 신청했습니다.”거짓말치고는 지나치게 잘 짜여 있었다.신전이 요청했다.모르텐이 운송했다.카시안은 서류만 승인했다.베아트리체는 몰랐다.황후에게 닿는 선만 끊겨 있었다.감사관이 부속 서류를 내밀었다.대신전 시설 보강 요청서.황후궁 물자 전용 승인서.남운하 임시 적치장 반입 확인서.서류만 보면 천사백 킬로그램의 철재는 제4수문이 아니라 대신전 외곽 예배소로 보내진 것이었다.“따라서 수문 사슬과 동일한 철재라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베아트리체의 대리인이 말했다.“황태자 전하의 관리 소홀과 모르텐의 월권은 처벌하면 될 일입니다.”카시안은 감사 대상자석에서 침묵했다.엘로이즈가 마지막 장에서 손을 멈췄다.남운하 임시 적치장
독립 감사 요청서가 접수된 지 반나절 만에 황후궁이 움직였다.황실 감사회의 첫 요구는 카시안의 권한 정지였다.“조사 대상자가 관련 기록과 인력에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베아트리체의 대리인이 서류를 내려놓았다.황태자 전용 통행증 열람권 정지.북문 경비대 지휘권 정지.관련 기록실 출입 금지.카시안은 반박하지 않았다.“받아들이겠다.”엘로이즈는 그를 바라봤다.너무 쉽게 목을 내민다.하지만 혼자 책임지게 둘 생각은 없었다.“잠깐만요.”회의실을 나가려던 감사관들이 멈췄다.“조사 대상은 황태자 전하 한 분입니까?”“문제 된 통행증의 최종 승인자가 전하시니까요.”“신청자는 모르텐 시종장입니다.”대리인이 낮게 말했다.“신청과 승인은 책임의 무게가 다릅니다.”“맞습니다.”엘로이즈는 베른이 훔쳐 간 에버하르트의 사전 날인 명령서 목록을 꺼냈다.“그러니 모르텐과 에버하르트도 함께 조사하십시오.”“영애의 가문까지 말입니까?”“저희 역시 빈 문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습니다.”엘로이즈는 감사관을 똑바로 바라봤다.“황태자의 관리 책임만 묻고 나머지를 제외한다면, 그건 감사가 아니라 사람을 정해 놓은 심문입니다.”“범위를 어디까지 넓히길 원하십니까?”“문서가 아니라 경로 전체요.”신청자.승인
엘로이즈가 다음 날 아침 황태자궁에 보낸 요구는 짧았다.황태자 전용 비상 통행증의 발급 원장을 열람하겠습니다.조건은 하나.사본이 아니라 원본.카시안이 무엇을 기억하는지는 이미 알았다.이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다른 것이었다.그가 어디까지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을 내놓을 수 있는가.한 시간 뒤 답장이 왔다.승인한다.북쪽 기록실에 도착했을 때 카시안은 없었다.대신 데미안이 철제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전하께서 직접 열지 않으셨습니다.”“왜죠?”“영애께서 먼저 보겠다고 하셨으니까요.”엘로이즈는 봉인을 확인했다.황태자궁 기록관과 중립 공증관의 이중 밀랍.아무도 먼저 열지 않았다.그녀가 직접 봉인을 잘랐다.안에는 지난 삼 년간 발급된 황태자 전용 비상 통행증 원장이 들어 있었다.일흔두 번째 장.문제의 빈 통행증이 사라진 자리였다.그런데 바로 앞 장에 익숙한 이름 하나가 있었다.모르텐.발급 사유는 황후궁 자선 물자 긴급 반출.엘로이즈가 눈을 좁혔다.통행증을 승인한 사람은—카시안 발렌티스.그 순간 문이 열렸다.카시안이 들어왔다.엘로이즈는 원장을 덮지 않았다.“알고 계셨습니까?”그는 어느 부분을 묻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내 서명이 있다는 것이라면, 알고 있었다.”“그런데 왜 먼저 말씀하지 않으셨죠?”“네가 원본을 보겠다고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