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57화

작가: 루에나
주승현은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알았다는 말 한마디가 전부라고?’

중현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 병실을 나와 곧장 꼭대기 층에 있는 자기 사무실로 올라갔다.

의자에 앉은 중현은 통유리 너머로 오가는 차들을 내려다봤다.

그 몸을 감싼 기류는 어느 때보다도 낮고 무거웠다.

중현은 먼저 강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처리할 일을 지시했고, 시후에게도 주의할 점을 하나하나 일러두었다.

맨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사람은 레미였다.

[무슨 일이야?]

레미의 목소리는 가볍고 자연스러웠다.

“네 스승님 깨어났어.”

중현의 말에 레미가 잠깐 말을 멈췄다.

중현이 다시 물었다.

“와서 안 볼 거야?”

[어떤 의미로 보면 나랑 스승님은 그냥 온라인으로만 알던 사이였잖아.]

레미는 몸을 뒤로 기대며 의자에 느긋하게 앉았다.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스승님이 나 같은 제자가 있었다는 걸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도 의문인데.]

“기억하면 어떻고, 기억 못 하면 또 어때?”

중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레미는 중현의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최신 챕터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6화

    다시 말해, 여진동에게는 강솔과 중현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것과 중현이 여씨 집안 사람에게 직접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중현은 담담한 말투로 더 압박했다. “더 분명하게 말씀드릴까요? 이 자료만 경찰에 넘겨도 여태진 대표님은 징역 3년에서 10년형은 받을 수 있습니다.”여진동이 미간을 찌푸렸다.중현은 서류 한 묶음을 더 앞으로 들이밀었다. “여기에 이것까지 더하면 최고형도 가능합니다.”여진동의 날카로운 시선이 중현에게 꽂혔다.중현은 피하지 않았다.여윤재도 서류를 펼쳐 확인했다. 각종 기업 관련 범죄 자료가 빼곡히 적혀 있는 걸 보자 아직 진짜 사위도 아닌 중현을 무심코 다시 보게 됐다.‘이 자식...’‘이런 자료까지 전부 손에 넣었다고?’여진동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면 태진이가 해외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도 네가 한 짓이냐? 강솔을 해치려 했으니 대신 복수한 거고?”여윤재가 죄증 자료를 내려놓으며 차분히 말했다. “하 대표가 시킨 일이면 굳이 이렇게까지 증거를 모아 어르신 앞에 펼쳐 놓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여진동이 여윤재를 바라봤다.여윤재는 진지하게 중현에게 물었다. “우리를 부른 건, 솔이 일에 대해 책임지라는 뜻인가?”“예.” 중현은 손가락을 맞잡은 채 말했다. “솔이 아직 여 회장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도 혈연관계는 분명합니다. 저도 솔이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번 일에는 두 분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여윤재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이 와중에도 꼭 나를 한 번 건드려야 하나?’여진동이 말했다. “정말 자네 말대로라면 당연히 만족할 만한 이유를 대야지.”하지만 듣기 좋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금 태진이가 해외에서 쫓기고 있다는 거다. 사람부터 찾지 못하면 어떤 답도 내놓기 어렵다.”중현의 짙은 눈은 속을 읽기 어려웠다. “강 비서.”강 비서가 바로 앞으로 나섰다.“예, 대표님.”“여태진 대표가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5화

    강솔은 차분하게 답했다. “말해 봐.”중현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지나친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비행기를 몇 시간씩 타고 왔다 갔다 했더니 머리가 좀 아파. 관자놀이 좀 눌러 줄 수 있어?”강솔이 잠깐 멈췄다.중현이 말끝을 살짝 올렸다. “안 돼?”강솔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돼.”중현은 당연하다는 듯 침대 곁으로 가서 강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강솔은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부드럽게 눌러 줬다. 예전에도 여러 번 그랬듯 힘은 부드러웠지만 피로가 풀릴 정도로 적당했다. 눈을 감은 중현에게 피곤함이 진하게 묻어 있는 걸 보고 강솔은 그가 정말 지쳐 있다는 걸 알았다.1분쯤 지났을 때, 중현이 눈을 떴다.두 사람의 시선이 그대로 마주쳤다.한쪽은 차분하고 담담했으며, 다른 한쪽은 감출 생각조차 없는 다정함과 애정으로 가득했다.중현이 강솔의 손을 내려 주며 말했다. “됐어. 이걸로 생명의 은혜는 다 갚은 걸로 할게.”강솔의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하중현답지 않은 말인데’ 하고 생각하기도 전에 중현이 또 말을 이었다. “보통 사람들의 관계로 생각해 보면, 생명의 은인 다음은 친구 정도로 넘어가도 되는 거 아니야?”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예 시선을 돌리고 상대하지 않았다.중현은 강솔의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 “대답 없으면 동의한 걸로 알게. 오늘부터 나는 네 친구야. 네 일이라면 어디든 뛰어들 친구.”강솔이 무언가 말하려던 때, 강 비서가 문을 두드린 뒤 말했다. “대표님, 여진동 어르신과 여윤재 회장님께서 오셨습니다.”중현은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일어섰다. “알았어.”강솔이 말했다. “만약 그 두 분에서 당신한테 책임을 물으면 전부 나한테 떠넘겨. 나 때문에 당신이 그 집안이랑 맞서는 건 싫어. 내가 해결할게.”중현은 선뜻 답했다. “그래.”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길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이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둘째 치고, 정말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4화

    여진동이 설명하려 했다. “규창아, 큰아버지가 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규창은 이미 차를 몰고 떠났다. 누가 뒤쫓아 올세라 두려운 사람처럼 빠르게 사라졌다.여윤재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아까 작은아버지가 아버지께 전화해서 하중현이 사람을 보내 자신을 쫓는다고 했다고요?” 왜 이런 전화가 온 건지는 몰랐지만, 직감상 중현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자신이 직접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여진동이 직접 이런 일을 벌였을 가능성은 더 낮았다.그렇다면 누군가 일부러 이번 일에 손을 댔다는 뜻이었다.여진동은 말투를 바꿨다. “아직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중현을 만나 보고 이야기하자.”조금 전 전화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여진동은 중현이 개입했다고 확신했다. 중현의 능력이라면 이런 일을 벌이는 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여태진이 방금 전화를 건 의도부터 의심스러워졌다....한편, 중현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강 비서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일은 어떻게 되고 있어?]강 비서는 곧바로 답했다.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중현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 여씨 집안 쪽에서 중현을 찾아오기만 기다리면 됐다.레미가 메시지를 다 보낸 중현에게 물었다. “넌 원래 귀찮은 일 싫어하잖아. 이번에는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벌였어? 여태진이 집에 전화해서 네 욕을 하게 그냥 둔 것도 그렇고.”중현이 설명했다. “그래야 여진동 어르신의 의심을 없앨 수 있으니까.”레미가 다시 물었다. “그럼 진짜 준비한 건 뭔데? 킬러? 용병? 다른 사람?”중현은 무심하게 말했다. “난 그냥 사업가야. 너무 빌런 취급하지 마.”...밤 10시 정각, 중현은 도착했다.먼저 옷부터 갈아입었다. 여태진을 만날 때 입었던 옷 그대로 강솔 앞에 서고 싶지 않았다.중현이 돌아오자 강정숙은 드물게 먼저 자리를 비켜 줬다. 이번에 중현이 몰래 사람을 붙여 두지 않았다면 평생 딸을 다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걸 누구보다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3화

    여윤재가 바로 두 사람의 말의 의도를 꿰뚫었다. “정말 확인하러 간 거라면 지금 솔이 곁에 있는 건 하 대표여야지, 너희 둘이 아니겠지. 말하기 싫으면 더는 묻지 않을게. 하 대표는 몇 시간 뒤에 온대?”임훈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3시간 정도 뒤입니다.”여윤재는 잠시 말이 없었다. 곧 다시 물었다. “우리 아버지를 만나면 뭐라고 할지 하중현이 너희한테 말해 둔 건 없어?”임훈과 홍일은 동시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처럼 보였다.여윤재가 말했다. “아버지 쪽은 내가 어떻게든 3시간 정도 잡아 둘게. 내 짐작이 맞든 틀리든 나는 솔이 편에 설 거다. 다만 3 시간 뒤에도 하 대표가 안 오면 그때부터는 나도 몰라.”임훈이 짧게 답했다.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여윤재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강솔과 강정숙에게 잠깐 볼일이 있어 다녀오겠다고 말했다.강솔이 이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다는 건 몰랐다. 금방 돌아오겠다고만 한 뒤 떠났고, 여윤재가 나간 뒤 임훈이 들어와 상황을 설명해 줬다.시간은 계속 흘렀다.강솔은 중현이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강 비서는 리오와 강솔 일행을 추격한 사람들을 모두 처리한 뒤에 돌아왔다....여윤재는 여진동을 붙잡고 시간을 끌고 있었다.여윤재는 여진동을 만나자마자 물었다. 표정은 침착했지만 말투는 진지했다. “아까 솔이가 아프다고 하신 건 무슨 뜻입니까?”여진동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아직 강솔을 못 찾았느냐?”여윤재는 대답하지 않았다.여진동이 다시 물었다. “네 작은아버지한테 연락받은 적은 없느냐?”여윤재가 눈을 들었다. 별 감정이 담기지 않은 시선이었다.‘저와 작은아버지 사이가 어떤지 아시면서 그런 걸 물으십니까? 별일도 없는데 서로 연락할 사이라고 생각하세요?’ 하고 묻는 듯했다.여진동은 여윤재의 반응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바라보며 말했다. “태진이 나와 규창이에게 전화했다. 하중현이 사람을 보내 자기를 쫓아와서 죽이려고 한다더군.”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2화

    여태진의 아들 여규창이 다급하게 말했다. “어떻게 떠볼 수가 없습니까? 전화를 끊은 것부터 수상하잖아요! 어쩌면 하중현과 윤재 형이 손잡고 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여진동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버릇없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규창은 물러서지 않았다. 강솔보다 몇 살 위였지만, 집안 서열로 따지면 여윤재와 같은 손위 어른이었다.“제가 틀린 말을 했습니까? 아버지는 큰아버지가 강솔에게 지분을 준 걸 계속 못마땅해하셨습니다. 윤재 형이 사람을 써서 아버지를 없애려 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잖아요!”여진동의 마음이 천천히 무거워졌다.한 시간 전, 여진동과 규창은 여태진과 그 비서 진웅에게 각각 전화받았다. 요지는 중현이 사람을 보내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는 것이었다.두 사람은 상황을 꽤 그럴듯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의심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규창이 초조하게 여진동을 불렀다. “큰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큰아버지의 친동생입니다. 외부 사람이 친동생을 죽이려 하는데 보고만 계실 겁니까? 집안끼리 싸우는 건 집안 문제지만, 외부인이 끼어들게 두면 안 됩니다.”여진동은 최대한 감정을 눌렀다. “윤재에게 다시 전화해 보마. 아까 솔이가 아프다고 말했으니, 정말 무슨 일인지 알아보느라 끊었을 수도 있다.”강솔에게 전화를 건 건 애초에 중현의 행방을 떠보기 위해서였다.강솔이 아플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규창이 콧방귀를 뀌었다. “아프긴 뭐가 아픕니까? 하중현을 감싸 주려고 일부러 연기하는 거겠죠.”여진동 역시 의심하고 싶었다. 하지만 조금 전 통화에서 강솔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힘이 없었다. 정말 몸이 좋지 않은 듯했다.여진동이 다시 여윤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가 한 번 울리기도 전에 끊겼다.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할 말이 있다.]여윤재는 메시지를 확인했다.답장은 하지 않았다.주변 사람들도 그 모습을 봤다.강정숙은 별다른 생각없이 말했다. “볼일 있으면 가서 봐. 여긴 네가 없어도 돼.” 딸 걱정만으로도 머리가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701화

    스피커폰으로 이어지던 통화가 끊기고 나서야 방 안의 소란도 멈췄다.임훈이 먼저 이유를 설명했다. “여진동 어르신이 전화를 걸어 하 대표님을 찾으신 걸 보면, 여태진 쪽에 문제가 생겨 연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보스의 계획을 정확히 알기 전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강솔이 말했다. “아마 직접 오실 거예요.”임훈은 태연하게 답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지 않잖습니까?”강솔이 눈을 한 번 깜빡였다.‘그렇네.’강솔은 핸드폰을 들어 강정숙에게 무사하다는 연락을 하려 했다.진씨 집안 본가에서 나온 뒤 이렇게 오래 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니, 강정숙도 분명 걱정하고 있을 터였다.강솔이 강정숙의 번호를 누르는 걸 본 임훈이 먼저 말했다. “사모님 어머님께는 보스가 몇 시간 전에 연락드렸습니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금 늦게 오시라고 말씀드렸고요. 시간을 따져 보면 곧 도착하실 겁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정숙과 여윤재가 도착했다.강솔에게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 강정숙은 계속 마음을 놓지 못했다. 딸이 무사히 눈을 뜬 모습을 보고 나서야 가슴을 짓누르던 불안이 조금 가라앉았다.한참 강솔의 상태를 살핀 뒤 강정숙이 물었다. “멀쩡히 있다가 왜 물에 빠진 거야?”중현은 강정숙에게 강솔이 사고로 물에 빠져 의식을 잃었고, 집에는 조금 늦게 돌아갈 거라고만 알렸다.어디에서, 어떻게 물에 빠졌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강솔은 엄마가 더 걱정할까 봐 가볍게 넘겼다. “작은 사고가 있었어요.”홍일이 무표정한 채 말했다. “누군가 일부러 차를 들이받아 물에 빠뜨리고, 양쪽 강변에 수십 명을 배치해 죽이려 한 일이 작은 사고라면 그렇습니다.”강정숙과 여윤재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강정숙이 낮게 물었다.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고?”여윤재도 날카롭게 되물었다. “차를 들이받았어?”홍일은 이동 중 벌어진 일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했다.어떤 위험을 겪었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빼놓지 않았지만, 돌아온 뒤 배후를 잡아 심문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