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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Author: 주 한잔
“천둥을 억지로 끌어내려 남을 해친다면, 이는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니, 그 화가 곧 자신에게 되돌아오느니라!”

이천이 손에 화뢰부를 펼치자, 눈앞에서 번쩍이던 벼락이 땅속으로 곧장 빨려 들어갔다.

“으아아아…!”

상인호는 두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뻔했으나, 곁의 호위가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이미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을 것이다.

심초운은 눈을 가늘게 뜨며 분노를 삼켰다. 감히 이영이 황제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내뱉다니!

우르르릉… 천둥소리와 함께 하늘이 갈라지듯 폭우가 쏟아졌다.

사람들은 온몸이 흠뻑 젖는 것도 잊은 채, 그 속에서 깨달았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에 닿는 신통력이라!

이천과 심초운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함부로 날뛸 수는 없지요.”

역습은 결코 장난삼아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심초운 역시 그 뜻을 알아차렸다. 상인호 같은 자 하나 때문에 자신의 앞날을 던져버릴 이유는 없었다.

두 사람은 내력을 모아내더니, 순식간에 비바람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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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3화

    “이것만 봐도 대왕의 마음속에서는 그 왕수미라는 여인이 왕권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뜻 아니겠습니까?”양세봉은 멋쩍게 웃을 뿐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그저 사람을 시켜 안주 두어 접시를 내오게 한 뒤 소 대장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술자리가 길어지자, 소 대장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양 장군, 우리 대왕께서… 대왕께서 변하셨습니다다.”“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소 대장이 술잔을 치켜들자, 양세봉은 얼른 그의 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소 대장님,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입니까. 여기서 하신 말씀은 제 입 밖으로 단 한 글자도 새어 나가지 않을 테니 편히 말씀해 보십시오.”“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소 대장이 양세봉의 어깨에 덥석 손을 얹었다. “영남이 갈수록 살기 좋아지고 있고, 대왕께서도 영남왕의 자리를 굳건히 다지셨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여색을 철저히 멀리하시던 대왕께서, 돌연 그 왕 부인에게 홀딱 빠지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양세봉이 난처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내가 여색을 밝히고 여인을 마음에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지요. 허나 이 천하에 아직 출가하지 않은 여인이 그리도 많고, 정 안 되면 과부라도 좋을 텐데, 왕 부인에게는 멀쩡히 지아비가 있지 않습니까.”소 대장이 무릎을 쳤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대왕께선 참…' 양세봉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이 소항이라는 자, 행실도 너무 형편없지 않은가.소 대장이 말을 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대왕께서 정녕 그 왕수미를 마음에 품으셨다면 이휘에게 당당히 요구하거나, 정 안 되면 힘으로 빼앗기라도 하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매일같이 이렇게 찾아가 진을 치고 있는 것보다는 낫단 말입니다.”양세봉이 입술을 삐죽이며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맞아요.”속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이 스쳤다. '맞긴 뭐가 맞아, 엄연히 지아비가 있는 몸이거늘. 그 주인에 그 수하라더니, 소 대장의 생각도 어지간히 극단적이군.'소 대장은 울지도 웃지도 않는 듯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2화

    “네? 영이 언니랑 초운 오라버니, 그리고 연희 언니까지 다 왔다고요?”이진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이육진이 대답했다. “네 외삼촌의 점괘는 틀린 적이 없으니,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 녀석들도 분명 왔을 게다.”이진은 다소 흥분한 기색으로 주익선의 옷자락을 툭툭 당기더니, 이육진과 소우연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럼 언니 일행은 대체 무슨 신분으로 온 건가요?”이육진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긴 몰라도, 십중팔구 죄수 신분일 게다.”이진이 코웃음을 쳤다. “아주 볼만하네요. 온 집안 식구가 죄다 죄수 신세라니.”“나랑 폐하는 아니잖아.”주익선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우리는 죄수들을 호송하는 압송관이니깐.”“그럼 언니 일행도 압송관일지 모르잖아?”이육진이 말했다. “때맞춰 참 잘들 왔구나. 이 영남 땅이 아주 시끌벅적해지겠어.”“시끌벅적하면 좋지요. 나중에 전쟁이 터졌을 때 일손이 모자랄까 봐 걱정할 일은 없지 않습니까.”소우연이 거들었다.이진 역시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어마마마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소항 그 짐승만도 못한 놈이 진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낯빛이 굳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낯빛이 굳는 걸로 끝나겠느냐. 그놈에게는 그놈에게 어울리는 죽음이 따로 있을 게다.”이육진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이진은 입을 삐죽일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야식을 든 후, 이진과 주익선 두 사람은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소우연도 볼록해진 자신의 배를 살짝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렇게 먹다간 살이 찌지 않을까요?”“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곳 음식이 예전만 못해도 한참 못한데, 네가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몸이라도 상할까 봐 걱정이구나.”“고생 좀 한다 셈 치지요, 뭐.”이육진은 픽 웃고는 말했다. “그래, 연이 넌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거라.”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육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그가 화랑과 령이 부부의 처소에 채 닿기도 전에, 화랑이 먼저 문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1화

    용강한이 입을 열었다. “영이, 초운이, 그리고 연희 말입니다.”“연희요?”이육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경장명 그자가 아직 영남에 있지 않습니까.”“그자가 폐하의 며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우신 겁니까?”“그자가 감히 그럴 배짱이나 있겠습니까?”용강한은 찻잔을 기울여 차를 따르고는 찻물을 후후 불며 대답했다. “없겠지요.”이육진이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물었다. “그 세 녀석은 뭣 하러 온답니까?”“아마도 재미있을 것 같아 온 것이겠지요.”“……”“왜 그러십니까?”용강한이 살피니 이육진의 안색이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닙니다.”그와 소우연은 워낙 자유분방하고 얽매이지 않는 성격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아이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을 빼닮은 것도 모자라 사위와 며느리까지 이토록 제멋대로일 줄은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다.참으로 온 집안 식구들이 나라의 안위 따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구나!이육진은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녀석들은 언제쯤 온답니까?”“대략 폐하께서 운하 군영으로 가실 때쯤 도착할 겁니다.”“……”해가 저물 무렵, 이육진은 이번에 잊지 않고 군영의 취사병을 시켜 질 좋은 밀가루로 빚은 고기만두와 하얀 찐빵, 그리고 다과를 찬합에 미리 담게 했다.용강한은 군막 밖에 앉아 저녁 바람을 쐬며 군영 주변을 에워싼 무성하고도 아름다운 황혼 녘의 풍경을 유유자적 감상하고 있었다. 떠날 채비를 하는 이육진을 본 그가 물었다. “그들을 기다리지 않으시는 겁니까?”“안 기다릴 겁니다. 연이가 절 기다리고 있으니까요.”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가볍게 몸을 흔들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무척이나 여유롭고 한가로운 자태였다.이육진은 그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리 유유자적한 꼴을 보니, 참으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늙은 신선 같았다.속으로 혀를 차며, 이육진은 찬합을 들고 해 질 녘의 어스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0화

    이진이 소우연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어마마마, 무슨 생각을 그리 하세요?”소우연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네 외삼촌이 너희에게 준 부적은 다들 잘 간직하고 있겠지?”“네, 다 잘 챙겨두었어요.”이진이 그것을 꺼내 소우연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그럼 됐다.”……소룡진 군영.이육진이 군영으로 돌아오자, 진휘가 서둘러 다가와 아뢰었다.“장군, 이 대인께서 오셨습니다.”이 대인이라면, 용강한이 아닌가?문산에 얌전히 있지 않고, 소룡진에는 무슨 일로 온 것인가?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밖에 보고할 중요한 일이 더 있느냐?”진휘가 고개를 저었다.“당장은 없습니다.”“농가에서는 다들 작물을 심었느냐”“심었습니다. 군중 장병들의 가솔들도 모두 심어두었습니다. 가을걷이 때가 되어 별다른 변고만 없다면, 그때가 바로 정식으로 패를 뒤집을 시점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막사로 걸음을 옮겼다.막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이육진은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알아챘다. 그리고 곧, 용강한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차를 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문산에 있지 않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폐하를 보러 왔습니다.”“저를 보러요?”이육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용강한은 자신 역시 한 시진이면 운하 군영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소우연 일행이 무탈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직접 이육진에게 당부해두고 싶은 것이 있었다.“말씀해 보십시오, 무슨 일이십니까?”용강한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소항이 폐하의 정체를 알아챈다면,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어찌하다니? 그자가 눈치가 있다면 알아서 기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들킨 그날이 곧 그자의 제삿날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용강한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동의하지 않으시나 봅니다?”이육진이 그가 웃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아니,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이육진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9화

    “대왕, 그럼 저희는 이만 가시지요.”매번 이렇게 뜨거운 정성을 쏟고도 싸늘한 홀대만 돌아오다니!왕수미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감히 대왕의 청을 거절하는지, 소 대장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자칫 화를 돋우기라도 하면 대왕께서 정말로 강제로 손을 쓰실지도 모른다고, 소 대장은 생각했다.소항이 다시 한번 약재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왕 대인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지.”“그렇죠.”소 대장이 대답했다.“과인이 왕 대인을 의관장으로 봉한 뒤로,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 약재방에 나와 약재를 정리하고, 환약과 가루약을 만들고 있지. 군영의 늙은 의원들과 약효를 의논하는가 하면, 온갖 부상에 어떤 약을 써야 할지도 하나하나 살피고 말이다. 참으로 마음을 많이 쓰고 있더구나.”소 대장은 뭔가 짚이는 게 있다는 듯 다소 놀란 얼굴로 말했다.“그렇습니다. 왕 대인이 겉으로는 냉담해 보여도 하는 일만큼은 참으로 성실하지 않습니까. 그러고 보니, 대왕께서 왕 대인을 의관장으로 봉하신 일을 실은 꽤 마음에 두고 있는 모양입니다.”소항이 미소를 지었다.“그래,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과인을 피하는 건, 그저 이휘 그자들을 어찌 대해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일 뿐이지.”“틀림없이 그럴 것입니다!”소 대장이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다.그가 소항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러니 대왕께서 장인들에게 선약옥 옆에 처소를 짓게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되면 지척에서 기회를 노리실 수 있을 테고, 설령 대왕께서 먼저 손을 쓰신다 해도, 일개 아녀자에 불과한 그녀가 어찌 대왕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나중에 이휘와 소생이 알게 된다 한들, 왕 대인을 어찌할 수도 없을 것이고, 감히 대왕께 따져 물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소항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들어 하늘을, 저 멀리 떠 있는 구름을 바라보며 웃었다.“그리되면 더할 나위 없지.”소 대장이 손짓으로 길을 청하자, 소항은 그제야 소 대장과 함께 자리를 떴다.약재방 안.이진이 말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8화

    이진이 웃음을 터뜨리며 곧장 소우연의 팔짱을 꼈다.“저희 어머니께서 어떤 선택을 하시든, 아랫사람인 제가 감히 참견할 수야 있겠습니까. 익선이로 말할 것 같으면, 그이가 저를 진심으로 아낀다면 응당 저를, 그리고 저희 어머니를 우선으로 여길 것입니다.”소항이 허허 웃음을 흘렸다.“영남에서 과인의 비호가 없다면, 너희가 정녕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으냐?”“대왕께서는 저희 어머니의 마음을 얻지 못하시니, 이제 보복이라도 하시려는 겁니까?”소항이 뒷짐을 지며 말했다.“과인은 그런 말 한 적 없다.”이진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제가 보기엔, 대왕께서 인내심이 바닥나 결국 권세로 사람을 억누르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너…”“저는 그저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대왕께서는 영남의 왕이시니, 응당 남을 이리 겁박하는 짓은 하지 않으실 테고, 하물며 신하의 아내를 강제로 빼앗는 일 따위는 더더욱 없으시겠지요?”바로 그때, 소 대장이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주익선이 멀리서 포권했다.소 대장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소항의 귓가에 대고 아뢰었다.“대왕께 아룁니다. 장인들이 준비를 마쳤사온데, 곧바로 선약옥 옆에 새 처소를 지을 것입니다.집을 짓는다고?소우연과 이진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소항이 아예 군영으로 옮겨 와 살겠다는 것인가, 그것도 선약옥 바로 옆에? 가까이서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뜻인가?이건 정말이지 제정신이 아니다.소항이 말했다.“과인에게는 인내심이 넘쳐난다. 이휘와 소생으로 말하자면, 그 둘은 요즘 몹시 바쁘니 이곳 운하 군영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을 것이다.”“신경 써주지 않으셔도 됩니다.”소우연이 말했다.소 대장은 언짢은 기색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막 화를 내려던 찰나, 문득 경장명이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순간 퍼뜩 정신이 든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왕수미를 꾸짖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소 대장이 아뢰었다.“대왕께서도 왕 대인을 염려하시는 것뿐입니다.”소우연이 소 대장을 흘겨보았다. 예전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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