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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eur: 주 한잔
이육진은 자신의 의심이 틀린 건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온화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소우연은 회남왕 관저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한 번도 이육진의 의심을 살만한 일을 한 적이 없으며 이육진을 잘 따랐다.

그리고 이날, 경성에 첫눈이 내렸고 소우연은 창가에 기대어 예쁘게 내리는 눈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때, 정연이 방으로 들어와 소우연에게 보고를 올렸다.

“왕비님, 소씨 가문 둘째 따님 소우희 아씨께서 왕비님을 찾아오셨습니다.”

둘째 따님 소우희라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소우연은 정연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럼 이육진만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정연도 알고 있다는 건가?

정연은 잔뜩 놀란 소우연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왕야께서 앞으로 왕비님이 소인이 모셔야 할 주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소인은 절대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왕비님께서 외출하시고 싶으실 땐 저택을 지키는 호위병만 데리고 가면 된다고 어디로 가시든 상관없다고 하셨습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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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ire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전은주
주인공도 참 힘들게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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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7화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심지어 훗날 그가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를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그들은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그러나 하필 지금은, 이 사실을 조금도 드러낼 수 없었다. 만에 하나 발각되기라도 하면, 용강한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질 수도 있었다.심연희는 이영과 이진의 슬퍼하는 모습을 보다가, 자연히 이천 쪽으로도 눈길을 돌렸다. 그는 평소에도 얼굴에 표정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지만, 오늘따라 그 얼굴빛이 유난히 더 싸늘해 보였다.이천은 어려서는 장공 스님 밑에서 자랐지만, 경성으로 돌아온 후로는 줄곧 외삼촌의 문하에 들어가, 외삼촌에게서 도술을 배운 시간도 결코 짧지 않았다.그 역시 이영, 이진과 마찬가지로 외삼촌의 일로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심연희는 손을 뻗어 이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이천은 그 온기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심연희를 바라보았다.심연희는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언제까지나 그의 곁을 지킬 것이라는 뜻이었다.화랑이 다과와 찻물을 받쳐 들고 정당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얼굴빛이 하나같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잠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채 그저 조심스레 차를 올릴 뿐이었다.그가 물러나려 할 때, 이육진이 불러 세우며 말했다. “혹시 대왕께서 나오시거든, 우리가 정당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다오.”“예, 대인.”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소우연은 그제야 용강한의 방에서 나왔다.누렁이가 꼬리를 흔들며 소우연 곁을 한 바퀴 돌더니, 이내 본채 안으로 뛰어들어갔다.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보니, 누렁이가 용강한 앞에서 낑낑거리고 있었다. 마치 용강한의 몸이 많이 나빠졌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그 역시 걱정스러운 기색이었다.용강한이 손을 뻗어 누렁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누렁이는 그래도 참지 못하고 낑낑 울음소리를 냈다.그녀의 귀에 용강한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달이가 곧 올 것이다. 그때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6화

    문 밖.이육진이 막 도착했을 때, 소우연과 용강한이 나누는 그 말을 듣고 말았다.그 역시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문산에서 돌아온 후로 용강한은 몸이 차가워진 탓에, 이제는 보름이라는 기한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그는 들었던 손을 거두었다.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소우연은 바깥에 누군가 있는 듯한 기척을 느꼈으나, 살펴보아도 문을 두드리는 이도,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기색도 없었다. 그저 누렁이가 문 앞에서 두어 번 낑낑거리다가, 이내 다시 잠잠해졌을 뿐이었다.일각 후, 소우연은 추위에 못 이겨 재채기를 했다.용강한은 그제야 겨우 그녀의 품에서 몸을 떼어내고는,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폐하께서 이미 연이 너에게 뜻을 전했을 것이다. 연아. 그러니 이만 돌아가거라.”그랬다. 이육진은 그녀에게 그들의 계획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 계획은 지극히 위험천만했다.그러나 이는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반격의 기회였으며, 달리 갈 수 있는 길은 없었다.용강한은 소우연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는 남은 힘을 다 쏟아 씁쓸히 웃어 보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설령 최악의 결과가 온다 해도, 적어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니.”최악의 결과란… 결국 용강한이 세상을 떠나고, 그에 관한 모든 것이 이육진의 한 가닥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었다.그녀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그들은 반드시 살아남아 승리자가 되어야만 했다!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한 가닥의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는 반드시 그 길을 택할 것이었다.*용부.이육진이 용부에 이르렀을 때, 이천을 비롯한 이들은 이미 이곳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아바마마.”“아바마마, 외삼촌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모두가 이육진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그들의 계획은 결코 작가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기에,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이든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든, 그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상석에 앉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5화

    이천 등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다가, 결국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들도 어마마마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들 모두 외삼촌에게 가르침을 받은 이들인 만큼, 외삼촌의 맥만 보고도 모든 답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진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어마마마, 저희는 그저 외삼촌이 걱정될 뿐이에요.”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이진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효심은 안다. 너희 외삼촌도 알고 있어. 하지만 너희가 무릎 꿇는 건 허락 못 한다. 너희 외삼촌은 아무 일 없을 게다!”마치 그들이 상을 치르며 조문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은가!용강한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연아, 그렇게까지 화낼 것 없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그런 말씀 하시는 거 허락 못 합니다!”“알았다, 알았어, 말하지 않으마.”용강한은 그녀의 붉어진 눈을, 구슬처럼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어찌 연기이겠는가, 분명 그녀는 진심으로 마음 깊이 상처받아 슬퍼하고 있었다!그가 떨리는 두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라.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열에 여덟아홉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지. 만약 정말 그날이 온다 해도, 나는 영원히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사람이 정말 죽고 나면, 과연 누가 누구인지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전생에 죽은 뒤 다시 태어난 모든 것도 결국 그 작가가 조종한 것에 불과했으니, 나머지 사람들이야 의식의 잔재로 무엇을 기억할 수 있겠는가?소우연은 그만두려다가도, 만에 하나 이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떠올랐다.이천이 먼저 일어섰고, 이영 등도 뒤따라 일어섰다.그들 마음속에도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외삼촌은 전부터 기력이 미약해 보였고 별조차 쇠약해지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급격히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어마마마가 무릎 꿇지 못하게 하시는 건, 그들이 상을 치르듯 굴고 있다 여기시기 때문이리라…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이천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는 다들 돌아가 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4화

    그날 아침 조회가 끝난 뒤, 령이가 허둥지둥 대전으로 달려와 아뢰었다.“대왕, 어서 용 대인을 좀 살펴봐 주십시오.”“용 대인이 왜?”소우연이 물으며 용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용 대인께서 피를 토하셨습니다. 박 의원 등이 이미 가서 살펴보았지만 다들 속수무책이었습니다.”소우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용강한의 병세는 그녀조차 손쓸 방법이 없는데, 박 의원 등이야 당연히 더더욱 도리가 없을 터였다.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이육진이 말한 대로 걱정하는 척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걱정하는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걱정되어 죽을 지경이었다.“이 대인께는 알렸느냐?”“이 대인께서는 민생을 살피러 지방에 나가 계셔서, 제가 미처 찾아뵙지 못했습니다.”령이가 사실대로 아뢰었다.“알겠다.”소우연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져, 령이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대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령이는 생각했다. 예전에는 마님이 여리고 가녀려 보였는데, 지금 보니 분명 무예를 익힌 몸이었구나.소우연이 용부에 도착했을 때, 이천 등은 이미 한발 앞서 와 있었다.그들이 용강한의 침상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보자, 소우연은 놀라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당황하면 안 된다, 당황하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은 이육진이 진작 일러준 것이니, 스스로 겁먹어서는 안 된다고.한편으로는 당황하지 말자 되뇌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놀라 쓰러질 듯한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소우연이 달려들며 외쳤다.“오라버니, 오라버니…”연기랄 것도 없이, 그녀의 눈물은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녀가 바닥에 무릎 꿇은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일어나거라, 다들 일어나거라. 너희 외삼촌께는 아무 일 없으실 거다, 어째서 무릎을 꿇고 있느냐?”그녀는 소리치면서 동시에 울었다.눈물이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심장도 누군가에게 꽉 움켜쥐인 듯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3화

    그리하여 화랑이 솜이불을 보내오자, 이천과 이영 등도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소우연과 이육진은 원래 용강한을 따라 그의 본채로 돌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그런데 용강한이 이육진에게 물었다.“연이에게는 말씀하셨습니까?”이육진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이 무더운 여름에도 제 방에는 화롯불이 있어 몹시 덥습니다. 이렇게 춥고 더운 것을 오가다가 혹여 병이라도 나시면 고생이 아니겠습니까? 저를 따라 괜한 고생 하지 마십시오.”“그리 많이 고생하는 것도 아닙니다.”소우연이 말했다.“남국이 막 세워져 몸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을 텐데,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겠구나.”용강한이 다시 한번 사양했다.소우연은 입을 열려다 결국 그만두었다.용강한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방심하지 마십시오.”이육진이 뜻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예.”두 사람이 눈짓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도, 소우연은 그들이 대체 무슨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왕궁으로 돌아온 뒤.령이는 이미 뜨거운 물을 준비해두고 있었다.이육진이 직접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 주고는, 둘이 함께 목욕을 했다.침소에 든 뒤.이육진의 손과 발이 슬슬 짓궂어지기 시작했다.소우연이 말했다.“부군은 조금도 피곤하지 않으신가 봐요.”“이전에 상운국 전체를 다스릴 때도 피곤한 줄 몰랐단다.”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연이는 겨우 며칠 다스렸다고 벌써 힘든 게냐?”“진짜 힘들다니까요.”그녀가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부군과 오라버니, 두 사람 대체 음…”소우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육진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춰 더는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다.다만 두 사람의 호흡이 서서히 맞아갈 즈음, 이육진이 소우연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이며 은밀한 이야기를 전했다.처음에 소우연은 그저 옳지 않다고만 여겼다.하지만 그것이 용강한과 이육진이 함께 상의해낸, 유일한 살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멍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92화

    이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언니, 이 과육은 하얀 것 같지만 즙이 많고 달다고 해도, 박 의원님이 말씀하시길 이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열이 난다고 했어요. 남의 땅에 온 것이니 남의 말을 잘 들어야지, 많이 먹을 수는 없습니다.”이영이 손에 들었던 여지를 재빨리 한입에 먹었다. “응, 정말 많이 먹으면 안 되겠구나.”오라버니도 이미 수없이 당부한 일이었다.하지만 이진과 심연희가 계속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을 보자 이영은 자꾸만 침이 고였다.그녀는 차라리 시선을 돌렸다.평생 살면서 못 먹어본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요즘 들어 점점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먹을 것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먹고 싶어졌다.“아, 그냥 저도 안 먹겠습니다.”이진이 손에 들었던 마지막 하나를 먹은 후 손을 헹궜다.심연희도 말했다. “맞아요, 저도 안 먹겠습니다.”이영이 서둘러 말했다. “어머, 그럴 필요 없다. 내가 못 먹는다고 너희까지 못 먹을 까닭이 있겠느냐?”바로 그때 심초운, 이천, 주익선이 들어왔다.“무슨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무엇을 하고 계세요?” 이영이 여지를 가리키며 물었다.“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단다. 경성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맛있는 여지를 또 어디서 먹겠느냐?”심초운은 이영이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다가가 그녀를 살며시 안아주었다.“아까 형님께서 말씀하셨는데, 태상황 폐하와 태후 마마께서 저희더러 영남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라고 하셨습니다.”“그게 정말이냐?”이영이 이천을 바라봤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자신들이 오래 머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실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경성에는 아직 어린 이윤만 남아 있으니 자신들을 좀 더 곁에 두고 싶어 하시는 모양이었다.이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다.”그러고는 심연희를 바라보았다.“나도 며칠 더 머물다 경성으로 돌아갈 테니, 그때 함께…”“저는 부군과 함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7화

    이육진을 떠올리자, 소우연의 가슴 한켠이 은근히 저려왔다. 그가 두 사람의 인연을 받아들이겠노라 말하긴 했지만, 그 말이 모든 것을 지워주지는 못했다. 미안함은 여전히 얇은 그림자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용강한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보따리를 풀어 수통과 몇 가지 다과를 꺼내 가지런히 늘어놓았다.“이 야명주는 마계를 떠날 때 챙겨온 것이긴 하나, 폐하의 물건은 아니다.”담담한 설명에 소우연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어디서 난 건가요?”“혼돈에게서 얻은 것이란다.”순간 소우연의 눈이 가늘게 떨렸다. 혼돈이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37화

    “그렇지. 이 모든 것은 공적에 따른 보상이다. 인간 세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내 직접 그자를 멸하리라.”이육진의 음성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기 장로가 숨을 고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계를 나갈 수만 있다면… 마존께서 품행이 단정한 자들을 인간 세상에 정착하게 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마계는 줄곧….”“인간과 마족은 본래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이육진이 단호히 말을 끊었다.“마족은 타고난 힘이 강하고 수련 또한 용이하다. 인간 세상에 나가면, 자신보다 약한 자를 억누르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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