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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1화

Author: 주 한잔
“이 어미가 많이 무서워서 그런다. 그러니 내 곁에 있어주거라.”

소우연이 이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이의 무공 실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 이렇게 큰 전장에 섣불리 나갔다가 이육진은 이진을 보살피기 위해 정신을 써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몸에 난 상처도 이제 겨우 낫고 있는데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소우연은 전에 이진이 싸움꾼들과 싸우다가 상대방에게 찔린 팔을 가리키며 말을 보탰다.

이에 이진이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더 노력해서 무공 실력부터 늘려야 할 것 같았다.

이때, 간석과 송이가 차와 다과를 챙겨 들어왔다.

어느새 의약 상자를 꺼낸 소우연은 이진을 앞에 앉히고는 아이에게 호신용 독약의 조제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했다.

한편, 진문관 밖에서.

네 시간 전부터 이곳은 전쟁으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처참한 비명소리를 내며 죽어가고 있었다.

상운국 갑옷을 입은 표사들은 진동과 주익선 두 사람의 지시 하에 형주군들을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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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7화

    “천도가 대체 무엇입니까?”용강한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우리를 창조해 낸 자입니다. 심지어 꿈속에서 그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본 것 같기도 합니다.”“사내였습니까, 여인이었습니까?”사내였을까, 여인이었을까. 용강한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그 사람의 이목구비를 단 한 번도 똑똑히 본 적이 없는 듯했다. 그저 몽롱한 느낌에 여인이 아닐까 싶을 뿐이었다.“그럼 그자는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이육진이 다시 물었다.용강한은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이 세계를 수정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요.”이육진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이 세계가 허망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그저 소우연과 평생 함께할 수만 있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두 사람은 너무나 많은 장애물과 부딪쳐야 했다.마치 이야기꾼이 말하듯, 모든 사람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용강한의 도움으로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자신과 용강한이 모두 소우연을 사랑하게 된 이 모든 과정 역시 창조자가 써 내려간 대본에 불과한 것일까.“허, 허허…”이육진은 실소를 터뜨렸다. 가슴 위에 손을 올리자 뛰는 심장과 온몸을 감싸는 선명한 감정, 그 모든 것이 더없이 생생하게 느껴졌다.그는 허망함이냐 진짜냐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운명에 농락당하는 것만큼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대인께서는 그토록 대단한 능력을 지니셨으니, 반드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저와 연이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망설이지 말고 말씀하십시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늘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오지 않았습니까?”용강한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역시 항복할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으나, 오직 불안함이 발목을 잡았을 뿐이었다. 이제 이육진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마주하자, 난생처음 다른 이가 주는 든든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연이는 제가 잘 다독일 테니, 대인은 소신껏 밀어붙이십시오. 무슨 지원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6화

    “이미 알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이 세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요. 제게 무슨 말을 하라는 것입니까?”용강한은 이육진을 바라보았으나, 참으로 어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이육진은 잠시 침묵했다.“저는…”“무슨 말씀이십니까?”그가 이토록 말을 더듬거리며 머뭇거리자, 이육진은 진심으로 몹시 걱정되었다. 용강한의 이런 기운 없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의자 팔걸이에 얹혀 있던 용강한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파르르 떨렸다. 한참 뒤, 그가 이육진을 보며 몹시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아무래도, 제 명이 다한 것 같습니다.”“뭐라고요?”이육진은 극심한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용강한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방금… 무어라 하셨습니까?”“분명 똑똑히 들으셨을 겁니다.”그랬다. 이육진은 확실하게 똑똑히 들었다. 하지만 용강한의 나이는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어찌 명이 다했다는 말인가? 만약 연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믿을 수 없습니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이육진이 용강한을 보며 다급히 물었다. “예전에 저와 연이를 구해주신 일 때문에, 그 역풍을 맞으신 겁니까?”용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그럼 어찌 그런 불길한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만약 연이가 안다면, 필시 가슴이 찢어지게 슬퍼할 것입니다!”“제가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그는 뼈마디가 도드라진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토록 제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감각은 난생처음입니다. 마치 영혼이 이 육신에서 산산이 뜯겨 나가는 것만 같습니다.”본래도 수척했던 사내가 다시 이육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만약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부디 연이를 잘 보살펴 주십시오.”“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입 밖에도 내지 마십시오!”“제가 세상에 없어야 비로소 두 분이 백년해로하실 수 있을 테니, 그것이야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5화

    소우연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아이들도 그렇게 집착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오직 윤이만 그 자리를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고요.”“그럼 영남도 윤이에게 같이 다스리라고 하면 되겠구나.”“다 좋지만, 영남은 상운국과 다릅니다. 이곳 백성들의 삶이 훨씬 더 고달프니까요…”“그럼 월왕인 진이에게 겸임하라고 맡기자꾸나. 어차피 진이의 점유지와도 꽤 가까우니 말이다.”소우연은 한참 동안 이육진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진이는 줄곧 경성에만 있었는데, 만약 이곳을 맡게 된다면 수년 동안 여기에 머물러야 할 텐데요…”“우리가 이곳에 있는데, 진이 일행이라고 굳이 남기 싫어하겠느냐.”소우연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강요할 순 없습니다. 진이 본인이 원해야지요.”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아야 하는 법 아닌가! 더구나 진이는 제 배 아파 낳은 친딸인데, 어찌 아이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킬 수 있겠는가.밤이 깊어 소우연은 이미 잠이 들었으나, 갑자기 다급하게 부르는 용강한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온몸이 땀방울로 흠뻑 젖어 있었다.이육진이 즉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무슨 일이냐?”“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오라버니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요. 무언가 몹시 다급해 보였습니다…”“그저 꿈을 꾼 것일 뿐이다.”“아닙니다.”소우연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산에 가셔서 오라버니를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그럽니다.”“진심이냐?”소우연은 가슴을 부여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오라버니께서 제 환생을 도와주신 이후로, 저희 두 사람 사이에는 진작부터 마음이 이어지는 묘한 교감이 생겼습니다. 오라버니께서 지금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 세상에 오라버니를 그토록 불안하게 만들 일이 대체 무엇이 있겠습니까?”이육진은 입을 달싹이다가 왠지 모르게 자신까지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소우연을 보며 말했다.“두려워하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4화

    양세봉은 군자금을 받아들고 뒤에 서 있는 군사들을 돌아보며 외쳤다.“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 우리가 예전에 군에 몸담았을 때는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먹을 것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도 세 해동안 세금을 면제받게 되었다! 황무지를 개간하는 만큼 모두 우리가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된단 말이다! 머지않아 우리 모두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을 수 있게 될 것이다!”“맞습니다, 장군 말씀이 옳습니다!”“저희는 모두 주 장군님과 양 장군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분명 잘못될 일은 없을 겁니다!”“주 장군님과 양 장군님을 따르자!”양세봉이 손을 들어 병사들의 환호성을 가라앉힌 뒤, 다시 말을 이었다.“우리가 군에 들어온 것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가족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나아가 미래의 영남을 위해, 모든 이들이 사람답게 살고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 천하태평을 누리기 위함이다!”“전쟁에서 벗어나, 천하태평을 누리자!”모든 이들이 한 목소리로 화답하자, 연병장엔 하늘을 찌를 듯한 함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바로 그때, 주익선은 이진이 이육진과 소우연을 데리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진이 주익선을 향해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주익선은 즉시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지금 걸어오시는 분들은 소 장군님과 왕 부인이시다. 두 분이 바로 이번 작전의 총 책임자이시다!”이육진 일행은 주익선에게 다가가 연병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구름 떼처럼 모여든 군중을 내려다보며 이육진이 소우연에게 말했다.“연아, 네가 말하거라.”소우연은 군중을 가만히 응시하다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내가 더 보탤 말은 없다. 주 장군이 방금 한 말이 곧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하늘이 우리를 굽어살피신다면, 나는 영남이 삼 년 안에 상운국과 통상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이 영남을 상운국과 같은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모든 천민의 신분을 없애고, 남녀를 막론하고 누구나 제 힘으로 살아가며 당당히 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3화

    “이 모든 것이 대왕의 뜻입니까?”무리 중 누군가 불쑥 물었다.주익선은 그 사람을 직시하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니다. 이것은 소룡진 군영에 계신 소 장군께서 그대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해 주신 배려다.”“그렇다면 소 장군께서는 대왕의 명을 따르시는 분이십니까?”주익선이 묵묵히 바라보자, 사내는 입술을 달싹거리더니 이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순간, 수많은 시선이 일제히 주익선에게로 향했다. 병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지금의 군영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잠시 뒤, 주익선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대들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보거라. 평생을 살아가며 가장 바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처자식과 온 가족이 아무 탈 없이 지내는 것이지요. 하루 두 끼라도 배불리 먹고, 세상이 태평했으면 좋겠습니다!”“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병사들은 앞다투어 저마다 한마디씩 쏟아냈다. 벼슬길에 오르고 싶다는 자도 있었고, 장사를 하고 싶다는 자도 있었다.하지만 그들 모두의 가장 깊고 간절한 소망은 그저 '사람답게' 살아보는 것이었다.주익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대왕께서는 결코 주실 수 없다. 이곳은 신분의 차이가 뚜렷한 곳이다. 권력을 쥔 자들의 자식들은 대대로 좋은 집안의 지위를 물려받겠지만, 노비의 자식들은 대대손손 노비로 살아가며 평생 신분을 바꿀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그 말이 떨어지자, 순간 군영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주익선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견고한 벽을 무너뜨리고 일어서는 것이다. 억눌린 삶을 뒤집으려면, 우리가 지금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 똑똑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최전선에서 피와 땀을 흘리며 목숨까지 내놓을 때, 정작 우리의 가족들은 그에 걸맞은 보살핌과 대우를 받고 있는가?”병사들은 꿀 먹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42화

    이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우리 아이이지 않느냐. 성씨가 무엇이든, 이 아이의 앞날에 부족함이 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심초운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다정하게 웃었다.“설마 딸은 귀하게 여기고, 아들은 홀대하기라도 하시겠단 말씀이십니까?”“엉뚱한 소리 하지 마라!”이영이 눈을 흘기며 심초운을 바라보았다.“이 세상은 온통 남존여비 투성이지 않느냐.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은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지, 여존남비도 남존여비도 아니다. 내가 어찌 그런 생각을 품겠느냐?”그렇게 말하며 이영은 배를 소중히 쓰다듬고는 싱긋 웃었다. “내 아이라면 아들이든 딸이든 똑같이 사랑하지. 그저 이 세상 사람들도 남녀를 가르지 않고, 모두 나처럼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야.”“틀림없이 그리될 겁니다.”심초운이 다정히 대답했다.이천과 심연희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일 뿐이다.”이천이 덧붙였다.“맞습니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지요.”이영이 맞장구를 치고는 이내 심초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까 오라버니와는 무슨 상의를 했느냐? 소룡진 쪽으로 가려고?”심초운이 대답했다. “소룡진은 태상황 폐하께서 든든히 버티고 계시니 굳이 저희가 나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저 어떻게 그물을 거둬들일지 의논하던 중이었습니다.”“우리가 영남까지 내려온 것도 결국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렸구나.”이영이 조금은 허탈한 듯 중얼거렸다.이천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외삼촌은 그 옛날 숱한 고초를 겪으며 제위를 쟁취해 내신 분들이다. 고작 이 정도의 작은 소란에 어찌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그야 그렇지만, 우리도 아바마마와 어마마마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었는걸요.”“너는 그저 몸조리나 잘하며 태교에 힘쓰거라.”이천이 타이르듯 말했다.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심연희가 이영의 손을 꼭 쥐며 당부했다. “방금 제가 드린 말씀, 부디 잊으시면 안 됩니다 폐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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