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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0화

Author: 주 한잔
이육진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있다가 이내 울상을 지었다.

“연아, 어찌 누구에게나 다정하면서 유독 나에게만 이토록 냉정한 것이냐. 내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그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덧붙였다.

“정말로, 진심으로 아프단 말이오.”

소우연은 그를 한심하다는 듯 흘겨보았다. 전생의 자신이 정말로 이런 자를 좋아했단 말인가?

그녀는 이영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여인은 이목구비마다 위엄이 서려 있었다. 사부님의 말씀대로, 상운국에서의 전생 속 이영은 여제로서 여인들의 상업 활동과 출사 등 정권을 추진했던 비범한 인물이었다.

“어마마마.”

이영이 다시 한번 부르자, 소우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대꾸했다.

“앞으로는 그냥 내 이름을 부르거라.”

그 말에 이영은 가슴이 찔린 듯 아파 왔다. 그토록 자신을 총애하던 소우연이 제 이름을 부르라니.

“안 됩니다.”

그녀는 응석을 부리듯 매달렸다. 부친은 이미 모친 소우연의 눈 밖에 난 게 분명했다. 여기서 자신까지 부친을 돕지 않는다면, 부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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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1화

    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들은 자신들의 충심을 증명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그 소 대장이 그리 쉽게 귀순했단 말이냐?”주익선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그럼 익선이 네가 보기엔 어떻느냐? 그 자가 진심인 것 같으냐?”주익선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소 대장의 귀순이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닙니다. 그는 줄곧 소항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왔지만, 정작 소항이 바라는 것은 천추에 길이 남을 대업 같은 것이 아니라…”주익선은 뒷말을 맺지 않았다. 하지만 소우연과 이육진은 그가 하지 못한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런 자가 어찌 명군이 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요 며칠 저희가 부지런히 움직이기도 했고, 양 장군과 경장명의 일침도 있었으니 소 대장도 자연히 정신을 차렸을 것입니다.”이육진이 먼 곳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가 했던 말 중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더 이상 노비로 살고 싶지 않다고 했지.”“이 세상에 스스로 노비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 해도, 그것은 오랜 세월 억눌리고 길들여진 탓일 뿐이지요.”소우연이 담담하게 말을 맺자, 이육진과 주익선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됐다. 진휘 일행이 이미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이 일로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주익선이 두 손을 맞잡아 읍하며 말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이육진이 손을 내저었다. “어서 돌아가보거라. 진이가 애타게 기다리지 않도록 말이다.“주익선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자리를 떠났다.소우연이 물었다. “어째서 저는 조금…”“조금? 무슨 일이냐, 연아.”이육진이 물었다.“꽤 긴장이 되는 듯합니다.”“오히려 꽤 짜릿하지 않느냐?”소우연이 입술을 오므리며 답했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이육진이 빙그레 웃었다. “더 짜릿한 것도 있단다.”그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옷고름을 풀기 시작했다.“따뜻한 물이 벌써 다 식은 것 같습니다.”소우연이 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00화

    주익선은 소 대장을 향해 눈을 흘기고는 막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아갑과 아을이 다급히 달려와 주익선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주 장군님!”아갑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익선이 두 사람의 멱살을 쥐고 번쩍 일으켜 세웠다. “말을 할 거면 말만 하란 말이다. 툭하면 무릎을 꿇으니 원…… 내 명줄을 줄일 셈이냐?”아갑이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명줄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저희 두 사람도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소 대인께서 내일 저희를 소룡진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아을도 거들었다. “맞습니다. 차라리 저희를 포박하시는 건 어떠십니까?”소 대장 역시 다급하게 나섰다. “맞습니다, 저도 묶어주십시오.”“뭐야, 밀고라도 하러 가고 싶은 게냐?”“주 장군님, 그건 틀린 말씀이십니다. 저희가 밀고하러 갈 작정이라면 굳이 묶어 달라고 부탁을 하겠습니까?”“맞습니다. 저희는 그저 장군님께서 저희를 믿지 못하시고 밀고할까 봐 걱정하실까 봐 이러는 겁니다.”“그렇습니다, 맞아요. 차라리 저희를 꽁꽁 묶어두시면 절대 밀고하러 가지 못할 것 아닙니까.”주익선은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세 사람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안심해라. 너희가 진심으로 밀고를 하러 가고 싶다 한들, 애초에 운하 군영을 살아서 빠져나가지도 못할 테니까.”소 대장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설마 양세봉 장군도 그쪽 사람이 되었다는 겁니까?”“그자가 우리 사람인지 아닌지는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소 대장은 흠칫했다. 오늘 양세봉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을 떠올려 보면, 그가 이미 소성진 일행에게 귀순한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귀순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양 장군이 소항에게 꽤나 충성스럽긴 하지. 다만 아직 몇 가지 일의 진상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주 장군님 말씀이 맞습니다.”소 대장 역시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9화

    “네놈에게 정말 그럴 배짱이 있다면 말이지.”이육진은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네 가족이 모두 열 명이라지. 내 말이 틀렸느냐?”“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이 대인이 문산으로 향하던 날, 우리는 이미 네 가족에 대한 조사를 모조리 끝냈다.”“그, 그게… 조사를 다 끝냈다고 해서 어쩌시겠다는 겁니까?”주익선이 픽 웃었다.“너와 소항이 운하 군영으로 오던 바로 그날, 내가 직접 찾아가 네 가족들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겨 두었다.”“예? 뭐, 뭐라고요?!”소 대장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믿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믿기지 않는다면 내일 돌아가 직접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소 대장은 머리가 깨질 듯 어지러웠다.오늘 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곁에 있던 아갑과 아을 역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일제히 주익선을 바라보았다.“너희 두 사람의 가족도 무사하다. 그러니 우리 폐하께서…”말을 잇던 주익선이 순간 이육진의 눈치를 살폈다.아차. 그만 입이 방정이라 또 실수를 저질렀구나.하지만 이육진은 아무런 책망도 하지 않았다. 그저 넋이 나간 소 대장과 아갑, 아을 세 사람을 향해 덤덤히 명을 내릴 뿐이었다. “내일 동이 트는 대로 내가 직접 너희를 데리고 소룡진으로 돌아갈 것이다.”소룡진으로 돌아간다니…그의 말투는 마치 제 본거지로 돌아가기라도 하는 듯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소룡진 군영 역시 엄연히 소항의 세력권이라는 사실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물론 소 대장은 방금 전 두 사람이 분명히 말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소룡진의 조 장군과 위 장군, 동 장군까지 이미 모두 그들의 편으로 돌아섰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폐하라니.도대체 어떤 뜻으로 한 말이란 말인가?폐하란 본디 황제를 부르는 명칭이 아니던가.설마… 소 대인을 황제라 칭한 것인가?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소 대장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육진과 주익선에게 번갈아 보았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8화

    주익선은 소 대장이 소항을 윗사람으로 모시듯 ‘소 대인’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서야 들고 있던 검을 거두었다.소 대장도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래, 자객은 나였다.”이육진의 말에 소 대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다른 한 분은… 누구십니까?”이육진은 소 대장을 보며, 참으로 미련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소 대장이 입을 삐죽거리며 넘겨짚었다. “혹시 주 장군이십니까?”주익선이 실소를 터뜨렸다. “내게는 그럴 만한 재주가 없다.”“그럼 누구란 말입니까? 설마 그 이 대인이라는 말씀은 아니시겠지요?”“그분이 아니면 또 누가 있겠느냐? 이 천하에 이 대인의 적수가 될 만한 자는 없을 게다.”말을 내뱉고 나서야 아차 싶었던지, 주익선은 헛기침을 하며 얼른 말을 고쳐 붙였다.“흠흠, 다시 말하마. 천하에 이 대인과 소 대인, 두 분을 당해낼 자는 없다고 해야겠구나.”이육진이 주익선을 힐끗 보며 말했다. “네 말이 사실이니 굳이 탓하지 않으마.”이육진 역시 용강한의 무공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사실만큼은 조금도 부정하지 않았다.주익선이 머쓱한 듯 웃었다.소 대장과 아갑, 아을 세 사람은 서로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눈앞의 소생, 이육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주 단주를 비롯한 이들 역시 하나같이 무공이 뛰어난 자들이었다.그런데 이휘라는 자는 바람만 조금 불어도 날아갈 듯 연약해 보이지 않았던가.그런 사람이 소생보다도 무공이 뛰어나다고?세 사람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소 대장이 아갑과 아을을 쳐다보았다. “너희 둘은 어쩔 테냐…”아갑이 대답했다. “전 소 대인 뜻에 따르겠습니다.”소 대장은 속으로 혼란스러웠다. 지금 말하는 소 대인이라는 호칭이 본인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저기 있는 소생을 뜻하는 것일까?아을도 곁에서 거들었다. “저도 소 대인 뜻에 따르겠습니다.”소 대장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이육진과 주익선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소생이 대체 언제 제 방에 들어왔는지는 추후 생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7화

    “그토록 죽는 게 두려운 것이냐?”소 대장은 멈칫했다. 그,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충신이 아니던가! 어찌 목숨을 부지하겠다고 애걸복걸하겠는가. 그저 눈앞의 자를 방심하게 만든 뒤, 기회를 틈타 도망쳐 소항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던 것뿐이었다.사실 이 밀서는 굳이 전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었다. 어차피 내일이면 소항이 직접 운하 군영으로 올 테니까 말이다.“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지요.”아갑이 이 상황을 보았다면, 틀림없이 소항에게 알리러 갔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은 눈앞의 소성진을 구슬려 일단 목숨만 부지하면 그만이었다.이육진은 소 대장이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피식 웃었다.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주익선이 아갑과 아을 두 사람을 소 대장의 방 안으로 짐짝처럼 내던졌다.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아갑과 아을은 사시나무처럼 떨며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소, 소 대장님! 저, 저희로서는 도저히 저자들을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소 대장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설마… 이들까지 이미 소성진의 손에 넘어갔단 말인가?이육진이 싸늘하게 물었다.“양 장군이 네게 일러준 말을 그새 귓등으로 흘려들었느냐?”“뭐, 뭐라고요? 양 장군까지 대인의 사람이란 말씀입니까?”“아니. 아직 완전히 내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만,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 되겠지.”“참으로 간도 크시군요! 대왕께서 이 사실을 아시기라도 한다면…!”“안다고 한들 어찌하겠느냐? 소룡진의 조 장군이며 위 장군, 동 장군까지 이미 모조리 내 밑으로 들어왔거늘.”소 대장은 두 눈을 부릅뜬 채 눈앞의 소성진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아니… 대, 대체 무슨 수로…! 거짓말로 겁을 주려는 속셈이겠지요! 참으로 터무니없는 허풍이로군요!”이육진은 서늘한 냉소를 흘렸다. 매처럼 매서운 눈동자가 소 대장을 꿰뚫어 볼 듯 쏘아보았다.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살기는 소 대장이 평생 겪어본 적 없는 엄청난 위압감으로 다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6화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지요. 내일도 훈련이 있으니,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좋겠습니다.”양세봉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 대장을 바라보았다.소 대장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다.“그래도 제게는 좀 더 분명하게 말씀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어떤 일은 아무리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법이지요. 결국 소 대장님께서는…”“저는 대왕의 최측근입니다.”양세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소 대장님, 밤이 깊었으니 이만 들어가 쉬십시오.”더 이상 머물 자리가 없어진 소 대장은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양세봉의 처소를 걸어나오는 순간, 불어오는 밤바람에 그의 머릿속이 핑 돌 정도로 어지러워졌다.문득 경장명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이유 없이 머릿속을 스쳤고, 그 말들은 거짓말처럼 양세봉이 했던 말과 겹쳐졌다.소 대장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어째서인지 저들이 하는 말이 자꾸만 내게 무언가를 경고하는 것처럼 들리는군.”중얼거리며 자신의 처소로 향하는 길, 마주치는 순찰 병사들이 그에게 극진히 예를 갖추었다.“소 대장님.”누군가 소 대장을 불러세웠다.소 대장이 고개를 돌리자 병사가 말했다. “저 앞은 선약방입니다. 어쩐지 술에 많이 취하신 듯한데, 혹시 길을 잘못 드신 것 아닙니까?”소 대장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기가 길을 좀 잘못 들었다고 이 하급 병사가 이토록 유독 신경을 써서 말린단 말인가?병사는 슬쩍 시선을 피하며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양 장군께서 선약방 쪽으로는 순찰을 돌지 말라고 엄히 명하셨기 때문이다.“소 대장님, 저희가 부축해 드릴까요?”소 대장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다. 너희는 계속 순찰이나 돌거라.”“예!”대답을 마친 병사는 다른 병사들과 함께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그 자리에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소 대장은 비틀거리며 선약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약방 근처에 다다랐을 때, 화랑과 령이 부부가 본채로 따뜻한 물을 들고 들어가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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