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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Author: 주 한잔
회남왕부, 이당.

정연이 방을 나서자, 소현준은 조용히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어딘가 미안함과 복잡한 심경이 서려 있었다.

“마마… 둘밖에 없으니 편히 말하겠습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우연아…”

“네가 회남왕부에 시집가게 한 건… 우리 모두가 너에게 진 빚이야.”

“그 일에 대해서는 나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하지만 그는 이내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내가 오늘 여기에 온 이유를…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소우연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미소에는 냉소가 섞여 있었다.

'이제 와서 미안하다니. 그들의 죄책감은 늘 조건이 붙어 있어.'

그가 그녀를 찾은 이유는 뻔했다.

역시나 소우희 때문이겠지.

소우연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조용히 말했다.

“오라버니께서는 당시 집에 계시지 않았지만… 만약 그때 계셨더라도, 결국 저를 대신 시집보내라고 하셨겠죠?”

소현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반박하지 않았다.

소우희의 연약한 체질, 그리고 그녀가 이민수의 눈에 들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그는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소우연은 차갑게 웃었다.

“저는 주워 온 자식입니까?”

소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

“그렇지 않다면, 왜 모든 사람이 저를 싫어하고, 소우희만 감싸는 것입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혼약을 맺은 사람은 소우희였죠. 그런데 가족들은 우희가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저를 대신 보냈습니다. 회남왕이 무서운 존재라서 견디기 힘들 거라고 했죠. 그럼, 저는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소현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소우연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회남왕부에 발을 들인 순간, 소씨 가문과의 인연을 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소현준은 씁쓸하게 입술을 다물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오라버니'라 부르지도 않았다.

그것이 그녀의 마음이 이미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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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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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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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9화

    이진도 창문 앞에 서서 사형 집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익선은 그런 이진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보지 마.”“왜? 난 안 무서워.”“사람을 죽이는 걸 제대로 본 적 있어? 저녁에 악몽이라도 꾸면 어떡하려고 그래.”“악몽을 꿔도 네가 있잖아.”이진의 말에 주익선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담담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는 이천을 쳐다보았다. 이천은 이진의 말을 듣지 못한 걸까? 아니면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까?한편, 이진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물론 주익선은 지금까지 그녀의 방 바닥에 이불을 깔고 따로 잤지만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얘기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왜?”이천이 고개를 들어 이진과 주익선을 쳐다보며 아무것도 못 들었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이에 이진은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어색하게 웃고는 창밖을 쳐다보았다.그 순간, 주익선은 여전히 걱정되어 손을 뻗어 이진의 두 눈을 가렸다.이진이 주익선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다가 머리통이 바닥에 떨어진 채 무릎 꿇고 앉은 시체를 본 순간, 비명을 질렀다.“악!”화들짝 놀란 이진은 급하게 눈을 질끈 감은 뒤, 주익선 품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벌벌 떨었다.“괜찮아… 괜찮아…”“너무 무서워.”충격적인 광경에 제대로 겁을 먹은 것이다.주익선은 고개를 돌려 이천에게 말했다.“천왕 저하, 아무래도 진이를 데리고 먼저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이에 이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주익선은 언제 어디서나 이진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폈고 이진을 확실하게 지켜주었다. 이천은 그런 주익선을 보며 매우 안심이 되었다.주익선은 이내 이진의 어깨를 꼭 감싸고는 술집을 떠났다.이천은 다정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그러다가 머릿속에 꿈에 자주 나타났던 얼굴이 자세하게 보이지 않는 여인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치 요물처럼 계속 이천 앞에서 왔다 갔다 모습을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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