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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Author: 애월섬
우지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말했다.

“설마 이영 씨가 상 받는 걸 눈 뜨고 지켜봐야만 하는 거예요? 저희 할머니 연세도 많으신데 이영 씨가 이번에 난리 친 바람에 몸이 더 안 좋아졌어요. 골암 말기가 아니더라도 의사 선생님께서 입원하라고 하셨어요. 천천히 회복해야 한다면서요.”

우지윤은 울면서 말했다.

“이영 씨한테 피아노곡을 써주는 대신 이영 씨는 저한테 돈을 주고 할머니한테 의사 선생님을 소개해주겠다고 했어요. 심지어 저는 피아노곡이 평생 이영 씨 곡이어도 괜찮았어요. 평생 대신 피아노곡을 써줄 수 있었다고요. 그런데 저는 이영 씨가 저희 할머니를 괴롭히는 꼴을 도저히 못 참겠어요.”

우지윤은 눈물을 닦으며 눈이 충혈된 채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이렇게 끝낼 순 없어요. 말이 안 통해도 꼭 얘기해봐야겠어요.”

서현주는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절대 급하면 안 돼요.”

“이 지경에 어떻게 안 급할 수가 있겠어요.”

우지윤이 울면서 말하자 서현주는 낮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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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하얘진 연채린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없어요.”5년 전 그들은 비굴하고 나약했던 양녀가 연지훈의 사랑을 독차지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연채린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듯한 기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휴대폰을 꺼내 연지훈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오빠한테 직접 물어서 뭐라 하는지 들어봐야겠어요.”온갖 시름에 연승재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전화하지 마. 다 사실이야. 경찰한테서 직접 들은 거라 틀릴 리 없어. 게다가 지금 형이 서현주랑 같이 병원에 있을 거야. 전화하면 서현주 목소리가 들릴지도 몰라.”연채린이 휴대폰을 쥔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어떡해요?”연승재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태민 형이 잡혀갔다는 거야. 감옥에서 꺼낼 방법을 찾아야 해.”그동안 황태민이 유이영의 일로 얼마나 애썼는지 다들 알고 있었다. 황태민이 있기에 그들도 마음이 든든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유이영을 구하기는커녕 되레 황태민이 감옥에 들어가고 말았다.연채린은 문득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 같았고 마음이 초조함으로 가득 찼다. 휴대폰을 들고 불안한 기색으로 말했다.“일단 할아버지께 여쭤봐야겠어요.”연동욱이 요즘 매일같이 외출했다. 비서 말고 다른 사람은 일절 동행시키지 않았다. 연유준마저도 함께 갈 수가 없었다.연유준도 요즘 말을 잘 들었다. 할아버지가 밖에서 고생하고 연채린과 연승재도 각자의 인맥을 관리하느라 연유준과 함께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알기에 보채지 않고 얌전히 있었다.매일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TV를 보다가 잘 시간이 되면 방에 들어가 누웠다. 실로 역대급으로 얌전했다.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연유준이 호텔 방 거실에 혼자 있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 소리가 문틈으로 희미하게 새어 들어왔다.연승재가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쭤봐. 할아버지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겠어.”연채린이 연동욱에게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연결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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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요한이 마지막으로 연지훈의 태블릿 PC를 힐끗 들여다봤다.“가장 진심 어린 충고 하나 할게요. 일찌감치 주문 취소하는 게 좋을 거예요. 현주는 연 대표님이 주는 그 어떤 반지도 절대 안 받을 테니까 괜히 돈 낭비 하지 말아요.”연지훈이 말했다.“괜찮아요. 어차피 돈이야 차고 넘치니까요. 현주랑 안 대표님 두 사람 다 만족할 만한 반지가 나올 때까지 계속 만들 겁니다.”안요한이 할 말을 잃었다.이번 대화 역시 연지훈의 뻔뻔한 태도로 끝이 났다. 연지훈의 낯가죽이 얼마나 두꺼운지 새삼 실감하며 안요한이 병실을 나가려던 그때 뒤에서 연지훈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뭘 그리 급하게 가요? 아직 내 얘기 다 안 끝났는데.”안요한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무슨 얘기가 더 하고 싶은데요?”“대표님이 현주한테 프러포즈한 거 대표님 할아버지도 아세요?”안요한이 멈칫했다.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눈빛도 어둡게 가라앉았다.“대표님이 뭘 안다고 그래요?”“정확히 말하자면 집안일을 다 해결했냐는 거예요. 내 기억으로는 얼마 전에 신씨 가문의 외동딸이랑 약혼했던 것 같은데. 그런데 감히 현주한테 프러포즈를 해요?”“연 대표님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상관이 없긴요. 현주가 걱정돼서 그러죠. 비록 지금은 헤어진 사이지만 그래도 현주의 남자친구가 일편단심인 좋은 남자였으면 하거든요. 적어도 현주 마음을 아프게는 안 할 사람이길 바라요. 그런데 내가 보기에 대표님은 아닌 것 같아서요. 집안에서 정해준 혼사 아직 해결 못 했죠?”안요한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죠? 집안일은 이미 다 처리했어요. 현주 서운하게 하는 일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현주 퇴원하면 바로 집으로 데려갈 겁니다.”그가 돌아선 그때 시선이 한곳에 머물렀다.연지훈이 다시 태블릿 PC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화면이 바뀌어 있었다. 여러 명이 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사진이 몹시 선명했다. 안요한의 할아버지와 신씨 가문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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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요한은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 거실의 희끗한 조명 아래에서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가 유난히 또렷해 보였다.“응, 내일 일정 있으니까 짐 챙기라고 알려주러 왔어.”서현주는 캐리어 손잡이를 들어 올려 봤는데 안은 텅 비어 있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챙길게요.”안요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가볍게 풀며 말했다.“그럼 네가 왔으니까 난 이제 갈게.”그때 앞치마를 두른 엄진경이 주방에서 나왔다.“벌써 가려고? 야식 만들었는데.”안요한은 다가가 엄진경의 손에서 그릇을 받으며 웃었다.“고마워요, 아줌마. 그런데 저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805화

    한동안 말이 없던 연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객이랑 약속 있어.”서현주는 자연스럽게 되물었다.“고객은요? 여기 있으면 고객은 어떡하고요?”“이미 얘기 끝났어.”“그래요?”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고 주위에는 두 사람의 발소리만 들려올 뿐 쥐 죽은 듯 조용했다.서현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지훈의 발걸음을 쳐다보았다.손을 뻗어 연지훈의 등을 살짝 찔렀다.“왜?”“내가 어디 가는지 알아요?”“파티장.”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걸 어떻게 알아요?”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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