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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날의 책임

Author: Doong_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8 10:19:48

예원은 시혁의 소매를 잡았다.

시혁의 단정한 걸음이 그 자리에 부드럽게 멈춰 섰다.

그의 짙은 시선이 자신의 소매 끝을 쥐고 있는 예원의 손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짧은 정적이 차가운 밤의 거리를 채웠다.

예원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튀어 오르며 낯선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동안에도, 시혁은 섣불리 그 얇은 천 너머의 손을 자신의 큰 손으로 덮어오거나 틈을 비집고 손가락을 얽어매지 않았다.

그는 예원의 그 작은 선택을 있는 그대로 놓아둔 채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마주 보았다.

"조금 더 걸을까요."

조용하고 낮게 깔린 음성.

예원은 마른침을 삼키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시 나란한 걸음이 시작되었을 때, 예원은 자연스럽게 잡고 있던 소매를 놓았다.

시혁은 아쉬운 기색을 내보이거나 다시 거리를 좁히려 들지 않았다.

두 사람의 공식적인 첫 데이트는 더 이상의 신체적 접촉 없이, 그 아슬아슬하고 아찔한 온기만을 남긴 채 안전하게 끝이 났다.

다음 날, 미온개발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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