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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Penulis: 고성하
밤의 어둠에 묻혀서인지 그의 목소리가 유난히 부드럽게 들렸다.

심하온은 그에게 다가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미안, 윤재 씨 사생활을 엿볼 의도는 없었지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안 이상 더는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우리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겠어.”

그리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여느 때보다 단호한 의지가 돋보였다.

정윤재의 눈가에 간만에 망연한 기색이 스쳤다.

“여자친구?”

곧이어 그가 다시 말했다.

“나 여자친구 없어.”

심하온은 손가락으로 옷자락을 꽉 쥐었다. 너무 꽉 잡은 나머지 옷감이 손바닥에서 차가운 곡선을 그렸다.

정윤재가 자신의 사생활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낼 것은 진작 예상하고 있었지만 ‘여자친구?’라고 물을 때 그토록 당황스러워하고 의아해할 줄은 몰랐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정윤재의 깊은 눈 속에서 놀라움의 파문이 일었다.

그에겐 여자친구가 없었다.

떠도는 소문이 틀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심하온의 마음에는 어떤 즐거움이나 안도감 따위 없었다.

설령 그에게 여자친구가 없다고 해도 무엇이 달라질까?

그녀는 곧 정민재와 결혼할 사람이니 여전히 정윤재와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정윤재는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마디가 선명한 손가락이 어두운 불빛 아래서 차갑고 하얗게 빛났다.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서며 일으킨 바람이 심하온의 앞머리를 스쳤다. 곧이어 맑고 시원한 기운이 가까이 다가왔다.

“넌 어디서 그런 소문 들었어?”

정윤재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조금 더 가라앉았다. 말끝에 담긴 탐색의 기운은 거의 알아채기도 힘들었다.

“그냥... 우연히 다른 사람한테 들었어.”

심하온은 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당연히 정윤재 앞에서 소유영을 폭로할 리가 없다.

심하온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정윤재도 그녀를 강요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문득 예전에 차 대표와 식사할 때, 차 대표가 자신의 딸을 그에게 소개하려고 해서 싱글이 아니라고 말한 일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차 대표의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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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의 아내   제4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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