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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의학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명의들로만 모인 자리.

황보시혁의 피부병을 보고서 다들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자 황보신혁은 실망한 나머지 마침내 이성을 잃어가고 말았다.

모두가 있는 앞에서 히스테릭을 부릴 정도로.

게다가 그는 이은정과 구연희를 타깃으로 삼아 ‘한’을 풀 생각이었다.

어디서 쓴소리 하나 들어본 적 없는 명의들은 그가 자기를 ‘X신’이라고 하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대놓고 이름 석 자까지 밝히면서 욕한 것이 아니므로 감히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황보신혁에게 미움을 사게 되면 어떠한 나쁜 결과를 펼쳐질 것인지 그 또한 잘 알고 있기에.

황보신혁의 집안 배경은 고사하고 지금 그의 뒤에 있는 고수만으로도 모두의 기를 죽일 수 있었다.

“쟤, 그리고 쟤 데리고 가.”

“내가 오늘 기분이 하도 잡쳐서 그래. 쟤들이라도 데리고 가서 좀 놀아야겠어.”

이윽고 황보신혁은 구연희와 이은정을 가리키며 부하에게 지시를 내렸다.

“네, 도련님!”

두 사람이 나서서 단번에 이은정과 구연희를 제압해 버렸다.

“아! 뭐 하는 짓이야!”

“이거 놔! 놔... 놓으라고! 싫다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들이대던 두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사색이 되어 비명만 지르고 있다.

미친 듯이 발버둥을 치면서 어떻게든 반항하려고 했다.

만약 황보신혁에게 피부병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은 아마 이미 주동적으로 그의 품에 달려들었을 것이다. 안달 난 모습으로.

그러나 지금 황보신혁의 윗몸을 바라보면서 으스스 소름이 돋아 두 사람은 저절로 눈이 감겨버렸다.

윗몸이 이러하니 아랫몸도 좋을 리가 없다면서.

두 사람을 잡고 있는 건 기운이 강한 고수이므로 연약한 두 여인이 감당해 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구교훈과 이천강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면서 화까지 치밀어올랐다.

“도련님, 지금 이게 뭐 하시는 겁니까? 연희는 제 손녀예요. 저를 봐서라도 우리 손녀 좀 놓아주세요. 절대... 우리 연희 다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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