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아벨이 바로 기록했다.세레나는 그제야 문턱 바깥을 봤다.테오도르는 움직이지 않았다.성전이 그녀의 치료사 자격을 정지했고 황실 보호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병력을 앞으로 끌어오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손은 칼자루를 찾지 않았다.세레나는 몇 초 동안 그를 본 뒤 베르나르에게 돌아왔다.“내일 출석하겠습니다.”“도주하지 않겠다는 뜻입니까?”세레나의 시선이 아주 서늘해졌다.“베르나르 케인 법무관님.”그 이름이 구호소 안에 또렷하게 떨어졌다.“출석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다른 뜻을 붙이지 마세요.”베르나르는 입을 다물었다.성전 심사관들이 돌아간 뒤에도 세레나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요한 브레트의 기록을 황실 조사관과 함께 다시 봉인하고, 가족이 도착하면 사망 원인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지 않도록 구호소 책임자에게 요청했다. 그리고 자신이 치료 지휘에서 빠진 시각을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문밖으로 나왔다.테오도르는 복도 끝이 아니라 문 옆에 서 있었다.세레나가 가까워지자 그가 물었다.“제가 맡아야 할 일이 있습니까?”예전 같았으면 그 한마디에 기대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없다고 했을 것이다.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세레나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있습니다.”테오도르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됐다.“말씀하십시오.”“내일 징계위원회에 와 주세요.”“증인으로요?”“네.”세레나는 한 박자 멈췄다가 더 정확하게 말했다.“이번에는 제가 요청한 증인으로 와 주세요.”테오도르의 손이 옆구리 근처에서 아주 천천히 풀렸다.“어느 범위까지 말하면 됩니까?”“오늘 확인한 일곱 해 전 리오넬 카르트의 장부 회수, 칼베른군이 당시 불량 물량을 반려했던 기록, 그리고 성전이 최근 공작님의 옛 군 의료 협약을 확대 사용한 사실까지요.”“세리스 치료사의 신원에 대해서는?”“묻더라도 제가 허락한 범위 밖으로 답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세레나는 그 대답을 듣고
피에르의 입이 다물렸다.황실 조사관의 펜이 다시 움직였다.그때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이어졌다.한두 대가 아니었다.구호소 책임자가 창가로 다가갔다가 얼굴이 굳었다.“성전 심사관들이 왔습니다.”세레나는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지 않았다.현재 진료가 끝났기 때문이다.“몇 명입니까?”“여섯 명 정도입니다.”잠시 뒤 흰 법복을 입은 성전 자격심사국 관리들이 치료실 앞에 나타났다. 선두에 선 이는 전날 심리실에도 있었던 성전 법무관 베르나르 케인이었다.그는 세레나를 보자 인사부터 하지 않았다.“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세레나는 손을 닦은 천을 정리하고 그를 바라봤다.“베르나르 케인 법무관님.”“금일부로 귀하의 외부 수습 치료 자격을 임시 정지합니다.”구호소 안이 조용해졌다.세레나는 놀란 표정을 짓지 않았다.“근거 문서를 보여 주세요.”베르나르는 봉인된 명령서를 펼쳤다.“무자격 범위를 넘어선 질병 분류 공표, 성전 공식 치료 지침 방해, 미검증 치료법 확산, 그리고 요한 브레트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입니다.”“요한 브레트 환자가 제 지침을 받은 시각을 알고 계십니까?”“그 판단은 징계위원회에서”“알고 계신지만 묻고 있습니다.”베르나르의 시선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세레나는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자격이 임시 정지된 시각은 언제입니까?”“지금 이 명령을 고지한 시점입니다.”“좋습니다.”세레나는 구호소 책임자에게 돌아섰다.“그 시각을 기록해 주세요. 지금부터 제가 독립적으로 치료 지시를 하지 않겠습니다.”베르나르가 예상하지 못한 듯 그녀를 봤다.세레나는 저항하지 않았다.치료사 자격 정지 명령에 반발하며 계속 환자를 보는 순간 성전이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대신 다음 일을 바로 정했다.“현재 제가 맡고 있던 성 루치아 환자들은 오웬 신부와 황실 파견 의원에게 인계합니다. 각 환자 기록 사본은 기존대로 성 루치아와 황실 의료감찰원이 한 부씩 보관하고요.”베르나르가
남부 제3구호소의 치료실에는 아직 환자가 사용하던 침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세레나는 구호소에 도착하자마자 시신을 먼저 보지 않았다. 사망 진단을 내린 황실 의원과 지역 치료사, 마지막 투약을 담당한 루멘 성전 파견 치료사가 모두 있는지 확인한 뒤 기록을 시간순으로 나누었다.요한 브레트.마흔다섯 살.가죽 염색 작업장 노동자.사흘 전 무료 안정 패치 사용.이틀 전 고열과 구토.어제 오후 은빛 혈관 확인.새벽 한 시 십 분, 호흡 악화.한 시 삼십 분, 루멘 성전 파견 치료사 도착.세레나는 다음 줄에서 손을 멈췄다.새벽 한 시 사십 분.고농도 성력 주입.한 시 오십 분.구토와 복부 통증 심화.두 시 십 분.의식 혼란.두 시 이십 분.두 번째 고농도 성력 주입.두 시 사십 분.심정지.나디아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세레나는 황실 의원에게 물었다.“배뇨량 기록은 있습니까?”“어제 저녁부터 거의 없었습니다.”“출혈은요?”“첫 성력 주입 뒤 잇몸 출혈이 확인됐습니다.”세레나의 얼굴이 굳었다.성전 파견 치료사인 피에르 신관이 곧바로 말했다.“환자가 이미 중증이었습니다. 성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더 빨리 사망했을 수도 있습니다.”세레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그 가능성도 기록하겠습니다.”피에르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세레나는 시신을 확인하기 전 가족에게 동의 절차가 있었는지부터 물었다.구호소 책임자가 고개를 저었다.“가족은 아직 오지 못했습니다.”“그럼 필요한 최소 확인만 하겠습니다.”황실 의원과 함께 피부 상태와 기록된 증상을 대조했다. 은빛 혈관은 팔과 가슴까지 올라와 있었고, 입가에는 마른 혈액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세레나는 성맥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죽은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장갑을 벗고 손을 씻은 뒤 기록대 앞으로 돌아왔다.“제 분류 지침이 이곳에 언제 도착했습니까?”구호소 책임자가 문서를 가져왔다.성 루치아에서 작성한 백휘열 의심군 임시 분류표.노
세레나가 다음 문장을 읽었다.재제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신 황실 군수조달국에서 특별 승인서가 내려왔다.‘황실 구호 긴급 물자로 재분류되었으므로 원산지 재검증 생략.’승인 담당.리오넬 카르트.당시 직급으로는 단독 승인 권한이 없었다.그 아래 상급 결재자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상급자 칸은 검게 지워져 있었다.세실이 종이를 등잔에 비춰 봤다.“잉크로 지운 게 아니라 종이 표면을 긁어냈습니다.”세레나는 손을 대지 않았다.“복원 가능합니까?”“흔적은 볼 수 있겠지만 이름까지 확정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확정하지 못하면 추정으로 남겨 주세요.”세실이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날짜와 물량 번호를 현재 사건 기록과 대조했다.일곱 해 전 회수된 품질 재검사 장부.원산지를 지운 뒤 드레이크 제3정제소 물량으로 바뀐 백휘석.그리고 지금 루멘 성전의 무료 구호품과 성기사단 전용 약품에서 반복해서 나온 회색 불순물.같은 광맥의 물건인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오염된 물건의 출처를 지우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세실이 마지막 서류 한 장을 꺼냈다.“이건 별도 보관돼 있었습니다.”“무엇입니까?”“리오넬 카르트의 파견 종료 보고서입니다.”세레나는 보고서를 받지 않고 열람대 위에서 읽었다.대부분은 평범했다.서부 광산 운송 계약 정비.부적합 물량 회수.군 의료 납품 차질 없음.그런데 마지막 문장 하나가 이상했다.‘현장 치료 기록은 운송 품질 판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별도 기관으로 이관.’세레나가 물었다.“별도 기관이 어디입니까?”세실이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기록이 없습니다.”“당시 황실이 광산 환자 기록까지 가져갔습니까?”“보통은 그러지 않습니다.”테오도르가 말했다.“리오넬은 제 앞에서 환자 명단은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세레나가 그의 말을 받았다.“그렇다면 공식 보고와 현장에서 한 말이 다릅니다.”세실이 페이지 아래쪽을 가리켰다.“이관 확인 인장이 하나 있습니다.”작은
그 대답에는 어떤 약속도 덧붙지 않았다.세레나는 그 점이 좋았다.황실 군수기록 보존소는 화려한 건물이 아니었다.제도 서쪽 운하 가까이에 세워진 회색 석조 건물로, 황궁보다 세관 창고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마당에는 폐기되지 않은 낡은 수레 축과 표준 무게추가 정렬되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오래된 종이와 가죽 표지, 방습용 약초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왔다.아드리안 황태자가 전날 밤 긴급 열람 허가를 내려 둔 덕분에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세레나와 테오도르를 맞은 이는 군수기록 보존관 세실 노먼이었다. 쉰을 넘긴 남자는 테오도르에게도 필요 이상의 예를 갖추지 않았고, 세레나가 수습 치료사라는 사실에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일곱 해 전 베일런 서부 광산 관련 황실 운송 자료라고 하셨습니까?”세레나가 대답했다.“정확히는 황실 군수조달국 파견관 리오넬 카르트가 회수했다는 운송 원장을 찾고 있습니다.”세실의 손이 멈췄다.“리오넬 카르트.”“아십니까?”“이름은 압니다. 당시 젊은 서기관이었지요. 지금은 꽤 높이 올라갔다고 들었습니다.”“자료가 남아 있습니까?”“원본은 몰라도 회수 목록은 남아 있어야 합니다.”세실은 두 사람을 좁은 서고 안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외부 열람자는 별도의 열람실에서 기다리게 한 뒤 직원 세 명을 보내 자료를 가져오게 했다.테오도르는 세레나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옆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세레나는 그곳으로 움직이지 않았다.약 삼십 분 뒤 낡은 상자 세 개가 열람대 위에 올라왔다.일곱 해 전 서부 군수조달 임시 조사.베일런 서부 광산.드레이크 제련소.칼베른 북부군 납품.세레나는 마지막 표제에서 시선을 멈췄다.세실이 첫 번째 장부를 펼쳤다.“파견관 리오넬 카르트가 베일런 영지에서 회수한 자료 목록입니다.”목록에는 운송 원장 두 권이 있었다.테오도르의 기억과 맞았다.검은 가죽 표지.하나는 일반 운송 원장.다른 하나는 품질 재검사 장부.세레나가 물었다.“원본은 어디 있습니까?”세실
세레나의 시선이 종이 위에서 천천히 올라왔다.일곱 해 전의 리오넬은 환자 기록과 운송 기록을 분리했다. 지금까지 성전이 했던 일은 정반대였다. 오염된 백휘석의 이동을 숨기기 위해 환자 기록을 지우거나 서로 다른 진단명으로 흩어 놓았고, 최근에는 치료 기록과 신원 기록까지 이용해 사람 자체를 이동시키고 있었다.그러나 그 연결도 아직은 가설이었다.“공작님께서는 그 뒤 장부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계십니까?”“황실 군수조달국으로 간다고 들었습니다.”“확인하셨습니까?”테오도르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 않았습니다.”그 말 뒤에는 핑계가 붙지 않았다.자신이 다쳤고 어려서 권한이 없었으며 그때는 중요성을 몰랐다는 설명도 하지 않았다.세레나는 그 사실을 그대로 적었다.“그날 일을 지금 기억해 냈다고 해서 공작님께서 당시 장부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그렇다고 제가 아무 책임도 없다는 뜻도 아니겠지요.”세레나의 펜이 멈췄다.“그건 지금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알고 있습니다.”테오도르는 그녀에게 면죄를 요구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종이를 접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이 기억은 황실 조사관에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테오도르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느 범위까지 필요하십니까?”세레나는 그 질문을 듣고 손끝으로 종이 모서리를 한 번 눌렀다. 예전 같으면 ‘아는 것은 전부’라고 했을 것이다. 위험할수록 모든 걸 움켜쥐려 했고, 상대에게도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을 것이다.이번에는 필요한 범위를 먼저 골랐다.“리오넬 카르트가 일곱 해 전 황실 군수조달국 파견관으로 베일런 영지에 있었던 사실, 백휘석 운송 장부를 회수했다는 기억, 그리고 공작님께서 그 장부가 황실 군수조달국으로 간다고 들었다는 사실까지요. 제 어린 시절 치료 기록은 오늘 사건에 직접 필요하지 않습니다.”테오도르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범위로 증언하겠습니다.”“기억이 불확실한 곳은 불확실하다고 말씀해 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