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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지금은 치료만 합니다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7 17:16:06

고농도 성력을 쓰지 않는다.

수분 상태를 조심스럽게 보정한다.

호흡을 확인한다.

출혈 여부를 관찰한다.

필요하면 아주 적은 성맥술로 흐름만 읽는다.

세레나는 환자 몸에 빛을 밀어 넣지 않았다.

에르윈의 눈이 잠깐 열렸다.

그가 세레나를 알아본 듯 입술을 움직였다.

“공작…….”

“공작님은 여기 없습니다.”

남자의 손가락이 침상 위에서 움직였다.

“안 돼…….”

세레나는 질문하지 않았다.

의식이 흐린 환자의 말을 증언처럼 잡아당기지 않는다.

“지금은 말씀하지 마세요.”

“공작…….”

“괜찮습니다.”

세레나는 환자의 몸을 붙잡지도 않았다.

“지금은 치료만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뒤 에르윈의 눈이 다시 감겼다.

세레나는 브랜든에게 상태를 넘기고 밖으로 나왔다.

가레스 모르엔은 반대편 방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황실 조사관이 먼저 상태를 확인한 뒤 짧은 진술 가능 여부를 물었다.

가레스는 세레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굳은 얼굴로 일어났다.

“앉으셔도 됩니다.”

세레나는 문 가까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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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95. 무슨 승인서입니까?

    “환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요?”“네.”“알겠습니다.”가레스가 당황한 듯 고개를 들었다.“그게 끝입니까?”“오늘 질문은요.”“저한테 화 안 납니까?”세레나는 잠깐 그를 바라봤다.“제가 화내면 당신이 한 일이 달라집니까?”그는 입을 다물었다.“내일은 물류와 정제실 운영을 묻겠습니다. 오늘은 쉬세요.”세레나는 문을 열었다.가레스가 뒤에서 불렀다.“치료사님.”세레나가 돌아봤다.“에르윈이 공작님한테 가지 말라고 한 건 자기가 잡힐까 봐 그런 게 아닙니다.”세레나의 눈빛이 멈췄다.“그럼요?”가레스가 말했다.“공작님 이름으로 나간 빈 승인서 중 하나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어디에요?”“에르윈도 그걸 찾으려고 저를 데려간 겁니다.”세레나는 천천히 돌아섰다.“무슨 승인서입니까?”가레스가 입술을 열었다.“광산도, 백휘석도 아닙니다.”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사람을 옮기는 승인서입니다.”세레나의 얼굴에서 모든 표정이 사라졌다.“누구를요?”가레스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문밖에서 누군가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브랜든이었다.“세리스!”세레나는 곧장 문을 열었다.“에르윈 씨 상태가 나빠졌습니까?”“아닙니다. 의식이 돌아왔습니다.”“말할 수 있습니까?”“짧게는요.”브랜든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그런데 공작님을 찾습니다.”세레나는 가레스를 한번 봤다.사람을 옮기는 빈 승인서.그리고 에르윈은 테오도르를 찾고 있었다.이번에는 세레나가 먼저 결정하지 않았다.복도 끝에 기다리고 있던 테오도르에게 다가갔다.“공작님.”그가 일어섰다.“네.”“에르윈 씨가 공작님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테오도르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세레나가 보기에는 제가 들어가도 괜찮습니까?”세레나는 몇 초간 생각했다.환자가 직접 요청했다.의식도 돌아왔다.강압이 되지 않도록 황실 기록관과 브랜든이 함께 있으면 된다.“네.”테오도르가 지나가려는 순간 세레나는 그의 소매를 잡지 않았다.대신 불렀다.“공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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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농도 성력을 쓰지 않는다.수분 상태를 조심스럽게 보정한다.호흡을 확인한다.출혈 여부를 관찰한다.필요하면 아주 적은 성맥술로 흐름만 읽는다.세레나는 환자 몸에 빛을 밀어 넣지 않았다.에르윈의 눈이 잠깐 열렸다.그가 세레나를 알아본 듯 입술을 움직였다.“공작…….”“공작님은 여기 없습니다.”남자의 손가락이 침상 위에서 움직였다.“안 돼…….”세레나는 질문하지 않았다.의식이 흐린 환자의 말을 증언처럼 잡아당기지 않는다.“지금은 말씀하지 마세요.”“공작…….”“괜찮습니다.”세레나는 환자의 몸을 붙잡지도 않았다.“지금은 치료만 합니다.”그 말을 들은 뒤 에르윈의 눈이 다시 감겼다.세레나는 브랜든에게 상태를 넘기고 밖으로 나왔다.가레스 모르엔은 반대편 방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황실 조사관이 먼저 상태를 확인한 뒤 짧은 진술 가능 여부를 물었다.가레스는 세레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굳은 얼굴로 일어났다.“앉으셔도 됩니다.”세레나는 문 가까운 자리에 섰다.황실 기록관이 동석했다.“오늘은 납치 경위만 묻겠습니다.”가레스가 씁쓸하게 웃었다.“광산 얘기는 안 묻고요?”“그건 내일도 물을 수 있습니다.”“제가 내일까지 살아 있으면?”세레나의 눈빛이 변하지 않았다.“그래서 지금 치료원에 계신 겁니다.”가레스가 잠깐 말을 잃었다.“누가 데려갔습니까?”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에르윈 라우터.”황실 기록관의 펜이 멈췄다.세레나는 바로 부정하지 않았다.“직접요?”“처음에는요.”“왜요?”가레스가 마른 입술을 혀로 적셨다.“공작저 창고가 열렸다는 걸 알고 겁이 났다고 했습니다.”“무엇이 알려질까 봐요?”“자기가 승인한 임대 계약.”“그것뿐입니까?”가레스가 눈을 내렸다.“아닙니다.”세레나는 기다렸다.“그 인간도 뒤늦게 알아챘습니다.”“무엇을요?”“자기 이름으로 나간 승인 중 일부가 자기가 한 게 아니라는 걸.”세레나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위조였습니까?”“인장은 진짜였습니다.”“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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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님.”“네.”“제가 맡겼다고 해서 다음부터 마음대로 하시면 안 됩니다.”그의 웃음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그럴 줄 알았습니다.”“뭘요?”“마지막에 한 줄은 더 붙을 줄 알았습니다.”세레나도 결국 웃었다.그 순간 문이 두드려졌다.황실 통신관이었다.두 사람의 표정이 동시에 돌아왔다.“들어오세요.”통신관이 봉인된 전신 두 통을 들고 들어왔다.“하나는 수도에서 왔고, 하나는 황실 조사관에게서 왔습니다.”세레나는 수도 전신부터 받았다.아드리안 황태자의 직인이 있었다.세레나는 봉인을 확인한 뒤 열었다.내용은 예상보다 짧았다.‘I-01 신원 비공개 유지. 요청한 의료 기록만 익명화해 전달함.’그 아래에는 최근 삼 년의 처치 기록이 정리돼 있었다.세레나는 한 줄씩 읽었다.백휘석 보조 치료 총 아홉 차례.처치 뒤 설명되지 않는 고열 세 차례.배뇨 감소 두 차례.손목 혈관 변화가 기록된 사례 한 차례.고농도 성력 처치 뒤 출혈 증가 한 차례.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최근 열흘 전 처치 이후에는 아직 아무 증상 기록이 없었다.나디아가 옆에 있었다면 “아직 안 아픈 거네요”라고 했을 것이다.세레나는 마지막 항목을 봤다.현재 I-01의 상태.‘안정.’즉각적인 위험 없음.추가 처치 일시 보류.그리고 아드리안의 짧은 부기.‘환자 신원을 추측하지 말아 주십시오. 의료 문제로 다뤄 주신 판단에 감사드립니다.’세레나는 전신을 접었다.지금은 여기까지면 충분했다.I-01을 더 파고들 필요가 없다.황제 중독과 황위 분쟁은 아직 이 작품의 다음 단계였다.현재 북부에서 할 일은 따로 있었다.“두 번째 전신은요?”황실 통신관이 건넸다.가레스 모르엔과 에르윈 라우터의 소재 확인 결과였다.세레나는 펼치자마자 표정이 굳었다.둘 다 발견됐다.도주한 것이 아니었다.북부 서쪽의 버려진 역참.가레스 모르엔은 손이 묶인 채 발견됐고, 에르윈 라우터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둘 다 살아 있었다.문제는 그 다음 줄이었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92. 좋으시면 좋아하셔도 됩니다

    제2관도의 먼지 검사 결과는 그날 저녁 나왔다.도로 보수에 쓰인 폐석에서 제7광산 하부 정제실의 부산물과 유사한 금속성 불순물 반응이 확인됐다.완전히 동일한 시료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일반 광산 폐석과 다른 반응이었다.그 결과가 나온 순간부터 사건의 성격이 달라졌다.백휘열은 더 이상 성전 패치나 특정 백휘석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었다.오염된 정제 부산물이 일반 폐석으로 위장돼 도로에 깔렸고, 그 돌을 깨고 물을 뿌린 노동자와 작업복을 세탁한 가족에게까지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세레나는 광산촌별 환자 숫자를 다시 묶었다.직접 의료제품 사용.정제 작업.배수로 작업.작업복 세탁.폐석 파쇄.서로 달라 보이던 노출 경로가 하나의 공통점을 갖기 시작했다.‘오염된 백휘석 또는 정제 부산물과의 접촉.’그녀는 처음으로 임상 안내문 제목을 바꿨다.기존의 백휘열 의심군 아래에 한 줄을 추가했다.‘백휘석 관련 노출 질환 가능성 높음.’나디아가 제목을 읽었다.“이 정도면 거의 인정하는 거네요.”“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모릅니다.”“그래도 접촉 연관은?”“무시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왔습니다.”세레나는 펜을 내려놓았다.“내일부터 광산촌 전체에 같은 노출 질문표를 보냅니다.”“강제 아니고?”“권고.”나디아가 웃었다.“그럴 줄 알았어요.”세레나는 설명을 이어갔다.모든 치료사가 같은 질문을 하도록 한다.어떤 백휘석 제품을 사용했는지.정제소나 광산 하부에서 일했는지.작업복을 세탁했는지.폐석 파쇄나 도로 보수에 참여했는지.성력 처치를 얼마나 받았고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의료 기록을 중앙으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각 지역에 남겨 둔 채공통 항목만 익명화해 북부 자유 치료원으로 보내게 한다.성전이 일곱 해 동안 했던 것과 반대였다.원본을 빼앗지 않는다.질병의 이름을 강제로 지우지도 않는다.같은 양식으로 묻되 기록의 소유권은 현지에 남긴다.환자의 공통점만 모은다.세레나는 양식 하단에 마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91. 내가 안 해도 되는 일이 많았네요

    오염된 작업복을 생활 공간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마른 상태로 털지 않는다.세탁은 일반 생활용수와 분리한다.작업장에서 나온 회색 먼지는 젖은 방식으로 수거한다.폐석 이동을 당분간 중지한다.세레나는 이 내용을 짧은 현장 안내문으로 만들었다.병명이 무엇인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누구 탓인지도 적지 않았다.‘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와 무엇을 하면 되는지만’ 먼저 적었다.오후가 되기 전 제2관도 작업은 중지됐다.문제는 그 뒤였다.도로 관리청에서 전신이 왔다.‘현재 제2관도 보수 인력 184명. 작업 중단 시 일당 지급 근거 없음.’세레나가 문장을 읽고 표정을 굳혔다.아픈 사람을 작업에서 빼내도 생활비가 끊기면 다른 노동자들이 증상을 숨길 수 있다.그건 의료 문제가 아니었다.세레나는 잠시 종이를 바라보다가 황실 기록관에게 말했다.“이건 제가 답할 일이 아니네요.”“영지 행정청으로 보낼까요?”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공작님께 직접 보내 주세요.”나디아가 옆에서 눈을 들었다.“조건 안 붙이고?”세레나는 전신을 한 번 더 봤다.“네.”“치료비랑 휴업 수당 같은 건 세리스가 기준 정할 줄 알았는데.”“의료적으로 필요한 건 ‘증상이 있어도 숨기지 않아도 되는 환경’까지입니다.”세레나는 펜을 내려놓았다.“그걸 어떤 행정 제도로 만들지는 공작님 일이죠.”“공작님이 이상하게 정하면?”세레나는 잠시 생각했다.예전 같으면 그 가능성부터 막으려고 세세한 조건을 적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이미 테오도르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고 있는지 여러 번 봤다.“그러면 나중에 말하죠.”나디아의 눈썹이 올라갔다.세레나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그 대신 전신 마지막 줄에 단 한 문장만 적었다.‘의료적으로는 작업 중단 기간 동안 노동자들이 증상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행정 방식은 공작님께 맡기겠습니다.’그대로 보냈다.테오도르의 답은 두 시간 뒤 도착했다.세레나는 환자를 보고 있어 바로 읽지 못했다.마지막 진찰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390. 당신이 확정이라고 말하는 날은 세상이 끝나는 날인가 싶어요

    테오도르의 얼굴에서 표정이 잠시 멈췄다.세레나는 그 반응을 보지 않은 척 문을 닫았다.북부 자유 치료원으로 돌아온 세레나는 예상하지 못한 환자들을 만났다.광부도 아니었다.정제소 노동자도 아니었으며, 성전 안정 패치를 사용한 사람들도 아니었다.회색 흙이 잔뜩 묻은 작업복을 입은 도로 보수 인부 열세 명이 치료원 앞마당에 앉아 있었다.나디아가 세레나를 보자 바로 다가왔다.“이 사람들, 제7광산하고는 상관없는 곳에서 일했어요.”“어디죠?”“서부 제2관도.”세레나의 걸음이 멈췄다.가레스 모르엔의 사무실에서 확인했던 폐석 장부가 떠올랐다.최근 넉 달 동안 제7광산의 실제 채굴량은 줄었지만 폐석 반출량은 오히려 늘었고, 일부는 도로 보수재로 사용된다고 기록돼 있었다.“증상은요?”“여섯 명이 열이 있고, 셋은 손목에 은빛 혈관이 보여요. 나머지는 두통하고 구역감 정도.”“언제부터입니까?”“심한 사람은 사흘 전부터요.”세레나는 가장 가까운 환자에게 무릎을 낮췄다.“세리스 베인입니다. 상태를 확인해도 괜찮습니까?”오십대 남자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광산에서 일하신 적 있습니까?”“젊을 때는 했는데 십 년도 더 됐습니다.”“최근 백휘석 패치를 쓰신 적은요?”“없어요.”“성전 치료를 받은 적은요?”“감기약 받으러 간 적밖에 없습니다.”세레나는 손목의 은빛 혈관 범위를 확인했다.“도로 작업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석 달쯤.”“어떤 자재를 쓰셨어요?”남자가 주변 동료들을 한번 봤다.“광산에서 나온 돌 부스러기요. 수레로 가져오면 부숴서 깔고 물 뿌리고 눌렀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그의 신발로 내려갔다.밑창 틈마다 회색 먼지가 끼어 있었다.“작업복은 집에서 세탁하셨습니까?”“마누라가 했습니다.”“가족 중 열이나 두통 있는 분이 있습니까?”남자의 얼굴이 처음으로 변했다.“아내가 어제부터 열이 좀 있다고 했는데…….”세레나는 바로 기록관을 불렀다.“이분들 가족에게 겁을 주는 방식으로 연락하지 마세요. 작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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