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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화

Author: 양순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01 09:27:59
만족스러운 듯 입술을 축인 명희가 그제야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해인을 빤히 쳐다보았다.

“자, 이제 목도 축였으니 본론을 좀 얘기해 볼까?”

“무슨 본론, 나 돈 없어. 아직 인턴이라서 첫 달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아.”

해인의 필사적인 대답에 명희가 마키아토를 소리 나게 들이키더니, 푸하, 하고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에 주변 직원들의 시선이 다시금 카페 구석으로 쏠렸다.

“야, 내가 네 그 쥐꼬리만 한 인턴 월급이나 뺏으러 여기까지 온 줄 아니? 사람을 뭘로 보고.”

명희가 컵 벽면에 묻은 카라멜 시럽을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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