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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화: 결혼식 사진에 없던 열세 번째 사람>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1-03 10:25:27

월요일 오전 10시 20분.

윤하늘은 모니터에 띄운 사진을 확대했다.

지난번 상담했던 의뢰인의 결혼식 사진이었다.

이번 작업의 목적은 신부를 감쪽같이 지우는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표정이 잘 드러나도록 사진을 재구성하고, 원본과 별도로 보관할 편집본을 만드는 일이었다.

의뢰인의 촬영 계약과 수정 권한을 확인한 뒤 정식으로 작업을 시작한 참이었다.

그런데 한 장의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

“이상하네.”

하늘은 사진을 다시 확대했다.

신부의 어머니 뒤쪽으로 낯선 여성이 보였다.

다른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하늘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 수십 명인데 모든 사진에 같은 사람이 등장할 리 없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여성이 들고 있는 물건이었다.

작은 은색 카메라.

하늘은 사진을 확대했다.

카메라를 든 여성은 신부나 신랑이 아니라, 신부의 어머니를 촬영하고 있었다.

“이분도 사진을 찍으셨구나.”

하늘은 의뢰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보내주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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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5화: 결혼식 사진에 없던 열세 번째 사람>

    월요일 오전 10시 20분.윤하늘은 모니터에 띄운 사진을 확대했다.지난번 상담했던 의뢰인의 결혼식 사진이었다.이번 작업의 목적은 신부를 감쪽같이 지우는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표정이 잘 드러나도록 사진을 재구성하고, 원본과 별도로 보관할 편집본을 만드는 일이었다.의뢰인의 촬영 계약과 수정 권한을 확인한 뒤 정식으로 작업을 시작한 참이었다.그런데 한 장의 사진에서 손이 멈췄다.“이상하네.”하늘은 사진을 다시 확대했다.신부의 어머니 뒤쪽으로 낯선 여성이 보였다.다른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하늘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 수십 명인데 모든 사진에 같은 사람이 등장할 리 없었다.문제는 사람이 아니었다.그 여성이 들고 있는 물건이었다.작은 은색 카메라.하늘은 사진을 확대했다.카메라를 든 여성은 신부나 신랑이 아니라, 신부의 어머니를 촬영하고 있었다.“이분도 사진을 찍으셨구나.”하늘은 의뢰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보내주신 사진을 확인하다가 어머님을 별도로 촬영하신 하객분을 발견했습니다. 혹시 누구인지 아시나요? 그분이 촬영한 사진도 있다면 원하시는 장면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답장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그분은 엄마 친구예요. 결혼식 때 사진을 많이 찍으셨던 것 같아요. 한번 여쭤볼게요.하늘은 작업하던 사진을 저장했다.새로운 원본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복잡한 편집을 하지 않아도 될지 몰랐다.오후 1시 10분.강단태가 점심을 먹으러 집에 들렀다.하늘은 식탁에 앉으며 오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사진 한 장을 수정하려다가 다른 사진을 찾게 됐어요.”“어떻게요?”“원본에 카메라를 든 사람이 찍혀 있었거든요.”단태가 물컵을 내려놓았다.“그분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려는 겁니까?”“네.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웃는 장면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없을 수도 있고요.”“맞아요. 그래도 확인할 가치는 있죠.”단태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원래 계획보다 일이 줄어들 수도 있겠네요.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4화:사라진 신부의 웨딩사진>

    일요일 오전 10시 15분.윤하늘은 노트북 화면을 보다가 눈썹을 찌푸렸다.“단태, 이 사진 좀 봐요.”강단태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다가왔다.화면에는 아름다운 야외 결혼식 사진이 떠 있었다.흰 꽃으로 장식된 아치, 하객들이 앉은 의자, 햇빛을 받은 잔디밭.그런데 정작 신부는 보이지 않았다.“결혼식장 사진입니까?”“네. 그런데 신부가 없어요.”“촬영 전에 찍은 사진 아닌가요?”“아니요. 식이 끝난 뒤예요.”하늘은 메일을 열었다.며칠 전 문의를 보낸 여성의 의뢰였다.결혼식 사진에서 저만 지울 수 있을까요?하늘은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신부는 결혼식을 올렸지만, 몇 달 뒤 이혼했다.그녀는 결혼식 당시 촬영한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싶지는 않았다.오랜만에 모인 가족, 웃고 있는 친구들, 꽃을 들고 장난치던 조카의 모습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다.그래서 자신이 등장하는 일부 사진에서 자신의 모습만 제거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이었다.단태가 물었다.“가능한 작업입니까?”“사진마다 달라요. 배경이 단순하면 가능하지만, 사람이 겹쳐 있으면 훨씬 복잡해지죠.”하늘은 화면을 확대했다.“그리고 다른 사람 얼굴이나 몸을 새로 만들어 넣는 방식은 조심해야 해요.”“의뢰인에게 설명하셨습니까?”“네. 원본 보관 여부와 수정 범위부터 확인하려고요.”단태는 사진을 잠시 바라봤다.“특이한 의뢰네요.”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이런 요청은 처음이에요.”오전 11시 30분.의뢰인과의 화상 상담이 시작됐다.화면 속 여성은 서른 중반쯤 되어 보였다.“안녕하세요. 윤하늘 작가님.”“안녕하세요. 보내주신 사진 확인했습니다.”여성은 조금 긴장한 얼굴이었다.“이런 부탁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하늘은 차분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어떤 결과물을 원하시는지 먼저 듣고 싶어요.”여성은 잠시 숨을 골랐다.“사실 사진을 볼 때마다 결혼식 생각이 나서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그날 함께해준 사람들까지 지우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3화: 오늘은 서로의 이름을 모르는 사이입니다>

    토요일 오전 9시 30분.윤하늘은 식탁 위에 봉투 두 개를 올려놓았다.강단태는 커피를 마시다 말고 봉투를 바라봤다.“이번에는 무엇입니까?”“지난번에 제가 말했잖아요. 둘 다 안 해본 일을 해보자고.”“기억합니다.”하늘은 봉투 하나를 그에게 밀었다.“오늘은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할 거예요.”단태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모르는 사람이요?”“네. 정확히는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요.”“왜 그런 걸 하려고 하십니까?”“우리가 서로를 너무 잘 알잖아요. 뭘 좋아하고, 어떤 말을 할지, 어디에 가고 싶어 할지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요.”하늘은 봉투를 가리켰다.“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설정으로 데이트해보려고요.”단태는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작은 카드가 들어 있었다.오늘의 약속1\. 서로의 직업과 과거를 아는 척하지 않는다.2\.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하듯 질문한다.3\. 상대방이 대답하기 싫은 질문은 넘어간다.4\. 오후 6시에 원래 관계로 돌아온다.단태는 마지막 항목을 읽고 웃었다.“오후 6시까지 모르는 사이입니까?”“네.”“그럼 지금부터입니까?”“아니요. 준비하고 밖에서 만나야죠.”“어디서요?”하늘은 웃었다.“오전 11시, 시립미술관 앞.”오전 10시 55분.하늘은 미술관 앞에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오늘 그녀는 연한 크림색 블라우스에 짙은 남색 플리츠스커트를 입었다. 머리는 낮게 묶고 작은 진주 귀걸이를 했다.잠시 후 단태가 걸어왔다.검은 슬랙스에 밝은 회색 재킷을 걸친 모습이었다.그는 하늘 앞에 멈춰 섰다.“안녕하세요.”하늘은 웃음을 참았다.“안녕하세요.”“혹시 윤하늘 씨 맞으십니까?”“네. 강단태 씨?”“맞습니다.”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하늘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반가워요.”단태가 손을 잡았다.“저도 반갑습니다.”하늘은 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근데 처음 만났는데 왜 이렇게 익숙한 느낌이 들죠?”단태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하늘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2화: 우리 집에 하루짜리 민원실이 생겼다>

    일요일 오전 9시 42분.윤하늘은 주방에서 사과를 깎다가 이상한 종이를 발견했다.냉장고에 붙어 있던 생활 합의서 옆이었다.생활 불편 신고 접수처접수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담당자: 강단태처리 원칙: 접수자의 동의 없이 물건을 버리거나 이동하지 않습니다.하늘은 사과를 든 채 거실로 나왔다.“강단태 씨.”“네.”“오늘 공무원으로 전직했어요?”소파에 앉아 있던 단태가 고개를 들었다.“무슨 말씀이십니까?”“냉장고에 민원실이 생겼던데요.”단태는 그제야 웃었다.“어제 정리하다가 생각났습니다.”“뭘요?”“집에서 불편한 부분을 발견해도 나중에 고쳐야지 하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요.”하늘은 식탁에 앉았다.“그래서 신고받겠다고요?”“네. 오늘 하루만요.”“신고하면 다 해결해줘요?”“가능한 범위에서요.”하늘은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좋아요. 그럼 첫 번째 민원 접수합니다.”단태가 펜을 들었다.“말씀하십시오.”“우리 집 민원실 담당자가 너무 잘생겨서 집중이 안 됩니다.”펜 끝이 멈췄다.“……그건 처리하기 어렵습니다.”“왜요?”“개선할 의사가 없습니다.”하늘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오전 10시 15분.첫 번째 정식 민원은 현관에서 발생했다.하늘은 신발장 아래쪽을 가리켰다.“여기요. 긴 부츠 꺼낼 때마다 문에 걸려요.”단태가 무릎을 굽혀 내부를 확인했다.“선반 높이가 낮군요.”“그렇죠? 그래서 매번 옆으로 눕혀서 꺼내야 해요.”단태는 줄자로 높이를 쟀다.“선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정말요?”“네. 다만 위쪽 수납공간이 조금 줄어듭니다.”하늘은 신발장을 살폈다.“괜찮아요. 위에는 자주 신는 신발이 없으니까.”단태는 선반을 한 칸 올렸다.하늘은 부츠를 넣었다가 다시 꺼냈다.걸리지 않았다.“오!”단태가 물었다.“괜찮습니까?”“완벽해요.”그는 접수 용지에 적었다.민원 001. 신발장 선반 높이 조정. 처리 완료.하늘은 종이를 들여다봤다.“이런 것도 기록해요?”“같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1화: 강단태의 첫 촬영에는 대본에 없는 장면이 있었다>

    화요일 오후 6시 15분.“하늘 씨, 이 표정은 어떻습니까?”윤하늘은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었다.강단태가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흰색 셔츠에 짙은 회색 바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복장이었다.문제는 표정이었다.그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하늘은 잠시 그를 바라봤다.“……단태.”“네.”“지금 화났어요?”단태의 미소가 사라졌다.“아닙니다.”“그런데 왜 그렇게 웃어요?”“촬영할 때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하늘은 의자에서 일어났다.“누가 웃으래요?”“촬영 안내서에 친근한 분위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친근한 분위기랑 계속 웃는 건 다른데요.”단태는 안내서를 다시 확인했다.지역 생활문화센터의 사진 전시 프로젝트.그가 맡은 역할은 혼자 사는 어르신과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이웃이었다.촬영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오늘 담당자로부터 구체적인 장면 구성이 도착했다.하늘은 안내서를 훑어봤다.“무거운 상자 옮기기, 복도에서 인사하기, 장바구니 들어주기…….”그녀는 마지막 항목에서 멈췄다.이웃 간 따뜻한 교류를 자연스러운 미소로 표현.“아, 이 문장 때문에 그랬구나.”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네.”하늘은 그에게 다가갔다.“단태, 저 좀 봐요.”“네.”“제가 무거운 상자 들고 있는데 단태가 도와주러 왔다고 생각해봐요.”“알겠습니다.”하늘은 빈 상자를 들어 올렸다.“아이고, 이거 무겁네.”단태가 곧바로 다가왔다.“제가 들겠습니다.”그는 상자를 받아 들었다.표정은 평소와 같았다.하늘이 웃었다.“바로 그거예요.”단태는 의아한 얼굴이었다.“무엇이요?”“지금 표정.”“저는 웃지 않았는데요.”“그러니까요. 억지로 웃지 않아도 친절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단태는 잠시 생각했다.“그렇군요.”하늘은 상자를 다시 받아 들었다.“그리고 실제 촬영에서는 상대 배우분이 어떤 방식으로 도움받고 싶은지도 먼저 확인하세요.”“네. 그 부분은 담당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200화: 윤하늘은 오늘 강단태를 빌려주지 않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 23분.윤하늘은 거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드르륵.탁.드르륵.탁.강단태의 작업실 쪽이었다.하늘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단태, 뭐 해요?”“잠깐만요. 거의 끝났습니다.”“뭘 끝내는데요?”“하늘 씨가 보시면 압니다.”잠시 후 문이 열렸다.단태의 손에는 손바닥만 한 나무판이 들려 있었다.판에는 작은 금속 고리가 세 개 달려 있었다.“이게 뭐예요?”“현관 열쇠걸이입니다.”하늘은 판을 받아 들었다.매끈하게 다듬은 나무 표면에 세 개의 고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 있었다.그런데 고리 위에 붙은 글씨가 이상했다.윤하늘 / 강단태 / 아무도 없음하늘이 마지막 글씨를 가리켰다.“아무도 없음은 누구예요?”“빈 고리입니다.”“빈 고리에 왜 이름을 붙여요?”“세 번째 고리까지 채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도록요.”하늘은 잠시 나무판을 내려다봤다.“……단태.”“네?”“우리 집에 빈자리 좋아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네요.”단태는 웃으며 판을 받아 들었다.“현관에 설치해도 되겠습니까?”“좋아요. 벽에 구멍은 내지 말고요.”“탈부착 가능한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역시.”하늘은 엄지를 들어 보였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은빛새였다.“하늘아, 너 오늘 시간 있어?”“왜?”“우리 가게에 아주 이상한 손님이 왔어.”하늘은 소파에 앉았다.“또 무슨 일이야?”“옷을 사러 온 게 아니라 사람을 빌리러 왔대.”“……사람?”“응. 정확히는 남자친구 역할을 해줄 사람.”하늘은 눈을 깜빡였다.“언니 가게에서 왜 남자친구를 빌려?”“그러니까 나도 모르겠다니까.”빛새는 한숨을 쉬었다.“다은이가 지금 손님이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설명이 좀 복잡해.”하늘은 웃음을 참았다.“언니, 설마 나한테 단태 빌려달라는 거 아니지?”“아니야! 일단 와서 들어봐.”통화가 끝났다.하늘은 작업실에서 나온 단태를 바라봤다.“단태.”“네?”“오늘 누가 단태를 빌려달래요.”단태의 손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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